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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파문

Author: 데이지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09 14:05:39

접근금지 신청서는 생각보다 얇았다.

A4 몇 장.

체크 박스 몇 개.

사실관계 기재란.

그 종이를 보며 미정은 한참을 펜을 들지 못했다.

“여기… 폭력 유형 체크하는 부분.”

이수가 조용히 설명했다.

“신체적, 정서적, 통제, 협박.”

미정은 ‘신체적’에 체크했다.

잠시 망설이다가 ‘통제’에도 표시를 했다.

손이 조금 떨렸다.

“이거 내면… 진짜 끝인 거죠?”

하빈이 답했다.

“끝이라기보단.”

잠시 단어를 고르고.

“되돌리기 어려워지는 거죠.”

정직한 말이었다.

미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할게요.”

이번엔 망설임이 적었다.

신청서를 접수하고 나오는 길.

하늘은 맑았다.

너무 맑아서, 오히려 어색했다.

미정은 작게 웃었다.

“어제는 그렇게 비가 오더니.”

이수는 그 말을 듣고 잠시 멈췄다.

어제의 빗소리,

창고의 냄새,

벽의 차가움.

그리고.

“나 진짜 무서웠어.”

하빈의 목소리.

“괜찮아요?”

미정이 물었다.

이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괜찮아.”

이번엔 거짓말이 아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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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륜해드립니다.   5. 흔들림

    아침 공기는 전날보다 무거웠다.비가 그쳤다는 사실보다, 언제든 다시 내릴 수 있다는 기척이 먼저 느껴졌다.습기는 벽에 남아 있었고, 냄새는 아직 빠지지 않았다.이수는 카페 문을 열며 잠시 멈췄다.안쪽에서 나는 소리가 어제와 달랐다.머신이 돌아가는 소리,컵이 부딪히는 소리 사이로 사람의 움직임이 섞여 있었다.진상은 이미 나와 있었다.평소보다 이른 시간이었다.“오늘은 왜이렇게 일찍 왔어요?”이수가 말했다.말끝은 가볍게 올렸지만 의미를 묻지는 않았다.“잠이 안 와서요.”그는 그렇게 답했다.변명처럼 들리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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