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182 화

Author: 유승안
“소은아.”

자신에게 달려오는 소은의 모습에 소혁이 눈빛도 어느새 한결 따뜻해졌다.

그가 경성을 떠날 때만 해도 그녀는 어렸고 그를 붙잡고 되도록 빨리 돌아와야 한다고 애원하던 아이였다.

그랬던 아이가 이제는 그의 턱밑까지 자라 어느새 성숙한 여인이 되어 있었다.

2년 동안 보지 못했지만, 둘 사이는 전혀 변하지 않았고 그저 며칠만 떨어져 지냈던 것처럼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소은이 그의 품에 안기자, 소혁은 어린 시절처럼 그녀를 꼭 안아 주었다.

“오라버니가 돌아왔어.”

익숙한 온기가 밀려들자, 소은은 그제야 그가 돌아왔음을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왕녀의 귀환   201 화

    그날 심지연은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마음은 몹시 복잡했고, 심지어는 조금 쓸쓸하기까지 했다.강준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건,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만약 그녀에게 조금이라도 진심이 있었다면, 그렇게 매정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내 경국공부를 떠올린 그녀는 서운했던 감정 따위는 즉시 사라졌다.가문이 쌓아온 영광 앞에서, 어떤 감정도 의미가 없었다.심지연은 스스로 되뇌었다.아무리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가문에 이익을 가져다줄 수 없는 낭군은 필요 없다고 말이다.마음을 다잡은 심지연이 조심스레 물었다.“세자저하

  • 왕녀의 귀환   200 화

    진명우는 멀찍이 서 있는 남자를 힐끗 바라보았다. 알아본 듯하면서도 아닌 듯한 시선이었다.하지만 이내 시선을 거두고 그녀에게 작은 상자를 하나 건넸다.그 속에는 나무로 만든 비녀가 들어 있었다.“전에도 한번 선물한 적이 있었지만, 전보다 경험이 쌓여 좀 더 정교하게 다듬어 보았습니다.”화려하진 않았지만, 은은하고 담백한 아름다움이 있었다. 소은은 나무로 조각된 물건들을 좋아했고 재질 또한 처음 보는 귀한 것이어서 더욱 마음에 들었다.그러다 그의 손등에 군데군데 생긴 상처를 보고 소은이 걱정스레 물었다. “상처는 소독하셨습

  • 왕녀의 귀환   199 화

    소은은 백옥 난꽃 비녀를 강준 앞에 내려놓고는 거리를 두는 태도로, 은근한 냉소가 섞인 말투로 물었다.“제가 원치 않으면 그만이라고 하셨는데, 오늘, 이 꽃비녀는 어찌하여 제 손에 들어온 건가요?”“오늘은 그대가 계례를 올리는 날이니 하고 있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그대와 나는 이미……”그녀의 표정이 싸늘해지자, '정을 나눈 사이'란 말은 결국 입 밖에 내지 못하고, 잠시 생각을 고른 뒤 덧붙였다.“소문이 그대에게 불리하게 퍼지고 있으니 그냥 꽂고 있는 편이 나을 것입니다.”“그딴 말들은 낡은 사상일 뿐입니다.”강준은 담

  • 왕녀의 귀환   198 화

    소은과 소희는 입술 화장을 고치려 죽원으로 돌아왔다.그때 소희가 갑자기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언니 머리에 꽂은 비녀가 참으로 정교하네요.”소희가 눈을 반짝이며 말하자 소은은 순간 멈칫했다. 자신이 어떤 비녀를 하고 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거울에 비친 그 비녀는 투명한 백옥으로 된 난 꽃 모양으로 손톱만 한 크기였다. 소은은 손을 뻗어 그 비녀를 뽑았다.매우 가늘었지만, 끝에 장식된 난꽃은 실로 정교했고 세심하게 조각된 작디작은 꽃잎 하나하나가 선명하게 살아 숨 쉬는 듯해서 더한층 우아했다.“비록 작지만,

  • 왕녀의 귀환   197 화

    고금란은 사내의 능력도 중요하게 여겼지만, 역시 잘생긴 자에게 더 끌리셨다. 이는 장차 태어날 자손의 모습과도 관련된 일이니, 어찌 등한히 여길 수 있으랴. “그간 평안하셨습니까?” 진명우는 가문을 대표하여 소은의 계례식에 참석하기 전에 먼저 어르신을 찾아온 것이다. 바로 이 점을 가장 높이 사는 바였으니, 교만하지도 기죽지도 않고 예의도 있으면서도 다정한 청년이었기 때문이다. “량주에서도 소은의 아버지를 많이 도와주었다고 들었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네.”“소대감께서 백성을 위해서 일하신 것이기에, 제가 돕는 것은

  • 왕녀의 귀환   196 화

    “키가 컸군요.” 그는 소은을 바라보며 말했다.“네, 좀 컸어요.” 막 피어오른 연꽃처럼 단아한 그녀의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던 진명우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저, 진급했습니다.”“궁 밖에도 이미 퍼졌습니다. 이제 정사품 도사 자리에 오르셨으니, 앞으로 정말 잘 되실 겁니다.” 소은은 진심으로 그를 축하했다. 그가 겪었던 고생이 결국 보상을 받게 된 것 같아서 기뻤다.“잘 된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겠습니까?” 그가 불쑥 되물었다.“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그토록 고생을 하셨으니, 그에 걸맞은 길을 가시는 건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