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진하성이 입을 삐죽거렸다.“그냥 널 차버린 걸 가지고 꼭 이렇게까지 해야겠어?”권태혁이 아무 말이 없자 진하성이 다시 한번 타일렀다.“남자라면 마음이 넓어야지. 부하 직원한테 차였다고 이렇게 뒤끝이 길어서야 되겠어?”그제야 권태혁이 고개를 돌려 그를 쏘아보았다.“너 지금 얘 편드는 거야?”진하성이 가슴을 쫙 펴고 맞섰다.“그래도 내가 전 형부인데 편 좀 들면 안 되냐? 지금 네 친구로서 경고하는데 세아 씨 괴롭히지 마.”권태혁의 얼굴이 한층 더 어두워졌고 두 눈에서 한기가 뿜어져 나왔다. 눈빛만으로 사람을 베어버릴 수 있다면 눈앞의 진하성은 이미 싸늘한 주검이 되고도 남았을 것이다.“꺼져.”권태혁이 무섭게 으르렁거렸다.그 험악한 기세에 진하성이 잠시 움찔했지만 여전히 가지 않고 뻔뻔하게 자리를 지켰다.잠시 후 온세아가 옷을 갈아입고 피팅룸에서 나왔다. 진하성과 권태혁이 밖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성 씨, 대표님. 전 이만 가볼게요.”온세아가 두 사람에게 인사한 뒤 자리를 뜨려 했다.“세아 씨!”진하성의 부름에 온세아가 걸음을 멈추고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볼일 더 있어요?”그가 웃으며 제안했다.“이왕 만난 김에 다 같이 밥이나 먹는 게 어때요?”온세아가 본능적으로 거절하려고 붉은 입술을 달싹였다.그녀와 권태혁의 관계가 이미 끝난 지 오래였다. 이제 사적으로든 공적으로든 아무 관계도 아니었기에 더 이상 엮이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진하성이 거절할 틈을 주지 않았다.“전 형부 체면을 봐서라도 거절하진 않겠죠?”그가 대놓고 전 형부라는 호칭까지 들먹이는 바람에 온세아는 차마 거절할 방도가 없었다.그런데 그녀가 대답하기 전에 권태혁이 먼저 성큼성큼 자리를 떠났다. 온세아의 시야에 그의 차가운 뒷모습만 남았다.누가 봐도 온세아를 멀리하는 태도였다.‘권태혁도 나랑 한 식탁에 마주 앉아 밥을 먹고 싶지 않겠지.’온세아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진하성이 웃으며 어색해진 분위기를 수습했다.“저 녀석은 신경 쓰지 말고
진하성의 스포츠카가 금세 근처 대형 쇼핑몰에 도착했다.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층으로 올라갔다.진하성이 온세아를 데리고 곧장 해외 명품 여성복 매장으로 향했다.원래는 옆에서 옷을 고르는 것만 거들 생각이었으나 진하성이 아예 온세아에게 직접 입어보라고 권했다.여기까지 온 이상 거절하기도 난감했다. 그렇게 수십 벌의 옷을 피팅하게 되었고 진하성은 온세아가 입어본 옷을 모조리 구매했다.온세아는 속으로 그의 새 여자친구가 그녀와 체형이 비슷한 모양이라고 생각했다.마지막으로 투피스를 입고 피팅룸을 나선 온세아가 고개를 든 순간 권태혁과 딱 마주치고 말았다.권태혁이 검은색 코트에 최고급 원단의 정장 바지를 입고 있었다.정교하게 조각한 듯한 수려하고 뚜렷한 이목구비에서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고 온몸에서 강렬하면서도 묵직한 분위기가 풍겼다.어느덧 일주일 넘게 얼굴을 보지 못했다.백화점에서 권태혁과 다시 마주칠 줄은 꿈에도 몰랐다.권태혁은 여전히 훤칠하고 잘생겼으며 완벽해 보였다. 다만 몰라보게 수척해져 있었다.‘최근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며칠 못 본 사이에 왜 저렇게 초췌해졌어?’진하성이 팔꿈치로 권태혁을 툭 치며 싱글벙글 웃었다.“벌써 왔어?”권태혁이 그를 싸늘하게 흘겨봤다.이어 깊고 짙은 눈동자가 온세아에게로 향했다.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눈빛이었다.그의 시선에 온세아는 온몸이 다 불편해졌다.‘눈빛이 왜 저래? 누가 보면 내가 씻을 수 없는 잘못이라도 저지른 줄 알겠어. 우린 이미 끝났고 지금은 아무 사이도 아닌데 왜 저렇게 쳐다보는 거야?’그때 직원이 계산서를 진하성에게 건넸다.“고객님, 이분이 입으신 투피스 1억 8천만 원입니다.”가격을 들은 온세아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세상에나. 옷 한 벌이 2억 가까이 되다니.’그녀는 당장 피팅룸으로 돌아가 옷부터 갈아입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행여 흠집이라도 내면 물어낼 재간이 없었다.게다가 이 옷은 진하성이 새 여자친구에게 줄 선물이었기에
온세아는 퇴사한 김에 한동안 집에서 푹 쉬었다.권태혁과는 이미 연락이 끊긴 지 오래였다. 아무 상관 없는 타인이 된 것처럼 각자 본래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갔다.그날 온세아가 지영민의 병문안을 갔다가 홀로 길가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던 그때 진하성이 마침 스포츠카를 몰고 지나갔다.그녀의 눈부신 옆모습을 본 진하성이 차를 멈춰 세우고 그녀를 쳐다보았다.“세아 씨.”진하성이 스포츠카에서 내려 여유로운 걸음으로 온세아에게 다가갔다.부르는 소리에 온세아가 고개를 들었다.오늘 진하성은 깔끔하고 멋스러운 캐주얼 정장 차림이었다. 햇살 아래에서 젊고 활기찬 기운을 한껏 내뿜고 있었다.온세아가 예의 바르게 웃으며 인사했다.“안녕하세요, 하성 씨.”원래는 형부라고 부르려 했으나 온아정과 이혼했다는 사실이 떠올라 이름을 불렀다.“오랜만이네요.”진하성이 씩 웃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점점 더 예뻐지는데요?”“감사합니다.”그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왜 여기서 혼자 커피를 마시고 있어요?”온세아가 잠깐 멈칫했다.“그냥... 심심해서요.”“앉아도 될까요?”진하성이 눈썹을 치켜세웠다.사실 온세아는 전 형부와 그리 친한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묻는데 매몰차게 거절할 수도 없어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진하성이 곧장 그녀의 맞은편에 자리를 잡고 앉아 함께 커피를 마셨다. 그가 먼저 말을 걸었다.“이 시간에 웬일로 출근을 안 했어요?”“저 퇴사했어요.”진하성의 길쭉한 눈매에 놀라움이 스쳤다.“퇴사? 태혁이를 차버렸어요?”온세아가 흠칫했다가 픽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제가 먼저 사직서를 내긴 했어요.”그가 걱정스레 물었다.“왜요? 설마 태혁이가 세아 씨를 괴롭혔어요?”그녀가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그냥 그 회사에 다니기 싫어서요.”두 사람은 한동안 더 얘기를 나눴다.진하성이 제법 말주변이 좋고 유쾌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된 온세아는 저도 모르게 그와 꽤 오래 대화를 나눴다.그녀가 잠시 화장실에 간 사이 진
전화를 받자마자 이채린의 안색이 급변했다.“무슨 일이야?”온세아가 이채린의 표정만 보고도 심상치 않은 일임을 직감했다. 이채린이 대답했다.“지 과장님한테 사고가 생겼어.”“사고라니?”‘오늘 낮에 날 집까지 데려다줄 때까지만 해도 멀쩡했었는데.’“칼을 맞았대.”놀란 온세아가 말을 잇지 못했다....온세아와 이채린이 부리나케 병원으로 달려갔을 때 지영민이 응급실에 있었고 그의 가족들이 문 앞에서 오열하고 있었다.간호사가 몇 번이나 들락거리며 환자의 상태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전했다.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온세아는 지영민이 무사하기만을 간절히 기도했다.그때 누군가가 지영민의 아버지 지강섭에게 다가와 보고했다.“국장님, 1차 조사를 한 결과 도련님을 습격한 놈들의 배후에 얼마 전 구씨 가문의 후계자 자리에 오른 둘째 아들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지강섭이 두 눈을 가늘게 떴다.“둘째 아들? 구형민 말이야?”“네, 그렇습니다.”그 대화를 엿들은 온세아는 크나큰 충격에 휩싸였다.지영민이 피습당한 배후에 구형민이 있을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구형민이 대체 무슨 억하심정으로 지영민한테 이런 짓을 한 거지? 혹시 나 때문에?’의구심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던 찰나 응급실 문이 열리더니 의사가 걸어 나왔다.온세아와 이채린, 그리고 지영민의 가족들이 황급히 달려갔다.“선생님, 우리 영민이 좀 어떤가요?”“제때 병원으로 이송해서 응급조치를 한 덕에 다행히 목숨은 건졌습니다.”그제야 모두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지영민이 곧바로 중환자실로 옮겨졌다.뒤이어 경찰이 도착했고 사건 발생 직전 지영민과 마지막까지 함께 있었던 온세아를 상대로 진술 조서를 작성했다.참고인 조사를 마친 온세아가 중환자실 유리창 너머로 누워있는 지영민을 눈에 담았다. 마음이 무겁고 복잡하기 그지없었다.‘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분명 오늘 낮까지만 해도 날 병원에 데려다주고 점심을 먹고 고백까지 했었는데. 그런 사람이 생사를 오가는 처지가 되다니.’온세아는 당장
온세아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지영민이 이렇게 갑자기 고백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저 이혼한 지 얼마 안 됐어요. 이렇게 빨리 다음 연애를 시작할 생각도 없고요.”그녀가 진심으로 미안해하며 대답했다.지영민의 눈동자가 쓸쓸하게 가라앉았다. 사실 이렇게 될 줄 진작에 예상하고 있었다.하지만 직접 얼굴을 보고 마음을 전하지 않으면 평생 아쉬움으로 남을 것 같았다. 온세아가 오늘 회사를 나가면 앞으로 두 사람이 만날 기회가 없을 테니까.하여 거절당할 것을 뻔히 알면서도 용기를 내어 고백한 것이었다.“알겠어요.”지영민이 씁쓸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혹시라도 나중에 새로운 연애를 시작할 마음이 생기면 그때는 나도 꼭 후보에 넣어줘요.”그 모습에 온세아는 차마 매몰차게 거절할 수가 없었다.“네.”이미 이곳을 떠날 계획을 세운 터라 새로운 연애를 시작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식사를 마친 후 지영민이 차로 온세아를 집까지 데려다주었다.온세아가 차에서 내린 뒤 지영민이 다시 얼마쯤 도로를 달렸다. 그러다가 인적이 드문 구간을 지날 무렵 오토바이를 탄 폭주족 무리가 어디선가 불쑥 튀어나왔다.그들의 손에 날카로운 흉기가 들려 있었는데 지영민의 차를 가로막아 세우더니 다짜고짜 유리창을 박살 내고는 무자비하게 흉기를 휘두르기 시작했다....온세아가 지영민에게 일이 생겼다는 소식을 들은 건 이채린과 저녁을 먹고 있을 때였다.그녀의 퇴사 소식을 들은 이채린이 퇴근하자마자 그녀의 집으로 달려갔다.“세아야, 내가 제대로 들은 거 맞지? 정말 사표 냈어?”온세아가 고개를 끄덕였다.“응, 나 퇴사했어.”이채린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대체 왜? 멀쩡하게 잘 다니던 회사를 뭣 하러 관둬?”온세아가 눈썹을 치켜세웠다.“권태혁이랑 끝난 이상 회사에 남아있을 순 없잖아.”그 말에 이채린이 귀를 의심했다.“대표님이랑 끝났다고?”“응.”이채린이 참지 못하고 캐물었다.“너한테 보상은 해줬고?”그녀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무슨 보상?”“돈,
그러고는 박스 안에 차곡차곡 담았다.“앞으로 열심히 해. 난 이만 가볼게.”‘내가 떠나고 나면 수진 씨가 내가 앉았던 자리로 승진하겠지.’정수진이 온세아를 배웅했다.“선배님, 나중에 시간 날 때 꼭 커피 한잔해요.”온세아는 정수진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박스를 품에 안은 채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다.박스를 안고 차로 걸어가던 중에 뜻밖에도 지영민과 마주쳤다.외근을 마치고 급하게 복귀하는 길인지 걸음이 무척 빨랐다. 앞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지영민이 온세아와 부딪힌 바람에 무방비 상태였던 온세아가 바닥에 넘어지고 말았다.박스가 엎어지면서 안에 있던 물건들이 쏟아져 나왔다. 게다가 넘어질 때 무릎이 세게 쓸려 피까지 났다.“미안해요. 내가 미처 못 봐서...”지영민이 사과하면서 바닥에 흩어진 물건들을 주워 담았다.온세아가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요...”지영민이 물건들을 주워 담은 박스를 건네려다가 온세아의 다친 무릎을 본 순간 얼굴에 짙은 죄책감이 번졌다.“정말 미안해요. 나 때문에 다친 거니까 병원에 데려다줄게요.”“조금 긁힌 것뿐인데요, 뭐. 병원까진 안 가도 돼요.”온세아가 일어서려 했다. 그런데 무릎에서 찌릿한 통증이 밀려와 또다시 넘어질 뻔했다.“조심해요.”지영민이 손을 뻗어 그녀를 부축했다. 그 바람에 온세아의 상체 절반이 지영민의 품에 안기고 말았다.그가 온세아의 가느다란 허리를 감싸 안고 있었는데 사람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쉬운 자세였다.당황한 온세아가 황급히 그의 품에서 벗어났다.그런데 그 모습을 온세아의 차 근처에 은밀히 잠복해 있던 구형민의 부하에게 찍히고 말았다. 두 사람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구형민이 온세아가 만나는 새 남자가 누구인지 알아보라고 지시했었다.그의 지시를 받은 부하가 온세아의 차 근처에 숨어 몰래 셔터를 누를 기회만 엿보던 중이었는데 이토록 엄청난 수확을 건질 줄은 몰랐다.지영민이 다시금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내 차 타고 갈래요? 내가 데려다줄게요.”온세
온세아는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몸의 공허함과 마음의 충격 때문에 제대로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다행히 다음 날 아침 출근은 늦지 않았다.온세아가 하품하며 회사에 들어선 그때 오늘따라 회사의 분위기가 왠지 이상했다.“오늘 대표님이 새로 부임하신대...”친구 이채린이 중대한 소식을 전했다.알고 보니 신임 대표가 오는 날이었다. 어쩐지 온세아가 회사에 도착했을 때 여직원들이 거울을 보며 화장을 고치더라니, 그 이유를 이제야 알았다.“세아야, 왜 아직도 화장 안 고쳐?”온세아가 그 소식을 듣고도 가만히 있자 이채린이 급히
온세아의 표정이 확 굳어졌다.구형민이 그녀의 두 눈에 스친 실망감을 보고도 차갑게 말했다.“미안한데 내가 여러 번 말했잖아. 결벽증이 있다고.”온세아가 다급하게 말했다.“하지만... 나...”지금 그녀가 앓고 있는 병을 치료하려면 남자의 도움이 절실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그냥 날 좀 도와준다고 생각해... 여보, 나 너무 힘들어...”온세아가 아랫입술을 깨물면서 그렁그렁한 눈망울로 애처롭게 바라봤다. 어느새 숨소리가 거칠어졌다.정말로 원했고 머릿속에 온통 그 생각뿐이었다.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고 지워지지도
온세아는 진료실을 나와 약을 받은 뒤 서둘러 병원을 떠났다.조금 전 진료실에서 남자 의사의 명령에 따라 바지를 벗고 검사를 받았던 장면이 떠오르자 얼굴이 또 저도 모르게 화끈거렸다.소문이라도 퍼진다면 온세아는 고개를 들고 다니지 못할 것이다.‘앞으로는 여자 의사한테 검사받아야겠어. 다시는 낯선 남자한테 검사받지 않을 거야.’바로 그때 검은색 벤틀리 한 대가 온세아의 앞에 서서히 멈춰 섰다.온세아는 그녀가 부른 택시가 도착한 줄 알고 유리창으로 안을 들여다봤다. 그런데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잘생긴 남자의 얼굴이 보였다.신이
“벗고 누우세요.”남자의 낮게 깔린 차가운 목소리가 귓전을 때렸다.그 순간 온세아는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이런 수치스러운 증세가 언제부터 나타났는지도 몰랐다.병이 도지면 욕구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치솟았다. 심지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 그 욕구 때문에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였다.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온세아가 용기를 내어 이 병원의 산부인과에 진료 예약을 잡았다. 병원의 보안이 철저한 대신 진료비가 일반 병원의 몇 배에 달했다.그런데 분명 40대 산부인과 여자 의사로 예약했는데 진료실에 앉아 있는 건 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