ログイン그 친구는 3년 전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를 다쳤고, 우울증까지 겪었다고 했다. 여자친구는 끝까지 곁을 지키며 이 농가 레스토랑을 열어 돈을 벌고 교통사고를 당한 남자친구를 돌보고 있었다.“제후 형, 왔어?”훤칠한 남자가 휠체어를 밀며 안에서 나왔다. 바로 민대휘였다. 얼굴에는 반가움이 가득했다.제후가 웃으며 말했다.“내 친구 데리고 네 요리 맛보러 왔어. 잘하는 걸로 몇 가지 내줘.”“이쪽은 민대휘. 여기는 윤혜니 씨.”“안녕하세요, 민 사장님. 여기 정말 예쁘네요.”혜니가 인사했다.대휘는 웃고는 안쪽을 향해 불렀
“이 나쁜 놈아, 네가 무슨 낯짝으로 여길 돌아온 거야!”인우는 잘생긴 얼굴 옆으로 팔을 들어서 막았다.진춘심은 감정이 격해져 핸드백으로 인우를 계속 때렸다. 때리면서 욕을 퍼부었다.“이 양심도 없는 놈!”“우리 딸이 네가 가난한 것도 상관없다며 6년을 너랑 살았는데, 네가 바람을 피워? 그러고는 도망가?”“이 나쁜 자식아, 우리 딸 목숨까지 잃을 뻔했어! 너희 집안은 어른이나 애나 제대로 된 인간이 하나도 없어.”진춘심은 필사적으로 때렸다.김 기사가 이 장면을 보고 큰일이다 싶어 급히 차에서 내려 인우를 막으려 했다.
“와!”자리가 들끓었다.30분쯤 놀고 나자 혜니는 재미가 없어 자리에서 일어났다.혜니가 떠나자 인우도 곧 게임 자리에서 빠져나왔다.복도 끝 모퉁이는 조명이 어두웠다.혜니가 막 코너를 돌자마자 손목이 강한 힘에 붙잡혔다. 몸이 차가운 벽으로 떠밀렸다.남자의 큰 그림자가 혜니를 덮었다. 인우가 고개를 숙이자 숨결이 귓가를 스쳤다.“실검 봤어?”목소리는 낮고, 거절을 허락하지 않는 심문처럼 들렸다.오늘 진정은 회사에서 실검 이야기로 떠들썩하다고 말했다. 혜니도 분명 봤을 거라고 했다.그래서 인우는 혜니에게 설명하려고
인우의 얼굴이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주변 공기까지 몇 도는 내려간 것 같았다.“강제후 때문에?”혜니는 그제야 고개를 들어 인우를 보았다. 아름다운 눈동자는 무섭도록 텅 비어 있었다.“그게 너랑 무슨 상관인데?”“과거형이라는 말 몰라?”인우는 이를 악물었다. 턱선이 단단하게 굳었고, 한 글자 한 글자에 거친 힘이 실렸다.“윤혜니, 너 후회할 거야.”“그래?”혜니는 차갑게 맞받았다. 오히려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가 인우를 똑바로 보았다.“어떻게 복수할지 생각한 거 있으면 마음대로 해.”“기다릴게.”말을 마친 혜니는 다
그 자리에 있던 여직원들의 눈이 금세 반짝였다.강사가 급히 말했다.“대표님은 이쪽에 서시면 됩니다.”비서 세 명이 동시에 인우 뒤에 섰다.새연이 맨 먼저 손을 들었다.“대표님, 저는 살아도 대표실 사람이고 죽어도 대표실 귀신인데요. 혹시... 강제후 본부장님 조로 가도 될까요?”“가던가.”인우는 눈꺼풀도 올리지 않았다.미나가 바로 이어 말했다.“저는 재무팀 본부장님 조로 신청하겠습니다.”“가라.”대표과 같은 조가 되는 건 너무 무서워서 새연과 미나는 미리 도망치는 방법으로 선택했다.혜니도 두 사람이 떠나는 걸
혜니는 인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연결되지 않았다.결국 혜니는 버티지 못하고 잠이 들었다.한밤중, 혜니는 전화 소리에 놀라 깨어났다.방은 그대로였고, 옆에는 아무도 없었다.인우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전화는 옆집 이웃에게서 온 것이었다. 혜니 어머니 진춘심은 넘어져 머리를 다쳤고, 지금 병원으로 옮겨졌다는 내용이었다.혜니는 놀라 벌떡 일어나 서둘러 옷을 갈아입었다.밤새 N시로 돌아가는 길, 혜니가 탄 차는 인우의 롤스로이스와 스쳐 지나갔다.늦은 밤, 인우가 돌아왔다. 얼굴에는 초조함이 가득했지만 피곤한 기색은 보이지 않
병원 응급실.지난밤 나래가 갑자기 고열이 났다. 새벽 4시, 혜니는 아이를 품에 안고 병원으로 달려왔다.혜니는 차가운 대기 의자에 앉아 있었다. 품에 안긴 어린 아이의 이마에는 해열시트가 붙어 있었고, 조그만 얼굴은 열로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혜니는 자기 외투로 아이를 꼼꼼히 감쌌다. 가엾은 작은 얼굴이 밖으로 빼꼼히 나와 있었다.작은 손등에 수액 라인이 잡히자, 나래는 두어 번 칭얼거리더니 다시 깊이 잠들었다.혜니는 그렇게 아이를 안은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창밖이 희미하게 밝아질 때까지.아침 7시가 되어서야 나래
경서는 윤모의 재킷과 벨트를 인정사정없이 빼앗아 던졌다.반쯤 풀린 흰 셔츠, 구겨진 정장 바지, 그리고 의자에 단단히 묶인 꼴.누가 봐도 심윤모 인생 최대 굴욕이었다.윤모는 태어나 처음으로 여자에게 완전히 제압당했다.잘생긴 얼굴은 서늘하게 굳어 있었다. 억눌린 분노가 낮은 목소리 밑바닥에 깔려 있었다.“지금 풀어주면 없던 일로 해 줄게.”“더 화나게 만들지 마.”경서는 손을 털며 윤모의 경고를 가볍게 무시했다.그러고는 핸드폰을 꺼내, 지금 윤모의 처참한 몰골을 향해 찰칵, 찰칵, 아주 성실하게 사진을 찍었다.“지금
윤모는 여자 다루는 데 이골이 난 남자였다.키스도 능숙했다. 웬만한 여자라면 순식간에 판단력이 흐려질 만큼 노련했다.하지만 경서는 예외였고, 머릿속은 오히려 차갑게 가라앉았다. 애초에 윤모가 원하는 대로 끌려갈 생각 따위는 없었다.윤모가 경서를 가볍게 안아 올렸다. 따뜻한 숨결이 경서의 귓가에 닿았고, 낮게 깔린 목소리는 제법 그럴듯하게 달콤했다.“어디서 시작할까?”침대인지, 소파인지 묻는 듯한 말투였다. 끝까지 젠틀한 척은 하고 있었다.경서가 웃었다. 더없이 순한 사람처럼.“심 대표님 좋으실 대로요. 다 맞춰 드릴
인우는 혜니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에는 서늘한 냉기가 배어 있었다.“누구 덕분에 너는 이렇게 대담하지?”혜니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역시 들은 모양이네...’혜니는 고개를 들어, 금방이라도 불길이 일렁일 듯한 인우의 눈을 마주 보았다. 그래도 끝까지 물러서지 않겠다는 듯 또렷하게 말했다.“대표님, 남의 말을 엿듣는 건 좋은 습관이 아닙니다.”인우의 눈빛은 사람을 얼려 버릴 만큼 차가웠다.그가 입꼬리를 비틀어 올렸다. 차갑고 날카로운 곡선이었다.“누가 바람을 피웠다는 거지? 똑바로 말해.”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