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일진들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남학생이-
교복 가슴에 새겨진 이름이 백진혁인-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바닥에 침을 뱉고는
썩은 미소를 날렸다.
"하, 동네 아줌마인줄 알고 우리가 너무 방심했구만.
민우 그 자식, 엄마가 청원경찰이라더니... 사실이었나보네..
아줌마 뭐 운동 좀 한 모양이지? 태권도라도 했나봐!
하지만 어림없지, 우리가 누군데... 내가 누군데...."
그 우두머리의 말을 들은 다른 아이들도 금방
겁먹던 표정을 지우고 비열하게 웃으며 모두 먹잇감을 보듯
수아를 바라보았다.
"애들아, 다 덤벼! 오늘 저 아줌마 걸어서 집에 못가게 만들어.
감히 내가 누군줄 알고 건드려? 하!
아줌마 이제 큰 일 났어. 각오해."
"하, 요 밤톨만한게, 정말. 해보자는 거야? 진짜로?
후회할 텐데..."
수아의 입꼬리가 싸늘하게 올라갔다.
겁을 먹기는커녕 오히려 피식 웃음을 터뜨리는 수아의 태도에
백진혁의 얼굴에 일그러진 독기가 서렸다.
"죽고 싶어 환장했구나! 애들아, 다리 병신 만들어서 기어 다니게 해버려!"
진혁의 고함과 동시에 주변을 에워싸고 있던 일진 무리 중
체격이 가장 큰 녀석이 고함을 지르며 쇠파이프를 치켜들고 돌진해 왔다.
단순 무식하고 다혈질적인 정면 공격.
수아의 눈빛이 순식간에 매조지어지듯 가라앉았다.
일반적인 눈높이가 아니다.
국가안보국 블랙 요원 시절,
수많은 무장 테러범들과 생사를 오가며 다져진 살기(殺氣)가
골목길의 공기를 짓눌렀다.
퍼억—!
돌진해 오던 덩치 큰 남학생이 쇠파이프를 내리치려는 찰나,
수아의 몸이 한 마리 유연한 맹수처럼 파고들었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른 근접 스텝.
덩치의 오른팔 관절 안쪽, 급소를 정확히 가격하는 손날 치기가 들어갔다.
"크윽……!"
뼈가 부러지는 소리는 나지 않았다.
하지만 뼈와 뼈 사이를 연결하는 신경총과 인대 깊숙한 곳으로 전해진 충격파는
뇌를 강타하는 듯한 극심한 마비감을 불러일으켰다.
덩치는 자신의 팔이 부러졌다고 착각할 만큼
엄청난 고통에 눈을 희번덕거리며 그대로 고목나무가 쓰러지듯 바닥에 고꾸라졌다.
팔을 쥐고 뒹굴었지만 X-ray를 찍어도 뼈는 멀쩡할 터였다.
다만, 앞으로 사흘 동안은 젓가락조차 쥐지 못할 만큼의
전신 타박상과 신경 마비가 이어질 뿐.
"뭐야?! 이 아줌마가 진짜 미쳤나 봐! 다같이 쳐, 죽여버려!"
진혁의 비명과 함께 나머지 일진 아이들 일곱 명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주먹, 발차기, 그리고 어디서 주워 들은 사선(死線)의 폭력들이 난무했다.
그러나 전직 특수부대 요원인 수아에게 이들의 움직임은
마치 슬로모션처럼 느긋하게 보이기만 했다.
수아는 굳이 주먹을 크게 휘두르지 않았다.
최소한의 모션으로 상대의 중심을 무너뜨리고,
관절의 가동 범위를 살짝 벗어나는 각도로 타격을 가하는
'관절 제압 호신술'의 진수가 골목길에서 펼쳐졌다.
투두둑 소리는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아니라,
근육과 인대가 한계치까지 비틀리며 내는 비명이었다.
두 번째로 달려든 날라리 무리의 우두머리급 녀석이
수아의 허리춤을 잡으려 손을 뻗자,
수아는 그 손목을 역으로 캐치해 낚아채며 몸을 낮췄다.
유도와 합기도, 그리고 실전 크라브마가의 복합 기술.
수아의 골반을 축으로 상대의 체중이 그대로 실리며 업어치기가 작렬했다.
쿵—!
아스팔트 바닥이 울릴 정도로 거친 낙법 없는 메치기.
숨이 턱 막히는 충격과 함께 녀석은 입에 거품을 물 뻔했다.
내장은 멀쩡하지만 온몸의 핏줄이 터질 듯한 묵직한 타박상과
근육 파열성 통증이 온몸을 지배했다.
"크아아악! 숨, 숨이 안 쉬어져……!"
"소란 피우지 마. 뼈는 안 부러졌으니까...
그냥 타박상? 근육 놀람 정도? 멍든다고 안 죽으니까 걱정도 말고.
병원 가봐야 의사 한테 입원할 만큼의 진단서는 받지 못할거야. "
수아는 냉랭하게 속삭이며 다가오는 다른 녀석의 정강이 안쪽 급소를 가볍게 걷어찼다.
뼈를 가격하는 것이 아니라 신경 포인트를 정확히 타격해
다리 전체의 힘을 순식간에 풀리게 만드는 특수 제압 타격.
다리에 힘이 풀린 녀석은 그대로 주저앉으며 자기 무릎에 얼굴을 찧었다.
코피가 터져 나와 아스팔트를 물들였다.
단 1분도 되지 않는 시간.
골목길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고함과 비명, 살기를 띤 기합 소리가 멎고
남은 것은 바닥에 나뒹굴며 신음하는 일진 아이들의 앓는 소리뿐이었다.
골목 안은 서늘한 침묵에 잠겼다.
그 중심에 서 있는 수아는 숨소리 하나 흐트러지지 않은 채,
정돈된 옷맵시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마에 맺힌 작은 땀방울마저도 그녀의 냉철한 카리스마를 돋보이게 만들 뿐이었다.
수아의 시선이 마침내 바닥에 주저앉아 온몸을 사들인 채
덜덜 떨고 있는 우두머리, 백진혁에게로 향했다.
진혁은 눈을 부릅뜬 채 뒤로 물러서려 했지만,
이미 다리에 극심한 타박상과 마비가 와서 엉덩이를 바닥에 붙인 채
개처럼 뒷걸음질 칠 수밖에 없었다.
그의 얼굴은 공포로 하얗게 질려 있었다.
아줌마가 아니라, 이건 완전히 군용 살인 병기였다.
"너, 너…… 정체가 뭐야? 무슨 아줌마가 이래……!"
수아가 진혁의 앞까지 성큼성큼 걸어가 구두 소리를 냈다.
그리고는 몸을 낮추어 진혁의 멱살을 한 손으로 번쩍 들어 올렸다.
진혁의 발이 바닥에서 살짝 들렸다.
"우리 민우 몸에 난 멍, 네가 그런거야, 그냥 지시만 한거야?"
수아의 목소리는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지만,
그 안에 담긴 무게감은 거대한 산을 짓누르는 듯했다.
진혁은 숨을 헐떡이며 눈물을 찔끔 흘렸다.
살면서 이토록 압도적인 공포를 마주한 적은 없었다.
"잘 들어, 백진혁. 오늘 내가 너희 뼈를 부러뜨리지 않은 건,
법적으로 미성년자 폭행 처벌 따위가 귀찮아서가 아니야.
아직 어린 학생들이니 제대로 살 기회를 한 번은 주는 거지..
무슨 말인지 알아 들어? 하지만..."
수아가 얼굴을 더 가까이 밀착시키며 속삭였다.
" 계속 정신 못하리고 다음에 한 번만 더 내 아들 눈에 눈물 나게 하거나,
네 무리들이 그 더러운 손가락 하나라도 민우에게 대면……
아니, 민우뿐 아니라 다른 누구라도 말이야..
이런 짓거리 계속하면,,
그때는 뼈가 아니라 너희들 인생의 모든 가능성을
이 아스팔트에 갈아버릴 줄 알아. 알겠어?"
진혁은 벌벌 떨며 간신히 고개를 끄덕였다.
수아는 질색하다는 듯 진혁의 멱살을 내던지듯 놓아버렸다.
진혁은 바닥에 주저앉아 콜록거렸다.
수아는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골목길을 유유히 빠져나갔다.
해 질 무렵의 어스름한 빛 속에서,
그녀의 뒷모습은 그 어떤 조폭 보스보다도 서늘하고
완벽한 지배자의 아우라를 뿜어내고 있었다.
골목 바닥에 주저앉아 그 뒷모습을 바라보는 백진혁의 머릿속은
온통 하얗게 타버려 있었다.
생애 처음으로 마주한 절대적인 공포.
그리고 그 공포를 안겨준 여자의 잔상은 쉽사리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날 저녁, 진혁의 집은 완전히 뒤집히게 될 터였다.
엉망이 된 채 집에 들어온 아들을 보고
거대 조직 백호파의 보스, 백 현이 칼을 빼 들기 전까지는
아주 잠시의 폭풍 전야 같은 평화가 찾아와 있었다.
백 현은 어떻게든 차수아의 오해를 풀고 진지한 대화를 나눠보려 했다.하지만 긴장한 탓인지, 혹은 머릿속이 복잡했던 탓인지 그의 입에서 튀어나온 첫마디는 상황을 수습하기는커녕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뜨릴 만큼 엉뚱하고 잘못되어 있었다."그…… 나는 정말 대화를 하려고 온 거였는데……."백 현이 험악한 인상을 조금 풀고 목소리를 낮추려 했지만, 이미 경계심이 최고조에 달한 수아의 귀에는 그저 비열한 협박으로 들릴 뿐이었다."당신, 당신이 정말... 내 아들을 팼나?"아들을 제대로 건사하지 못해 자신의 아들이 수아의 아들을 다치게 한 것을 사과하려던 백 현의 입에서 튀어나온 질문은, 수아를 더욱 분노의 화신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오해의 파도는 이미 수아의 이성적인 판단력을 완전히 집어삼키고도 남았다.백현이 '아차!' 하고 속으로 경악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아……!대화 좀 하자더니, 결국 이거였군!! 당신 아들이 맞아서 지금 나한테 복수라는 걸 하러 온 모양이지?"수아의 입꼬리가 싸늘하게 비틀렸다. 그녀는 손목에 남아 있는 붉은 핏자국을 매서운 눈빛으로 노려보며 곧바로 전투 태세로 자세를 낮췄다."그래, 어디 한 번 실력 발휘해 보시지? 대신 내가 이기면 다신 우리 모자 앞에 얼씬도 하지 마. 당신의 그 거창한 조직의 깡패들까지 다 끌고 와도 상관없으니까.""아니, 그런 게 아니라…… 내 말 좀 들어봐!"백 현은 당황하여 손을 내저았지만,수아는 이미 대화로 풀 단계가 지났다고 판단했다.눈앞의 남자는 조폭 보스였고,자신은 아들을 지켜야 하는 엄마이자 전직 요원이었다.당장 말이 통하지 않고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백 현은 일단 이 무모한 난동을 멈추기 위해살짝 기선만 제압하려는 의도로수아의 두 손목을 단단히 움켜쥐며 앞으로 확 밀어붙였다.으득—."크윽……!"수아는 벽 쪽으로 밀려났다.생각보다 훨씬 강하고 묵직한 조폭 보스의 압박에,조금 전, 간부들과 싸우다 칼에 베였던 수아의 손목 상처 부위가
다음 날 이른 저녁,공공기관의 업무가 끝나고 퇴근 시각을 알리는 종이 울릴 무렵이었다.정문 앞 너른 도로변에는 눈에 띌 정도로 위압적인 광채를 내뿜는검은 세단 두 대가 엔진 시동을 켠 채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지나가는 시민들과 동료 청경들조차 범상치 않은 기운을 풍기는 차를 보며저마다 힐끔거리며 발걸음을 재촉했다.건물 안에서 정복 차림의 모자를 단정하게 고쳐 쓰며 걸어 나오던 차수아의 눈에도그 검은 세단이 들어왔다. 그녀의 미간이 미세하게 찌그러졌다.시이익—.수아가 다가오는 것을 확인한 앞 차량의 뒷좌석 창문이 스르륵 내려갔다.그 안에는 얼굴에 옅은 상처 자국이 남은,험악하면서도 무게감 있는 남자의 얼굴이 드러났다.백호파의 수장, 백 현이었다.백 현은 사뭇 진중하고 무거운 눈빛으로 수아를 응시하며나지막한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차수아 씨."수아는 멈춰 서서 차 안의 남자를 싸늘한 눈으로 내려다보았다.어제 골목길에서 부하들을 보내 자신을 시험하려 들었던조폭 무리의 우두머리라는 것이 한눈에 느껴졌다."……?""차수아 씨, 저는 백진혁의 애비 되는 사람입니다. 잠시 대화하고 싶은데, 차에 좀 타시겠습니까?"정중한 척 격식을 차리려 하지만,그 기저에 깔린 오만함과 압박감은 감추어지지 않았다.수아의 입꼬리가 차갑게 비틀렸다.그녀는 조폭이라는 존재 자체를 치를 떨 정도로 경멸했다.남편을 앗아간 세상의 부조리와 맞닿아 있는 어둠의 세력들이,어디서 감히 애 아빠라는 타이틀을 내세우며 자신을 가르치려 드는 것인가."아…… 그 깡패 무리 우두머리.....!"수아가 팔짱을 낀 채 차창을 내려다보며 콧방귀를 뀌었다."내가 왜 그 차에 타야 하죠? 그리고…… 적어도 사람을 불러내어 그런 무례한 부탁을 하실 때는 차에서 내려서 예의를 갖춰야 하는 거 아닌가요?내가 당신, 그 깡패조직의 똘마니라도 됩니까?"백 현과 수아의 첫 대면.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공기 중에 날카로운 번개처럼 스파크가 튀었다
거대 조직 백호파의 수장, 백 현이 직접 움직인다는 것은곧 그 지역 일대의 공기가 얼어붙는 것을 의미했다.조직의 이권이 걸린 거대한 이권 다툼이나숙적 조직과의 피튀기는 세력 싸움 때나 볼 수 있던 검은 세단 수십 대의 행렬.그 위압적인 차들이 공공기관 청사 앞 도로를 길게 메우며장관을 연출했고 사람들은 슬금슬금 차들을 피해 도망치듯 걸었다.조폭 보스의 자존심과 내 핏줄을 건드린 자를 향한응징의 의지가 도로 위를 짓누르는 듯했다.하지만 세상 일은 언제나 예상을 비껴가는 법이었다."보스……."앞좌석에 앉아 있던 오른팔 태현이 룸미러를 힐끗 바라보며난처하다는 듯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출동 준비는 완벽하게 마쳤고…… 차수아의 직장도 이 곳이 맞지만.....그게.... 정작 당사자인 그 차수아는 이미 퇴근하고 자리에 없다고 합니다.오늘 근무가 일찍 끝났 모양입니다.""……뭐?"백 현은 뒤로 젖혀진 가죽 시트에서 천천히 상체를 일으
거대 조폭 조직 백호파의 본거지인 거대한 저택 응접실.묵직한 대리석 테이블 위로깨진 유리잔과 피 묻은 점퍼 조각이 나뒹굴고 있었다.방 안의 공기는 살얼음판 위를 걷듯 팽팽한 긴장감으로 짓눌려 있었고,그 중심에 앉아 있는 백호파 보스 백 현의 얼굴은 사정없이 구겨져 있었다.그의 앞에 엉망진창이 된 꼴로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이들은다름 아닌 백 현의 백호파 부하들이었다.진혁의 등하교를 멀찍이서 호위하라고 붙여두었던덩치 큰 조직원 다섯 명이었다.얼굴은 부어 터졌고, 어깨와 팔은 제대로 쓰지도 못하는지 덜덜 떨고 있었다."보스……."부하 중 하나가 억울하다는 듯 핏발 선 눈으로 고개를 들었다."그 여자…… 그냥 학부모가 아닙니다..절대 평범한 아줌마일 수가 없었어요.눈빛부터 움직임 하나하나까지, 무슨 작전 수행 중인 특수부대 요원 같았습니다.사람을 죽이지 않고도 뼈를 못 쓰게 만드는, 아주 완벽한 인간 병기였다고요!"
며칠 후,차수아는 민우의 중학교 일진들의 동태도 살필겸일진애들 명단도 받을 겸 퇴근하자마자 민우의 중학교 앞에서 백진혁을 기다리고 있었다.일진 우두머리 백진혁이 다가왔다.수아는 나머지 패거리들의 명단을 주리라 생각하며진혁에게 손을 내밀었다."아줌마, 지금 나랑 화해하자는 거야? 어제 그렇게 신나게 몸 풀어 놓고? 그런데 어쩌지? 난 그럴 생각이 전혀 없는데...?""뭐라고? 네가 아직 정신을 덜 차렸구나..하.."수아는 누군가 말릴세도 없이 단숨에백진혁의 멱살을 잡고 바로 옆 골목 깊숙히 까지 끌고 들어갔다."정신을 못 차린 건 아줌마 같은데....?""뭐라고..?""내가 누군줄 알고....""하아, 너야 아직 솜털 보송한 중학생 일진이지.. 아, 그래 ... 그 일진 우두머리.. 그게 뭐가 그렇게 대단한 자리라고... 지난 번에 그렇게 당하고도, 아직 일진 대빵 타령이야?""하아.... 이 아줌마가 몰라도 뭘 한 참 모르시네...""내가 누군지, 우리 아빠가 누군지, 전혀 감도 못 잡으시네... 우리 아버지가 누군지 알면 아줌마 기절할 텐데 이를 어쩐다... 알아보니 민우는 아빠가 없던데... 아줌만 대체 뭘 입고 그렇게 설치나 몰라..""뭐.... 뭐라고?"그때였다. 며칠전 일로 백호와 보스가 백진혁의 등하교 시간에 맞추어 붙여둔백호파 일당 대 여섯 명이 일진 아이들에 손에 이끌리어골목으로 들어온 것은."이건 또 뭔 그림이지?""아. 내 삼촌들이시지... "삼촌들...? 혹시 어깨들...?""눈치는 있으신데, 우리 삼촌들 그냥 그렇고 그런 시시한 어깨 아니시거든.""아... 깡패놈 자식이었어? 그래서 싹이 이렇게 노란 거였구나.. 깡패새끼들이 자식 교육을 제대로 시켰을리가 없으니...""뭣이라...?""지금 우리더러 깡패 놈, 깡패 새끼라고 한 거야?"얼굴과 팔에 문신을 한 덩치 큰 남정네 다섯이 수아를 향해분노한 얼굴로 입김을 내뿜으며 다가왔다.제법 싸움과 운동으로 다져진 근육질의
일진들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남학생이-교복 가슴에 새겨진 이름이 백진혁인-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바닥에 침을 뱉고는썩은 미소를 날렸다."하, 동네 아줌마인줄 알고 우리가 너무 방심했구만. 민우 그 자식, 엄마가 청원경찰이라더니... 사실이었나보네.. 아줌마 뭐 운동 좀 한 모양이지? 태권도라도 했나봐! 하지만 어림없지, 우리가 누군데... 내가 누군데...."그 우두머리의 말을 들은 다른 아이들도 금방겁먹던 표정을 지우고 비열하게 웃으며 모두 먹잇감을 보듯수아를 바라보았다."애들아, 다 덤벼! 오늘 저 아줌마 걸어서 집에 못가게 만들어. 감히 내가 누군줄 알고 건드려? 하! 아줌마 이제 큰 일 났어. 각오해.""하, 요 밤톨만한게, 정말. 해보자는 거야? 진짜로? 후회할 텐데..."수아의 입꼬리가 싸늘하게 올라갔다.겁을 먹기는커녕 오히려 피식 웃음을 터뜨리는 수아의 태도에백진혁의 얼굴에 일그러진 독기가 서렸다."죽고 싶어 환장했구나! 애들아, 다리 병신 만들어서 기어 다니게 해버려!"진혁의 고함과 동시에 주변을 에워싸고 있던 일진 무리 중체격이 가장 큰 녀석이 고함을 지르며 쇠파이프를 치켜들고 돌진해 왔다.단순 무식하고 다혈질적인 정면 공격.수아의 눈빛이 순식간에 매조지어지듯 가라앉았다.일반적인 눈높이가 아니다.국가안보국 블랙 요원 시절,수많은 무장 테러범들과 생사를 오가며 다져진 살기(殺氣)가골목길의 공기를 짓눌렀다.퍼억—!돌진해 오던 덩치 큰 남학생이 쇠파이프를 내리치려는 찰나,수아의 몸이 한 마리 유연한 맹수처럼 파고들었다.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른 근접 스텝.덩치의 오른팔 관절 안쪽, 급소를 정확히 가격하는 손날 치기가 들어갔다."크윽……!"뼈가 부러지는 소리는 나지 않았다.하지만 뼈와 뼈 사이를 연결하는 신경총과 인대 깊숙한 곳으로 전해진 충격파는뇌를 강타하는 듯한 극심한 마비감을 불러일으켰다.덩치는 자신의 팔이 부러졌다고 착각할 만큼엄청난 고통에 눈을 희번덕거리며 그대로 고목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