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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유일한 가족

Auteur: 하민오
last update Date de publication: 2026-04-15 05:36:49

“들어와요.”

이때만큼은 귀족 집안에서 태어난 딸인 것처럼, 원래 그래왔던 것처럼 우아한 목소리를 뽐내는 네리나였다. 벤자민이 키득거리며 그녀의 옆에 와 앉았다.

그는 자신과 동생들의 방에 비해 한없이 작고 초라한 방을 휘이 둘러보고는 쓴웃음을 지었다.

“무슨 일이야, 벤자민?”

“일은 무슨. 내가 떠난다니까 누나가 울고 있을까 봐 왔죠.”

“떠난다고 말하지마. 나 진짜 울 것 같아.”

어느새 네리나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 애써 천장을 노려보고 있었다. 벤자민은 그런 그녀의 모습에 짧게 웃고는 몸을 더 가까이 붙였다.

“빨리 돌아올게.”

“그럼 위험한 걸 발견했다는 거잖아.”

“딱 맞춰 돌아올게. 일주일만 기다려요.”

“…약속하는 거지?”

“응. 다치지도 않을 거고 밥도 잘 챙겨먹을게.”

“알았어.”

“당장 내일 떠나는 것도 아닌데 왜 벌써 눈물일까?”

벤자민이 가벼이 말하며 네리나의 눈꼬리를 훑었다. 아롱진 눈물방울이 벤자민의 손 끝에 맺혔다.

“너는 내 가족이잖아. 유일한 가족.”

“….”

벤자민이 잠시 할 말을 잃었다. 고개를 갸우뚱하는 네리나의 앞에서 신이 내린 밝은 미소를 지으며 네리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맞아. 누나는 내 유일한 가족이지.”

그렇게 말하는 벤자민의 얼굴에는 유독 쓸쓸함이 감돌았다.

“벤자민, 어디있어?”

“어디있어, 벤자민?”

바깥에서 이사벨라와 에스텔라 쌍둥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네리나가 끙, 하는 소리를 내고는 몸을 한껏 웅크리며 중얼거렸다.

“어딨는지 알면서 왜 굳이 소리쳐서 물어본대.”

“벤자민, 그 더러운 방에 있는 건 아니지?”

“그건 아니지, 벤자민?”

“아 벤자민~!”

“빨리 나와~!”

벤자민이 어쩔 수 없다는 듯 살풋 웃으며 그녀의 곁에서 몸을 일으켰다.

“누나야말로 몸 건강히, 끼니 거르지 말고 잘 있어요.”

“응, 알겠어.”

“간다.”

“잘가.”

짧은 인사를 끝으로 벤자민이 문을 열고 나갔다. 문 밖에서 잠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멀어졌다.

네리나가 끝내 눈물을 터트렸다. 그녀가 이 저택에서 버티게 해준 유일한 빛이 위험천만한 장소로 떠나는 건, 몇 년이 지나도 적응이 되지 않았다.

일주일 뒤, 세 아들 중 둘만이 돌아왔다.

사흘이 더 지나고, 거센 돌풍과 함께 드래곤이 날아가는 것이 포착되었다.

천 년 만의 드래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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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잃어버린 벤자민을 찾아서   7. 금지된 숲

    “반가워요, 에녹.”“그러면 다 모인 건가? 더 이상 올 사람은 없는 것 같군.”“맞아요. 이제 출발할까요?”“그런데, 어디로? 아가씨는 알아?”긴의 말에 네리나가 숨을 허억 하고 들이쉬었다.그때 화살이 네리나의 발치에 꽂혔다.“이동을 중지하세요, 네리나양. 해치고 싶지 않습니다.”기사단장이 일행을 향해 소리쳤다.“헤엑, 뭐야 진짜…. 왜 기사단장씩이나 보낸 거야.”네리나가 투덜거리며 저도 모르게 주춤주춤 뒤로 물러섰다. 그러자 화살 한 발이 더 발치에 꽂혔다.“이동을 중지하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어서 성으로 돌아오시죠.”“네리나양, 곱게 자란 건 아닌가보군.”“생긴 걸 보면 알잖아요.”“이런 상황에서 투덜거리는 용기가 있어? 놀랍군.”긴이 네리나에게 속닥거렸다. 오르하가 고개를 숙여 네리나에 귓가에 말했다.“이제 어떻게 할까요, 네리나양?”네리나는 엄연히 이 원정대의 대장이었다. 숨을 크게 들이쉰 네리나가 주변을 한 번 둘러보고는 말했다.“금지된 숲으로! 지금!”네리나가 가장 먼저 금지된 숲을 향해 뛰어갔다. 병사들은 생포가 목적인지, 화살을 무작정 쏘아대지는 않고, 말을 타고 달려오기 시작했다.“헉, 헉.”가장 먼저 출발했지만 가장 뒤쳐진 네리나를 에녹이 들쳐멨다.“금지된 숲이라니, 이 원정대 싹수가 좋네.”긴이 네리나를 향해 들으라는듯 말했다.“금지된 숲? 인간들은 리르카의 숲을 그렇게 이르나 보군.”오르하가 전혀 흐트러짐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들이 금지된 숲의 영역에 들어서자, 병사들은 더 이상 다가오기를 꺼려했다. 그들의 말조차도 자꾸만 머리를 훽 돌리며 왔던 곳으로 돌아가려 했다.그때 숲이 그들을 감쌌다. 순식간에 병사들이 보이지 않았다. 에녹이 네리나를 내려주었다. 아직 그들은 금지된 숲의 초입인 듯했다.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서던 네리나의 발치에 무언가 채였다.익숙한 문양의 타일이었다.“다들 나를 따라와요.”“오~ 이제야 대장같네.”“자, 자꾸 그렇게 네리나씨를 비꼬지 말아요.”“톰? 토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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