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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국경 지대 수비

مؤلف: 하민오
last update تاريخ النشر: 2026-04-15 05:36:11

“벤자민, 여기서 무얼 하고 있는 거니? 이사벨라와 에스텔라가 무척이나 기다리고 있단다.”

“오늘은 네리나랑 시간을 보내려고 했어요 어머니. 물론, 네리나가 자리를 비운 바람에 이루지는 못했지만요.”

“….”

드완 부인은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네리나는 성질 더러운 쌍둥이 자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싶지 않았다.

‘얼른 가. 애들이 기다린다잖아.’

‘알겠어.’

입모양으로 대화한 뒤, 벤자민이 떠날 채비를 했다. 그제야 드완 부인도 별채 뒤뜰에서 소리없이 발걸음을 옮겨 먼저 떠났다.

“누나.”

“왜.”

“밥 잘 챙겨먹어. 굶지 말고. 그리고 알지? 누나 곁에는 내가 있어. 혼자라고 생각하지 말아요.”

“알아.”

그렇게 대답하고는 네리나가 씨익 웃었다. 벤자민은 그녀의 눈에 슬픔이 서리지 않았는지 꼼꼼히 살피고는 이마에 키스를 해주었다.

사랑이 온전히 느껴지는 아이였다.

‘이 애가 아니었으면 버티지 못했을 거야.’

네리나는 이마를 문지르며 응접실로 향했다. 그녀가 하품을 쩌억 하며 창문을 열어 젖히자말자 하녀가 1인분의 식사를 챙겨왔다.

“식사입니다, 아가씨.”

“에휴. 지겨워.”

또다시 혼자라는 사실에 네리나의 입이 비죽 튀어나왔다. 어머니와 함께 살 때의 식사시간은 항상 잔치처럼 북적였었다.

웬일인지 하녀가 나가지 않고 그녀를 바라보고 머뭇대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내일 아침 식사 시간에 참여하라 하십니다.”

“누가? 아버지가?”

“네 아가씨.”

네리나의 코에서 기쁨의 콧김이 숭숭 새어나왔다. 위아래 입술을 말아물고 볼을 빵빵하게 부풀린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경우는 둘 중 하나다. 아버지 마음이 변했거나 국경지대 수비이거나.’

“국경지대 수비다.”

다음날 아침, 네리나가 불편함에 낑낑거리며 식탁 맨 끝에 앉자마자 아버지가 꺼낸 말이었다.

드완 가문의 세 아들은 어느 정도 장성하자마자 국경지대를 수비하기 위해 집을 떠나곤 했다.

“이번에는 일주일 주겠다.”

“아버지, 일주일은 너무 짧아요. 저는 샤인보다도 더 멀리 가는 걸요.”

“그렇게 따지면, 따질 사람은 벤자민형이야, 케인.”

케인이 투덜대자마자 샤인이 벤자민을 가리키며 케인의 입을 막았다. 벤자민은 한 폭의 꽃처럼 해사하게 웃으며 난처함을 표할 뿐이었다.

“세계 제일의 미인도 국경지대 제일 끝으로 가는데, 왜 네가 짧다고 난리야?”

샤인이 다시 한번 케인을 공격했다. 벤자민은 신이 내린 – 말 그대로였다 – 아름다운 외모로 명성이 자자했다. 여러 국가의 공주들이 벤자민의 얼굴을 보기를 희망했고, 외교 사절단이 올 떄마다 드완 경은 항상 벤자민을 대동하곤 했다.

그의 아름다움은 황후마저도 한 수 접고 들어갈 정도였다. 갸냘픔과 강인함, 슬픔과 행복이 공존하는 그의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시간이 가는 줄 모르노라, 음유 시인들이 노래하곤 했다.

케인이 벤자민을 힐끗 보고는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런 그를 보며 드완경이 끌끌 혀를 찼다.

“교황님이 바람의 기운이 심상치 않다고 말씀하셨다더구나. 국경을 수비하되, 무언가 수상한 것이 보이면 곧장 보고하고 돌아오려무나. 그런 의미에서의 일주일이다.”

“네? 그러면 일주일은 너무 길잖아요 아버지!”

“케인? 제발 적당히 좀 해. 내 쌍둥이라는 게 쪽팔린다.”

드완 부인은 눈을 내리깔고 묵묵히 대화를 들을 뿐, 그 누구에게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 네리나는 괜히 그녀의 눈치를 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가족끼리 마지막 정찬이다. 소란 피우지 말거라.”

드완 경의 말에 순간 사위가 고요해졌다. 케인과 샤인은 네리나와 드완 부인을 힐끔거리며 눈치를 살피다가 드완 경의 서슬 퍼런 표정을 보고 입을 다물고 식사에 집중했다.

‘처음 들었을 땐 저 말에 속았더라지.’

가족 정찬은 드완가의 세 아들이 국경지대로 떠나는 날 아침에만 이루어졌다. 그러니까 그 순간에만 가족인 것이라고, 네리나는 생각했다.

드완 부인은 아무것도 듣지 못한 양 차를 마시고 있었다.

식사가 끝나자마자 네리나는 방에 들어가서 나오지를 않았다. 자신의 유일한 가족, 벤자민이 위험에 처 할수도 있다는 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때 노크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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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잃어버린 벤자민을 찾아서   16

    네리나가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오르하가 나서며 말했다.“무슨 이유로 오크와 트롤이 인간의 터에 자리를 잡은 거냐?”“무리에서 쫓겨났다. 엘프. 토흐와는 우연히 만났어. 토흐가 먼저 손을 내밀었어. 동족들을 피해 북쪽으로 가던 중이었어.”“이 터에는 먹을 만한 것이 없었을텐데.”“이게 있으면 괜찮았어.”오크가 꺼낸 것은 용의 비늘이었다.“어디에 있었던 거지?”오르하가 더욱 날카롭게 말했다.“여기에 처음부터 있었어. 자르하가 주웠다.”오크는 주눅들어 보였다. 네리나는 오크의 흉측한 생김새에도 불구하고 그가 가엾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친구가 죽은 곳에서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 자르하는 떠나겠다.”오크는 용의 비늘도 오르하에게 떨떠름하게 주고는 휘청이며 숲속으로 사라졌다.“숲으로 가도 괜찮을까요?”네리나가 물었다. 그 물음에 대답해줄 수 있는 것은 조세르뿐이었다.“리르카가 한 번은 도와줄 거야. 나무나 생명들을 해치지만 않는다면.”“오크의 왕국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요?”오르하도 조세르에게 물었다. 긴이 짐짓 심각한 얼굴로 물었다.“어쩌면 용이 쳐들어오는 바람에

  • 잃어버린 벤자민을 찾아서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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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잃어버린 벤자민을 찾아서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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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잃어버린 벤자민을 찾아서   13

    오르하가 귀를 기울이며 말했다. 그의 말에 네리나가 입을 떡 벌렸다.“안들려요?”“적어도 내 귀에는 아무것도 안들리는….”톰마저 한 마디를 보탰다. 네리나가 희게 질리자 조세르가 입을 열었다.“나의 백성들이 묻혀있는 무덤이다. 우리는 영생을 산다고 알려져 있지. 이들은 끝까지 버텼고, 영생을 누리는 것을 포기했다.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거야.”“그러면, 그러면 왜 내 손이 닿자마자 빛으로 변해서 없어진 거예요?”“그것까지는 잘 모르겠군. 확실한 건 네 손길이 그들에게는 안식이라는 거야 네리나.”조세르가 무척이나 사랑스러운 것을 보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또다시 너는 구원이구나, 네리나.”“아가씨가 마법의 손을 가지고 있든 말든, 여기 한가운데에서는 식수를 구할 수도 없으니 이동하는 게 어떻겠소, 조세르씨?”“긴… 왜 조세르한테 물어봐요? 대장은 나라구요.”“아, 일 번 대장이 끙끙 앓아눕고 있으니 이 번 대장한테 물어볼 수밖에.”“세상에. 난 멀쩡해요!”“그러면 옷부터 챙겨입어 아가씨. 여벌 옷은 있지?”“…치. 긴은 너무해.”“긴은 현실적인 거랍니다.”네리나가 투덜거리며 담요 속에서 옷을 갈아입었다. 새 옷은 뽀송해서 네리나의 기분을 나아지게 해주었다.“긴은 빚쟁이잖아요. 왜 돈도 안드는 이런 여행에 따라온 거예요?”“빚쟁이라니… 받을 빚이 있는 거랑 빚쟁이는 현저히 다른….”“아, 어쨌든요!”“빚쟁이는 빚을 받기 위해서는 지구 끝까지 쫓아간답니다.”긴이 그렇게 말하고는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는 듯 등을 돌렸다. 네리나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벤자민이 언제 저렇게 젊은 긴에게 돈을 빌렸단 말인가? 가문의 장남이라 돈이 모자라는 것도 아닐텐데 말이었다.“그러면 얼른 강을 건너요. 어차피 강을 다 건너려면… 족히 두시간은 걸릴 것 같아요.”“아가씨 분부대로.”일행이 다시 강을 건너기 시작하자 이번에는 망자들이 다리 난간 위로 손을 뻗어왔다. 조세르가 했던 말을 떠올리니, 네리나는 괜히 안

  • 잃어버린 벤자민을 찾아서   12. 강의 망자들

    오르하가 엘프의 말로 무어라 중얼거리고는 말했다.“제1시대 마지막 전쟁이야.”“그렇게 부르나보군, 제1시대라고.”오르하의 말에 조세르가 씁쓸하게 중얼거렸다. 망자들 중 유독 많은 이들이 다홍빛 눈동자를 하고 있었다. 에녹을 비롯한 일행이 조세르를 힐끔 쳐다보았다.강의 한 가운데 돌과 나무로 만든 다리가 있었다. 마차 세 대가 나란히 지나가도 좋을 만큼 넓은 다리였다. 조세르를 필두로 다리를 건너는데, 구슬픈 노랫소리가 들려왔다.“어?”네리나가 귀를 기울였다.“왜 그래, 아가씨?”“무, 무슨 일 있어요?”긴과 톰이 그녀에게 말을 걸어왔다. 톰은 귀신이라도 나올 것 같은지 어느새 에녹의 곁에 바짝 붙은 채였다.“쯧.”에녹은 혀만 한 번 찰 뿐, 톰을 내치지는 않았다.계속되는 노랫소리에 네리나가 힐끔 뒤돌아보다, 물 속에서 고개를 내밀고 노래하는 시신과 눈이 마주쳤다.다홍빛 눈동자를 한 시신이 씨익 웃었다. 흰 옷에 파란 목걸이를 한 시신이었다.네리나가 풍덩, 강에 빠져들었다.네리나가 정신을 차린 건 강에 빠져든 직후였다.‘내가 왜 뛰어들었지?’그렇게 생각하며 허우적대자 주변의 시신들이 자꾸만 손에 걸렸다

  • 잃어버린 벤자민을 찾아서   11. 리르카의 숲(2)

    에녹의 환영 속에는 네리나 자신이 울고 있었다. 에녹이 네리나의 환영에게 다가가려 하면 할수록 점점 멀어졌다. 에녹이 손을 툭 떨구고는 고개를 숙였다.“에녹!”에녹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어느새 그의 눈 앞에 네리나가 서 있었다.“에녹, 정신차려봐요!”에녹이 환하게 웃었다. 다시 손을 들어 그녀의 눈꼬리 쪽을 훑고는 만족했다는 듯 눈을 감았다가 번쩍 떴다.“이게 무슨 상황이지?”“그건 내가 묻고 싶은데요.”네리나가 불퉁하게 말했다. 왜 자신의 눈물을 닦아주는 시늉을 했는지, 겁에 질린 자신을 골리는 것만 같았다.“어쩄든, 여기는 현실이 아니라 환영이에요. 자, 일어납시다.”“환영? 아아… 그렇군.”주변이 챙강챙강 소리를 내며 깨지기 시작했다. 네리나는 속으로 왜 자신이 에녹의 환영 속에 있는지 궁금했지만, 굳이 물어보지 않았다. 뭔가 부끄러운 기분이 들었다.“자자, 일행이 다 모였구만, 요호-.”“우 위르케 위르카 오! 됐죠? 으휴 저 영감 계속 저 말을 덧붙이고 있어.”“말이 아니라 노래라네, 젊은 긴이여.”“그게 더 이상하잖아요, 영감.”“리르카를 화나게 하지 말게. 리르카는 화가 나면 무서워진다네.”“요호 우 위르케 위르카 오!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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