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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화

작가: 도도보
원나이트는 겉보기엔 평범하지만 회원제로 운영되는 작은 바였다.

지나윤은 회원이 아니었고 차에서 내리자마자 이미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피터가 눈에 들어왔다.

“오래 기다렸어요?”

지나윤이 다가가며 물었다.

“아니요. 딱 맞춰 왔어요.”

피터는 지나윤을 안으로 안내했고, 두 사람은 조용한 카운터 쪽 소파 자리에 앉았다.

미리 주문해 둔 칵테일이 테이블 위에 놓이자, 피터는 마가리타 한 잔을 그녀에게 건넸다.

곧 지나윤은 잔을 가볍게 들며 말했다.

“오늘 진짜 미안해요. 분위기 완전히 망쳤죠? 다음에 내가 제대로 대접할게요.”

“음, 좋아요.”

피터는 가벼운 웃음으로 받아들였다.

“유 대표님이 나윤 씨 찾은 거 이혼 때문이죠?”

피터가 무심한 듯 물었지만, 지나윤은 남자의 신중한 태도를 금세 느꼈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를 잡은 이유도 결국 이것을 묻고 싶어서일 거라 생각됐다.

“그렇죠.”

지나윤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혼 얘기를 길게 하고 싶진 않았지만 피터가 궁금해한다는 건 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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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제810화

    “괜찮아?”머리 위에서 유시진의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그 목소리는 지금 자기를 감싸안고 있는 품처럼 사람을 안심하게 했다.지나윤은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유시진 몸에서 은은한 남성 향수가 느껴졌는데 아주 좋은 향이었다.이안영은 제때 나타나 지나윤 대신 와인을 뒤집어쓴 유시진을 바라봤다.눈빛은 점점 짜증과 분노로 물들어갔다.“전처한테 정말 목숨이라도 건 것 같네요, 유 대표님?”이안영 입을 열자마자 유시진을 비꼬기 시작했다.원래 유시진은 이경성 뜻대로 자기와 결혼했어야 했다.그랬다면 이씨 집안과 유씨 집안이 사돈 관계가 되었을 테고, 재계에서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존재가 되었을 것이다.이는 유씨 집안에도 좋고 이씨 집안에도 좋은 일이었다.이안영은 문득 만약 그때 유시진이 지나윤이 아니라 자기를 선택했더라면 이후 일들은 전부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다.“유 대표님. 지금 본인 모습 안 보이세요? 완전 사랑에 미친 사람 같아요.”“지나윤 대표님을 위해 이런 짓까지 해도 절대 고마워하지 않을 거고, 다시 만날 일도 없을 텐데요.”이안영은 붉은 입술을 비틀며 오만한 눈빛으로 서로 안겨 있는 유시진과 지나윤을 내려다봤다.지나윤은 유시진을 밀어내려 했지만 유시진은 끝까지 놓지 않았다.유시진은 여전히 지나윤을 안은 채 고개를 돌려 이안영을 힐끗 바라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이안영 대표님은 거울 좀 보셔야겠네요.”“무슨 뜻이죠?”이안영 얼굴이 순간 굳었고 유시진은 가볍게 웃었다.“별 뜻 없어요. 원래도 못생긴 편인데 질투까지 하니까 더 보기 흉해졌다고 알려드리는 거예요.”“유시진 대표님!”이안영은 분을 못 이겨 발을 굴렀다.마침 그때 직원이 레드와인 잔이 가득 담긴 트레이를 들고 지나가고 있었다.이안영은 다시 와인 한 잔을 집어 들었지만 이번에는 유시진에게 뿌리지는 않고 참고 있었다.유시진 역시 레드와인 한 잔을 손에 들더니 마침내 지나윤을 놓아주었다.지나윤은 그제야 숨이 제대로 쉬어지는 기분이었다.지금 이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제809화

    이안영은 지나윤에게 환하게 웃어 보였는데 굉장히 가식적인 웃음이었다.이안영은 자기 범행에 절대적인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걸 지나윤은 알고 있었다.증거는 이미 오래전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으니 자기는 절대 잡혀가지 않을 거라고 믿고 있었다.물론 지나윤 역시 이안영이 순순히 인정할 거라고 기대한 건 아니었다.유시진과 자기 추측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그저 떠보는 정도였다.그리고 결과는 예상대로였고 두 사람의 추측은 정확했다.“그러니까 알레르기를 절대 가볍게 보면 안 되는 거예요.”“별거 아닌 것 같아도 심한 알레르기는 사람 목숨까지 가져가거든요.”“제가 아는 사람도 그렇게 죽었어요.”지나윤은 담담한 말투로 이야기했다.“안타깝네요.”이안영은 입으로는 그렇게 말했지만 속으로는 빨리 이 화제를 끝내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다.지나윤에게는 자기 범행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고 이안영은 확신하고 있었다.증거는 이미 전부 처리했다.게다가 이렇게 몇 년이나 지난 지금 와서 땅콩버터가 들어간 초콜릿 케이크 부스러기를 어디서 찾겠는가?이안영은 속으로 지나윤 행동을 비웃었지만 동시에 알고 있었다.지나윤은 이미 자기 범행 수법을 눈치챘고, 자기를 살인범이라고 확신하고 있다는 걸.그 사실이 이안영 마음을 계속 흔들었고, 불안하고 초조하게 만들었다.“다른 용건 없으시면 먼저 실례할게요.”이안영은 돌아서서 가려 했지만 지나윤이 다시 앞을 막아섰다.“오랜만에 만났는데 조금 더 이야기하고 싶어서요. 모르시겠지만, 제가 아는 그 알레르기로 죽은 사람 말이에요. 정말 비참하게 죽었거든요.”“근데 유언장까지 자기가 가장 아끼던 사람과 가장 신뢰하던 변호사 손에 조작당했어요. 정말 재수 없는 인생 아닌가요?”지나윤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모두 뼈가 있었고, 이안영 얼굴은 순식간에 새하얗게 질렸다.“저 바빠요. 대표님이랑 그런 의미 없는 이야기 들을 시간 없어요.”이안영은 지나윤을 피해 지나가려 했지만 지나윤은 다시 길을 막았다.“전 그냥 이 대표님께 좋은 뜻으로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제808화

    지난주, 지나윤과 유시진은 한 번 A시로 돌아갔고,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이원호가 전화를 걸어 지우가 알레르기 때문에 입원했다고 했기 때문이다.어린아이는 아직 면역력이 완전히 자리 잡지 않은 상태라 알레르기 반응이 생기는 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하지만 유시진은 알레르기를 절대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심한 알레르기는 사람 목숨까지 앗아갈 수 있었다.그래서 유시진은 그날 밤 바로 전용기를 준비했고 지나윤과 함께 A시로 날아갔다.가는 내내 지나윤도 긴장했고 유시진도 긴장했다.두 사람은 서로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어느새 손은 꼭 맞잡혀 있었다.비행기에서 내릴 때쯤에는 서로 손바닥에 땀이 가득 배어 있었다.두 사람은 서둘러 병원으로 향했는데 막상 도착해 보니 지우는 멀쩡했다.아주 생기 넘치고 활발했다.지우는 유시진을 보자 가장 좋아하는 간식이나 장난감을 봤을 때보다 더 신나 했고, 두 눈은 별을 가져다가 박은 것처럼 반짝였다.유시진은 곧바로 지우를 안아 올린 뒤 통통하고 하얀 볼에 입을 맞췄다.그 장면은 지나윤 눈에 굉장히 따뜻하게 비쳤다.“다행히 지우는 두드러기만 조금 올라온 상태였어. 의사 선생님이 약도 이미 먹여서 괜찮다고 했다.”이원호와 채윤화가 지나윤 곁으로 다가오더니, 두 사람 얼굴에는 미안함이 가득했다.“미안해, 나윤아.”“우린 그냥 지우한테 땅콩버터 조금 먹인 건데 설마 땅콩 알레르기가 있을 줄은 몰랐어.”지나윤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두드러기 정도라면 다행이었고 큰일은 아니었다.“나도 몰랐어요. 크면서 괜찮아질 수도 있겠죠.”“그건 또 모르지. 아버지도 땅콩 알레르기 있었잖아. 지우보다 훨씬 심했어. 조금만 닿아도 안 됐잖아.”이원호가 무심코 던진 말은 작은 돌멩이처럼 지나윤 마음에 파문을 일으켰다.“방금 뭐라고 했어요?”지나윤이 묻자 이원호는 고개를 갸웃하며 무슨 문제라도 있냐는 표정이었다.“왜? 아버지가 땅콩 알레르기 있었다고...”이원호 말이 이어지자, 원래 지우와 놀고 있던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제807화

    그 여자들은 원래부터 이안영에게 불만이 많았다.원래 이씨 집안은 C국에서 위상이 높았고 협력사들과 관계도 아주 좋았다.이경성은 비록 무뚝뚝하고 엄격한 사람이었지만, 돈 버는 일에서는 항상 모두가 함께 이익을 나눌 수 있게 했다.하지만 이안영이 자리에 오른 뒤부터는 LY그룹 내부뿐 아니라 협력사들까지 줄줄이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이유 없는 일정 연기, 자금 미지급, 일방적인 계약 파기는 물론, 신뢰 없는 거래, 중소기업 착취에 갑질 조항까지.그 외에도 문제는 끝이 없었다.게다가 방금 뒷담화를 하던 여자는 이안영이 자기 남편과 은밀한 관계까지 있다고 의심하고 있었다.그리고 그때 지나윤은 이미 이안영 앞까지 걸어와 있었다.지나윤은 우아하게 미소 지었다.“이안영 대표님, 오랜만이네요.”“하.”이안영은 차갑게 웃었다.“LY그룹 오현준 변호사님은 정말 능력 있는 분이더라고요. 대표님이 제대로 중용하지 않으실 거면 저한테 넘겨주셨으면 좋겠네요.”“넘겨준다고요?”이안영은 그 표현을 곱씹듯 따라 말했다.“마치 오현준 변호사가 이직하고 싶어 하는데 내가 안 놔주는 것처럼 말하네요?”지나윤은 그저 어깨를 으쓱하며 웃을 뿐이었다.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애매한 태도, 오히려 그 반응이 이안영을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최근 들어 오현준은 만날 때마다 계속 자기와 충돌했다.이안영 눈에 오현준은 원래 자신이 키우는 개 같은 존재였다.그런데 그 개가 이제는 감히 자기한테 이빨을 드러내기 시작했다.얼마 전 오현준에게 뺨까지 맞은 일이 떠오르자 이안영 속은 다시 끓어올랐다.문득 그런 생각까지 들었다.‘오현준이 요즘 나한테 이렇게 정면으로 맞서는 이유가...’‘설마 이미 지나윤과 손잡았기 때문 아닐까?’‘그리고 일부러 자기를 자극해 해고당하려는 건 아닐까?’이안영은 갑자기 불안해졌다.본인은 분명 오현준 앞에서 이경성을 없애버리겠다고 직접 말했다.그래야 조작한 유언장이 가짜라는 걸 영원히 증명할 수 없게 된다고.비록 물증은 없지만 오현준은 명백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제806화

    유시진 말이 떨어지자 손경우뿐 아니라 지나윤까지 동시에 굳어버렸다.손경우 얼굴에 걸려 있던 억지 미소도 순간 굳어졌다.“그러면 미리 축하드릴게요, 유 대표님.”그 말을 남긴 손경우는 지나윤 쪽을 바라봤다.그러자 지나윤이 낮게 목소리를 깔고 유시진에게 따져 묻는 모습이 보였다.“내가 언제 너랑 재혼하겠다고 했어?”유시진은 천천히 몸을 숙이더니 지나윤 귓가 가까이 다가가 낮게 속삭였다.자성을 머금은 목소리는 손가락처럼 지나윤 심장을 가볍게 건드렸다.“난 내 결혼 준비하는 거야. 물론 넌 반대할 자유가 있긴 하지만 말이야.”“너...”지나윤은 유시진을 노려봤지만 유시진은 눈을 가늘게 접은 채 웃고 있었다.교활하면서도 치명적으로 섹시한 웃음이었다.두 사람이 서로 귓가에 대고 속삭이는 모습이 다른 사람들 눈에는 얼마나 다정하고 친밀하게 보이는지, 정작 유시진과 지나윤 본인들은 몰랐다.눈앞에서 그 장면을 보고 있던 손경우 시선은 점점 더 차갑게 가라앉았다.지나윤 같은 미인은 원래 자기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둘이 재결합하든 말든, 손경우는 지나윤을 한번 가져보고 싶었다.이쪽에서는 손경우가 지나윤을 어떻게 손에 넣을지만 생각하고 있었고. 반대편에서는 이안영이 와인잔을 꽉 움켜쥔 채 지나윤과 유시진을 바라보고 있었다.이안영은 원래부터 운명 같은 걸 믿지 않는 사람이었다.비록 하늘이 지나윤에게 좋은 집안을 줬다고 해도, 지나윤은 원래 이씨 집안에서 사랑받지 못하는 존재였다.이안영은 운명보다 사람 스스로 쟁취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믿었다.하지만 지나윤을 바라보는 이안영 눈빛은 점점 더 날카로워졌다.‘왜 지나윤은 아직도 이렇게 운이 좋은 거지?’태어날 때부터 이씨 집안 아가씨였고, 이름까지 바꾸고 살아갔는데도 결국 또 재벌가로 시집갔다.그것도 유시진 같은 완벽한 남자에게 말이다.처음 지나윤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만 해도 이안영은 하늘이 최소한 공평하다고 생각했다.일찍 지나윤의 목숨을 거둬갔다고 생각했으니까.그런데 지나윤은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제805화

    “근데 완전 귀족 왕자님 느낌인데, 혹시 지금 싱글인가?”“나 들은 적 있는데 결혼했다가 이혼했대. 옆에 있는 저 여자 있잖아. 유시진 전처래.”여럿이 모여 수군거리던 여자들은 그제야 시선을 유시진에게서 지나윤 쪽으로 돌렸다.오늘 밤 지나윤 역시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아이보리 화이트 새틴 머메이드 드레스.드레스 자체에는 화려한 장식이 거의 없었지만 재단과 디자인이 굉장히 독특했고, 특히 머메이드 라인이 아주 돋보였다.무엇보다 가장 눈길을 끈 건 머리에 쓴 티아라였다.백금 위에 각종 컬러 보석이 세팅된 왕관은 화려하면서도 빈티지했고, 동시에 압도적인 고급스러움을 풍겼다.옷 자체는 심플해도 액세서리는 전혀 심플하지 않았다.깔끔한 화이트 드레스와 눈부신 티아라 조합 덕분에 지나윤은 마치 절대 권력을 쥔 여왕처럼 보였다.“와... 저 사람이 바로 JY그룹 대표야?”“어? 대표는 유시진 아니었어?”“아니래. 지나윤 대표가 진짜 대표고 유시진 전처라던데?”“전처랑 전남편이 같이 회사 차린 거야? 이건 거의 재결합 분위기 아니야?”“망했네. 저렇게 예쁜 전처가 있는데 유시진이 나 같은 사람을 보겠냐고.”지나윤과 유시진 역시 주변 시선을 모를 리 없었지만, 오늘 밤 두 사람이 원한 건 원래부터 이런 시선이었다.최대한 화려하고 눈에 띄게 말이다.손경우는 지나윤과 유시진이 등장하자 곧바로 직접 마중 나왔다.물론 현장 사람들 모두 손씨 집안과 JY그룹이 경쟁 관계라는 걸 알고 있었다.그러나 겉으로 할 예의는 해야 했다.“지 대표님, 유 대표님. 두 분이 직접 와주시다니 정말 영광이에요.”손경우는 그렇게 말하며 지나윤에게 손을 내밀었다.하지만 지나윤이 손을 뻗기도 전에 유시진이 먼저 손경우 손을 잡아버렸다.지나윤은 순간 멈칫했고, 손경우 역시 잠시 굳었다.“유 대표님, 설마 제가 전처분한테 실례라도 할까 봐 그러시는 건가요?”손경우는 유시진에게 말하고 있었지만 시선은 계속 지나윤에게 향해 있었다.지나윤은 정말 아름다웠다.단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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