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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화

Author: 희나리K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7-06 20:13:15

당황한 이현의 모든 동작이 멈춰버렸고, 태하 역시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는 듯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씨, 급박한 상황에서 뭐부터 써야 되냐?”

“흠… 좀 어려운 문제네?”

그들이 심각한 고민에 빠지자, 우주가 피식 웃으며 그나마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은하야. 일단 느낌이 좋지 않다! 그 순간, 주머니 속에서 핸드폰 버튼부터 와다다다닥 누르고.”

“누르고?”

“캡사이신 스프레이를 뿌려서 범인의 시야를 차단하고!”

“차단하고?”

“도망 치면서 경보기를 누르는 게 좋지 않을까?”

입이 떡 벌어진 이현이 영혼 없는 박수를 쳤다.

“와… 역시 형님이십니다. 이래서 연륜은 무시할 수 없나 봐요.”

“가장 중요한 건 당황하지 않는 거겠지. 근데 그게 말이 쉽지…”

“강은하 할 수 있다! 가즈아!”

은하가 어이 없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그런 일이 안 생기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은데.”

“당연하지! 그래도 이현이랑 태하가 착하네. 이런 것도 준비해주고. 은하야, 당분간은 품에 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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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제174화

    평소의 현수 답지 않은 무언가 집요한 표정도 이상했지만, 굳이 창고 안에서 대화를 하겠다는 이유라도 있는 건지.“무슨 얘긴데?”“내가 너한테 관심 있어 하는 거, 너도 알지?”은하는 최대한 당황스러움을 감추며 최대한 차분하게 대답했다.“현수야…. 일단 우리, 나가서 얘기하자. 응?”“왜 자꾸 피하려고만 하는 거야? 어차피 남자친구도 없다며?”“나 남자친구 있어.”“뭐?”현수의 표정이 순간적으로 굳어버렸다.그 사이, 은하는 점점 온몸으로 답답함을 느끼기 시작했다.“나 정말 답답해서 그러는데… 문 좀….”가슴이 무언가에 짓눌린 듯 숨이 막히는 느낌이 몰려들었다. 실로 오랜만에 느끼는 트라우마 증상이었다. 좁은 공간, 꼭 닫힌 문, 그리고 자신을 향한 현수의 시선까지. 모든 것이 한꺼번에 덮쳐온 것이다.“은하야?”더는 대답할 겨를조차 없었다. 그저 본능적으로 가슴에 손을 올리며 창고 한 켠에 주저앉아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기 시작했다.“하아….”현수는 깜짝 놀라 은하에게 다가갔다.“은하야! 너 괜찮아?”은하가 곧바로 소리쳤다.“오지 마…!”현수의 발걸음이 짐짓 멈췄다. 이런 상황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 같았다.은하는 어떻게든 숨을 고르며 진정 하려 했지만 점점 더 공기가 부족한 것 같았다.‘제발… 여기서는… 여기서는 안돼….’그 순간, 창고 문이 벌컥 열렸다.거칠게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외부의 공기가 닫혀 있던 공간 속으로 훅 밀려 들었다. 때마침 도착한 이현이였다. 그는 문 앞에서 창고 안을 빠르게 훑어보았다.구석에 주저앉아 숨을 몰아쉬고 있는 강은하, 동시에 은하의 앞에 서서 두 눈이 휘둥그레진 김현수.그 한 장면 만으로도 상황을 이해하는 데에는 충분했다. 이현의 눈빛이 싸늘하게 식었다.“강은하.”이제야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 들었다. 그가 와서인지, 문이 열려서인지.“백이현….”그의 시선이 현수에게로 향했다.“뭐 하냐?”“그, 그냥…. 얘기 좀 하고 있었어.”“창고에서? 문까지 쳐 닫고?”“

  •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제173화

    주방으로 쏜살같이 달려간 이현은 커다란 냄비 안에서 부드럽게 끓고 있는 곰탕을 내려다보았다.이상하게도 뭉클한 감정이 불쑥 올라왔다.“하… 형님. 감동입니다.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우주는 피식 웃으며 국자를 내려놓았다.“밥 먹을 준비들 해. 이현이도 해열제 먹으려면 따뜻한 거라도 먹어야지.”“저 벌써 침 나와요.”은하는 그런 이현을 바라 보며 살짝 미소 지었고, 태하는 별 말 없이 숟가락을 챙기며 짧게 한 마디를 내던졌다.“형님 곰탕이면 그냥 말 다 했지.”거실 테이블 위,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곰탕 네 그릇.이현이 감동스러운 표정으로 후후 불며 먹자, 은하가 이현을 향해 물었다.“…그렇게 좋아?”“당연하지. 형님이 직접 끓여주신 곰탕이잖아. 이건 그냥 국이 아니고 사랑이지.”“참나, 웃겨.”“와….”정말로 사랑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언제 아팠냐는 듯 감탄을 삼키며 밥까지 말아 허겁지겁 먹어대는 백이현.“미쳤잖아. 갑자기 달리기가 하고 싶어 지는 걸?”“…적당히 하고 천천히 먹어.”우주는 은하를 바라보며 관자놀이를 지그시 눌렀다.“그나저나 우리 은하는 큰일이네. 죽 하나도 제대로 못 끓이고.”“푸하하하.”훅 들어온 우주의 말에 이현은 웃느라 정신이 없었고, 태하는 놀란 표정으로 은하를 바라보았다.“정말이야? 은하 죽 못 끓여?”“…하지 마.”“팩트는 팩트잖아!”“하….”은하는 민망한 한숨을 쉬면서도 이현을 흘깃 흘깃 바라보았다. 허겁지겁 밥을 먹는 얼굴에 이제야 조금 생기가 도는 것 같았다. 창백함도 조금씩 옅어지고 있었고.“형님.”“응?”“저 진짜 다 나은 것 같아요.”태하가 바로 반응했다.“그래? 그럼 설거지는 네가 하면 되겠다.”“아이고야, 갑자기 머리가 또 뜨거워 지는 것 같네. 나 죽네. 나 어지럽네.”“…그럴 줄 알았지.”어느새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테이블 위에는 여전히 따뜻한 온기와 웃음만이 가득했다.***은하는 요즘 학원에서 거의 살다피시했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만

  •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제172화

    한참을 투닥 거리던 그때, 덜컥-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두 사람 모두 문 쪽을 바라보았고,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당연히 태하였다. 운동을 마쳤는지 땀이 살짝 맺힌 이마를 훔치며 방 안으로 들어서는 모습.그리고, 그의 손에 들려있는 약 봉지가 눈에 띄었다. 태하는 잠시 이현의 방 안에 있는 은하를 바라보았다.'뭐야, 쟤는 또 얼굴이 왜 저렇게 빨개'마음속으로만 내던 질문. 무심한 표정으로 들고 있던 약 봉지를 이현을 향해 흔들었다.“백이현, 약 먹어라.”“친구야. 감동이다. 나 오늘 감기약 배 터지게 먹겠잖아.”태하는 그저 물을 한 잔 따라 마시더니, 담담하게 말했다.“골골 거리는 거 보기 싫으니까.”태하의 말에 은하는 입을 꾹 다물며 웃음을 참았다.“나 학원 가야 하니까 쉬고 있어. 오늘은 데리러 오지 말고.”“백이현은 내가 볼 테니까, 은하 너는 걱정 말고 학원 다녀와.”“정태하. 느끼하게 굴지 말고 독서실로 꺼져라.”“나 오늘 집에서 공부할 거임.”“하지 마라. 진짜.”은하는 무거운 마음으로 미술 학원으로 향했다.아픈 사람을 두고 나오는 게 괜히 신경 쓰였지만, 그렇다고 중요한 시기에 학원을 빠질 수는 없었다. 그 사이, 이현은 감기약을 챙겨 먹은 뒤 금세 잠에 빠져들었다. 태하는 본인이 뱉은 말처럼 독서실 대신 집에 남았다.책을 펼쳐 놓고는 말소리 하나 없는 조용한 거실에서 문제를 풀며 집중하다가도, 중간중간 시선을 들어 이현의 방을 힐끗 바라보았다.‘한심한 자식, 열은 좀 내렸으려나….’한참을 그림을 그리던 은하가 잠시 손을 멈추고 시계를 바라보았다.벌써 저녁이 가까워진 하루,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지만 머릿속에는 여전히 백이현에 대한 걱정 뿐. 자리를 정리 하려던 순간, 현수가 은하에게 다가왔다.“은하야. 오늘 나랑 저녁 먹을래?”“아… 미안해. 오늘은 집에 일찍 가봐야 해서.”“맨날 거절이네.”“아, 그게…”“농담이야. 농담.”은하는 잠시 미안한 마음이 들긴 했지만, 지금은 집으로

  •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제171화

    이렇게까지 아플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어쩔 줄을 몰라하던 찰나, 이현이 은하의 손을 덥석 붙잡았다.“…강은하다.”낮고 힘없는 목소리였다.이내 몽롱한 듯한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그와 눈이 마주쳤다.“백이현, 괜찮아?”“어떻게 알고 왔어?”“태하가… 너 아프다길래.”이현의 미간이 잔뜩 구겨졌다. 이 입 싼 자식. 이런 건 비밀로 해줘도 되는 거잖아.“아씨, 정태하 진짜. 사람 창피하게.”“창피할 만 하지. 꼴랑 소나기 잠깐 맞고 앓아 누운 거야?”“…지금 나 놀리러 왔냐.”“아니.”시큰둥하게 대답했지만, 한 손에는 여전히 감기약과 해열제가 들려 있었다. 은하는 곧장 주방으로 향해 물을 한잔 떠 오더니 이현에게 감기약과 해열제를 건네주었다.“이거 먹어.”이현이 힘없이 몸을 일으키며 은하의 손끝을 바라봤다.“…너무하네. 나 아프다니까.”여전히 힘없는 목소리지만, 익숙하게 능글맞은 태도는 여전했다. “뭐가. 그러니까 약 먹으라고.”“빈 속에 약 먹으라는 거야? 내 소중한 위장은?”“아… 되게 까탈스럽네.”은하는 툴툴거리며 다시 주방으로 향했고, 이현은 은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조용히 웃었다.“뭐지? 아픈 거, 좀 괜찮은데?”주방에 선 은하는 쉽사리 움직이지 못한 채 한숨만을 내쉬었다. 어떻게든 죽을 끓이려고 오긴 했지만, 문제는 한 번도 끓여본 적이 없다는 것.그리고, 아무리 둘러봐도 이들 집엔 죽을 끓일 재료조차 없다는 것. 빠르게 상황 판단을 한 은하는 결국 집으로 향했다. 우주는 평소처럼 셔츠를 여미며 출근 준비를 하고 있었다.넥타이를 매던 우주는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은하를 보며 자연스럽게 물었다.“운동 벌써 다녀왔어?”“아니. 오늘 운동 못 갔어.”“왜?”“백이현이 아파. 엄청.”은하의 말에 넥타이를 정리하던 우주의 손이 멈칫했다.“…뭐? 어디가?”“어제 소나기 맞고 감기 걸렸나 봐. 완전 축 늘어져서 꼼짝도 못 해.”“약은?”“집에 있는 감기약이랑 해열제 갖다 줬더니 빈 속에

  •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제170화

    관람차는 어느덧 꼭대기에 도착하고 있었다.이현이 몸을 기울이자 순간적으로 긴장해버린 은하. 그리고 낮게 울리는 그의 목소리.“진짠지 아닌지, 한 번 해볼까?”장난일까, 아니면 진심일까. 눈빛은 농담처럼 보이면서도, 어딘가 깊숙한 곳에서 묻어 나는 진심.“사격 게임 내가 이겼잖아. 원하는 거 지금 막 생겼는데.”찰나의 순간. 이현이 손끝으로 은하의 턱을 살짝 들어 올렸다.은하는 숨을 멈춘 채 눈을 깜빡이며 그를 바라보았다.바깥에서는 화려한 놀이 공원의 불빛이 반짝이고 있었지만, 이 작은 공간 안에서의 두 사람은 서로의 눈동자만 바라보고 있다.그리고 두 사람의 입술이 맞닿았다.모든 소리가 사라졌다.바깥의 불빛도, 멀리서 들려오던 음악도 모두 희미해졌다.오직 서로의 숨소리만이 공간을 가득 채워낸 짧지만 깊은 입맞춤이었다. 부드럽게 입술을 움직이던 이현이 이내 몸을 물리며 속삭였다.“이제 우리, 절대 안 헤어진다.”은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저 붉어진 얼굴로 손가락만 만지작거릴 뿐이었다. 관람차는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지만, 그들의 감정은 여전히 꼭대기에 머물러 있었다.이현이 장난스럽게 양손을 들어 은하의 뺨을 감싸 쥐었다.“엄청 뜨거운데? 엄청 설렜나 본데?"“아, 아니거든!”관람차 문이 열리고, 이현은 은하의 손을 꼭 붙잡았다.“앞으로도 너랑 꼭 붙어 다닐 거야. 아, 입술도 가끔…”“…야!”***늦은 시간, 밤 공기는 한결 선선해졌고, 어딘가 몽글몽글한 분위기가 두 사람을 감싸고 있었다.현관 문이 열리고, 거실에서는 저녁 식사를 마친 우주와 태하가 나란히 소파에 앉아 티비를 보고 있었다.태하가 먼저 그들을 향해 물었다.“이제 오냐?”“다녀왔습니다~”우주 역시 은하를 향해 물었다.“데이트는 어땠어? 첫 데이트 아니야?”“….”은하는 어물쩡 거리며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했고, 이현은 그런 은하가 귀엽다는 듯 히죽 웃더니, 대신 대답했다.“사진도 찍고 놀이공원도 갔다 왔어요. 소나기마저 완벽

  •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제169화

    네 컷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출력 되자 이현의 입이 귀에 걸렸다.“예쁘다. 물론 너 말고 나.”“…죽을래?”“지갑에 꼭 넣고 다녀라. ”“…응.”둘이 찍은 첫 번째 사진은 설렘과 장난스러움이 가득한 또 하나의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그리고 부스 안을 나서는 은하는 이미 귀까지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강은하 귀는 진짜 솔직하다니까. 우주 형님도 그러시더니.”“조용히 해라.”두 사람은 한참을 투닥거리며 놀이공원으로 향했다. 화려한 불빛과 수많은 사람들의 환호성이 두 사람을 반겼다. “어디부터 가고 싶어?”은하는 잠시 고민하다가, 멀리 보이는 사격 게임장을 가리켰다.“저거부터 하자.”“뭐? 사격? 안 어울리게 뭐야.”“궁금해. 빨리 가보자.”그렇게 사격 게임장으로 향한 두 사람. 이현이 자신만만하게 내기를 제안했다.“우리 내기 할래?”“좋아.”“이긴 사람이 원하는 거 하나 들어주기.”“응. 무조건.”그동안 숨기고 있던 승부욕을 불태우며 게임이 시작됐다. 이현은 능숙하게 총을 조준하며 맞추는 반면, 은하는 서툴렀지만 점점 감을 잡아갔다."뭐냐? 생각보다 잘 하는데?""다시 해. 다음 판이 진짜 내기야.""풉."결과는 간발의 차로 이현의 승리. 어쩌면 그건 처음부터 정해진 결과였다.은하는 어이없다는 듯 멍한 표정을 지었다.“말도 안돼. 고작 2점 차이라니.”“그래도 처음 치고는 꽤 잘하던데?”“하… 그래서 원하는 게 뭔데?”“일단 킵!”한참을 손을 꼭 잡고 돌아다니며 놀이기구까지 야무지게 탔다.회전목마부터 범퍼카, 바이킹까지 신나게 웃고 즐기는 시간은 어느덧 흘러 저녁으로 향하고 있었다. 슬슬 배가 고파 질때쯤, 은하의 배에서 작게 ‘꼬르륵’ 소리가 났다.“배고프신가 봅니다. 은하양.” “씨이….”곧장 은하의 손을 붙잡고 향한 곳은 당연히 푸드존.“뭐 먹을래?”은하는 한참 고민하다가 손가락으로 메뉴판을 가리켰다.“핫도그.”“오키. 커플 세트 가즈아.”이것 저것 음식들을 들고 벤치에 나란히 앉았

  •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제3화

    시계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강우주.조용한 진료실, 익숙한 풍경, 익숙한 업무였지만 오늘따라 유난히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책상 위에 놓인 서류를 정리 하다 가도, 다시금 동생의 얼굴이 떠올랐다.“은하는 괜찮겠지….”정신과 의사인 우주. 사실 그가 정신 의학과라는 길을 선택한 이유도 동생, 은하 때문이었다.은하가 9살이던 그날 이후. 그 어린 아이가 감당하기엔 너무도 가혹했던 사건이 지나간 후, 은하는 완전히 변해버렸다. 활기라곤 온데간데 사라졌고, 과거의 기억을 잃었으며, 때때로 보이는 불안한 모습과 깊이 새겨진 트라우마들

  •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제2화

    이번에도 말없이 선생님을 따라 걸었다. 복도를 지나는 동안, 몇몇 학생들의 흘깃거리는 눈초리가 느껴졌다.아무리 고개를 숙이고 걸어도, 모든 시선이 자신을 향해 있는 것 같아 가슴이 답답했다. '첫 날이라 그래, 이것도 내일이면 괜찮아 질거야.'2학년 3반 교실 앞에 다다르고 나서야 작은 목소리를 냈다.“저기… 선생님.”“응?”“전학생 소개는 선생님께서 이름 정도만 해주시고요… 저는 바로 자리에 앉고 싶은데요.”선생님은 은하의 표정을 살피더니,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지었다.“알겠어. 부담 느끼지 말고 편하게 있으면

  •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제1화

    차가운 공기가 뺨을 스치는 어느 가을날, 희뿌연 햇살이 나뭇가지 사이로 조용히 내려앉았다. 은하는 옷장에 걸린 새 교복을 바라보았다. 단정하게 걸려 있는 교복은 마치 새로운 시작을 속삭이는 듯했지만, 은하에게는 그저 낯설고 무거운 천 조각에 불과했다. 고등학교 입학 후 벌써 세 번째 전학. 이제는 익숙해야 할 것 같은데도, 여전히 이 순간은 낯설었다. 그리고 이 지긋지긋한 고등학교 생활은 아직도 1년도 넘게 남아있었다.학교를 옮길 때마다 별다른 감정은 들지 않았다.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것도.

  •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제10화

    조심스럽게 은하를 안아들고 보건실로 향해 걸음을 옮기는 태하. 팔에 안긴 몸은 생각보다 가벼웠고, 숨소리는 여전히 불안정했다. 민희 역시 걱정스러운 얼굴로 뒤를 따르며 은하의 핸드폰을 꽉 쥐고 있었다.보건실로 향하자마자 은하를 조심스레 침대 위에 내려 놓았다.놀란 보건 선생님이 급히 다가와 은하의 상태를 살폈고, 담임 선생님 역시 소식을 듣고 보건실로 달려왔다.“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큰 소리에 갑자기 놀란 듯 하더니… 가방에서 약을 꺼내 먹었어요.”“약? 무슨 약?”민희는 서둘러 은하의 가방을 뒤적여 은하가 먹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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