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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씨의 과거(2)

Author: 밍토리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4-08 17:07:42

어디서부터 시작된지도 모르는 색채가 거세된 흑백의 공간이었다.

사방이 뒤틀린 듯한 기묘한 풍경 속에 던져진 소하는 당혹감에 휩싸여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차가운 공기는 폐부를 찔렀고, 발밑의 감각은 마치 늪을 걷는 듯 축축하고 불분명했다.

무언가에 홀린 듯 발걸음을 옮기던 소하의 눈에 낡은 현수막 하나가 들어왔다.

싸늘한 새벽바람에 펄럭이는 천 조각 위에는 붉은 글씨가 선명하게 박혀 있었다.

[금나리 마을 재개발 확정]

소하는 자기도 모르게 마을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늘에는 습한 기운을 머금은 새벽달이 떠 있었지만 공간 전체를 지배하는 흑백의 톤 때문인지 달빛조차 서늘한 은빛으로 부서졌다.

그때였다. 어디선가 가슴을 울리는 둔중한 북소리가 들려왔다. 소하는 그 소리에 이끌려 마을 중심부로 향했다.

그곳에는 낮에 보았던 것보다 훨씬 거대하고 웅장한 버드나무 한 그루가 우뚝 서 있었다.

수천 개의 가지가 눈물처럼 아래로 늘어진 나무는 그 자체로 하나의 신전처럼 소하를 압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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