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해일과 은재가 집으로 향하고 있을 때 뱀파이어 왕인 이현명이 거주하는 궁정은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이현명은 뱀파이어 관료들과의 긴 화상 회의를 끝내자마자 숨을 고르지도 않고 바로 다음 통화를 연결했다.
상대는 인간 대통령. 거대한 화면에 대통령의 얼굴이 나타나자, 이현명은 자연스레 눈매를 좁혔다. 대통령 역시 이미 보고를 받은 듯 얼굴이 굳어 있었다.
“폐하.”
대통령이 먼저 입을 열었다.
“우리 쪽 헌터들에게서도 보고가 왔습니다. 신생 뱀파이어 군단이 어둠 속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 확인했습니다.”
이현명은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평소 부드러운 표정인 그는 차갑고 진지한 표정이었다.
“저희 쪽에서도 파악했습니다. 그들은 정식 등록도 되지 않은 무리입니다. 당신들의 정부와 저희 측에 아무 정보도 남기지 않은 채 변이한 개체들... 추적이 쉽지 않을 겁니다.”
대통령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들이 인간 구역까지 넘어오면... 우리 쪽에서도 통제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이미 몇몇 지역은 시민들의 야간 통행이 불안정해졌습니다.”
“그래서 제가 먼저 연락드렸습니다.”
이현명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더 낮게 울리고 있었다.
“이번 일은 우리 쪽도 심각하게 보고 있습니다. 최대한 피해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대통령은 한동안 아무 말 없이 손가락을 깍지 낀 채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러다가 천천히 턱을 들어 올리며 화면 속 이현명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최대한 헌터들을 투입하겠지만,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인간 군대도 투입해야 할 것 같습니다. 뱀파이어 정부에서도 뱀파이어 정예 부대를 투입 하는 것을 건의 하는 바입니다.”
이현명은 대통령의 말에 살짝 놀라기는 했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군대 투입은 불가피 했다.
“군인 투입이라.....”
그의 목소리가 잠시 낮게 갈라졌다.
“군대가 움직이면, 인간들에게는 뭐라고 설명하시겠습니까? 군대가 움직이면 일반 국민들이 궁금해 할 겁니다.”
대통령은 숨을 길게 들이쉬고선, 마치 이미 대비책을 만들어 둔 사람처럼 담담하게 말했다.
“훈련이었다고 하면 됩니다. 야간 도심 전술 훈련, 혹은 위기 대응 모의 훈련. 이미 우리 쪽 홍보실은 그런 상황을 대비한 시나리오를 몇 개 준비해두었습니다.”
이현명의 눈빛이 차갑게 떨렸다.
“훈련이라...”
그는 턱을 만지며 낮게 중얼거렸다.
“군대가 움직이기 전에 끝내면 좋겠지만, 혹시라는게 있단 말이군요.”
“네.”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들에게 공포를 주지 않는 것이 최선입니다. 그렇다고 방치할 수도 없죠.
만약 신생 뱀파이어 군단이 대규모로 움직인다면, 우리는 ‘헌터 부대’만으로는 방어가 불가능합니다.”
이현명도 이해하는 부분이었지만 동시에 걱정되는 부분도 있었기에 대통령에게 자신의 걱정을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군인은... 총을 듭니다, 대통령. 그 총구가 우리 쪽을 향할 가능성도 이해하십니까? 무력 충돌은 단 한 번의 실수로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대통령도 이현명이 무엇을 걱정하는지 알고 있었다.
“폐하, 저도 위험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이미 ‘국가 안보’의 문제로 번지고 있습니다.
저희는 인류 사회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합니다.”
잠시 통신을 가르는 침묵이 길게 이어졌다. 이현명은 결국 시선을 돌려 창밖 어둠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다시 대통령을 바라보았다.
“좋습니다.”
이현명은 결정이 선 듯 진지한 표정과 눈빛은 화면 속 대통령을 향했다.
“군인이 움직이기 전에— 우리가 끝내겠습니다. 그 전에 상황을 봉합할 수 있도록, 우리 심판자들에게 전면적인 지원을 하겠습니다.”
대통령은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
“기대하겠습니다, 폐하.”
딱— 통신이 끊기는 소리만이 방 안에 울렸다.
문득 조용해진 공간 속에서, 이현명은 손끝으로 관자놀이를 눌렀다.
“군인이라니...”
그의 목소리가 아주 낮게 새어나왔다.
“인간 군인들이 움직이기 전에 우리가 먼저 싹을 잘라낼 필요가 있어.”
그리고 그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부터는 단순한 대응이 아니라, 전면적인 ‘전쟁 방지’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지금은 심판자의 칼날을 잠시 내려놓고 관료직에 앉아 있는 뱀파이어들조차 다시 전장으로 나서야 할 상황이었다.
평화가 길어지면 칼을 쥔 자들도 책상 앞에 앉기 마련이었지만— 이번 만큼은 과거의 피와 어둠을 잊어서는 안 되는 전투였다. 이현명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생각했다.
‘최전선에 설 이들은 현장에서 가장 오래 버틴 자들이 아니라, 가장 깊은 본능을 통제할 수 있는 자들이어야 한다.’
그렇기에 은퇴한 심판자들이나 관료가 된 전 전투요원들..... 그들에게 다시 움직여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우두머리를 먼저 제거하면 아래의 신생 군단은 통제력을 잃어 스스로 무너지게 된다.
이현명은 더는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다.
사태는 이미 한 단계 넘어섰고, 우두머리의 정체가 영상에 찍혀버린 이상 결정을 미루는 것은 위험했다.
그는 즉시 오랫동안 자신의 오른팔로 일해온 뱀파이어 한 명만 따로 호출했다.
잠시 후, 문이 조용히 열리며 검은 머리카락을 뒤로 다 넘기고 멋진 양복을 빼입은 사람의 나이로는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뱀파이어가 들어왔다. 하지만, 뱀파이어로서의 그는 이미 500년 넘는 시간을 살아 온 고위 뱀파이어였고, 이현명 보다 훨씬 나이가 많았지만 편하게 살고 싶다던 그는 왕좌를 걷어차버린 인사 중 하나였다.
그래서, 고위 관료로 행정직에 앉아 깐깐한 성격 답게 자신의 후배 뱀파이어들을 괴롭히는 재미로 살고 있었고, 과거 그는 최전선에서 수백 년간 암흑의 군단을 베어낸, 왕의 가장 깊은 신뢰를 받은 심판자였다.
겉보기엔 고집스럽고 말도 거칠고, 후배들 괴롭히는 맛에 살아간다던 그였지만 요즘은 해일에게 잔소리를 들으며 ‘좀 앉아 계시라요’ 같은 소리까지 듣는 처지였지만. 그의 눈빛만큼은 여전히 전장의 냄새를 기억하는 야수의 눈이었다.
“폐하, 부르셨습니까.”
“방금 인간 대통령과 회담을 나누었다. 그는 일이 커지면 인간 군대 투입도 고려하고 있어.”
그 말이 떨어지는 순간, 노장 관료의 얼굴에 미세한 경직이 스쳤다.
군대— 총을 든 인간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이 문제는 커질 수 있었기에 군대들이 움직이기 전에 상황을 정리해야 했다.
“그래서 일이 커지기 전에 신생 세력의 우두머리부터 제거한다. 이 문제는 조용히 끝내야 한다.”
고위 관료 뱀파이어는 더 묻지 않았다. 왜 자신만 불러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왜 이 일이 그에게 주어져야 하는지 순간적으로 모두 이해했다. 그는 머리를 깊숙이 숙였다.
“제가 조용히 움직여... 제거할까요?”
그의 목소리는 낮고, 오래된 칼날 같은 날카로움이 깃들어 있었다. 이현명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해일이 가져온 영상을 그대도 보았으니 알 것이다. 우두머리는 단독 격리해서 제거해야 한다. 내 따로 인간 헌터들에게는 일러 놓도록 하마.”
노장의 눈빛이 은근히 빛났다.그는 본능적으로 전장의 냄새를 기억하는 자였다.
“필요하면 은밀히 움직이겠습니다. 추적조는 제 밑의 후배들이 추적하면 제가 우두머리를 바로 처단하도록 하겠습니다.”
이현명은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조용히 덧붙였다.
“그대의 후배들과 함께 은재도 데려가도록 해. 은재 만큼 깔끔하게 처리할 뱀파이어는 없을거야.”
노장은 놀라지 않았다. 오히려 입가에, 아주 희미한 미소가 걸렸다.
“은재까지 동원하라는 건... 우두머리 쪽 파장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겠죠.”
“그렇지.”
이현명은 목소리를 낮추었다.
“그리고 은재의... 최근 상태도 나도 보고받았다. 그가 사냥을 통해 본능을 정리하고 돌아온다면, 이번 작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노장은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관료직을 내려놓고... 다시 칼을 쥘 때가 온 모양이군요.”
“그대만큼 이 일에 적합한 이는 없다.”
짧은 침묵이 흘렀다. 노장은 한 발짝 물러서며 깊게 고개를 숙였다.
“폐하의 명에 따라, 우두머리의 목을 조용히 가져오겠습니다.”
고위 심판자가 묵묵히 문을 나서자, 회의실은 갑작스러운 정적 속에 잠겼다.
이현명은 한동안 그 문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허리를 젖히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 왕도 못 해먹을 짓이군.”
입 밖으로 새어나온 말은 투덜거림이었지만, 그 안에는 지친 체념과 중첩된 책임감이 가득 담겨 있었다.
문제는 해결되기보다 계속 늘어만 갔고, 신생 세력의 움직임은 점점 더 교묘해지고 있었다.
그러나 한탄할 시간은 없었다. 이현명은 곧바로 휴대형 장치를 들고 인간 헌터들의 지휘 본부에 비밀 회선을 연결하기 시작했다.
“—이현명 폐하십니까?”
수화기 너머, 긴장된 목소리가 들렸다.
“그래...... 평소처럼 행동하되, 우리 쪽의 고위 심판자가 조용히 움직일 예정이다.”
이현명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목적만을 정확히 전달했다.
“우두머리 부터 단독으로 제거한다. 헌터들은 절대 나서지 말고, 이동 흔적만 은밀히 받아 적으면 된다. 그 후 신생들이 와해 되면 그 때 모든 인력 투입한다.”
잠시의 정적 후, 헌터 측에서 대답이 왔다.
“알겠습니다. 심판자가 움직이면.. 우리가 나설 필요는 없겠군요. 저희는 그저 뒤에서 지켜보다 정리하러 가겠습니다.”
“그래. 괜히 들끓게 할 필요 없다. 군대 투입 이야기도 나오는 판국이니 은밀하게 끝내는 게 최선이다.”
이현명은 몇 통의 연락을 더 돌렸다. 모두에게 같은 지시를 반복했다.
평소처럼 행동하되, 움직일 때는 흔적을 남기지 말 것. 그리고 그는 마지막으로, 가장 믿는 두 사람에게 암호 메시지를 보냈다.
[해일에게 보내는 메시지]
— 고위 심판자가 직접 움직이신다. 너와 은재는 대기. 필요하면 함께 움직이게 된다.
[은재에게 보내는 메시지]
— 이번 사냥을 통해 너의 본능을 제어하는 것에 집중하거라. 다만, 독단으로 나서지 말고 해일의 명령이 떨어지면 즉시 움직이거라.
이 모든 정보를 아는 사람은 단 6명이었다.
인간 대통령, 헌터 지휘관, 왕 이현명, 고위 심판자, 해일, 그리고 은재.
그 외에는 누구도 몰랐다. 누가 움직이고, 누가 사라지고, 누가 우두머리의 목을 가져오는지.
이현명은 이제 자신은 왕좌에 앉아 보고서가 올라올 때까지 기다리면 되는 일이었다.
“하.... 힘들군....”
그의 집무실은 고요하기만 했고 아무도 그의 말을 들을 수는 없었다.
안녕하세요. 《야근 뱀파이어 : 밤의 연인, 낮의 비밀》을 연재하고 있는 초록 개미입니다.7월부터 지금까지 3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직장 생활과 집필을 병행하며 매일 바쁘게 지내다 보니, 어느 순간 잠시 숨을 고르고 스스로를 돌아보며 글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오랜 고민 끝에독자 여러분께 양해를 구하고 잠시 휴재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이에 《야근 뱀파이어 : 밤의 연인, 낮의 비밀》은 약 2개월간 휴재를 진행하려 합니다. 이 기간 동안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서 그동안 미처 정리하지 못했던 생각들을 정리하고,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다시 한번 돌아보려 합니다. 또한 앞으로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어떤 방향으로 풀어나가야 할지, 마지막까지 어떻게 이어가야 작품을 더 좋은 모습으로 완성할 수 있을지 차분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겠습니다.이 작품은 제가 지난해부터 오랜 시간 고민하고, 한 장면 한 장면을 여러 번 수정하며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풀어온 만큼 제게도 무척이나 애정이 깊은 작품입니다. 처음 이야기를 시작했을 때 품었던 마음과 앞으로 들려드리고 싶은 이야기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습니다.그래서 단순히 연재를 이어가기 위해 서둘러 이야기를 마무리하기보다는, 잠시 멈춰 작품을 제대로 돌아보고 남은 이야기를 더 충실하게 풀어내고 싶습니다.약 2개월 동안 충분히 재충전하고 이야기를 정리한 뒤 반드시 연재를 재개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제가 처음부터 마음속에 그려왔던 이야기의 마지막까지, 《야근 뱀파이어 : 밤의 연인, 낮의 비밀》을 꼭 완결하
회의 끝에 이지우의 처분이 결정되자 이현명은 더 이상 자신이 할 일은 없다며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럼 나는 이만 돌아가도록 하지.”이현명은 그렇게 말한 뒤 회의실을 빠져나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선황이 떠난 후 현목은 자신의 집무실로 돌아왔고, 그곳에는 비서와 백도진이 함께 자리했다.현목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이지우, 그녀의 소멸은 결정되었으니 공식적으로 판결을 내리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좋겠군.”현목의 말에 비서와 백도진은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먼저 입을 열었다.“맞습니다. 이번 기회에 모든 뱀파이어들에게도 이 사실을 공식적으로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백도진은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며 현목을 정면으로 바라보았다.“그렇습니다, 폐하.”비서 역시 곧바로 의견을 보탰다.“이번 판결 자리에는 뱀파이어 기자들과 방송국 관계자들도 함께 참석하도록 하는 것이 어떻습니까?”현목은 잠시 생각하다 고개를 끄덕였다.“음.... 맞는 말이야.”현목은 백도진과 비서를 번갈아 바라보았다.“그렇다면 백도진, 자네는 판결에 필요한 자료를 준비하게.”“네. 폐하.”현목은 이번에는 비서를 바라보았다.“자네는 기자들과 방송국 관계자들을 섭외하고, 준비가 끝나는 대로 보고서를 올리도록 하게.”“알겠습니다, 폐하.”“그럼, 각자 자리로 돌아가게.”현목의 말이 떨어지자 비서와 백도진은 각자의 업무를 진행하기 위해 정중히
이현명과의 통화를 마친 현목은 자신의 앞에 긴장한 듯 서 있는 백도진을 바라보았다.자신의 사위이자 뱀파이어 죄수들을 관리하는 책임자인 백도진이었다.“선황 폐하께서 내일 궁에 들리신다고 하셨다.”현목의 무뚝뚝한 말투는 백도진을 긴장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뻣뻣하게 굳은 목을 겨우 움직인 백도진은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다.“네. 알겠습니다, 폐하.”뱀파이어들의 황제이자 자신의 장인어른.두 가지 위치가 겹쳐지자 백도진은 온몸에 잔뜩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현목은 그런 백도진을 가만히 바라보다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자아가 사라진 이지우가 예상하지 못한 행동을 보이는 것은 백도진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현목 역시 알고 있었다.그런데도 백도진은 마치 자신이 엄청난 실수를 저지른 것처럼 잔뜩 긴장해 있었다.조금만 더 건드리면 정말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모습이었다.현목은 그런 백도진을 바라보다 조심스럽게 물었다.“자네..... 내가 무서운가?”“.....”백도진은 순간 대답하지 못하고 입만 달싹 거리고 있었고 그 질문을 듣고 있던 뒤쪽의 비서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정말 몰라서 그러십니까?’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이었지만, 황제의 앞에서 차마 입 밖으로 꺼낼 수는 없었다.백도진과 비서는 잠시 눈이 마주쳤지만 둘은 아무 말 없이 서로 모른 척하기로 암묵적인 합의를 보았다.살짝 시선을 내리깐 백도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하지만 곧 자신의 앞에 앉아 묵직한 아우라를 내뿜고 있는 장인이자 황제인 현목을 바라보았다.결국 솔직하게 대답하는 수밖에 없었다.&ldquo
화려한 궁이 아닌 새로운 보금자리로 거처를 옮긴 이현명은 생각보다 길어진 여행 탓에 이제야 처음으로 자신의 집을 제대로 둘러보게 되었다.현관문을 열고 들어선 집 안은 생각보다 훨씬 넓었다.기본적인 가구들만 배치되어 있는 탓인지 집 안은 넓은 만큼이나 공허한 느낌이 강했다.이현명은 천천히 집 안을 둘러보다가 한마디를 내뱉었다.“집이 넓군.”자신의 집을 처음 본 소감치고는 지극히 심플한 한마디에 지율은 결국 ‘풋’하고 웃음을 터뜨렸다.“기본적인 가구만 배치되어 있어서 그렇습니다.”지율은 빈 공간을 둘러보며 말했다.“앞으로 선황 폐하께서 취향에 맞게 하나씩 꾸미시면 됩니다.”“그런가?”이현명은 다시 한번 집 안을 둘러보았다.넓은 거실과 비어 있는 공간들은 궁과 비교하면 소박하기 그지없었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은 편안했다.“흠.....”이현명은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그렇다면 천천히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가면 되겠군.”“네.”지율은 미소를 지었다.“선황 폐하께서 직접 꾸미신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집이 될 것 같습니다.”이현명은 그 말을 듣고 작게 웃었다.“그래.....”“그럼 저는 이만 루비 아워로 돌아가겠습니다. 이제 편히 쉬십시오.”지율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넨 뒤 몸을 돌려 현관으로 향했다.몇 걸음 옮기던 지율이 현관문 앞에 다다랐을 때였다.“신경 써줘서 고맙네.”
오랜 시간 이어진 회의 끝에 마침내 완벽한 프로포즈를 위한 준비가 모두 마무리되었다.그리고 기다리던 날.루비 아워에서 진행된 해일의 프로포즈는 예상과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마무리되었다.해일의 진심 어린 고백과 준비된 순간들을 마주한 이솔이.... 감동의 눈물을 펑펑 쏟아낸 것이다.정작 프로포즈를 준비한 해일을 비롯해 지율과 하윤, 은재까지 예상하지 못한 반응에 모두 당황하고 있었다.“이솔 씨, 괜찮아요?”해일은 어쩔 줄 몰라 하며 이솔의 눈가를 살폈다.“너무 갑작스러웠나?”해일이 조심스럽게 이솔을 다독이자, 이솔은 흐르는 눈물을 손등으로 닦아내며 해일을 올려다보았다.그녀의 눈에는 여전히 눈물이 맺혀 있었지만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번져 있었다.“해일 씨, 저..... 정말 감동했어요.”이솔은 다시 한번 눈가를 닦으며 말했다.“언제 다 준비한 거예요?”해일은 그제야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몰래 준비하느라 꽤 오래 걸렸지.”“정말.....”이솔은 감동한 듯 다시 눈물을 글썽였다.해일은 그런 이솔의 모습을 바라보다 조심스럽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이솔 씨.”“네.”“나랑.... 오래도록 함께해 줄래요?”이번에는 이솔이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네....”해일은 이솔의 허락을 듣는 순간 양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환호했다.아주 오랜 시간을 돌아 마침내 이솔과 이어질 수 있게 된 순간이었다.그토록 바
은재가 자신의 마음을 깨닫고 하윤에게 조금씩 마음을 드러내기 시작한 지도 꽤 시간이 지났다.그동안 은재는 전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하윤에게 다가갔다.처음에는 그런 은재의 행동에 당황하던 하윤도 조금씩 긴장을 풀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부터는 은재와 함께 있는 시간을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한편 해일은 이솔에게 완벽한 프로포즈를 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었다.반지를 고르는 것부터 프로포즈 장소를 꾸미는 일까지 하나하나 직접 준비했고, 그 과정에서 지율과 하윤, 은재의 도움을 받았다.특히 은재는 해일의 프로포즈 준비를 돕기 위해 루비 아워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그리고 하윤 역시 자연스럽게 그 곁에서 함께 준비를 도왔다.은재는 하윤과 함께 있는 시간을 늘리고 조금이라도 더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했다.하지만 이상하게도 하윤은 좀처럼 자신의 곁을 온전히 내어주지 않았다.'하... 어렵네......'은재는 답답한 듯 머리를 쓸어넘겼다.분명 자신이 먼저 다가가면 하윤도 조금씩 마음을 열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 막상 자신이 적극적으로 다가가기 시작하자 하윤은 오히려 움츠러드는 모습을 보였다.그 모습을 볼 때마다 은재는 점점 더 안달이 났다.“이유가 뭐지....?”자신이 뭔가 잘못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은재가 혼잣말처럼 낮게 중얼거리자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해일이 다가왔다.“무슨 고민이야?”“하윤씨가 자꾸 나를 피하고 있어서.”은재가 답답한 표정으로 말하자 해일은 잠시 하윤이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그러고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내가 경험자로서 조언하자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