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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9화

Author: 임공
유건과 시연의 신혼 첫날밤은 살며시 스며드는 봄비처럼 다가왔고, 한여름 소나기처럼 뜨겁게 타올랐다.

결국, 시연의 눈꺼풀이 감겨 버렸다.

“여보, 물 좀 마셔.”

유건은 시연을 품에 안고 물컵을 들어, 그녀의 입에 반쯤 가져다 댔다.

“고마워요.”

낮과 달리 한층 부드러워진 여자의 목소리였다.

유건은 미소 지으며 받아들였다.

“천만에, 여보.”

‘역시 부부 사이는 말보다는 행동이 중요하구나.’

‘옛말 틀린 거 하나 없네. 부부 싸움은 침대에서 끝난다더니, 정말 딱 맞아.’

유건은 문득 떠오른 생각에 자리에서 일어나, 서랍장을 뒤적였다.

그러다 약을 하나 찾아 들고 돌아와 이불을 살짝 들추고는 시연의 발목을 잡았다.

그는 아까 시연의 뒤꿈치가 벗겨진 걸 알아차렸었다.

시연은 평소에 힐을 신지 않는 여자였지만, 결혼식이기 때문에 임신 중임에도 불구하고 짧게나마 힐을 신었다.

그러다 결국, 발뒤꿈치가 까진 것이었다.

유건은 약을 짜 손가락 끝에 묻혀 조심스레 상처 위에 발랐다.

차갑고 약간 따끔한 감촉.

“앗!”

시연은 눈살을 찌푸리며 발을 움찔거렸다.

“뭐 하는 거예요?”

“가만히 있어.”

유건은 여자의 다리를 살며시 눌러 움직이지 못하게 하며 다정하게 말했다.

“뒤꿈치가 까졌잖아. 약 바르면 내일이면 괜찮아질 거야. 착하지.”

시연은 여전히 귀찮다는 듯한 얼굴을 하며 재촉했다.

“빨리 해요! 너무 귀찮아요. 지금 자야 해요.”

“알았어, 알았어.”

유건은 서둘러 남은 상처에도 약을 발랐다.

“다 됐어. 이제 자.”

“흥...”

시연은 코웃음을 치며 몸을 돌려 잠들어 버렸다.

‘저것 좀 봐, 완전 귀찮다는 얼굴인데?’

유건은 어이가 없어 웃었다.

‘나도 하루 종일 피곤했어. 그런데도 이렇게까지 챙겨줬는데, 칭찬 한마디도 안 해주는 거야?’

‘조금 전까지 날 붙잡고 울던 사람은 어디 간 거지?’

‘참, 자기 필요할 때만 날 찾는다니까.’

그는 입술을 삐죽 내밀며 불을 끄고 이불을 덮었다.

다음 날 아침.

유건은 평소처럼 일어났다.

시연은 지쳐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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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923화

    신입 직원들은 숨을 죽였다.‘고 대표님이... 지 선생님이랑 저렇게 친하다고? 주 선생님이 아니고?’‘...’반면, 오래된 직원들은 더 놀랐다.‘3년이나 지났는데... 고유건이랑 지시연, 아직도 같이 있다고?’‘지시연만 돌아오면, 주하은은 끝인 건가.’‘근데, 두 사람 이혼한 거 아니었어?’‘...’주변의 호기심 어린 시선들을 무시하듯, 시연은 고개를 살짝 돌려 게으른 미소를 지었다.“웬일이에요? 어떻게 왔어요?”“일 일찍 끝내고, 널 데리러.”유건이 말했다.“첫 출근이잖아, 오늘.”그러다 시선이 주위를 한번 훑더니,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무슨 일 있었어? 왜 이렇게 시끄러워? 누가 너한테 뭐라고 했어?”‘봐라.’하은은 숨을 삼켰다.‘묻지도 않고, 당연히 지시연이 피해자래. 저 태도, 진짜...’입 안에서 쓴웃음이 새어 나왔다.수년간 눌러온 질투심이 속에서 부글부글 올라왔다.“허.”하은은 결국 참지 못했다.“누가 지 선생님한테 뭐라고 했다는 거예요? 지 선생님이 오히려 제 일에 간섭하고, 상급자랍시고 권한 남용한 거죠! 고 대표님, 지 선생님이...”“그쪽한테 물은 거 아니고.”하은의 입이 딱 다물어졌고, 숨이 턱 막혔다.유건은 단 한 번도 하은 쪽을 보지 않았다. 오직 시연에게만,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말해 봐, 무슨 일이야?”시연의 마음이 살짝 흔들렸다.‘이런 데서까지 이렇게 감싸주면, 곤란한데.’작게 한숨을 삼키며, 그녀는 사실대로 말했다.“환자 하나가 있었어요. 아직 퇴원 기준이 안 돼서 주 선생님한테 사인 못 해줬어요. 근데 주 선생님은 내가 괜히 태클 거는 줄 아셨나 봐요.”“아, 그게 다야?”유건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러곤 이경민 교수에게 시선을 옮겼다.“교수님, 지 선생님이 처리한 거 문제 있습니까?”“아, 전혀요!”이경민은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지 선생님은 상급자로서 당연히 판단할 자격 있으십니다.”“그럼 문제 될 거 없네.”유건은 시연의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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