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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8화 말하게 하세요

Author: 꽃길마다
새벽 세 시, 어둠 속에서 휴대폰이 요란하게 울리자 시아는 눈을 뜨고 화면에 뜬 ‘노수한’이라는 이름을 확인했다.

휴대폰의 푸른빛이 비치며 귓불의 작은 검은 점을 드러냈다.

[사모님, 미아 씨가 자살을 시도했습니다.]

전화기 너머 노수한의 목소리에는 병원 특유의 싸늘한 메아리가 섞여 있었다.

이에 시아는 벌떡 몸을 일으켰는데 실크 잠옷의 어깨끈이 흘러내리며 쇄골 위 희미한 분홍빛 흉터가 드러났다.

7년 전, 세계선수권 직전 미아가 ‘실수로’ 손톱으로 긁어 남긴 상처였다.

이제야 시아는 그게 실수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저 질투와 증오가 빚어낸 고의적인 흔적이었다.

하지만 당시의 시아는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다.

창밖에선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고, 빗방울이 유리창을 두드리며 마치 어떤 카운트다운처럼 울렸다.

시아는 맨발로 바닥을 디디자 한기가 발바닥을 타고 몸속 깊이 파고들었다.

비 내리는 길을 달려 병원에 도착했을 때, 시아의 관자놀이가 터질 듯 뛰고 있었다.

응급실 앞 복도는 창백한 조명에 차갑게 젖어 있었고 지호는 창가에 서 있었다.

검은색 코트 자락에서는 아직도 빗물이 뚝뚝 흘렀고 지호의 손엔 구겨진 종이 한 장이 쥐어져 있었다.

발소리를 들은 지호가 고개를 홱 돌리자 눈 가장자리는 붉게 물들어 있었다.

“수면제를 서른 알 삼켰어.”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갑고 낮았다가 이내 종이를 내밀었다.

“유서야.”

시아는 빗물에 젖은 모서리를 조심스레 받아들었다.

삐뚤빼뚤한 글씨, 몇몇 글자는 눈물에 번져 있었는데 한눈에 미아의 글씨임을 알 수 있었다.

[시아야, 미안해. 그 사진들은 내가 찍은 거야. 하지호는 단 한 번도 날 좋아한 적 없어.]

[그때 라커룸에 카메라를 설치한 것도 나였어. 하원하 손에 들어간 사진도 내가 준 거야. 나는 네가 모두에게 사랑받는 게 질투 났어. 심지어 하지호마저...]

종이가 시아 손끝에서 가늘게 떨렸고 기억이 파도처럼 몰려왔다.

7년 전 세계선수권 선발전, 라커룸의 사물함 문이 갑자기 걸려 시아는 안에 갇혀 있었다.

미아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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