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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Author: 루니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7-29 11:01:12

“그러니까 더 재밌잖아.”

해원이 태성의 옷깃을 잡아당기자 태율의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손 놔.”

해원이 돌아봤다.

“누구한테 명령해?”

“내 형이다.”

“그래서?”

“네가 건드릴 사람이 아니라고.”

태성이 헛웃음을 흘렸다.

“건드린 건 내가 아니라 해원인데.”

“형은 닥쳐.”

“왜. 겁나냐?”

태율의 턱에 힘이 들어갔다.

“뭐가.”

“나한테 뺏길까 봐.”

“뺏어?”

태율이 코웃음을 쳤다.

“형이 뭘 할 수 있는데?”

태성의 입꼬리가 비틀렸다.

“적어도 너처럼 입으로만 남편 행세는 안 하지.”

객주 안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졌다.

돌쇠가 태경의 옆구리를 찔렀다.

“형제끼리 꼴값 제대로 떠네.”

태율이 확 돌아섰다.

“뭐라고 했어, 상놈 새끼야?”

돌쇠도 벌떡 일어났다.

“상놈 귀에도 개소리는 개소리로 들린다고 했다.”

“죽고 싶냐?”

“둘 다 그만.”

해원이 술잔을 탁 내려놓았다.

그런데 태성은 멈출 생각이 없었다.

“태율아.”

“왜.”

“솔직히 말해.”

태성이 태율을 위아래로 훑었다.

“네가 이렇게 발광하는 이유, 해원이가 나한테 가면 비교당할까 봐 그러는 거 아니냐?”

방 안이 조용해졌다가 순식간에 폭소로 터졌다.

태율의 얼굴이 벌게졌다.

“형, 미쳤어?”

“왜. 틀렸어?”

“형 것이 뭐 얼마나 대단하다고.”

태성이 기다렸다는 듯 웃었다.

“적어도 네 것보단 낫겠지.”

“개소리.”

“확인해 봤어?”

“누가 형 것을 확인해, 미친놈아!”

“그러니까 모르는 거잖아.”

해원이 이마를 짚었다.

“진짜 별 꼴을 다 보겠네.”

그런데 옆에서 진필이 끼어들었다.

“잠깐만.”

모두가 그를 봤다.

“이건 좀 궁금한데.”

“뭐가?”

“둘이 저렇게 자신만만한데 진짜 누가 더 나은지.”

해원이 진필을 노려봤다.

“너까지 지랄하지 마.”

진필이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늦었다.

태경이 술잔을 들고 웃었다.

“내기할까?”

무진도 피식 웃었다.

“미쳤냐?”

“이미 여기 다 미쳤는데 뭘.”

태율이 이를 갈았다.

“이 천한 새끼들이.”

태성이 오히려 태율의 어깨를 툭 쳤다.

“왜 화내. 자신 있으면 보여주면 되잖아.”

“형!”

해원이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하, 미친 새끼들.”

태율이 해원을 봤다.

“넌 왜 웃어?”

“안 웃게 생겼어?”

해원은 태율과 태성을 번갈아 봤다.

“둘이 나 하나 두고 네 것이 낫니 내 것이 낫니 싸우는 꼴이 꼭 장터 수탉 두 마리 같아서.”

태성이 말했다.

“그럼 마님이 판정하면 되겠네.”

태율이 버럭 소리쳤다.

“형, 닥쳐!”

“왜? 해원이는 이미 사내 여럿 만났잖아. 보는 눈은 있겠지.”

해원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강태성.”

“왜.”

“내가 사내를 몇 만났든 그걸 네 입으로 점수 매기지 마.”

태성이 잠시 입을 다물었다.

해원은 다시 태율을 봤다.

“그리고 너.”

“…….”

“내 것이라는 소리도 하지 마.”

“난 그런 말 안 했어.”

“얼굴에 써 있어.”

해원이 태율의 가슴을 손가락으로 밀었다.

“‘내 마누라다. 내 형이 건드리면 안 된다.’”

태율이 이를 악물었다.

“틀렸나?”

해원의 표정이 굳었다.

“완전히.”

“혼서에는 내 이름이 들어갔다.”

“그래서 내가 네 물건이야?”

“그런 뜻이 아니잖아.”

“그럼 무슨 뜻인데?”

태율이 대답하지 못했다.

태성이 비웃었다.

“얘는 어릴 때부터 이랬어. 갖고 싶은 건 무조건 자기 거래.”

“형은 입 닥쳐.”

“장난감도.”

“닥치라고.”

“말도.”

“강태성!”

태성이 해원을 보며 마지막으로 덧붙였다.

“여자도.”

태율이 태성의 멱살을 잡았다.

“한 번만 더 지껄여.”

태성도 태율의 멱살을 움켜잡았다.

“왜. 네 것이 크다는 소리라도 해줄까?”

“이 미친 새끼가!”

주먹이 날아갔다.

쾅!

태성이 탁자 위로 넘어졌다.

술병이 깨졌다.

태성도 바로 달려들었다.

“개자식아!”

두 형제가 바닥을 뒹굴었다.

진필이 신이 나서 소리쳤다.

“왼쪽! 왼쪽 막아!”

돌쇠가 황당하게 바라봤다.

“지금 응원하는 거냐?”

“재밌잖아!”

허담이 관자놀이를 눌렀다.

“다들 제정신이 아니군.”

그 순간 해원이 술병을 집어 바닥에 내리쳤다.

쨍!

모두 멈췄다.

“둘 다 일어나.”

태율과 태성이 씩씩거리며 일어났다.

해원은 두 사람 앞에 섰다.

“그렇게 네 것이 낫니 내 것이 낫니 궁금하면.”

두 형제의 눈이 해원에게 꽂혔다.

해원이 비웃듯 웃었다.

“서로 비교해. 난 관심 없으니까.”

객주 안이 웃음바다가 됐다.

태율이 얼굴을 붉혔다.

“윤해원!”

“왜.”

“그럼 오늘 누구랑 갈 건데?”

해원이 주변을 천천히 훑었다.

태성도 아니었다.

태율도 아니었다.

돌쇠도, 허담도 아니었다.

그녀의 시선이 구석에서 조용히 술을 마시던 사내에게 멈췄다.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해원이 턱짓했다.

“너.”

사내가 자신을 가리켰다.

“저요?”

“혼인했어?”

“안 했습니다.”

“나 알아?”

“소문은 들었습니다.”

“겁나?”

사내가 술잔을 내려놓았다.

“조금.”

해원이 웃었다.

“마음에 드네.”

태율이 어이없다는 듯 소리쳤다.

“아니, 잠깐만!”

태성도 벌떡 일어났다.

“해원, 나를 고른 거 아니었어?”

“마음 바뀌었어.”

“왜!”

해원이 두 형제를 번갈아 바라봤다.

“둘 다 시끄러워서.”

그러고는 낯선 사내의 손을 잡았다.

“이름.”

“서도겸입니다.”

“도겸아.”

“예.”

“가자.”

태율이 앞을 막았다.

“못 가.”

해원의 눈이 가늘어졌다.

“비켜.”

“싫어.”

태성도 옆에 섰다.

“나도 싫은데.”

해원이 두 형제를 보다가 웃었다.

“좋아.”

“뭐가?”

해원은 도겸의 팔짱을 끼었다.

“둘이 그렇게 내 것 네 것 따질 거면 오늘 밤 문밖에서 밤새 싸워.”

그리고 일부러 또렷하게 덧붙였다.

“나는 안에서 다른 놈이랑 있을 테니까.”

태율과 태성의 얼굴이 동시에 썩었다.

도겸이 해원의 귀에 조용히 속삭였다.

“마님.”

“왜.”

“저 두 분, 진짜 문밖에서 밤새 싸울 것 같은데요.”

해원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웃었다.

“그러라고 해.”

그런데 객주 계단을 오르던 순간 아래에서 태율의 고함이 터졌다.

“형 것이 크긴 개뿔! 어릴 때 목욕할 때 내가 다 봤거든!”

태성이 바로 악을 썼다.

“야, 이 개새끼야! 그때 내가 열두 살이었다!”

해원은 계단 난간을 붙잡고 결국 배를 움켜쥐었다.

“미친놈들.”

도겸도 웃었다.

그때 태성이 아래에서 마지막 일격을 날렸다.

“윤해원! 저놈보다 내가 훨씬 낫다!”

태율이 질세라 소리쳤다.

“개소리 마! 해원아, 나부터 확인해!”

해원의 웃음이 뚝 멎었다.

그녀가 천천히 아래를 내려다봤다.

그리고 웃으며 말했다.

“그래?”

두 형제가 동시에 입을 다물었다.

해원이 도겸의 손을 놓았다.

“그럼 내일 밤.”

태율과 태성의 눈이 동시에 커졌다.

“둘 중 하나를 내가 직접 고를게.”

“누구?”

해원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

“오늘 밤 도겸이랑 있어보고.”

그녀가 두 형제를 위아래로 훑었다.

“기준부터 좀 높여놓은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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