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077화

Author: 임공
며칠 사이, 무더위가 한풀 꺾였다.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 노인에게는 더없이 좋은 날씨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고상훈은 더위에 지쳐, 식사도 잠도 제대로 못 이뤘다.

지금은 가볍게 흔들리는 안락의자에 기대어 졸고 있었다.

조이는 고상훈 발치에 깔린 카펫 위에서 장난감을 만지며 조용히 놀고 있었다.

유건은 다가가 조이를 번쩍 안아 올렸고, 시연은 조심스레 담요를 꺼내 덮어주려 했다.

그런데, 작은 움직임에도 고상훈은 눈을 떴다.

시선을 흐릿하게 돌리더니, 시연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명주...?”

시연은 순간 굳어졌다.

“할아버지, 저예요. 시연.”

“아...”

고상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서서히 정신을 가다듬었다.

“그래, 시연이지. 네 어머니는 세상을 떠난 지 오래고... 나이 들면 기억은 자꾸 흐려지더구나. 그런데 이상하게도 옛일은 더 또렷해져.”

어머니 이야기에 시연은 이제 슬픔보다는 그리움이 먼저 찾아왔다.

그러나 동시에 의아했다.

“저... 엄마랑 많이 닮았나요?”

할아버지마저 착각할 정도라니.

사실 시연은 사진 속 어머니와 그다지 닮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음.”

고상훈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

“얼굴만 보면 크게 닮진 않았어. 하지만 말투, 기운, 풍기는 기색은... 얼핏 보면 꼭 빼닮았지.”

“그렇군요...”

시연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잔잔히 웃었다. 그리고 곧장 화제를 돌렸다.

“유건 씨 말로는 요 며칠 몸이 불편하시다던데요?”

“에휴...”

고상훈은 짧게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이 먹으면... 아무리 고치고 붙여도 소용이 없구나.”

“할아버지.”

시연은 그의 손을 꼭 잡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병원에 가서 검사 한 번만 해보세요. 뭐가 문제든, 빨리 치료하면 되잖아요.”

이 말에 고상훈은 바로 미간을 찌푸렸다.

“또 병원이냐?”

고상훈의 지난 세월은 병원과 함께 흘러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병원은 이제 지긋지긋한 곳이었다.

“네.”

시연은 차분히, 그러나 단단한 어조로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직접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1079화

    한때, 고장민과 심명진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던 잉꼬부부였다.결혼 초만 해도 금실이 좋아서 누구나 부러워할 정도였다.하지만 좋은 날은 오래가지 않았다.심명진의 여동생 심화연은 남자 친구에게 버림받은 뒤 충격을 크게 받아, 몇 차례 극단적인 선택까지 시도할 정도로 상태가 위태로웠다.언니인 심명진은 그런 동생을 걱정해 곁에 두고, 정성껏 보살폈다.자매의 정, 그 진심에는 거짓이 없었다.그러나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심화연이 은혜를 원수로 갚듯, 뻔뻔스럽게도 형부인 고장민을 유혹한 것이다.하지만 고장민은 끝내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고, 결국 두 사람은 같은 침대 위에서 얽히고 말았다.이 모든 사실을, 정작 아내이자 언니인 심명진만 모르고 있었다.그 무렵 심명진은 고씨 가문의 일들을 챙기느라, 또 각종 사교 모임에서 빠지지 않고 얼굴을 비추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그래서 동생이 조금씩 밝아지는 모습을 보며 오히려 안도했을 정도였다.그러다 어느 날.심화연이 떨리는 손에 임신 진단서를 들고 와, 눈물로 호소했다.“언니... 제발 형부를 저한테 양보해요. 저, 형부 아이 가졌어요.”그 순간, 심명진의 세상은 무너져 내렸다.‘남편과... 내 동생이?’세상에서 가장 믿었던 두 사람이 동시에 칼을 꽂았다.그러나 심명진에게 선택지가 있었을까?고장민과 심화연은 이미 아이까지 가지게 된 사이였다.심장이 산산조각 나는 고통 속에서, 결국 그녀는 이혼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하지만 고상훈은 단호했다.“안 돼! 절대 안 된다!”이성은 또렷했고, 분노는 불꽃 같았다.그는 손가락을 고장민에게 겨누며 으르렁거리듯 내뱉었다.“처제까지 건드려? 네가 사람이냐? 내가 어떻게 이런 짐승 같은 놈을 아들로 뒀을까!”“아버지... 제가 잘못했습니다.”고장민은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다.그러나 고상훈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나한테 잘못했다고 빌지 마라. 네가 죄를 지은 대상은 내가 아니라, 네 아내다! 명진이한테 무릎 꿇고 빌어라!”그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1078화

    수술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허락하지 않았다.“알았어.”유건은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속으론 뻔히 알았다.‘이 병... ‘그분’ 집안 때문에 쌓인 스트레스 때문이겠지.’시연은 유건의 속마음을 알 리 없었다.“할아버지는 조이를 좋아하시잖아요. 조이가 곁에 있는 게 제일 좋은 약일 거예요.”“시연아.”유건은 순간 가슴이 저릿해지며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고마워.”‘별말씀을요. 당연한 건데요.’그건 입 밖에 내지 않고, 시연은 속으로만 삼켰다.그녀는 유건과 조이가 부녀라는 사실을 드러낼 수 없었다. 그래서 할 수 있는 건... 그저 이렇게 곁을 지켜주는 일뿐이었다.유건은 시연의 손을 더 세게 쥐며 고개를 숙였다. 이마와 이마가 맞닿았다.알고 있었다. 시연이 이렇게 하는 건 자신 때문이 아니라, 그녀가 가진 선함 때문이라는 걸.‘언젠가는, 그 선함 때문에라도 내 곁에 머물러주지 않을까?’...고상훈이 입원한 첫날 밤, 유건은 병실을 지켰다.그리고 이튿날 아침, 곧장 병원에서 회사로 향했다.병실 문을 나서는 순간, 그는 고개를 쭈뼛거리며 안을 기웃대는 고장민과 정면으로 마주쳤다.‘허, 소문 한번 빠르네.’유건은 비웃음을 흘렸다.고장민 일가의 속셈이 뻔히 보였기에 유건은 오랫동안 그 일가를 경계해 왔다.“유건아.”고장민이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네 할아버지 몸이 안 좋다 해서... 내가 좀 뵈러 왔다.”“뵌다고?”유건은 미간을 치켜올리며 비아냥거렸다.“심장이 안 좋으셔. 왜 그런지 정말 몰라서 그래?”“뭐?”고장민은 순간 멈칫하다가 얼굴을 찌푸렸다.“말은 똑바로 해라. 아버지는 연세가 있으니 심장이 안 좋은 거야. 나 때문은 아니라고.” “헛소리하고 싶지 않아.”유건의 목소리엔 노골적인 혐오가 묻어났다.“그쪽은 할아버지를 뵐 필요 없어. 할아버지가 그쪽을 보면 더 큰 일이 날 거야. 심장병이라도 도지면 어쩔 거야? 썩 꺼져.”“너...!”고장민은 분노에 치를 떨며 유건을 손가락으로 겨눴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1077화

    며칠 사이, 무더위가 한풀 꺾였다.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 노인에게는 더없이 좋은 날씨였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고상훈은 더위에 지쳐, 식사도 잠도 제대로 못 이뤘다.지금은 가볍게 흔들리는 안락의자에 기대어 졸고 있었다.조이는 고상훈 발치에 깔린 카펫 위에서 장난감을 만지며 조용히 놀고 있었다.유건은 다가가 조이를 번쩍 안아 올렸고, 시연은 조심스레 담요를 꺼내 덮어주려 했다.그런데, 작은 움직임에도 고상훈은 눈을 떴다.시선을 흐릿하게 돌리더니, 시연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명주...?”시연은 순간 굳어졌다.“할아버지, 저예요. 시연.”“아...”고상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서서히 정신을 가다듬었다.“그래, 시연이지. 네 어머니는 세상을 떠난 지 오래고... 나이 들면 기억은 자꾸 흐려지더구나. 그런데 이상하게도 옛일은 더 또렷해져.”어머니 이야기에 시연은 이제 슬픔보다는 그리움이 먼저 찾아왔다.그러나 동시에 의아했다.“저... 엄마랑 많이 닮았나요?”할아버지마저 착각할 정도라니.사실 시연은 사진 속 어머니와 그다지 닮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음.”고상훈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얼굴만 보면 크게 닮진 않았어. 하지만 말투, 기운, 풍기는 기색은... 얼핏 보면 꼭 빼닮았지.”“그렇군요...”시연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잔잔히 웃었다. 그리고 곧장 화제를 돌렸다.“유건 씨 말로는 요 며칠 몸이 불편하시다던데요?”“에휴...”고상훈은 짧게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나이 먹으면... 아무리 고치고 붙여도 소용이 없구나.”“할아버지.”시연은 그의 손을 꼭 잡으며 부드럽게 말했다.“병원에 가서 검사 한 번만 해보세요. 뭐가 문제든, 빨리 치료하면 되잖아요.”이 말에 고상훈은 바로 미간을 찌푸렸다.“또 병원이냐?”고상훈의 지난 세월은 병원과 함께 흘러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병원은 이제 지긋지긋한 곳이었다.“네.”시연은 차분히, 그러나 단단한 어조로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직접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1076화

    유건은 손바닥으로 시연의 뒤통수를 감싸 쥐더니, 강하게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돌아왔잖아. 네가 아무리 날 화나게 하고, 상처 주고... 그래도 네가 없던 지난 3년보다 낫다고! 난 널 안 놔줄 거야. 절대 못 가!”시연은 입술을 달싹였으나, 온몸이 굳어 꼼짝도 할 수 없었다.유건은 그녀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며 고개를 숙였다. 파도처럼 밀려드는 키스는, 숨이 막히도록 깊어졌다.“유건 씨!”시연은 당황했다. ‘이 사람, 지금 뭐 하는 거야? 여긴... 차 안인데!’앞좌석의 공기마저 얼어붙었다.운전석에 앉아 있던 기사는 식은땀을 흘렸다.‘대표님, 진짜 이건 아니죠...’‘내가 뭐라 할 수도 없고, 그냥 눈과 귀를 막아야지.’ ‘제발, 이 일 들키면 나 이 일자리 끝장이야...’“고유건!”시연은 결국 급해져, 그의 입술을 세게 깨물었다.“큭...”큰 통증은 아니었지만, 날카로운 자극이 그를 정신 차리게 했다.유건은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행동을 멈췄다.그러고는 자신을 노려보는 시연의 눈빛을 마주하자, 오히려 머쓱해져 그녀의 품에 고개를 파묻었다.“윽...”시연이 추궁하기도 전에, 그가 먼저 낮게 신음을 흘렸다.“왜 그래요?”역시 효과는 있었다.시연은 순간 멈칫하더니, 곧장 그의 어깨를 붙잡았다.“혹시... 상처가 또 터진 거예요?”“응.”유건은 그녀의 품에 비비듯 몸을 기댔다.“어디 봐요.”“응.”그는 한없이 순하고 연약한 태도로, 그녀가 하는 대로 가만히 있었다.시연은 서둘러 그의 셔츠 단추를 풀었다. 다행히 상처는 이미 아물어, 다시 벌어지진 않았다.“정말이지...”시연은 여전히 화가 나, 그의 이마를 톡 치듯 눌렀다.“이 일로 죽어야 속이 시원하겠어요?”“그래도 될까?”유건은 어린아이 같은 눈빛으로 그녀를 올려다봤다.“내가 이 일로 죽으면... 널 위해 죽는 거잖아. 그럼, 넌 나랑 다시 함께할 마음 생길까?”“유건 씨!”시연은 더는 참을 수 없다는 듯 눈을 치켜떴다.“정신 차려요, 제발!”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1075화

    시연은 하고 싶은 말을 반쯤 내뱉은 채 말을 끝내지 못했다. 그런데도 유건은 몸이 뻣뻣하게 굳어졌다.시연이 하지 않은 나머지 말을,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올 게 온 거지.’“허.”유건은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며, 아무렇지 않은 듯 웃었다.“좋아졌다니, 그게 무슨 뜻이야? 벌써 깨어난 거야?”그럴 리 없었다.만약 은범이 눈을 떴다면, 그 소식이 자기 귀에 들어오지 않을 리 없었다.“아니에요...”시연은 고개를 저었다.“하지만, 아마... 깨어날 확률이 크대요.”“치...”시연이 말을 잇기도 전에, 유건은 듣기 싫다는 듯 냉소로 끊어냈다.“뭐야, 아직 깨어난 것도 아닌데 벌써 설레발이야? 날 버리고, 노은범과의 해피엔딩이라도 꿈꾸는 거야?”“유건 씨...”“좀 이르지 않아?”유건의 말투는 이미 까칠하게 날을 세웠다. 시연이 변명할 틈조차 주지 않았다.“노은범이 싫어서 이러는 건 아니야. 솔직히 말해서, 깰지 안 깰지도 모르는 거잖아.”그 말은 사실이었다.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알아요. 그래도... 미리 말하는 게 맞는 것 같아서요.”“하.”유건은 씁쓸하게 웃었다.“걱정해 준 거야? 내가 충격받을까 봐? 참, 착하기도 하지. 정말 고맙네.”그 말투엔 가시가 박혀 있었다.이마 위엔 ‘기분 더럽다’라는 글자가 선명히 새겨져 있는 듯했다.유건의 그런 태도에, 시연은 가슴이 답답하고 무겁게 가라앉았다.‘뭐라고 해도 소용없어. 지금은... 어떤 말도.’시연이 침묵으로 일관하자, 유건은 오히려 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왜 말이 없어?”시연은 멍한 눈길로 유건을 올려다봤다.‘무슨 말을 해야 하지? 무슨 말을 해도... 기분만 상할 텐데.’그녀가 입을 열면, 유건은 열 마디라도 쏘아붙일 기세였다.유건은 울컥하는 심장을 억누르지 못했다.노은범 얘기, 이별 얘기 말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도 없는 게 서운했다.‘좋다, 아주 좋아!’“가자!”유건은 시연의 손목을 덥석 붙잡고 차 쪽으로 끌었다.“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1074화

    “아...”조이는 곧장 떠올렸다. 엄마 앞에서는 ‘아빠’라 부르면 안 된다는 걸.“아저씨가 내 손 잡고, 하나하나 가르쳐 줬어요!”“그래? 그럼 아저씨한테 고맙다는 말 했어?”“했어요! 아저씨 너무 좋아요!”순간, 시연의 마음은 복잡해졌다.여기서 지낸 시간은 짧았지만, 눈이 멀지 않은 이상 보였다.유건이 조이를 얼마나 아끼는지, 얼마나 진심을 다하는지...‘어떤 사람은, 타고나길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이지.’‘고유건은... ‘아빠’라는 자리가 잘 어울리는 사람이야.’그때, 마수경이 다가와 물었다.“대표님, 지 선생님, 저녁 준비됐는데 드시겠어요?”“네.”“밥 먹어요!”조이는 공책을 내려놓고 벌떡 일어나 유건에게 달려갔다.“아저씨, 손 씻으러 같이 가요!”아저씨가 상처 때문에 안아줄 수 없다는 걸 아는 조이는, 얌전히 손만 꼭 잡고 끌었다.“가요.”나란히 걸어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시연의 가슴엔 근심이 더 짙게 내려앉았다.‘언젠가 헤어지게 되면... 조이가 울겠지?’ ‘울 거라는 건 분명한데... 내가 과연 달래줄 수 있을까?’...며칠 후, 시연은 지동성이 남겨둔 지씨 저택을 찾았다.집을 물려받은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다른 두 채는 이미 세를 놓았고, 오래된 저택만 남겨 두었다. 지씨 저택은 얼마 전에 보수까지 마쳐 두었으니, 들어가 사는 데 큰 불편은 없었다.강수희가 그렇게까지 분명히 말했으니, 시연도 준비해야 했다.하지만 은범이 깨어난다 해도, 바로 은범의 집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다.‘조이랑 나는... 당분간 여기에서 지내는 게 맞아.’집 구조나 살림에는 문제 될 게 없었지만, 한 가지 준비해야 할 게 있었다.조이의 방.그동안 이 집에 살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기에, 어린이 방은 마련해 두지 않았다.다행히 그건 꽤 간단했다. 가구만 들이면 됐으니까.시연은 SKY 전원주택단지 집에서 조이가 쓰던 침대를 떠올렸다.‘그 침대랑 똑같은 걸 주문해야겠어.’집안을 둘러보고 나니 시간이 꽤 늦어졌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