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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4화

Autor: 주광
아린은 더는 방법이 없었다.

‘너무 조급하게 굴면 안 돼. 목적이 티가 나면 모든 게 끝장이야.’

그녀는 마음속으로 몇 번이고 되새기면서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해서 결국 문호와 함께 식탁에 앉았다.

음식 냄새조차 속을 뒤집어 놓았지만, 아린은 끝까지 인내하며 수저를 들었다.

‘이 지옥 같은 식사만 끝나면 돼. 그 후에 이안 얘길 물어보면 돼.’

식사가 끝나고, 둘은 다시금 뒤엉켜서 서로의 몸을 탐했다.

문호는 자신이 준비한 모든 것이 성공했다고 믿었다.

‘이 여자는 완전히 나한테 푹 빠졌어.’

그는 그렇게 착각하고 있었지만, 아린의 눈빛은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

‘정말 어리석지. 다들 이제 애도 아닌데...’

‘촛불 좀 켜고 와인 좀 따른다고 사랑이라도 생긴다고 믿는 거야?’

그녀는 속으로 조용히 비웃었다.

이건 그저 연극이었다.

문호가 원한 감정, 그 환상을 연기해주는 것뿐이었다.

모든 게 끝난 뒤, 아린은 문호의 품에 기대어 누워 있었다.

문호는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낮게 웃었다.

“자기야, 너 진짜 향기 좋다.”

아린은 부드럽게 웃으며 속삭였다.

“이제 말해줄 거야? 아까 말한 그거, 이안이하고 관련된 거...”

그제야 문호가 입을 열었다.

“이안의 이식... 드디어 소식이 왔어.”

“뭐라고?”

아린은 눈을 크게 뜨며 벌떡 일어났다.

“진짜로 골수가 맞는 사람을 찾았다고?”

‘세상에... 애새끼가 운도 진짜 좋네. 그렇게 어려운 걸 결국 찾아내다니.’

아린의 속이 복잡하게 뒤섞였다.

문호는 그녀의 어깨를 다독이며 태연하게 말했다.

“일단 진정해. 아직 확정된 건 아니야. 그 남자한테 내가 이미 연락은 해놨어. 삼십대 초반쯤 되는 사람이야.”

“오래 전부터 도박으로 살았대. 누가 그러더라, 병원 가서 골수 검사하면 돈 좀 벌 수 있다고. 그래서 그냥 재미 삼아 했던 거래.”

그는 와인잔을 들며 피식 웃었다.

“그런 사람은 돈만 충분히 주면 뭐든 하잖아. 우리한테 순순히 따라올 거야.”

그 말에 아린의 속이 또다시 울컥 끓어올랐다.

‘이 인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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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남편도, 아들도 내 발밑에 매달렸다   제570화

    윤제는 웃음이 터질 지경이었다. 예전 같았으면, 아린이 이렇게 울먹이는 얼굴을 하면, 또 마음이 약해져서 무슨 변명이라도 믿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모든 진실을 알아버린 뒤로는, 그 눈물과 떨리는 목소리가 이제는 그저 역겨울 뿐이었다.윤제는 칼과 포크를 내려놓고, 잔에 남은 와인을 한 모금 삼켰다.그리고 천천히 시선을 들어 아린을 바라봤다.“마지막으로 묻겠어. 어젯밤에... 어디 갔어?”목소리는 낮았지만, 그 안에는 냉혹한 압박이 담겨 있었다.아린은 심장이 쿵 내려앉는 걸 느꼈다.‘부윤제가 이런 식으로 말할 땐... 이미 확신이 있다는 뜻이야.’그녀는 머릿속으로 수백 번의 계산을 굴렸다.‘진문호 얘기를 털어놓을 순 없어. 그건 곧 내 인생 끝이라는 뜻이니까.’아린은 애써 눈을 깜빡이면서 눈물을 글썽거렸다.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오빠, 나한테 사람을 붙였어? 날 미행한 거야? 내가 이렇게까지 오빠를 믿고 살았는데, 그걸 이렇게 확인해?”그녀는 일부러 숨을 고르며 목소리를 조금 높였다.“좋아, 그럼 말할게. 그렇게 궁금하다면 지금 다 말할게.”윤제의 눈빛이 여전히 차가운 채로 그녀를 향했다.“병원에 진문호라는 의사가 있는데, 내 대학 동창인 친구야. 그 사람이 어머니 담당 주치의라서 그동안 신세를 많이 졌거든.”“그래서 너무 미안해서 어제 잠깐 시간 내서 인사하러 간 거야. 그 사람이 그냥 밥 한 끼 같이 하자고 해서 같이 밥 먹고... 술도 한두 잔 마셨어.”“근데 요즘 너무 피곤해서 그냥 거기서 잠깐 눈 붙였을 뿐이야. 서재에서 잤어, 오빠. 정말이야. 아무 일도 없었어.”그녀는 숨을 몰아쉬며 고개를 들었다.“이제... 믿어줄 거야?”‘이 정도면 완벽해. 논리도 있고, 감정도 충분해.’‘이 남자는 결국 내 눈물엔 약하니까.’그러나 윤제의 반응은 예상과 달랐다.남자의 입가에 천천히 비웃음이 걸렸다.눈빛은 더욱 어두워지고, 그 웃음 아래로 드러난 건... 명백한 분노와 혐오였다.“류아린.”그가

  • 전남편도, 아들도 내 발밑에 매달렸다   제569화

    윤제는 식탁의 맨 위자리에 앉아 있었다. 온기라곤 찾아볼 수 없이 얼굴은 마치 얼음처럼 굳어 있었다.아린이 문을 열고 들어오자, 그 싸늘한 공기가 그대로 피부를 파고들었다.‘분위기가 이상해... 뭔가 알고 있는 건가?’아린은 억지로 미소를 띠며 다가갔다.“아침부터 이런 느끼한 거 먹는 거야? 내가 뭐 좀 해줄까? 속이 편한 걸로.”윤제가 그제야 고개를 들었다. 차가운 눈빛으로 천천히 아린을 훑어보면서.“괜찮아. 오늘 식사는 좀 특별하니까, 이 정도는 격식 있게 해야지.”그는 옆의 의자를 가볍게 치면서 손짓했다.“앉아.”아린의 심장이 순간적으로 쿵 내려앉았다.‘무슨 일이야... 왜 이렇게 차가워?’그녀는 겉으로는 침착한 척하며 자리에 앉았다.“여보, 무슨 일 있어? 오늘 좀... 기분이 안 좋아 보이네. 이안이 병원을 옮겼다던데, 왜 나한텐 말 안 했어?”윤제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나이프를 들고 천천히 스테이크를 썰었다.피가 배어 나오는 거의 날 것 그대로의 고기.그 붉은 핏자국이 식탁보에 스며드는 걸 보면서도, 윤제의 손놀림은 오히려 점점 더 단호했다.‘왜 아무 말도 안 해... 도대체 뭘 알고 있는 거야?’아린은 속이 바짝 타 들어갔다.‘설마... 눈치챈 걸까? 그럴 리가 없어.’‘그 늙은이는 이미 말도 못 하는데...’‘이안도 내 말을 잘 들었고, 진문호도 입을 다물었잖아.’‘그럼 대체 어디서 알게 된 거야?’윤제는 여전히 말이 없었다.식탁 위에는 나이프와 포크가 부딪히는 소리만 공기를 가르면서 울렸다.시간이 길게 늘어진 듯 조용히 흘렀다.그러다 윤제가 조용히 포크를 내려놓았다. 고기를 한 점 입에 넣고 천천히 씹으면서, 고개를 들지도 않은 채 나지막하게 물었다.“어젯밤엔 어디 갔었어?”질문이 아닌, 확신에 찬 싸늘한 한 마디.그 단호한 어조에 아린의 등골이 오싹해졌다.‘부윤제가 다 알고 있는 거야.’‘어쨌든 알고 있는 게 틀림없어.’하지만 이미 돌아오는 길에 아린은 대답을 준비해 두었다.그녀는

  • 전남편도, 아들도 내 발밑에 매달렸다   제568화

    이안의 병세는 이미 한계에 다다라 있었다.윤제는 그날 밤 바로 배호수를 데리고 병원으로 돌아왔다.‘진문호가 아직 병원에 있겠지.’‘그놈 귀에 이 소식이 들어가기라도 하면 분명히 방해할 거야.’‘류아린도 가만히 있지 않겠지.’윤제는 단 한 치의 오차도 용납할 수 없었다.그래서 임건우의 도움으로 이안을 새 병원으로 옮겼다.이식 수술이 무사히 진행되기 위해선, 누구에게도 들켜선 안 되는 일이었다.다만 배호수는 아직 몇 가지 검사를 더 받아야 했다. 이식 조건이 확실하게 맞는지 확인해야 했고, 그 때문에 수술은 3일 후로 잡혔다.병실을 옮기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안이 희미하게 눈을 떴다.윤제가 마침 곁에서 밤을 새우고 있었다.“아빠...”이안의 목소리는 가늘고 떨렸다. 창백한 얼굴, 마른 입술이 미세하게 움직였다.“아빠... 너무 아파. 이안이 이제... 죽는 거야?”윤제는 순간 숨이 멎었고, 눈이 뜨겁게 젖어들었다.“무슨 소리야. 그런 말 하지 마.”윤제는 이안의 손을 꼭 잡았다.“아빠가 절대 그렇게 안 놔둬. 곧 수술할 거야. 조금만 버텨줘. 알았지, 이안? 딱 조금만 더...”이안은 힘겹게 눈을 깜빡이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다 어린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 눈가에서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다.“나... 이제는 과자 안 먹을게. 아프면 안 되니까... 아빠 말 잘 들을게.”윤제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이안, 과자? 누가 준 거야?’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이안, 누가 너한테 과자 줬어?”“엄마... 엄마가 줬어. 이안이 이제 안 먹을게. 엄마 속 안 썩일게...”그 ‘엄마’라는 단어가 윤제의 귓가에서 칼날처럼 꽂혔다.류아린이었다.‘역시 너였구나, 류아린. 네가 내 아이를 이렇게 만든 거였어.’윤제의 손끝이 차가워졌다. 분노와 공포가 뒤섞여 가슴을 옥죄었다.이안은 이미 의식이 희미해지고 있었다. 눈꺼풀이 천천히 내려앉으면서, 손끝이 축 처졌다.“이안, 조금만 더 버텨. 아빠가 바로 옆에 있을게.”윤제

  • 전남편도, 아들도 내 발밑에 매달렸다   제567화

    윤제는 미간을 깊이 찌푸린 채 배호수를 뚫어지게 바라봤다.그 시선에는 의심과 분노가 뒤섞여 있었다.배호수는 서둘러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진짜입니다, 부 대표님. 거짓말 아니에요. 믿기 어려우시면 카지노 안에 들어가서 물어 보셔도 됩니다. 오늘 오전에 10억이 제 계좌로 들어왔는데요, 그 돈을... 만져 보기도 전에 다 날려버렸습니다.”윤제는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누가 배호수 씨를 찾아왔습니까? 그 사람이 누굽니까?”배호수는 고개를 저었다.“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의사인데 성이 ‘진’ 씨였던 것 같아요.”“부 대표님 아드님이 입원해 있는 병원에 ‘진’ 씨 성 가진 의사가 있죠? 그 사람 목소리하고 비슷했습니다.”“오늘 돈을 주러 왔을 때는 마스크에 모자를 단단히 써서 얼굴은 못 봤습니다만...”‘‘진’ 씨라니... 진문호...’윤제의 손이 서서히 떨렸다.‘그 자식밖에 없지.’그는 이를 악물며 분노가 치밀었다.‘진문호,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야?’‘너와는 아무 원한도 없는데, 왜 내 아이의 숨통을 끊으려 하는 거지?’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또 하나의 이름이 떠올랐다.‘류아린... 그렇지. 이건 네 짓이겠지.’‘네가 진문호랑 짜고 이런 짓을 했겠지.’‘이 죽일 연놈들, 둘 다 인간이 아니야!’윤제의 손끝이 하얗게 질렸다.‘지금은 분노할 때가 아니야. 이안이를 먼저 살려야 해.’그는 억지로 심호흡을 하며 목소리를 낮췄다.“배호수 씨, 그쪽이 10억을 줬다지만, 저는 그보다 훨씬 더 큰 금액을 드릴 수 있습니다. 원하는 대로 말하세요. 달러로 드리겠습니다.”‘달러라면... 그건 또 다르지.’배호수의 눈빛이 흔들렸다.그는 이미 돈맛의 달콤함에 익숙해져 있었고, 도박 중독의 고통을 잊게 해주는 유일한 수단이 돈이었다.하지만 그는 곧 얼굴을 찡그리며 망설였다.“부 대표님,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런 제안은 솔깃합니다. 돈도 벌고, 사람도 살리고...”“그런데 제가 오늘 오전에 이미 약속을 했고 그 돈도 다 써버

  • 전남편도, 아들도 내 발밑에 매달렸다   제566화

    윤제는 ‘아직 가능성이 있다’는 말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그는 정석환 교수를 꽉 붙잡으며 물었다.“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골수가 일치하는 사람을 이미 찾았다고요?”정석환 교수는 고개를 끄덕였다.“우리 쪽에서 이미 연락을 취하고 있습니다. 다만, 상대가 동의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살 수 있어... 아직 가능성이 있어.’윤제의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무슨 조건을 내걸어도 괜찮습니다. 골수가 일치하는 사람만 있다면, 모든 걸 해결할 수 있으니까요. 당장 그 사람의 정보를 제게 보내주세요.”정석환 교수는 곧 배호수라는 남자의 정보를 전달했다.윤제는 그걸 비서에게 넘겼고, 다음 날 아침에는 이미 그 남자의 위치를 알아냈다.그는 H시가 아닌 B시에 있었다. 그것도 카지노였다.윤제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곧바로 항공권을 끊고 B시로 향했다.카지노 앞에 도착했을 때, 마침 삼십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배호수가 맥주병을 들고 걸어 나왔다.그는 병 속의 술을 단숨에 들이마신 뒤, 그대로 땅바닥으로 내던졌다.깨진 병조각이 바닥에 흩어졌다. 지독하게 깨진 모양이었다.윤제가 손짓하자, 비서와 경호원들이 곧장 움직였다.경호원들에게 붙잡힌 배호수는 곧바로 차 안으로 끌려 들어갔다.“야, 놔! 이 미친 놈들아! 누군데 사람을... 이게 나라야, 뭐야!”비서는 남자의 눈을 가리고 있던 천을 거칠게 벗겨냈다.욕설을 내뱉던 배호수는 윤제의 싸늘한 눈빛과 마주치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누, 누군지 알아요. 부윤그룹 대표님... 맞죠?”윤제는 조용히 손짓해 다른 사람들을 밖으로 내보냈다.“배호수 씨, 이렇게 무례한 방법으로 모셔서 죄송합니다. 이미 제 얼굴을 아신다니, 돌려 말하지 않겠습니다.”“오늘 제가 이렇게 직접 온 이유는 제 아들 때문입니다. 제 아이가 백혈병을 앓고 있는데, 배호수 씨와 골수 형질이 일치했습니다.”“배호수 씨가 골수 기증만 해주신다면, 제 아들에게도 희망이 생깁니다.”배호수의 눈이 커졌다.“부 대표님, 물론 압니

  • 전남편도, 아들도 내 발밑에 매달렸다   제565화

    윤제는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약이... 듣질 않는다?’그 한 문장이 머릿속을 쿵 하고 울렸다.곧바로 아린이 이안에게 약을 먹이던 장면들이 윤제의 머릿속을 미친 듯이 스쳐 지나갔다.“약이 효과가 없다고요?”정석환 교수가 고개를 끄덕였고, 이마엔 깊은 주름이 생겼다.“이게 참 이상합니다. 사실 아이가 처음 왔을 때만 해도 상태가 지금보단 훨씬 안정적이었어요.”“부 대표님 말씀대로, 저희가 처방한 약은 전부 가장 고가에, 효과가 검증된 약이었습니다. 정상적이라면 이렇게 빠르게 악화될 이유가 없는데...”정석환 교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윤제는 귀 안에서 ‘윙’ 하는 소리를 들었다.이와 동시에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설마... 류아린? 류아린이 그런 짓을?’“부 대표님? 뭐라고 하셨습니까?”정석환 교수가 윤제를 바라봤지만, 윤제는 이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있었다.그는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곧장 이안이 머물던 병실로 달려갔다.서랍을 뒤적이던 그는 손끝에 익숙한 약통 하나를 집어 들었다.아린이 매일 이안에게 먹이던 그 약통이었다.거의 뛰다시피 다시 복도로 나온 윤제가 정석환 교수의 손에 약을 쥐어 주며 말했다.“교수님, 제발 이 약 좀 봐주세요. 뭔가... 뭔가 이상한 것 같습니다.”정석환 교수는 순간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곧 조심스레 약통을 열었다.그는 손바닥 위에 알약을 몇 개 떨어뜨렸다. 눈으로 한참 들여다보더니, 코끝에 가져가 냄새를 맡았다.그리고는 아주 살짝 혀끝으로 맛을 봤다.정석환 교수의 표정이 급격히 굳어졌다.“이게... 이안이 계속 복용하던 약입니까?”윤제는 불안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서요? 약에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정석환 교수는 깊게 숨을 내쉬며 손에 든 알약을 바라봤다.“이건... 제가 처방한 약이 아닙니다. 아니, 애초에 이건 약도 아닙니다.”“뭐라고요?”“이건 비타민이에요. 성분이 전혀 다릅니다. 제 이름으로 처방된 병에 비타민이 들어 있다니...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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