共有

제5화

作者: 이소문
비명이 들려오는 동시에 누군가 강유나를 세게 들이받았다. 강유나는 중심을 잃고 비틀거렸고, 손에 들고 있던 국그릇은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 났다. 몸도 그대로 균형을 잃고 깨진 그릇 위로 기울어졌다.

강유나는 본능적으로 옆에 가까이 있던 사람을 붙잡았고 아무런 대비도 하지 못한 채 단단한 가슴팍에 그대로 안겼다.

그 순간, 왠지 모르게 익숙한 위압적인 기운이 몸을 휘감았다.

코끝이 남자의 가슴에 스치는 순간, 두 사람 모두 동시에 몸이 굳었다.

그때 갑자기 손목이 꽉 붙잡혔다. 강유나가 아파하며 고개를 들자 갈색 눈동자가 보였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눈빛에서 은근한 조롱이 느껴졌다.

“강씨 가문 딸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올 줄은 몰랐는데.”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마치 차가운 뱀처럼 강유나의 몸을 휘감았다. 언제라도 숨통을 조여 올 것 같은 기분이었다.

강유나는 순간 몸이 굳었고 눈앞의 남자가 누구인지 바로 알아차렸다.

그 남자는 바로 문씨 가문의 문도현이었다.

이렇게 젊은 나이에 원문시 경제를 좌우할 정도의 권력을 손에 넣은 사람이라니.

강종철이 무엇 때문에 문 대표를 잘 돌보라고 강요했는지 알 것 같았다.

그러나 문도현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사악하면서도 위협적인 분위기는 사람을 두려움에 떨게 했다.

소문대로 쉽게 건드릴 수 없는 사람이었다.

강유나는 서둘러 시선을 거두었다. 두려움이 앞섰지만 그래도 용기를 내 상황을 설명했다.

“아니에요. 저는 그냥 국을 가져다드리러 온 것뿐이에요. 바로 치울게요.”

강유나는 그렇게 말하며 앞에 있는 남자를 힘껏 밀어보았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강유나의 머리카락이 문도현의 턱을 스쳤다. 음식 냄새 사이로 어딘가 익숙한 향이 희미하게 섞여 있었다.

문도현은 고개를 살짝 숙여 확인하려 했다.

그런데 옆에 있던 차지안이 그 모습을 발견하고는 곧바로 질투심에 소리를 쳐서 문도현의 이어질 행동을 막았다.

“꺅! 아파!”

그 소리를 들은 문도현은 강유나를 밀어내고 차지안 쪽으로 걸어갔다.

강유나는 간신히 중심을 잡은 뒤 의아한 표정으로 여자를 바라보았다.

“선...”

그 여자는 차지안이었다.

차지안의 눈동자에 잠시 알 수 없는 감정이 스쳤다. 차지안은 금세 문도현을 바라보며 또 한 번 강유나의 말을 끊었다.

“대표님, 저는 괜찮아요. 일부러 그런 건 아닌 것 같은데 혹시 저랑 같이 화장실에 가서 상처를 좀 봐주게 해 줄 수 있나요?”

“그래.”

문도현은 강유나를 힐끗 바라보았다. 살짝 가늘게 뜬 눈에는 압박감이 서려 있었다.

강유나는 자기도 모르게 목을 움츠리며 곁눈질로 문도현의 손목을 힐끗 바라봤다. 끈 같은 것은 없었다.

아마도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서 잘못 본 걸지도 몰랐다.

미처 생각을 이어가기도 전에 차지안이 강유나를 데리고 화장실로 향했다.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줄곧 등에 누군가의 시선이 꽂혀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등 뒤에서 서민철이 문도현의 옆으로 걸어가서 말했다.

“대표님, 저분이 강유나 씨입니다.”

문도현은 미간을 찌푸릴 뿐, 별말 하지 않고 다이닝룸으로 걸어갔다.

서민철은 문도현이 화가 났다는 걸 알았다.

임근우가 사람을 잘못 본 듯했다. 강유나도 별것 없었다. 첫날부터 수작을 부려 문도현의 여자를 건드리려고 했으니 말이다.

...

화장실 문이 닫히고 강유나가 차지안의 손을 살펴보려고 했는데 차지안이 힘주어 강유나를 잡아당겼다.

“강유나, 네가 왜 여기 있어?”

“집사님 말로는 대표님 할머니께서 대표님과 사주가 잘 맞는 여자를 찾아 대표님을 돌보게 할 생각이었다고 해요. 그래서 저희 아빠가 저를 이곳에 보냈는데...”

강유나는 설명을 이어가면서 차지안의 손을 잡아당겨 상처를 확인하느라 거울에 비친 차지안의 완전히 일그러진 표정을 미처 보지 못했다.

차지안은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차지안은 문도현의 신뢰를 얻기 위해 그토록 노력했는데 강유나는 이런 황당한 이유로 문도현의 곁에 나타났으니 말이다.

그래도 다행히 방금 강유나를 발견하자마자 일부러 다친 척하는 방법을 써서 두 사람을 갈라놓았다.

그러나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는 순간,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았던 그 상황을 떠올리면 차지안은 두렵기도, 질투가 나기도 했다.

문도현은 원래도 의심이 많은 사람인데 만약 비행기에서 만났던 그 여자가 강유나라는 걸 알게 된다면...

‘안 돼.’

차지안은 자신의 상처를 치료해 주고 있는 강유나를 바라보며 서늘한 눈빛을 했다.

그러나 그 서늘함은 이내 눈 녹듯 녹아내려 순식간에 사라졌다.

하지만 겉으로만 온화해 보일 뿐, 사실 그 속에는 치밀한 계략이 녹아 있었다.

“유나야, 네가 왜 여기 있는지는 알겠어. 하지만... 문 대표님은 내 남자 친구야. 나는 다른 여자가 대표님 옆에 있는 게 싫어.”

강유나는 놀란 얼굴로 고개를 들며 물었다.

“남자 친구라고요? 선배 솔로 아니었어요?”

“미안해. 일부러 비밀로 한 건 아니야. 사실 대표님은 내가 줄곧 짝사랑하던 사람이었어. 우리는 만난 지 꽤 오래됐어. 대표님은 내가 지사의 직원들에게 괴롭힘당할까 봐 일부러 우리 사이를 공개하지 않았어. 그런데 이제는 내가 해외에서 지내는 게 싫다고 급하게 나를 국내로 발령한 거야.”

차지안은 쑥스러운 듯 웃으며 말했다. 눈빛에서 행복이 흘러넘칠 것 같았다.

강유나의 머릿속에 문득 문도현의 차가운 눈빛이 떠올랐다. 문도현이 차지안을 그렇게 사랑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하지만 지금 김현숙의 생사는 강종철의 손에 달려 있었다.

차지안은 난감해하는 강유나의 표정을 읽은 듯이 사려 깊은 척 강유나의 손을 잡아당겼다.

“유나야, 걱정하지 마. 나는 네가 허튼짓을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너희 아빠가 너를 협박할까 봐 걱정되는 거지?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면 먼저 나한테 얘기해. 내가 최대한 도와줄게.”

강유나는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다. 차지안은 해외에 있을 때처럼 잘해주었다.

강유나는 차지안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알겠어요.”

차지안은 웃었지만 금세 미간을 찌푸렸다.

강유나는 차지안이 상처 때문에 아파하는 줄 알고 상처 부위를 후후 불어주었다.

“선배, 아직도 많이 아파요?”

“아니. 그냥 걱정되는 게 하나 있어서.”

“뭔데요?”

“문 대표님은 굉장히 신중한 사람이야. 만약 우리가 아는 사이라는 걸 알게 된다면 분명히 사람을 시켜 너를 조사할 거야. 그러다가 만약 네가 비행기에서 낯선 남자와 그런 짓을 한 걸 알게 된다면 너를 바로 해고할지도 몰라. 만약 그 사실이 너희 아빠 귀에 들어가기라도 한다면... 너희 엄마는 어떡해?”

차지안은 강유나보다 한 학년 위였다. 앞으로 문도현이 그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학년이 달라 서로 모르는 사이라고 둘러댈 수 있었다.

강유나는 많이 아픈 엄마의 모습을 떠올리고 곧바로 말했다.

“선배, 아니, 차지안 씨. 앞으로 우리는 서로 모르는 사이인 척해요.”

“그래. 절대 실수하지 마.”

차지안은 티 나지 않게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나 연고 좀 가져다줘.”

“네...”

강유나는 잠시 당황했다.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일단 화장실을 나섰다.

차지안은 강유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손을 들어 올린 뒤 손에 쥐고 있던 가는 끈을 변기에 버리고 물을 내렸다.

“강유나, 내가 있는 이상 너희가 서로의 정체를 알게 되는 일은 없을 거야.”

...

연고를 바른 뒤 두 사람은 다이닝룸으로 돌아갔다.

차지안은 천천히 자리에 앉으며 친근하게 말을 건넸다.

“대표님, 저 진짜 괜찮아요. 유나 씨가 이미 저한테 사과했어요.”

“유나 씨? 둘이 아는 사이야?”

문도현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술잔을 돌리며 핵심을 찔렀다.

그러면서 차가운 눈빛으로 옆에 서 있는 강유나를 힐끗 바라봤다.

그 순간 강유나는 누군가 목을 조르는 것 같은 압박감을 느꼈다. 문도현은 강유나가 아주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강유나는 감히 문도현을 바라보지 못하고 고개를 살짝 숙였다. 두꺼운 앞머리가 얼굴의 절반 가까이 가렸다.

차지안은 문도현의 시선을 눈치채고는 곧바로 설명했다.

“아까 화장실에서 통성명했어요. 유나 씨가 말하길 여기 온 지 얼마 안 돼서 이곳 환경에 익숙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들으니까 예전에 제가 해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공부를 병행했던 때가 떠올랐어요. 유나 씨도 그때의 저처럼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안 좋더라고요.”

“그래.”

문도현은 시선을 거둔 뒤 별말 없이 술을 마셨다.

차지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무언가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그래서 문도현은 여전히 떠보는 듯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것을 어렴풋이 눈치챈 차지안은 그 얘기를 이어가는 대신 화제를 돌렸다.

“대표님, 일단 식사부터 하죠.”

차지안은 그렇게 말하면서 문도현을 위해 음식을 집어주었다.

문도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릇에 담긴 요리를 쭉 둘러보았다. 솔직히 강유나의 요리 실력에 별다른 기대를 품지는 않았다.

강유나 역시 다른 여자들처럼 불순한 목적을 품고 이 집에 들어왔으니 말이다.

그러나 음식을 한 번 맛본 문도현은 잠시 멈칫하더니 자기도 모르게 또다시 맛을 봤다.

옆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강유나는 문도현이 차지안을 사랑한다고 더 확신했다.

그게 아니라면 온몸에서 살벌한 기운을 내뿜는 남자가 다른 사람의 말에 고분고분 따를 리가 없었다.

식사가 끝난 뒤 주방으로 돌아간 강유나는 함께 모여 수군대는 가정부들을 보았다.

“차지안 씨 정말 예쁘지 않아요? 게다가 성격도 엄청 좋아 보여요. 손이 데어서 빨갛게 됐는데도 다른 사람부터 걱정하잖아요.”

“그러게요. 솔직히 대표님이 여자를 직접 데리고 와서 식사한 건 이번이 처음이잖아요.”

그때 다른 가정부 한 명이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저 대표님과 차지안 씨가 서재에서... 키스하는 걸 봤어요!”

강유나는 컵을 씻다가 멈칫했다.

この本を無料で読み続ける
コードをスキャンしてアプリをダウンロード

最新チャプター

  • 실수로 잔 남자가 재벌이었다   제30화

    [유나야, 미안해. 전부 내 탓이야, 도와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해.][아니에요. 선배는 이런 일까지 기꺼이 도와주려고 했잖아요. 이게 어떻게 선배 탓이에요? 하지만 우리 아빠가 선배의 존재를 알게 됐어요. 그러니 선배도 꼭 조심하세요.]차지안은 이제 막 귀국한 데다 문도현과의 ‘연애’도 아주 조심스러웠다.강유나는 강종철이 어떻게 차지안의 존재를 알게 되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갔다.하지만 강종철이 어떤 사람인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극도로 위선적인 이 인간은 겉으로는 온화한 척하지만 뒤에서 무슨 짓이든 저지르는 사람이었다.그해, 강종철은 강유나의 엄마 김현숙을 빈손으로 쫓아내기 위해 직접 사람을 보내 강유나를 납치했다.강종철이 강유나의 친아빠였기 때문에 김현숙이 경찰에 아무리 신고해도 강종철은 그저 아이 엄마가 이혼 문제로 거짓 신고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자신은 그저 강유나를 휴가 보내기 위해 산으로 데려간 것뿐이라고 했다.휴양지에서 강종철이 투숙한 기록을 확인한 경찰은 오히려 김현숙을 훈계했다.사실 강유나는 산속의 버려진 오두막에 갇혀 3일 밤낮을 먹지도 마시지도 못했다.김현숙이 빈손으로 나가겠다는 계약서에 서명한 후에야 강종철이 비로소 강유나의 위치를 알려주었다.김현숙이 도착했을 때 강유나는 산비탈에 떨어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강유나는 그날을 잊을 수 없었다. 어둠 속, 몸 아래 흙에서 스며드는 축축함과 차가운 느낌, 그리고 뱀이 몸 위로 기어가는 그 감각...강종철과 김현숙이 이혼한 다음 날, 강종철은 다른 사람들에게 김현숙이 강유나의 양육권을 위해 빈손으로 나갔다고 말했다.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차지안이 보낸 메시지가 눈에 들어왔다.[나도 별일 없을 거야, 문 대표님이 보호해 주실 거니까. 너도 걱정 마, 문씨 가문을 떠난 후에도 내가 네 일자리는 책임지고 소개해 줄게. 우리 함께 네 엄마를 구할 방법을 생각해 보자.]차지안이 여전히 자신을 걱정하는 모습에 강유나는 눈시울이 시큰해졌다.[고마워요. 선배.]한편.차지

  • 실수로 잔 남자가 재벌이었다   제29화

    강유나는 영상을 보며 만족스러워했다.“난 정말 천재야.”감탄하며 욕실에서 뒤처리를 했다.그런데 너무 급하게 움직인 탓에 누가 일회용 잠옷이 아니랄까 봐 찢어지는 소리가 났다.거울을 바라보니 가슴 쪽의 천이 아래로 쭉 찢어져 V라인이 깊게 패였다.재빨리 목욕 가운을 벗어 몸에 걸쳤다. 큰 가운을 땅에 질질 끌며 달려 나가다가 가운 허리끈에 걸려 바닥에 넘어졌다.딸깍.바로 그때 문이 열렸다.문도현이 팔에 정장을 걸친 채 안으로 들어왔다. 검은 셔츠의 단추가 절반 정도 풀려 있어 겉으로 드러난 가슴 근육이 은근히 긴장감을 자아냈다.문도현은 시선을 내려 옷이 흐트러진 채 바닥에 넘어진 강유나를 내려다보았다.그러더니 어둠 속에서 옷을 한쪽에 던져두고 무심코 담배에 불을 붙였다.연기가 피어올라 문도현의 눈빛을 가렸다. 희미한 연기 너머로 사나운 기운을 내뿜는 잘생긴 얼굴만 겨우 분간할 수 있었다.“하...”문도현이 비웃음을 내뱉었다.“강유나, 이제는 대놓고 들이대는 거야? 그렇게 급해?”“그게 아니라 전 그냥...”강유나는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 입술만 깨물었다.한쪽에는 자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차지안이 있었고 다른 한쪽에는 엄마의 목숨으로 협박하는 아빠가 있었다.하지만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기에 혼자 묵묵히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문도현은 강유나에게 설명할 기회도 주지 않은 채 담배를 든 손가락을 휘저으며 말했다.“꺼져. 여기 다시는 들어오지 마.”차가운 목소리는 마치 고요한 밤에 얼음물을 끼얹은 것처럼 사람을 오싹하게 했다.강유나는 온몸을 움츠리며 바닥에 떨어진 패딩 점퍼를 집어 들고 뛰쳐나갔다.계단을 내려가던 중 움직이던 걸음이 멈칫했다.이대로 갈 수 없었다. 가면 엄마를 살릴 수 없기 때문에...주먹을 꽉 쥔 뒤 패딩 점퍼를 잘 여미고 문도현의 방으로 되돌아갔다.그러고는 용기를 내어 문을 두드렸다.“대표님, 죄송합니다. 저, 앞으로는 다시 안 그러겠습니다.”“꺼져.”강유나는 옷을 꽉 쥐며 진지하게 말했다.“아

  • 실수로 잔 남자가 재벌이었다   제28화

    문도현은 담배를 피우며 평온한 얼굴로 연기를 내뿜었다.아련히 피어오르는 연기 사이로 문도현의 표정이 보였지만 차지안은 그의 표정을 전혀 읽을 수 없었다. 그저 이를 악물며 말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사무실 사람들한테서 들은 건데... 오늘 오후에 박 대리가 강유나 씨를 괴롭혔다고 하더라고요. 강유나 씨를... 그런 쪽 여자로 생각하고 그랬다더라고요. 그러고 보니... 아침에 출근할 때 박 대리가 저한테 새로 온 비서에 대해 물었어요. 그때 실수로 강유나 씨가 요리를 잘한다는 말이 나왔는데 저 보고 어디서 강유나 씨 요리를 먹었냐고 묻더라고요.”잠시 멈칫한 뒤 미안한 듯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대표님 집에서 한 끼 먹었다고 했어요. 그런데 박 대리가 오해할 거라고는 정말 생각하지 못했어요. 강유나 씨가 대체 무슨 말을 했길래 박 대리 같이 다 큰 어른이 강유나 씨를 괴롭혔는지... 하지만 대표님께 정말 죄송해요. 제가 좀만 더 조심했어야 했는데...”전담 비서 자리에 강유나 한 사람만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그 자리에 어떤 여자들이 있었는지 사무실 남자들은 다 알고 있었다.박선용은 차지안의 잘못된 정보로 인해 강유나가 만만하다고 생각했기에 손을 댄 것이었다.게다가 손뼉은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하지 않았던가? 강유나가 무슨 짓을 했는지 누가 알겠는가?차지안이 지금에서야 설명한 이유는 점심에 봤던 문도현의 그 시선 때문이었다. 이 남자는 마치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했다.하지만 바로 설명할 수 없었다. 정곡이 찔린 모습이 문도현에게 들킬까 봐 술기운을 빌려 입을 연 것이다.취중 진담이라는 말이 왜 있겠는가? 차지안은 문도현이 강유나를 오해하게 만들고 싶었다.눈을 가늘게 뜬 문도현은 눈빛이 조금 전보다 어두워졌다.“알았어.”차지안은 입술을 깨물며 문도현의 이 한마디를 여러 번 곱씹었다.문도현이 그녀의 말을 완전히 믿는지 확신할 수 없었지만 어차피 앞으로 벌어질 일은 이 남자가 직접 목격하게 될 것이기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휴..

  • 실수로 잔 남자가 재벌이었다   제27화

    강유나는 자신의 계획이 적어도 이틀 정도는 강종철을 속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강종철이 이틀도 기다리지 못하고 엄마의 약을 끊을 리가 없다고 여겼다.그때가 되면 차지안과 다른 방법을 상의할 생각이었다.어쨌든 절대로 섹시한 잠옷을 입고 문도현을 유혹하지는 않으리라 다짐했다.차지안 쪽에서 메시지를 입력하는 듯한 표시가 뜨더니 잠시 후 장문의 글이 전송되어 왔다.[유나야, 네 엄마의 목숨을 걸고 도박할 순 없어. 해외에서 그렇게 고생한 이유도 네 엄마와 다시 만나기 위해서잖아. 나를 믿는다면 내 말을 들어. 내가 문 대표님을 붙잡아 둘 테니까 너는 몰래 잠옷 입고 문 대표님 방에 가서 사진을 찍어. 네 아빠가 너와 문 대표님 사이에 뭔가 있었다고 믿게 되면 더욱 정성껏 네 엄마 병을 치료해 줄 거야.]메시지를 읽고 난 강유나는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차지안이 자신을 위해 이 정도까지 해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하지만 차지안이 자신에게 아무리 잘해준다고 해도 이런 일은 할 수 없었다.[안 돼요. 선배. 문 대표님은 선배의 남자친구잖아요. 저 절대 그렇게 할 수 없어요. 이건 선배한테도 죄짓는 거예요. 선배가 저를 위해서 이러는 건 알지만 저는 선배 마음에 걸림돌이 되고 싶지 않아요.]‘선배는 어떻게든 나를 도와주려고 이러는 거야. 급한 나머지 이런 제안을 한 거지만 나중에 냉정해지고 나면? 나를 볼 때마다 내가 섹시한 잠옷을 입고 선배의 남자친구 방에서 사진 찍은 모습이 떠오르면 어떡해?’여자라면 누구나 거슬릴 일이었다.강유나는 차지안이라는 좋은 ‘친구’를 잃고 싶지 않았다.그때 차지안이 또 메시지를 보내왔다.[유나야, 네 엄마 목숨이 더 중요해. 게다가 사진에는 문 대표님이 나오지도 않잖아. 나 그렇게 꽉 막힌 사람 아니야.]메시지는 정말 감동이었지만 강유나는 여전히 두려웠다.문도현의 사람을 삼킬 듯한 눈빛만 떠올려도 온몸이 오싹했다.‘만약 이 남자에게 들키면...’강유나가 거절하는 메시지를 타이핑하는 동안 차지안은 계속

  • 실수로 잔 남자가 재벌이었다   제26화

    투명한 봉투 안에는 검은색 레이스 속옷이 들어 있었다. 태그는 일부러 가장 위에 눈에 띄는 곳에 선명하게 붙어 있었다.바로 ‘화끈' 브랜드의 일회용 잠옷이었다.무엇에 쓰는 것인지,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한눈에 알 수 있었다.강종철이 이런 것을 골라줄 리는 없을 터, 일부러 강유나를 불쾌하게 할 사람은 그 모녀뿐이었다.그때 강유나의 휴대폰이 다시 진동했다. 잠금을 풀고 채팅창을 열어보니 강종철이 김현숙의 카톡으로 메시지를 보내왔다.[오늘 밤 반드시 해내야 해, 사진 찍는 거 잊지 말고!][대체 무슨 생각인 거예요?]강유나는 분노에 몸이 떨렸다.하지만 강종철은 강유나의 물음에 답하지 않고 대신 영수증 한 장을 보내왔다.병원의 수술비용 납부 독촉장이었다.김현숙이 병원에서 제일 좋은 약을 쓰고 있다는 것이 표시되어 있었다. 각종 검사 비용을 합쳐, 단 며칠 만에 누적 비용이 2400만 위안에 달했다.최고의 시설을 갖춘 사설 병원이었기 때문에 이런 비용은 모두 자비로 부담해야 했다.하지만 강유나는 지금 600만 원도 낼 돈이 없었다.[내가 시키는 대로 해, 그럼 바로 서명하고 돈 지불할게. 네 엄마 가야금은 일부러 네 집에 가서 가져온 거야, 추억 삼아 간직해.]그야말로 병 주고 약 주고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행동이었다.가야금은 강유나에게 추억을 간직하라고 보낸 것이 아니라 엄마가 여전히 강종철의 손에 있다는 것을 수시로 일깨워 주기 위한 것이었다.휴대폰을 꽉 쥐다가 실수로 앨범을 눌렀다.해외에 있을 때 휴대폰을 바꿀 돈이 없었다. 게다가 휴대폰 용량이 너무 작아 엄마와의 사진과 어린 시절 사진 십여 장만 남겨두고 거의 다 삭제했다.그중 한 장은 그들의 세 가족이 함께 찍은 가족사진이었다.강종철이 강유나의 볼에 뽀뽀를 하며 칭찬했다.“유나는 정말 우리 집 복덩이야. 오늘 너랑 가족사진 찍으러 온다고 했더니 전화 한 통으로 큰 계약이 성사됐어. 앞으로 아빠가 널 이 세상 가장 행복한 공주님으로 만들어 줄게!”어린 강유나는 사업에 대해

  • 실수로 잔 남자가 재벌이었다   제25화

    문도현은 담배 재를 털며 고개를 들어 지배인을 바라보았다.“내 말 못 들었어?”“네, 지금 바로 데려가겠습니다.”박선용은 경비원들에게 끌려 나갔다.문도현은 다시 한번 연기를 내뿜은 뒤 천천히 피어오르는 연기 너머로 경영지원실 직원들을 훑어보았다.직원들이 목을 움츠리며 고개를 숙였다.차지안조차 얼굴이 창백해졌다.강유나는 이 광경을 보고 깜짝 놀랐다. 문도현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억눌린 분위기와 사람들의 표정으로 보아 이 남자의 손에 넘어가면 분명히 처참한 결말을 맺을 것이 분명했다.하지만 박선용은 당해도 싸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때 문도현이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게 강유나를 흘끗 보았다. 아른거리며 피어오르는 연기 너머의 갈색 눈동자에는 알 수 없는 감정이 소용돌이쳤다.박선용이 경찰에 연행된 것에 기뻐하는 속내가 들켰다고 생각한 강유나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고개를 숙였다.신발 끝만 응시하며 불안한 듯 발가락만 꼼지락거렸다.‘그런데 박 대리는 대체 누구에게 맞아서 저렇게 된 걸까?’문도현이 일어나 담배꽁초를 재떨이에 비벼 끄고는 냉담한 시선으로 건너편의 차지안을 스치듯 본 뒤 룸 밖으로 나갔다.죄책감에 잔뜩 주눅 든 차지안은 심장이 쿵쾅거렸다.사실 차지안이 강유나의 신분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박선용에게 흘렸다.오늘 아침 사무실에 들어가자마자 박선용이 하도 절실해 보이기에 그의 속내를 알아챈 차지안은 일부러 새로 온 비서에게 화제를 돌렸다.강유나가 전담 비서라는 특수성을 암시하면 이런 ‘여미새’는 분명히 참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꼬투리 잡힐 여지는 절대 남기지 않았다.‘그런데 문 대표가 왜 그렇게 쳐다본 걸까? 혹시 나를 의심하는 걸까?’“선배? 왜 그래요? 문 대표님과 다른 분들은 다 가셨는데 얼른 출발하셔야죠.”강유나는 차지안이 멍하니 있는 것을 보고 얼른 다가가 귀띔해 주었다.정신을 차린 차지안은 즉시 연기 모드로 돌아갔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방금 깜짝 놀랐어요. 박 대리가 강유나 씨한테 함부로

続きを読む
無料で面白い小説を探して読んでみましょう
GoodNovel アプリで人気小説に無料で!お好きな本をダウンロードして、いつでもどこでも読みましょう!
アプリで無料で本を読む
コードをスキャンしてアプリで読む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