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12 화

Author: 유리구슬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6-16 11:00:05
채원의 턱에 꾹 힘이 들어갔다. 도진의 지적은 뼈아픈 팩트였다.

LK 파트너스가 요구하는 18% 지분의 프리미엄 인수가는 최소 800억 원. 현재 빈털터리나 다름없는 채원에게는 꿈도 꿀 수 없는 거액이었다.

채원은 잠시 숨을 고른 뒤, 도진을 향해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래서 묻는 겁니다. 서도진 대표님.”

“…….”

“제게 비공식적인 자금 지원을 해주실 수 있습니까?”

구걸이 아니었다. 완벽한 비즈니스 파트너로서의 당당한 제안이었다.

“저는 이 지분만 확보하면, 한성그룹을 완벽하게 장악할 수 있습니다. 대표님께서 자금을 대주신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완벽한 이혼을 위하여   121 화

    제44화. 무대 위에서 발가벗겨진 도둑(2) “아, 해킹. 조작. 뻔한 변명이 나올 줄 알았습니다.” 채원이 강민우의 말을 가볍게 끊어버리며 서늘하게 웃었다. 그리고 무대 구석의 방송 콘솔 부스를 향해 손짓했다. 그곳에는 채원의 지시를 받은 오 대리가 덜덜 떨리는 손으로 음향 기기를 조작하고 있었다. “그럼, 이 오디오 파일도 조작인지 다 같이 들어보죠. 어젯밤, 한성 어패럴 지하 3층 주차장에서 녹음된 파일입니다.” 지잉-. 스피커에서 거친 잡음이 일더니, 곧이어 너무나도 익숙한 남자의 목소리가 볼룸 전체에 쩌렁쩌렁하게

  • 완벽한 이혼을 위하여   120 화

    그 완벽한 승리의 순간. “그 철학, 참 얄팍하네요.” 장내의 스피커를 찢을 듯이 날카롭고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순간, 기자들의 타이핑 소리가 멈췄다. 플래시 불빛도 사그라들었다. 수백 명의 시선이 목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일제히 쏠렸다. 무대 바로 아래, 단상 앞. 마이크를 쥔 채원이 싸늘한 얼굴로 유라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한채원……! 네가 지금 여기서 뭐 하는 짓이야!” 유라가 마이크를 쥔 손을 덜덜 떨며 당황한 기색을 내비쳤다. VIP석의 배정아와 강민우도 놀라 자리에서 반쯤 몸을 일으켰다. “질의응

  • 완벽한 이혼을 위하여   119 화

    제43화. 무대 위에서 발가벗겨진 도둑(1) 찰칵! 찰칵, 찰칵! 눈이 멀 것 같은 수백 개의 카메라 플래시가 한성호텔 그랜드 볼룸을 대낮처럼 하얗게 물들였다. 한성 어패럴 F/W 신제품 런칭 발표회. 국내 굴지의 패션 대기업이 사활을 건 메인 컬렉션을 공개하는 자리인 만큼, 장내에는 주요 언론사 기자들과 패션계 VIP들이 발 디딜 틈 없이 꽉 들어차 있었다. 무대 뒤 대기실. “야! 드레스 어깨선이 왜 자꾸 우는 거야? 똑바로 못 잡아?!” 유라가 전신 거울 앞에서 신경질적으로 소리를 질렀다. 수석 재단사가 땀을 뻘뻘

  • 완벽한 이혼을 위하여   118 화

    “강민우가 오 대리를 접촉했을 때부터, 사모님은 이미 모든 것을 알고 계셨던 정황이 포착되었습니다. 오 대리는 사모님의 최측근입니다. 아마도 사모님께서 일부러…… ‘가짜 정보’ 내지는 ‘치명적인 덫’이 숨겨진 디자인을 강민우 측에 넘긴 것으로 추정됩니다.” 도진의 굳어있던 표정이 서서히 풀리며, 입가에 실소가 번졌다. “하. 그렇지. 한채원이 순순히 당할 리가 없지.” “현재 한유라 측은 그 디자인이 완벽한 원본인 줄 알고, 당장 내일모레 열릴 런칭 발표회에서 자신의 이름으로 발표하기 위해 대대적인 언론 플레이를 시작했습니다.

  • 완벽한 이혼을 위하여   117 화

    그녀는 다시 마우스에 손을 얹고, 진짜 런칭 발표회에 올릴 ‘진짜 디자인’ 파일의 암호를 해제했다. 전쟁의 서막이었다. 밤 10시. 한성 어패럴 본사 지하 3층 주차장. 인적이 끊긴 어두운 구석. 강민우의 벤츠 조수석 문이 열리고 오 대리가 황급히 올라탔다. “가, 가져왔습니다. 실장님.” 오 대리가 덜덜 떨리는 손으로 검은색 USB를 내밀었다. 민우가 신경질적으로 낚아채며 실내등을 켰다. “안 걸렸지? 한채원 그 독사가 눈치는 못 챘고?” “네, 넵! 오늘 팀장님이 외부 미팅 가신 틈을 타서 금고 열고 복사했습니다.

  • 완벽한 이혼을 위하여   116 화

    제42화. 썩은 미끼를 문 쥐새끼들(2) 같은 시각. 한성 어패럴 본사, 수석 디자이너실. 블라인드가 굳게 쳐진 어두운 사무실 안. 채원은 모니터의 푸른 불빛만을 의지한 채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서늘하고 창백한 얼굴에는 그 어떤 감정의 흔적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저 기계처럼, 소름 끼치도록 차갑고 고요할 뿐이었다. 똑똑. 조심스러운 노크 소리와 함께 사무실 문이 열렸다. “팀장님. 저 오 대리입니다.” “들어와.” 채원의 건조한 목소리에 오 대리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안으로 들어왔다. 그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

  • 완벽한 이혼을 위하여   39 화

    제24화. 선을 넘은 밤, 그리고 무너진 경계(1)적막이 내려앉은 마이바흐 뒷좌석.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가로등 불빛이 서도진의 굳은 옆얼굴을 규칙적으로 비췄다. 그의 시선은 창밖을 향해 있었지만, 차창에 비친 그의 서늘한 눈동자는 줄곧 채원에게 고정되어 있었다.채원은 자신의 가슴팍에 달린 사파이어 브로치, ‘눈물의 여왕’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1,000억. 서도진이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허공에 던져버린 미친 금액. 그 무거운 숫자가 서늘한 보석의 촉감을 타고 채원의 피부로 고스란히 전해졌다.“…….”채원은 마른침

  • 완벽한 이혼을 위하여   38 화

    제23화. 1,000억의 철퇴, 그리고 황제의 경고(2) “……!!”장내에 있던 수백 명의 시선이 일제히 뒤쪽으로 쏠렸다. 열린 문틈 사이로 차가운 밤바람이 밀려들어 오며, 실내의 공기를 순식간에 영하로 얼어붙게 만들었다.어둠을 등지고 선 커다란 실루엣. 압도적인 위압감을 뿜어내며 한 남자가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완벽하게 재단된 쓰리피스 수트.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서늘하고 차가운 이목구비. 그리고 당장이라도 눈앞의 모든 것을 찢어 발겨버릴 듯, 시퍼렇게 타오르는 흑요석 같은 눈동자.JS그룹의 황제, 서도진

  • 완벽한 이혼을 위하여   36 화

    제22화. 1,000억의 철퇴, 그리고 황제의 경고(1)서울 외곽에 위치한 프라이빗 멤버십 클럽 ‘블랙 로터스’. 재계의 거물급 인사들과 정계의 뒷배들이 모여 은밀한 자금을 세탁하고, 시중에 나오지 않는 진귀한 장물들이 오가는 지하 VVIP 경매장이다.철저한 신원 확인과 금속 탐지기 검사를 거친 뒤에야, 두꺼운 오크통 문이 열렸다.“…….”채원은 칠흑 같은 블랙 팬츠 수트 차림으로 경매장 로비에 들어섰다. 화려한 이브닝드레스와 턱시도를 차려입고 샴페인 잔을 든 사람들 사이에서, 그녀의 서늘하고 창백한 얼굴은 유독 이질적으

  • 완벽한 이혼을 위하여   37 화

    어차피 돈으로 밀린다면, 배정아가 500억이든 1,000억이든 횡령하게 놔둘 작정이었다. 유품을 일시적으로 뺏기더라도, 그 자금 흐름을 추적해 배정아를 감옥에 처넣는 것이 최종 목표였다.‘어머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제가 반드시 되찾아올 테니까요.’“자, 신사 숙녀 여러분. 오래 기다리셨습니다.”턱시도를 입은 경매사가 단상에 오르며 화려한 경매의 막이 올랐다. 고미술품, 해외 유명 화가의 미공개작, 희귀 보석들이 차례대로 등장했고, 객석에서는 수십억에서 수백억 단위의 돈이 휴짓조각처럼 오갔다.앞줄 VIP석에 앉은 배정아와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