เข้าสู่ระบบ연정미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오빠, 제가 직접 만든 거예요. 조금이라도 드시는 것만 보고... 그때 바로 갈게요.”손형원은 짧게 답했다.“밥 먹은 지 얼마 안 됐어. 지금은 더 안 들어가. 다시 가져가. 그리고 앞으로 별일 없으면 굳이 찾아오지 마. 우리 그렇게 친한 사이 아니야.”연정미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서서히 사라졌다.손형원은 분명하게 선을 긋고 있었다.여기서 더 매달리면 더 모질게 밀어낼 게 분명했다.그렇게 되면 정말로 돌이킬 수 없는 사이가 될지도 몰랐다.연정미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오빠 쉬셔야 하니까 방해하지 않을게요.”그 말을 끝으로 연정미는 돌아섰지만 직접 만든 음식은 끝내 챙기지 않았다.손형원은 연정미가 두고 간 음식을 힐끗 내려다보더니 비서를 불렀다.“연정미가 가져온 거, 알아서 처리해.”비서는 잠시 손형원의 눈치를 살폈다. 그의 단호한 태도를 확인하고는 조용히 음식을 들고 나갔다.혼자 남은 손형원은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옮겼다.아무 생각도 없는 사람처럼 한참을 그렇게 서 있었다....병실에 들어섰을 때, 유소린은 하지율과 주용화 사이의 분위기가 예전과는 미묘하게 달라졌다는 걸 단번에 느꼈다.유소린은 속으로 피식 웃었다.‘화야 씨, 은근히 여우 같은 면이 있다니까. 우리 지율이 마음 하나는 참 잘 다루네.’주용화는 똑똑하고 센스있는 사람이었다.고지후와 비교하면 한 수 위라는 말로도 부족했다.‘이 분위기면... 거의 다 온 거 아냐?’주용화의 상처는 깊었지만, 다행히 뼈에는 이상이 없었다.잠시 여유가 생기자, 세 사람은 자연스럽게 레일 가문 이야기를 꺼냈다.유소린이 입을 열었다.“D국 왕궁에 난 불, 손형원이 냈다는 얘기 들었어. 그래서 레일 국왕이 화가 머리끝까지 냈다고 하더라니까. 지금 연정미를 잡으라고 현상금까지 걸었다더라.”하지율은 그동안 병원에 붙어 있느라 외부 소식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상태였다.그녀는 뜻밖의 이야기에 눈을 살짝 크게 떴다.“연정미를 잡으려고 현상금까지 걸
비서는 속으로 한숨을 삼켰다.‘또 하지율이야? 눈 뜨면 하지율... 눈 감아도 하지율을 찾고 있네. 도대체 하지율이 뭐길래 저렇게 집착하는 걸까?’생각은 그렇게 하면서도 비서는 휠체어를 가져와 손형원을 밀고 주용화의 병실 앞으로 갔다.문틈으로 보이는 장면에 손형원의 시선이 멈췄다.하지율이 주용화에게 직접 밥을 먹여주고 있었다.하지율의 눈빛에는 숨기지 못한 걱정과 애틋함이 담겨 있었다.주용화는 옅은 미소를 띤 채, 그저 그 순간을 즐기고 있었다.식사가 끝나자 하지율은 티슈를 꺼내 조심스럽게 주용화의 입가를 닦아주었다.노골적인 스킨십은 아니었지만 그 둘 사이의 거리는 분명 예전보다 훨씬 가까워져 있었다.아니, 이전에 주용화가 입원했을 때보다도 더 사이가 좋아 보였다.손형원은 천천히 주먹을 꽉 쥐었다.그 순간, 가슴 어딘가에서 은근한 통증이 번져왔다.손형원은 넋이 나간 사람처럼 그 장면을 바라봤다.그리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욕망이 가슴 깊은 곳에서 피어올랐다.휠체어 손잡이를 움켜쥔 손형원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손형원은 온몸의 힘을 다해 자신의 충동을 억눌렀다.지금 당장 병실로 들어가 주용화를 끌어내리고 주용화의 자리를 대신하고 싶은 충동을 가까스로 참았다.비서는 손형원의 눈빛이 점점 위험해지는 걸 보고, 침을 삼켰다.“대표님, 이제 가시죠. 더 있다가는 주용화한테 들킬 수도 있습니다.”주용화는 비록 몸이 다친 상태였지만 실력은 아예 차원이 달랐다.지금의 손형원으로는 상대가 될 수가 없었다.게다가 손형원은 다리까지 다친 상태였으니 주용화가 마음만 먹으면 손형원을 처리하는 건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하지만 손형원은 마치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사람처럼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비서는 더 지체하면 안 되겠다고 판단하고 곧바로 휠체어를 돌려 손형원을 데리고 나왔다.손형원도 굳이 비서를 막지 않았다.그저 돌아가는 내내 한마디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눈빛을 숨기고 있었다.비서는 손형원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
“형원 오빠, 아버지랑 오빠 불러서 지원을 보내라 할게요.”연정미는 그렇게 말한 뒤, 차 문을 열고 곧장 뛰어내렸다.손형원은 연정미가 멀어져 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이상하게도 잠시 넋을 잃었다.그는 문득 하지율이 떠올랐다.만약 연정미 대신 하지율이었다면 절대 혼자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비행기 안에서 손형원은 하지율과 주용화가 왕궁을 빠져나오던 CCTV 영상을 보았다.지금 자신의 상황은 그때와 너무도 닮았었다.하지만 하지율은 주용화를 두고 도망치지 않았다.아니, 정확히 말하면 하지율은 한 번도 주용화를 버린 적이 없었다.그 순간, 손형원은 주용화는 선택지가 훨씬 많았음에도 왜 하필 하지율을 선택했는지 깨달았다.주용화는 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얻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손형원은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그저 우스울 만큼 초라한 동정심 한 조각뿐이었다.손형원은 차 안에 기대앉은 채, 점점 멀어지는 연정미의 뒷모습을 바라봤다.연정미의 모습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도 손형원은 눈을 떼지 않았다.손형원은 이미 꽤 심한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다리는 거의 감각이 없었고 혼자서는 차에서 내리는 것조차 불가능했다.조금만 더 자세히 봤다면 연정미도 그 사실을 알아챘을 것이다.하지만 연정미는 알아차리지 못했다.시선을 거두고 천장을 바라보는 손형원의 눈에는 아무런 파문도 일지 않았다.악행을 저지른 자는 언젠가 그 대가를 치르게 되는 법이다.손형원은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손형원은 그 대가를 두려워한 적이 없었다.오히려 그런 업보가 있었기에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다.인과응보.손형원이 누군가를 어떻게 죽였다면 언젠가 자신도 똑같은 방식으로 죽게 될 것이다....하지만 손형원이 눈을 떴을 때, 그는 죽지 않았다.대신 병원의 침대 위에 누워 있었다.비서는 손형원이 깨어난 것을 보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다행입니다. 대표님, 드디어 깨어나셨네요.”손형원의 상처는 이미 처치가 끝난 상태였고 생명에는
연정미가 더 말을 잇기도 전에 뒤에서 달려오던 차량이 갑자기 차를 들이박았다.동시에 사이드미러가 총탄에 맞아 산산조각 났고 날카로운 파열음이 울렸다.연정미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형원 오빠, 이게 무슨 일이에요?”손형원은 뒤쪽에서 번호판도 없이 달려드는 차량을 힐끗 보고 표정을 차갑게 굳혔다.누가 봐도 좋지 않은 의도를 품고 온 놈들이었다.손형원은 짧게 말했다.“일단 꽉 잡아.”그 순간, 총탄이 차체에 박히며 날카로운 금속음을 냈다.다행히 손형원이 몰고 있던 차 역시 특수 제작된 방탄 차량이었다.그래서 당장은 큰 위험 없이 버틸 수 있었다.하지만 이런 상황을 자주 겪어 본 적 없는 연정미는 아무리 침착하려 해도 안색이 창백해질 수밖에 없었다.그래도 연정미는 끝내 크게 무너지지는 않았다.명문 가문에서 자란 사람답게 표정이 조금 일그러져 있을 뿐 추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손형원은 추격을 피하며 동시에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나 지금 습격받고 있어. 당장 여기로 사람 보내.”하지만 그 몇 초의 빈틈만으로도 뒤차들은 금세 따라붙으면서 그대로 손형원 차를 사방에서 충돌하기 시작했다.그러자 손형원이 탄 차량은 곧바로 크게 흔들렸고 이리저리 밀려났다.몇 대는 아예 양옆으로 파고들어 포위하듯 몰아붙였다.연정미는 창밖을 내다보다가 숨을 삼켰다.“형원 오빠, 저 차들 안에 있는 사람들은... 전부 외국인이에요.”손형원의 눈빛이 짙게 가라앉았다.이쯤 되니 감히 M국까지 들어와 자기들을 쫓는 놈들이 누군지 대강 짐작이 갔다.손형원이 낮게 말했다.“아마 레일 국왕 쪽 사람들일 거야. 그래도 오래 버티진 못할 거야.”여긴 어디까지나 손형원의 세력이 닿는 곳이었으니 지원 인력은 곧 도착할 터였다.손형원은 이미 연정미에게 사랑 같은 감정을 품고 있지 않았다.그런데도 이번 일은 결국 자기 때문에 연정미까지 엮인 꼴이었다.그래서 손형원은 짧게 말했다.“길어야 10분이야. 그 안에 내 부하들이 올 거야.”하지만 상대도 오래 끌면 불리
손형원은 뒤에 서 있던 비서를 돌아보며 말했다.“정미와 따로 할 이야기가 있어. 짐은 집으로 먼저 가져다 놔.”비서가 운전까지 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었다.비서는 짧게 대답한 뒤, 연정미에게도 공손히 인사하고 자리를 떴다.오늘 손형원은 장갑을 끼고 있지 않았다.연정미는 손형원의 의수가 가까이서 보면 굉장히 눈에 띄고 어쩌면 섬뜩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그런데 막상 가까이서 보니 의수 위를 덮은 인조 피부는 진짜 피부와 거의 차이가 없었다.피부색조차 손형원의 본래 피부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서 얼핏 보면 전혀 티가 나지 않았다.손형원은 이미 그 의수에 완전히 익숙해진 듯했고 걸음걸이도 전보다 훨씬 자연스러워 보였다.아마 지난 반년 동안 손형원의 의수는 계속해서 개량을 거듭했을 것이다.요즘 기술 수준이라면 이런 의수도 진짜 팔처럼 정교하게 만들 수 있었다.완전히 적응하고 나면 물건을 잡거나 심지어 운전하는 데에도 거의 지장이 없을 터였다.하지만 아무리 정교하게 만들어도 가짜는 끝내 가짜일 뿐이었다.손형원은 차를 몰아 공항을 빠져나가며 입을 열었다.“나한테 무슨 말을 하려고 온 거지?”연정미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손형서를 팔아넘겼다.“며칠 전에 형서를 만났어요. 그때 형서가 그러더라고요. 형원 오빠가... 하지율을 좋아하게 된 것 같다고요. 정말 그런가요?”손형원은 입술을 가볍게 다문 채 한참 침묵했다.그러더니 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한마디를 내뱉었다.“그건 내 사생활이야.”손형원은 아니라고 부정하지는 않았다.손형원 같은 사람에게 부정하지 않는 건 사실상 인정과 다르지 않았다.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연정미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손형원은 정말 하지율을 좋아하게 된 거였다.‘하지율이 형원 오빠가 동경하던 summer였기 때문일까?’하지만 손형원은 예전에 분명 summer가 그렇게까지 중요한 존재는 아니었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연정미는 그 이유를 알고 싶었다.그런데 누구에게도 진심을 주지 않는 삶을 살아온 연정
M국 공항.연재영에게서 손형원의 행적을 들은 뒤로 연정미는 벌써 세 시간째 그 자리에 서 있었다.손형원 역시 D국에 있었다.처음에는 D국 왕궁에 난 그 불이 주용화가 한 짓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조사 결과는 전혀 다른 방향을 가리켰다.그 불을 낸 사람은 손형원이었다.‘형원 오빠가 왜 불을 질렀을까?’예전 같았으면 연씨 가문 사람들은 아무 의심도 없이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손형원이 질투 때문에 이슨을 제거하려 했고 분노를 못 이겨 왕궁에 불까지 질렀다고 말이다.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하지율과 주용화가 이슨을 죽이고 쫓기던 바로 그때 손형원이 왕궁에 불을 질렀다.이건 어떻게 봐도 질투가 아니라 하지율을 도와준 쪽에 더 가까웠다.연정미는 공항을 오르내리는 비행기들을 멍하니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손형서가 말하기를 손형원은 하지율이 summer라는 사실을 안 뒤부터, 유난히 하지율에게 집착하고 있었고 심지어 좋아하게 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그런데 지난번에 만났을 때, 손형원은 오히려 자신이 가지고 있던 그림을 다 없앴다고 말했었다.‘두 사람이 한 말 중에 대체 어느 쪽이 진짜일까...’원래라면 연정미는 손형원의 말을 믿었을 것이다.하지만 최근 손형원이 보여 준 행동들은 도저히 예전의 손형원과는 맞지 않았다.결국 연정미는 직접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손형원이 M국으로 돌아오면 직접 만나 물어보기로 했다.레일 가문을 떠올리자 연정미의 눈썹 사이에는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연정미는 이번 일을 완벽하게 준비했다고 생각했고 레일 남매를 한 번에 잡아낼 기회라고 믿었다.그런데 결과는 참담했다.이슨은 죽었고 레일 가문과는 완전히 등을 돌리게 되었다.최근 들어 계속 하지율에게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카드 하나까지 날려 버린 셈이었다.연정미는 표정이 굳었다.예전에 연정미는 하지율을 전혀 눈에 두지 않았다.하지만 지금은 하지율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되어 있었다.그때 전화가 울렸다.연상준이었다.“손형원이 탄
임채아를 위해 병동 전체를 통째로 빌린 고지후 덕분에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다.그때 묵직한 발소리가 텅 빈 복도 저 멀리에서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신경이 곤두선 하지율은 숨을 죽인 채 조용히 있었고 발소리는 그녀가 숨어있는 비상구 앞을 지났다.하지율은 들킬까 봐 두려워 움직이지도 쳐다보지도 못했다.그렇게 병실 문 닫는 소리가 들린 후에야 비상구에서 나왔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조심스럽게 임채아의 병실 앞으로 다가갔다.우연히 유리창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본 하지율은 흠칫했다.고지후의 아내임에도 불구하고 두둑처럼 들키지 않으려 벌
그걸 보며 눈을 반짝이던 임채아는 서둘러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지후야, 정시온이라는 그 아이 하지율 씨랑 무슨 사이야? 지율 씨는 왜 윤택이 보다 그 아이를 더 챙기는 거야?”그 말에 하지율을 보지 못했던 고지후도 눈썹을 꿈틀거리며 그들에게로 고개를 돌렸다.아이가 뭐라고 말을 하자 하지율이 부드럽게 웃으며 휴지로 아이의 입가를 닦아주고 있었다.그러자 정시온도 하지율을 향해 환하게 웃어 보였다.아이의 눈 속에는 하지율에 대한 애정과 믿음이 가득했다.정말 하지율을 엄마처럼 대하는 정시온에 고윤택은 눈시울이 뜨거워 났다.
고지후는 하지율이 다친 것을 보고 눈동자가 움츠러들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머니, 그만 얘기하세요.”최혜은은 진정하는 대신 오히려 더 화를 내며 말했다.“지후야, 이런 상황에서도 얘 편을 드는 거야? 날 협박한 것도 모자라 이젠 윤택이도 얘 때문에 괴롭힘을 당하는데? 집에서 내조하고 아이나 돌봐야 하는 애가 지금 아무것도 제대로 하는 게 없는데 옆에 둬서 뭐 하겠어?”고윤영은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가자 서둘러 중재자처럼 상황을 수습하려 했다.“저... 하지율 씨, 오늘 일은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요. 윤택이랑 관련된
“윤택이가 어떤 앤지는 애가 한 행동만 보면 알지.”“아무리 잘못을 했어도 윤택이는 네 아들이야. 하지율, 너 이제 아들도 모른 척하는 거야?”“먼저 날 모른 척 한 건 쟤야. 쟤한테 나는 쪽팔린 엄마일 뿐인데 없는 게 더 낫지 않겠어?”“그래서 이렇게 영악한 아이를 계속 봐주겠다고?”고지후의 말에 하지율이 표정을 굳히며 말했다.“시온이한테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이제 고작 다섯 살 난 아이가 어디가 영악하다는 거야?”“당신이야말로 너무하지. 다섯 살 난 아이한테는 영악하다고 하면서 첫사랑은 아무 잘못 없다고 믿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