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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화

Author: 희나리K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7-19 01:11:47

그날 이후 소라는 완전히 달라졌다. 아무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먼저 웃었고, 스스로 그들 곁으로 거리낌없이 다가갔다.

“최소라, 너 요즘 텐션 뭐냐?”

“이래서 떡 맛이 무섭다니까. 푸하.”

그리고 찬희는 완전한 소유물이 되어버린 소라를 보며 무언가를 떠올렸다.

“애들 좀 더 모아볼까? PC방 알바도 슬슬 지겨운데. 돈도 안되고.”

“배달도 존나 추움.”

“그니까 좀 더 쉬운 쪽으로 가자고.”

“텔그렘이랑 오픈 톡방 파기 시작해?”

“일단 빨리 방부터 파봐.”

“오키.”

이제는 단순한 일탈을 넘어 명백한 범죄의 영역으로 발을 들인 그들.

소라 역시 무력감과 혐오를 넘어 모든 걸 함께 하고 있었다.

“야 최소라, 애들 관리 잘만하면 강은하 눈 앞에 데려다 줌.”

“콜.”

감정이라곤 없는 목소리였다. 마치 거래라도 하듯 무심코 흘러나온 대답.

그 대답을 들은 찬희는 만족스럽다는 듯 입꼬리를 올렸다.

***

은하와 이현, 태하와 민희는 너무나도 다른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마지막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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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제205화

    찬희와 친구들은 성인이 된 이후 더 과감해졌다. 가출 청소년들에게 숙소를 제공해주며, 그들을 이용해 돈까지 벌기 시작했다.방 안에서 흘러나오는 웃음소리, 그리고 화면 너머로 전송되는 수많은 컨텐츠들.누군가는 찍었고, 누군가는 소비했고, 누군가는 그 사이에서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어버렸다. 그날 밤, 찬희네 집에 모인 그들은 서서히 계획이란 걸 세우기 시작했다.“오래들 기다렸다. 이제 걔네도 다 성인이잖아?”“그치. 이제부턴 보호 받는 애들이 아니라는 뜻이지. 캬.”“최소라, 강은하 어떻게 하고 싶어?”“뭘 어떻게 해. 나랑 똑같이 만들어 줘야지.”“푸하하.”방 안에 얄팍한 웃음소리가 가득 퍼졌다.누군가는 피자를 씹었고, 누군가는 맥주를 입에 털어 넣었지만 소라만은 입꼬리조차 움직이지 않았다. 그때, 무리 중 한 명이 히죽 웃으며 소라를 바라보았다.“강은하는 너처럼 바닥까지 떨어지진 않을 걸? 집도 잘 살고, 의사 오빠도 있고, 남자친구도 있고… 완전 그림책 속 인생 아니냐?”“…그래서 더 부숴야 돼.”소라의 대답이 사뭇 진지했다.눈은 테이블 위를 내려다보고 있었지만, 손끝은 살짝 떨리고 있었다.그 떨림이 불안인지, 기대인지, 증오인지조차 알 수 없는 미세한 진동이 이어졌다.그때, 드디어 자신의 계획을 전하기 시작하는 찬희.“일단, 그 뭐야. 정민희. 걔를 좀 이용하는 게 좋겠어.”“정민희?”“응, 걔네가 정민희 집을 갔던 적이 있던가?”“아마 없을걸? 백이현네 집이 아지트임.”“확실해?”“확실함. 쭉 같은 패턴임.”“그럼 일단 모아둔 돈으로 정민희네 아파트에 월세부터 얻자.”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굿. 우리도 더 넓은 곳이 필요하긴 해.”“콜.”찬희가 웃었다. 그 미소는 사람을 향한 게 아니었다. 이 모든 상황을 장악하고 있다는 쾌감에 가까웠다.무리들의 말이 이어졌다.이번엔 약간의 걱정이 담긴 뉘앙스였다.“근데 백이현이랑 정태하 건드는 건 좀 그렇지 않냐?”“그건 안돼. 드베르랑 한성기업은 진짜

  •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제204화

    시간이 흐를수록 슬슬 취기가 올라오기 시작했다.웃고 떠들던 분위기는 조금씩 흐려졌고, 대화는 눈에 띄게 느긋해지고.이현은 여전히 술잔을 들어 올리는 은하를 지그시 바라보았다.“좀 적당히 마시지? 어?”“뭐, 니네는 어른 되기 전부터도 마셨잖아.”“어쨌든. 이제 그만 마셔.”“싫어!”은하는 민희와 술잔을 부딪히며 짠을 외쳤지만, 그건 아주 잠시였다.곧 넉다운이 된 듯 상체를 흔들며 헤헤 거리며 웃기 시작했다.“뭐냐? 얘네?”“…갈대냐?”그때, 은하의 입에서 처음 들어보는 이상한 웃음이 흘러나왔다.“푸헤헤…”태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야, 나 은하 이런 모습 처음 봐.”“야 강은하. 정신 좀 챙겨라”“푸헤헤…. 백이현… 정태하, 그리고 정민희!”“….”“나느응, 니네를 만나서 정말 너~무 너무우 행복해앵.”“…완전 맛탱이 갔다.”“미치겠네. 정민희도.”“가자….”태하는 민희를, 이현은 은하를 부축했다.민희를 먼저 택시 태워 보낸 태하는 손을 흔들며 자리를 피했다.“은하 잘 데려다 주고 와라. 먼저 간다.”“야! 정태하!”도움의 외침이 버럭 튀어나왔지만, 눈치 빠른 태하는 이미 떠난 후였다.이현은 결국 한숨을 내쉬며 은하의 허리를 감싸안고 집 쪽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괜찮아? 적당히 마시라니까.”은하는 여전히 어깨를 흔들며 웃어댔다.“나아 이런 기분 처음이야앙. 진짜 좋다아! 끄으치?”“하….”“히잉! 왜 한숨 쉬어? 나는 지금 기부니 좋타니까!”처음 보는 애교에 이현은 스르륵 녹아내렸다. 꿈틀거리는 입꼬리, 부드럽게 휘어지는 눈꼬리.“알겠어. 알겠으니까 집에 가자요.”“…우응응.”애교는 좋은데, 왜 이렇게 몸을 흔들어 재끼는지. 금방이라도 넘어질 것 같은 그 위태로운 몸짓에 이현은 결국 자세를 낮췄다.“휴… 일단 업혀.”“시타요오.”“야이…!”“힝. 화내지마용. 구럼 업힐게용.”‘하, 미치겠다. 진짜….’기어코 은하를 업고 터벅터벅 걷기 시작한 이현.등 뒤로 느껴지는 숨소리. 그

  •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제203화

    다음 날 아침.겨울 햇살은 유난히 부드럽게 창가를 타고 흘러들었고, 은하는 거울 앞에서 평소보다 더 오랜 시간을 보냈다.“너무 꾸민 것처럼 보이나…?”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립밤을 덧발랐다.코트 깃을 여미고, 가방을 맸을 뿐인데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렸다. 딸깍.방문이 열리고, 거실에서 은하를 기다리던 이현이 환하게 웃었다.“어디 가려고 이렇게 예쁘게 차려 입었어?”“장난치지 마.” “진짜거든? 너무 예뻐서 말이 안 나옴. 말 문이 막힘.”“참나. 말만 많구만 뭘!”이현이 우주를 향해 90도로 고개를 바짝 숙였다.“형님~ 저희 다녀오겠습니다.”“그래. 운전 조심하고! 늦지 않게 들어오고!”“네!”오랜만에 단둘이 즐기는 데이트였다.카페, 영화관, 맛집까지. 한참을 돌아다닌 두 사람.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하자 이현의 차는 남한산성 초입을 따라 달리고 있었다.차창 밖으론 겨울 나무들 사이로 부드럽게 스며든 미약한 햇살이 반짝였다.“진짜 예쁘다… 나 여기 처음 와봐.”“내려서, 좀 걸을까?”“응. 좋아.”은하의 발걸음은 가벼웠고, 이현은 그 발걸음을 꼭 맞춰 걸었다.한참을 걷다 보니, 작은 정자가 눈에 들어왔다.그곳에 나란히 앉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코트 주머니에서 작은 파우치 하나를 꺼내는 이현. 커다란 손이 조금은 떨리고 있었다.“강은하.”“응?”파우치가 열리고, 그 안에는 얇지만 빛나는 팔찌 하나가 놓여 있었다.작고 섬세한 은행잎 모양의 펜던트가 달려 있는 너무도 은하 다운, 단정한 디자인이었다.“짜잔.”“이거… 은행잎이잖아?”“응. 이제 우리 졸업하면 학교 은행나무 자주 못 보잖아.”“……너무 예쁘잖아! 진짜 너무 너무 예뻐.”이현은 은하의 손목에 팔찌를 조심스레 채워주었다. 은행잎 펜던트가 가느다란 손목 위에서 반짝이며 작게 흔들렸다.“고마워. 백이현.”“앞으로 놀러도 많이 다니고, 추억도 더 많이 쌓고, 못 가본 곳도 더 많이 가자.”“응. 그러자.”“그리고… 우리 둘 다 한국대 꼭 붙었으

  •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제202화

    그날 이후 소라는 완전히 달라졌다. 아무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먼저 웃었고, 스스로 그들 곁으로 거리낌없이 다가갔다.“최소라, 너 요즘 텐션 뭐냐?”“이래서 떡 맛이 무섭다니까. 푸하.”그리고 찬희는 완전한 소유물이 되어버린 소라를 보며 무언가를 떠올렸다.“애들 좀 더 모아볼까? PC방 알바도 슬슬 지겨운데. 돈도 안되고.”“배달도 존나 추움.”“그니까 좀 더 쉬운 쪽으로 가자고.”“텔그렘이랑 오픈 톡방 파기 시작해?”“일단 빨리 방부터 파봐.”“오키.”이제는 단순한 일탈을 넘어 명백한 범죄의 영역으로 발을 들인 그들.소라 역시 무력감과 혐오를 넘어 모든 걸 함께 하고 있었다.“야 최소라, 애들 관리 잘만하면 강은하 눈 앞에 데려다 줌.”“콜.”감정이라곤 없는 목소리였다. 마치 거래라도 하듯 무심코 흘러나온 대답.그 대답을 들은 찬희는 만족스럽다는 듯 입꼬리를 올렸다.***은하와 이현, 태하와 민희는 너무나도 다른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마지막 기말고사마저 끝내고 완전한 해방감에 놓인 그들. 이제 남은 건 대학교 원서 접수 결과였다. 민희가 팔을 번쩍 들며 외쳤다.“와! 드디어 끝났다! 다 끝났다고!”은하 역시 활짝 웃으며 책가방을 끌어안았다. “아직도 실감이 안 나.”오고 가는 대화는 한결같이 따뜻했고, 그 말들 속엔 평범한 청춘의 겨울이 담겨 있었다. 길을 걷다 눈을 맞고, 편의점에서 따뜻한 어묵 하나를 나눠 먹고, 밤 늦게 까지 톡방에서 시시한 농담을 주고받으며 웃는 일상.그 안에는 어떠한 두려움도, 불신도 없었다.그러던 어느 날 주말.완전히 해방된 기분으로 하나둘 모인 그들 앞에 하얀색 새 차 한 대가 요란하게 경적을 울리며 등장했다.“얘들아~ 가즈아~!”운전석 창문이 스르륵 내려가고, 뿌듯한 표정의 이현이 밝게 웃고 있었다.태하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뭐냐? 면허 딴 거냐?”“당연하지. 내가 누구냐?”“와, 미쳤다…”민희가 감탄을 흘리며 뒷좌석으로 먼저 뛰어 올랐다. “와 백이현

  •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제201화

    “처음부터 강은하 아니었으면, 네가 지금 이러고 있겠어?”소라의 시선이 찬희를 향했다. 그 눈동자엔 두려움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진한 감정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분노.아직 입 밖으로 꺼낼 수는 없는, 그러나 확실하게 꿈틀대는 것.그 모습을 본 찬희는 오히려 더 흥이 난 듯 웃으며 다시 술을 따랐다.“너는 이제 대학도 못 갈텐데, 강은하는 아마 수능 끝나고 입학도 준비하고. 평범한 삶을 그리고 있겠지?”그 말은 칼날처럼 예리하게 가슴을 찔렀다.이름만 들어도 속이 뒤집히는 느낌이 들었다.평범한 삶? 자신이 잃어버린 모든 것은 강은하. 그 이름에서부터 시작인데 이건 너무 불공평하잖아. “강은하도… 정말 나처럼 만들어 준다고?”확실한 질투였다.이미 바닥을 친 인생이지만 자신보다 더 아래로 끌어내릴 수 있다면 그것이 마치 유일한 위안처럼 느껴질 것 같았다.그리고, 역시나 찬희는 그 눈빛을 읽어버렸다.“그럼. 근데 그건 너 하는 거 봐서.”“강은하 걔는… 날 망가뜨렸어.”“알지. 약한 척, 착한 척 덕분인지 다들 걔만 챙기잖아?”“걔 인생도… 나처럼 망가졌으면 좋겠어.”소라의 눈빛은 더 이상 부서진 피해자가 아니었다. 타인을 무너뜨려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의 눈이었다. 히죽거리며 웃던 찬희가 손가락으로 빈 잔을 또르르 굴렸다.“얘들아, 내일부터 걔네 좀 똑바로 체크해라.”“오키. 분명 기말까지 끝나면 노느냐고 바쁠 듯.”“걍 틈 보이는 순간 훅 치면 되는 거 아님?”찬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술기운이 오르기 시작한 눈빛엔 알 수 없는 열기가 감돌았다.“대학 가기 전에 부숴 놔야지.”시간이 갈수록 취기가 온몸을 두드렸다.웃음은 둔해졌고, 대화는 점점 알아듣기 힘든 소음으로 번져가더니, 술기운에 휘청 거리던 몸들은 이내 하나둘씩 바닥에 드러누웠다.“야… 간만에 끝까지 달렸다.”“너무 쳐 먹었나… 대가리 깨질 것 같다.”식탁 위에 엎어진 술병과 젓가락, 그리고 미처 사라지지 않은 담배 냄새가 방 안에 가득했다

  •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제200화

    같은 시각.밖은 이미 어둑해졌고 찬희의 집 거실에는 술과 웃음, 시끄러운 말소리가 가득했다. 테이블 위엔 반쯤 비워진 맥주병과 안주들이 널브러져 있었고, 그들 특유의 거칠고 자유분방한 분위기 속에 소라도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었다.이제는 술잔도 자연스럽게 건네받고 있는 그들.한참을 머뭇거리던 소라가 찬희를 향해 할 말이 있다는 듯 눈짓을 보냈다. 찬희는 소라의 시선을 몇 번이나 마주치고 나서야 눈을 맞추곤, 세상 귀찮다는 듯 몸을 일으켰다. “담배 좀 피고 옴.”“여기 서 펴 그냥.”“최소라랑 잠깐 나갔다 올게.”“오키.”찬희는 밖으로 나오자마자 담배에 불을 붙였고, 소라는 잠시 찬희의 눈치를 보더니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오빠… 나 할 말 있는데.”“말해.”“아까 오빠 친구가 나한테… 이상한 말을 했어.”“뭐?”“그냥… 오빠 잘 하냐고… 자기도 안 한지 오래 됐는데, 오빠 오기 전에….”소라에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찬희는 웃음을 터트렸다.“푸하하하. 애들 원래 그러잖아.”찬희의 장난스러운 반응에 소라는 기분이 더 언짢아졌다.자신만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는 건지, 진짜 찬희의 감정을 아는 게 두렵기도 했다. “아무리 장난이라도 그렇지… 난 기분 나빠.”찬희의 표정이 눈에 띄게 어두워지더니, 손이 어깨 위에 올려졌다. “그래? 그렇게 기분 나빠?”“…응.”그는 아무런 위로도 해명도 하지 않고, 물고 있던 담배 꽁초를 바닥에 내던졌다.그리곤 손목을 확 잡아 챘다.“가서 말해.”깜짝 놀란 소라는 두 다리에 힘을 주며 버텨봤지만, 찬희는 무심하게 소라를 집으로 끌고 다시 집으로 향했다.현관 문을 열리고, 날을 잔뜩 세운 목소리가 터져나왔다.“야, 니네.”“뭐임?”“분위기 왜이럼? 둘이 싸움?”찬희는 소라를 억지로 앉힌 뒤, 조소를 머금은 듯한 미소를 흘렸다.“최소라가 니들이 야한 장난 쳐서, 기분이 나쁘다는데?”“아 쏴리,”“미안~”어처구니 없는 반응에 소라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근데

  •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제9화

    뒷문에서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태하가 은하를 향해 다가왔다. “괜찮아? 보건실 데려다 줘?”목소리엔 왠지 모를 걱정이 담겨 있었고, 눈빛에는 분명한 진심이 서려 있었다. 이현은 그 장면을 바라보면서, 느릿하게 입술을 깨물었다.그리고는 피식 웃었다. 그 웃음 뒤에 감춰진 감정은 어디까지가 장난이고, 어디까지가 흥미인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아니… 나… 먼저 가봐야겠어. 담임 선생님께 말 좀 전해줘.”그 말과 함께, 은하는 가방을 들고 자리를 피하려는 듯 행동을 취했다. 하지만 태하는 쉽게 수긍하지 않는 표정이었다.“은하야

  •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제8화

    다음날도 어김없이 시작된 학교생활.우주는 한결같이 동생 은하의 등교를 챙겼고, 교문을 지나던 은하는 커다란 은행나무를 보며 생각했다. ‘이틀이나 잘 해왔잖아. 이대로만 하면 돼.’ 다행히 은하의 생각대로 오늘은 별일 없이 무난한 시간이 끝나가는 듯 했다. 수업이 끝나고 청소 시간이 되자, 각자 맡은 구역을 청소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였다. 은하는 이번 주, 교실 청소 담당이었다.표정 없이 칠판을 닦고 있던 은하가 잠시 손을 멈추고 손에 묻은 분필 가루를 털어냈다.그리고 그 순간, ‘쾅—!’누군가 철제로 된 청소 도

  •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제7화

    잔뜩 인상을 찌푸린 이현이 투덜거렸다.“뭐야, 너는 왜 또 여기 앉아?”“자리가 남길래.”태하는 담담하게 국을 떠먹었다. 태도는 가벼워 보였지만, 그 속에는 '적당히좀 해라' 라는 의미가 분명히 담겨 있었다.갑작스러운 태하의 착석에 은하와 민희 역시 적지 않게 놀란 듯 했다.모두가 퍽 어이없는 상황, 이현이 은하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야 전학생.”“…….”“넌 좋겠다. 정태하가 매번 나서서 도와주네?”도발적인 말이 떨어지고, 은하보다 태하가 먼저 숟가락을 내려놓았다.“백이현.”목소리는 여전히 차분했지만, 그

  •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제6화

    “어제 그 말, 생각해 봤는데 말이야.”“뭐?”“유치하다는 말, 굉장히 거슬리더라고?”순간, 주변 학생들의 웅성거림이 살짝 커졌다. 몇몇 학생들이 흘끔거리며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이현은 그런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분위기를 즐기는 듯 팔짱을 끼고 흥미로운 표정으로 은하를 지켜보았다.은하 역시 물러서지 않았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와, 볼수록 웃기는 애네. 이거.”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이현의 표정에서 장난기가 싹 사라진 느낌이 들었다. 주변 학생들 사이에서도 점점 긴장감이 돌기 시작했다.은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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