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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잃은 날, 남편은 다른 여자 촛불 앞에
아이를 잃은 날, 남편은 다른 여자 촛불 앞에
ผู้แต่ง: 비담

제1화

ผู้เขียน: 비담
강루인은 자궁 외 임신 진단서를 든 채 핏기없이 창백한 얼굴로 법적 남편인 주영도에게 전화를 걸었다.

연결음이 몇 초 동안 울린 후에야 전화기 너머로 주영도의 무심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이야?”

진단서를 꽉 움켜쥔 강루인은 목이 메어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지금 병원에 와줄 수 있어?”

주영도가 대답하기도 전에 전화기 너머로 여자의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영도 오빠, 이거 혹시 내 생일 선물이야?”

주영도는 더는 묻지 않고 서둘러 전화를 끊으려 했다.

“나 지금 바쁘니까 노 비서한테 연락해.”

전화가 끊기기 직전 강루인은 그의 다정한 목소리를 들었다.

“마음에 들어?”

“영도...”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화가 끊어졌다.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될 정도로 다시 한번 진단서를 꽉 움켜쥐었다.

강루인은 그 여자가 누구인지 단번에 알아챘다. 바로 주영도의 첫사랑 구아정이었다.

“보호자분 안 오셨어요?”

의사가 혼자 돌아온 강루인을 보며 물었다. 강루인의 안색이 여전히 핏기없이 창백했다.

“제가 사인할게요.”

의사는 이런 일이 익숙한 듯 별로 놀라지 않았다.

강루인은 차가운 수술대에 누워 천장만 멍하니 쳐다봤다. 차가운 기구가 몸 안으로 들어온 순간 눈물 한 방울이 흘러내리더니 머리카락 속으로 스며들었다.

그녀는 자신을 비웃었다.

‘하긴. 나랑은 액땜하려고 결혼했는데 어찌 진정한 사랑이랑 비교할 수 있겠어.’

사실 강루인과 주영도의 결혼은 미신에서 비롯되었다.

5년 전 주영도가 갑자기 교통사고를 당했고 의사는 가망이 없다고 판단했다. 주씨 가문 사람들은 젊은 나이인 그가 홀로 세상을 떠나는 게 안타까워 죽기 전에 완전한 인생을 만들어주려 했다.

단지 강루인의 사주가 주영도와 잘 맞는다는 이유로 그녀는 액땜 신부로 선택되었다. 그런 이유가 아니었다면 그녀의 신분으로는 절대 주씨 가문에 시집갈 수 없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결혼 한 달 후 주영도는 기적처럼 회복하기 시작했다.

의학적으로 해결할 수 없었던 일을 미신으로 해결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 은혜 덕분에 강루인은 사모님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었다.

그녀에게 이런 ‘복’이 있는 걸 어찌하겠는가?

사실 구아정이 귀국하기 전까지 주영도는 그녀에게 꽤 잘해줬다. 남녀 간의 사랑은 없어도 서로 존중하며 지냈다.

하지만 구아정이 귀국하면서 모든 것이 변해버렸다. 잔잔한 호수에 돌멩이가 던져진 것처럼 그들의 평온했던 삶에 파문이 일기 시작했다.

수술대에서 내려온 강루인은 창백한 얼굴로 병원을 나섰다.

“사모님.”

갑자기 나타난 노윤환을 본 강루인은 흠칫 놀랐다가 이내 희미하게 빛나는 눈빛으로 저도 모르게 그의 뒤에 있는 검은색 차를 쳐다보았다.

노윤환이 말했다.

“대표님 지금 자리를 비울 수 없어서요.”

그 한마디에 강루인의 눈빛이 다시 어두워졌고 자신을 비웃듯 맥없이 피식 웃었다.

‘지금 무슨 기대를 하는 거야?’

차를 타고 돌아가는 길에 강루인은 메시지 하나를 받았다.

구아정의 셀카였는데 이런 메시지를 받은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삭제해야 할 연락처라는 걸 알면서도 강루인은 바보처럼 저장했다.

상대의 의기양양한 미소보다 눈에 더 들어온 건 목에 한 목걸이였다.

[예쁘지? 영도 오빠가 선물해준 거야.]

강루인은 그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단번에 알아봤다. 한 달 전에 주영도와 함께 경매에서 직접 낙찰받은 것이었다.

5주년 결혼기념일 선물로 그녀에게 줄 거라고 기대했지만 착각이었다.

선샤인 빌리지.

집에 들어서자마자 도우미 진경자가 그녀를 맞이했다.

“사모님, 재료는 모두 준비해 놨습니다.”

강루인이 멈칫하다가 말했다.

“다 치워요. 이젠 필요 없어요.”

오늘은 주영도와 결혼한 지 5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원래는 직접 근사한 저녁을 만들어 그와 함께 축하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주영도에게 있어서 첫사랑의 생일보다 중요한 건 없었다.

강루인의 안색이 좋지 않은 걸 본 진경자가 무슨 일이 있는지 물으려 했지만 강루인은 이미 2층으로 올라가 버렸다.

올라가기 전 강루인이 한마디 했다.

“내 저녁은 준비하지 않아도 돼요.”

달이 휘영청 밝은 밤, 주영도가 집에 들어왔다.

진경자는 다가가 그의 외투를 받아 들었다. 늘 맞이하러 나오던 사람이 보이지 않자 주영도가 물었다.

“집사람은요?”

진경자가 대답했다.

“사모님은 방에서 쉬고 계십니다.”

안방.

강루인이 옆으로 누워 있었다. 잠귀가 밝은 터라 차 소리를 듣자마자 바로 깨어났다. 주영도가 오늘 집에 들어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방 문이 열리더니 침대가 갑자기 푹 꺼졌다. 익숙한 냄새가 풍겨 왔고 뜨거운 숨결이 그녀의 목덜미에 닿았다.

오랫동안 한 이불을 덮고 잔 그녀가 그의 뜻을 모를 리가 있겠는가?

강루인이 그의 손을 잡고 거부 의사를 밝히자 주영도는 크게 당황한 듯했다. 평소에는 참 적극적이었으니까.

“왜 그래?”

강루인이 덤덤하게 답했다.

“생리 중이야.”

“오늘이 배란일이 아니었어?”

그 말에 그녀의 두 눈에 다시 한번 조롱이 스쳐 지나갔다. 전에는 그의 ‘관심’을 그녀에 대한 사랑이라고 착각했지만 이젠 깨달아야 할 때가 됐다.

사실 주영도가 날짜를 정확하게 기억하는 이유는 주씨 가문에서 아이를 원했기 때문이었고 주영도 역시 좋은 날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하여 매달 이맘때쯤이면 그는 발정 난 황소처럼 부지런히 노력했다.

하지만 몇 시간 전에 아버지가 될 기회를 잃었다는 걸 주영도는 알지 못했다.

강루인은 몰래 배를 어루만졌다. 그녀와 인연이 없는 아이만 생각하면 심장이 찢어질 것처럼 아파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임신 사실을 알고 자궁 외 임신 진단을 받기까지 불과 30분밖에 걸리지 않았지만 그녀에게는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절망과 고통에 빠져 있을 때 남편은 그녀를 버리고 첫사랑과 사랑을 속삭였다.

순간 목이 메었고 코끝이 찡해졌다.

주영도가 그녀의 창백한 얼굴을 보며 물었다.

“병원에는 왜 갔어? 어디 아파?”

뒤늦은 안부에도 강루인의 마음은 한없이 차갑기만 했다.

그녀의 시선이 사랑하는 남자에게로 향했다. 5년 짝사랑에 결혼 생활 5년까지 더하면 어언 10년이었다. 인생의 절반을 주영도에게 바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혼하자, 우리.”

강루인은 더 이상 주영도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싶지 않았다.

주영도는 흔들림 없는 표정으로 그녀의 이마를 짚었다.

“지금 열나?”

그녀는 그의 손을 뿌리치고 마음을 굳혔다.

“더 이상 영도 씨 사랑을 방해하는 걸림돌이 되고 싶지 않아. 이혼하면 숨길 필요 없이 구아정 씨랑 당당하게 만날 수 있어.”

그 말에 주영도가 눈썹을 살짝 치켜세웠다.

“지금 질투하는 거야?”

‘질투? 나한테 그럴 자격이나 있을까?’

구아정이 말한 것처럼 사랑받지 못하는 여자야말로 내연녀다. ‘내연녀’인 그녀에게 자격이 있을 리가.

“나랑 아정이는 아무 사이 아니야. 그냥 친구일 뿐이야.”

‘친구? 그럼 잠자리하는 친구야?’

강루인은 가슴속의 아픔을 억누르며 혼잣말처럼 말했다.

“내일 변호사를 만나서 이혼 합의서를 작성할 거야. 이혼은 내가 먼저 요구했지만 잘못한 건 영도 씨니까 받아야 할 위자료는 다 받을 생각이야.”

‘난 성모가 아니라서 절대 빈손으로 못 나가.’

사랑은 얻지 못해도 돈마저 놓칠 수는 없었다.

이혼 후의 물질적인 생활이 주씨 가문에 있을 때보다 못할 거라는 걸 알기에 돈을 포기할 이유가 없었다.

늘 무표정하던 주영도의 얼굴이 드디어 흔들렸다. 억지를 부리는 그녀를 보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갑자기 왜 이러는 거야? 내가 병원에 같이 안 가서 그래? 노 비서를 보냈잖아. 예전에는 이렇게 속 좁은 사람이 아니었는데.”

순간 강루인은 심장이 멎는 듯했고 두 눈에 조롱이 스쳐 지나갔다. 비서를 보낸 게 아주 큰 은혜라도 베푼 것처럼 말했다.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아?”

주영도의 눈에 의아한 빛이 스쳤다. 강루인은 그걸 놓치지 않았고 조롱이 더욱 짙어졌다.

“네 생일?”

강루인이 드물게 날카로운 말투로 말했다.

“주 대표 머릿속에는 그 여자밖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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