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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Penulis: 루니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7-29 10:58:07

딸랑.

문고리의 놋방울이 한 번 더 울렸다.

마루 아래로 사라진 치맛자락은 담장 모퉁이를 돌아 안채 쪽 어둠에 섞였다.

돌쇠가 곧장 문밖으로 나서려 하자 해원이 그의 소매를 붙잡았다.

“쫓지 마.”

“지금 놓치면 다시 못 봅니다.”

“셋이 함께 뛰어나가면 우리가 숨긴 것부터 알려 주는 꼴이야.”

허담은 열린 문과 마루 끝을 차례로 살폈다.

“한 사람만 움직여도 의심은 남습니다.”

해원은 문고리에 묶인 붉은 실을 집어 들었다.

실은 방울 아래에서 끝나지 않았다.

문기둥을 따라 내려가 마룻바닥 틈으로 가늘게 이어져 있었다.

돌쇠가 무릎을 굽혀 나무 틈을 살폈다.

“문을 열지 않고도 울릴 수 있게 해 놨습니다.”

그가 실을 건드리자 방울이 다시 흔들렸다.

복례의 얼굴이 굳었다.

“누군가 밖에서 당겼다는 말이니?”

“우리가 정말 방 안에 있는지 확인하려 한 겁니다.”

돌쇠는 실이 사라진 방향을 손끝으로 짚었다.

“문밖으로 끌어내려 했을 수도 있고요.”

해원은 방 안을 돌아보았다.

침상과 병풍, 약갑은 그대로였다.

누군가 그 짧은 틈에 들어왔다면 가져간 물건보다 확인한 광경이 더 중요했다.

“셋이 한 방에 있었는지 보려 한 거야.”

허담은 마루 아래 젖은 흙을 살폈다.

발자국은 담장 쪽으로 이어졌지만 모양이 일정하지 않았다.

오른발 자국은 깊었고, 왼발은 앞부분만 흐리게 찍혀 있었다.

“왼발을 제대로 딛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돌쇠가 허담을 돌아보았다.

“사람은 의원 나리가 보십시오. 실은 제가 보겠습니다.”

“그럴 생각이네.”

두 사람의 말끝이 맞부딪쳤다.

해원은 먼저 마루를 내려갔다.

발자국은 우물가에서 여러 사람의 흔적과 뒤섞여 더는 구분할 수 없었다.

행랑어멈은 별당 앞에 펴 둔 이불 속에 누워 있었다.

“방울 소리를 못 들었느냐?”

행랑어멈이 느릿하게 몸을 일으켰다.

“잠이 깊이 들었는지 듣지 못했습니다.”

“사람이 뛰어가는 소리도?”

“아무 소리도 못 들었습니다.”

복례가 이불 끝을 바라보았다.

한쪽 모서리에 젖은 흙이 얇게 묻어 있었다.

행랑어멈은 서둘러 이불을 끌어당겼다.

“낮에 널어 두었던 것을 걷어 와서 그렇습니다.”

그녀의 오른발이 이불 밖으로 잠시 드러났다.

발목에는 오래된 붕대가 감겨 있었다.

하지만 방금 발견한 발자국은 왼발이 불편한 사람의 것이었다.

해원은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물었다.

“발은 언제 다쳤지?”

“겨울에 장작을 나르다 접질렸습니다.”

“오른발을?”

“예.”

해원은 행랑어멈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다 돌아섰다.

“다시 자.”

“마님.”

“왜?”

“오늘 밤도 문을 열어 두실 겁니까?”

“어머님이 그렇게 명하셨잖아.”

“방 안이 훤히 보일까 염려되어서요.”

해원은 어깨 너머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네가 걱정하는 건 내 방이 보이는 일이니, 네가 보는 일이니?”

행랑어멈은 이불 가장자리만 매만졌다.

별당으로 돌아온 돌쇠가 붉은 실을 끊으려 했다.

해원이 그의 손등 위에 손을 얹었다.

“그대로 둬.”

“다시 당기게 하시려고요?”

“다시 손대는지 보려는 거야.”

해원은 머리카락 한 올을 뽑아 붉은 매듭 사이에 끼워 넣었다.

검은 머리카락은 실 사이에 묻혀 가까이서 보지 않으면 알아차리기 어려웠다.

“이게 끊기면 누군가 또 건드린 거야.”

복례가 열린 문밖을 살폈다.

“대부인께 알리는 편이 낫지 않겠습니까?”

“어머님께 말하면 별당부터 잠길 거야.”

“그래도 위험합니다.”

“이미 내 방을 보고 간 사람이 있어.”

해원은 머리카락을 끼운 매듭을 확인했다.

“숨을 사람은 내가 아니야.”

돌쇠가 문기둥 아래 실을 따라 담장 쪽을 바라보았다.

“내일 밤 제가 밖에서 지키겠습니다.”

허담은 약갑을 들었다.

“담장 밖에서 보초를 서면 감시자보다 자네가 먼저 잡힐 걸세.”

“의원 나리는 안채를 드나들 명분이 있으니 안에서 보겠다는 겁니까?”

“다친 사람이 있다면 내가 찾을 수 있지.”

“실을 당긴 손은 제가 찾겠습니다.”

해원이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

“내일 밤 둘 다 와.”

허담의 시선이 멈췄다.

“감시자를 유인하려는 겁니까?”

“오늘 본 광경을 다시 볼 수 있다고 믿게 해야죠.”

“마님까지 위험해집니다.”

해원은 붉은 실을 손가락에 감아 천천히 당겼다.

문고리의 방울이 울렸다.

딸랑.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잠시 뒤 담장 너머에서 다른 방울이 두 번 울렸다.

딸랑, 딸랑.

돌쇠가 담장 쪽으로 몸을 돌렸지만 해원이 소매를 놓지 않았다.

“가지 마.”

그 순간 행랑어멈이 누운 이불 아래에서 붉은 실 한 줄이 팽팽하게 당겨졌다.

행랑어멈이 비명을 삼키며 몸을 일으켰다.

“이건 제 것이 아닙니다.”

이불 아래로 이어진 실이 마루 틈새로 빠르게 미끄러져 들어갔다.

돌쇠가 붙잡으려 손을 뻗었으나 붉은 끝은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갔다.

담장 너머 어둠 속에서 짧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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