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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엇갈린 경고

Author: yeye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31 09:10:08

더 이상 이 불필요한 몸싸움을 이어가거나 말 섞을 가치도 없다고 판단한 수아는

단호하게 백현을 강하게 밀쳐내며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녀의 눈빛에는 조금 전의 당황스러움은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여전히 얼어붙은 강물처럼 차가운 경계심과 살기가 서려 있었다.

백 현은 숨을 고르며 어떻게든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다시 한 걸음 다가서려 했다.

하지만 수아는 손바닥을 번쩍 들어 그의 접근을 엄격하고 단호하게 차단했다.

"거기서 단 한 걸음도 더 다가오지 마."

수아의 목소리는 낮고 건조했지만,

그 속에는 상대방의 뼈를 시리게 만드는 압도적인 경고가 차갑게 담겨 있었다.

"내 아들이 잘못한 것을 안다,

 믿기진 않겠지만 나도 그 놈의 못된 짓거리를 고쳐보려 애를 쓰고 있다……

 엄마 없이 혼자 키워 더 엄히 대한 것이 오히려 그 놈의 반항심만 키운 꼴이 되었지……."

백 현이 진땀을 흘리며 최대한 낮춘 목소리로 변명하듯 덧붙였다.

하지만 수아의 귀에는 그 어떤 말도 통하지 않았다.

눈앞의 남자는 거대 조폭 조직의 보스였고,

그가 내뱉는 말들은 전부 상대를 방심시키기 위한

비열한 위선으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시끄러. 당신의 구질구질한 하소연 따위, 내 귀에 집어넣을 생각마.

 더이상 당신 말 따위 듣고 싶지 않으니

 그 입을 날려버리기 전에 집어치워."

수아가 매몰차게 백 현의 말을 끊어버렸다.

그녀의 서늘한 눈동자가 번뜩였다.

"당신이 진정으로 복수를 하러 온 것이든 아니든,

 아니면 내 호흡을 흐트러뜨리기 위한 비열한 연극이든,

 뭐 진짜로 대화라는 것을 하러 왔다고해도 내 알 바 아니야.

 더 이상 당신과 한 공간에 숨 쉬고조차 싶지 않으니까,

내 경고나 똑똑히, 아주 뼛속 깊이 새겨서 잘 들어."

수아는 백 현의 눈을 정면으로 노려보며

뼈마디가 저리도록 단호한 협박을 내뱉었다.

"내 아들 민우, 그리고 나.

 우리 모자에게 앞으로 단 한 번이라도 더

 불순한 의도로 접근하거나 건드릴 생각조차 하지 마.

 만약 다음 번에 또 이런 일이 내 눈앞에 벌어진다면……."

수아의 입꼬리가 섬뜩하게 말려 올라갔다.

"그때는 당신의 목을 내 손으로 직접 따고,

 당신이 거느린 그 흉측한 백호파 조직원들의 수족을

 아주 모조리 짓밟아 부러뜨려서……

 내 손으로 직접 감옥살이 하게  만들어 버릴 테니까."

수아의 목소리에 담긴 살기는 단순한 화김에 내뱉는 협박이 아니었다.

국가안보국 블랙 요원 시절,

국가의 이름으로 수많은 적들의 숨통을 지워버리던

그 잔인하고도 철저한 진심이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경고를 매듭지은 수아는 더 이상 상대할 가치도 없다는 듯

차갑게 고개를 돌려, 뒤도 돌아보지도 않고 유유히 골목길을 빠져나갔다.

백 현은 멀어져 가는 수아의 당당한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방금 전 자신에게 목을 따겠다는 살벌한 협박을 내뱉고

휑하니 사라진 여자.

자신의 부하들을 낙엽처럼 쓸어버리고,

아들의 복수를 위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이 사나운 전직 요원.

보통의 남성들이라면 두려움에 치를 떨거나,

당장 조직의 막강한 전력을 동원해 피비린내 나는 보복을 다짐했을 터였다.

자기 조직의 체면을 구긴 상대를

이대로 살려보낸다는 것은 백호파 보스의 역사상 존재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백 현의 가슴속에서 피어오른 것은 분노나 두려움이 아니었다.

오히려 쾅쾅— 하고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격렬한 박동이었다.

"하…… 미치겠네. 진짜 돌겠어."

백 현은 저도 모르게 실소를 터뜨리며 마른세수를 했다.

아까 맞아서 입술이 터지고 온몸이 쑤셔왔지만,

그 물리적인 아픔 따위는 느껴지지도 않았다.

거칠고 사나운 야생마 같은 여자.

거대 조폭 조직의 권력과 폭력 앞에 조금의 굴복도 없이,

오히려 눈을 똑바로 뜨고 자신을 내려다보며 목을 따버리겠다고

협박하는 저 당당함과 타오르는 카리스마.

백 현의 가슴 깊은 곳에서,

지금까지 인생을 살며 단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짜릿하고도 묘한 흥분과 강렬한 긴장감이 거대한 해일처럼 밀려오고 있었다.

자신을 이렇게 정면으로 바라보며 당당하게 자시의 말을 하는 여자는,

지금껏 살면서 단 두 명 뿐이었다.

하나는 진혁의 생모 미경, 그리고 바로 저 여자, 차수아.

오랜만에 자신에게 저돌적이고 당당한 여자,

더군나 살인 병기를 연상시킬만큼 뛰어난 실력의 소유자. 차수아.

복수심과 호기심으로 시작되었던 만남은,

이제 백 현에게 있어 자신도 모르게 평생을 바쳐 반드시 가져야만 하는

가장 위험하고도 매혹적인 목표로 완벽하게 변해버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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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교육한 일진의 아빠가 내게 집착한다   6. 청원경찰 차수아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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