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치명적인 거짓말(The Dearest Lie) / #168. 마녀가 쏘아 올린 화살

Share

#168. 마녀가 쏘아 올린 화살

Author: silver구슬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04 12:05:08
대한민국은 설 연휴가 시작되어 어수선한 분위기였지만, 일본은 그저 평범한 토요일 아침이었다.

일본 아키하바라의 벨X르 전관을 대관하는 대규모 이벤트를 준비하느라, 최기범은 요 며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

“실장님! 이번 주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호텔 조식 뷔페에서 만난 한규련은 얼굴에 웃음꽃을 피운 채, 접시에 초밥부터 소복이 담아 올렸다.

최기범은 초밥 대신 생선회 몇 점을 담고는 즉석 오믈렛 코너로 발걸음을 옮겼다.

“참, 대리 승진 축하해.”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이번 일본 출장길에 한 대리가 큰 도움이 됐어.”

활기찬 한규련이 옆에 붙어 다녀주니 최기범도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한규련 역시 오믈렛을 받으려 셰프 앞 줄에 서며 신나게 대화를 이어갔다.

“저야 원래 게임 마니아라 행복한 출장이었습니다. 심지어 3월 1일에는 우리 게임이 아키하바라 한복판에 큰 획을 긋게 되잖아요. 생각만 해도 전율이 돋습니다, 하하!”

한규련의 말에 최기범의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치명적인 거짓말(The Dearest Lie)   #304. [이 남자, 미는 거야? 당기는 거야?]

    어느덧 한 달이라는 시간이 덧없이 흘렀다.아침마다 문 앞에 배달되는 묵직한 쇼핑백은 차준호가 나를 향해 펼쳐 놓는 무소불위의 권력이자, 가장 매혹적인 길들이기였다.입사 초반에는 아무런 역할도 없이 그의 그림자처럼 뒤를 쫓아다녔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얼굴조차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는 날들이 이어졌다.그럼에도 관성처럼 주 5일 내내 단 하루도 빠짐없이 명품 의복과 구두가 집으로 속속 배달되었다.쓰지 않던 작은 방 하나를 아예 드레스룸으로 개조해 행거를 채우고, 책장에 가방과 구두를 백화점 매장처럼 정렬해 놓아야 할 지경이었다.‘설마 1년 내내······?’허기찬 비서실장에게 은근슬쩍 의도를 물어볼까도 싶었지만, 자칫 회사 방침을 대표 사적인 배려로 착각하는 것처럼 보일까 봐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더욱이 차준호가 바꾼 내 겉모습은 이미 예전의 낡은 청바지와 후드티 시절로 돌아갈 수 없을 만큼 고급스럽게 벼려져 있었다.그럼에도 회사에서 내가 하는 일이라고는, 그가 선물한 화려한 원피스와는 어울리지 않을 만큼 지독하게 평화롭고 소소했다.최근 며칠 동안 차준호는 해외 출장으로 자리를 비운 상태였고, 주인 없는 대표실은 서늘한 우디 향만 감돌 뿐 적막했다.허기찬과 홍보팀장마저 동행했기에, 거대한 비서실 층에는 오직 나 혼자 덩그러니 남아 울리지 않는 전화를 지키는 한가로운 시간만 보내고 있었다.오늘도 적막한 책상에서 정갈하게 컴퓨터 모니터를 살피던 그때.Umm Umm키보드 옆에 놓아둔 휴대전화가 요란한 진동을 일으켰다. 화면에 찍힌 반가운 이름은 도국이었다.“어, 도국아.”─ 하늘아,

  • 치명적인 거짓말(The Dearest Lie)   #303. [은밀하고 수상한 잘난 그 남자]

    나는 일단 씻고 나와 머리를 대충 말린 다음, 차준호가 보내준 옷을 입었다.오늘도 소름이 돋을 만큼 딱 맞아떨어지는 사이즈였다.“내 치수는 어떻게 알았지? 아······! 합격하고 나서 적었던······ 신입 사원 자기소개서?”문항도 많고 온갖 개인정보를 수집하길래 내심 의아해했었는데.주소와 연락처는 기본이고 시력, 키, 몸무게, 신발 사이즈, 좋아하는 색, 하고 싶은 일, 심지어 식성과 취향까지 상세히 묻고 있어 당황스럽긴 했다.아무래도 유니폼을 제공하거나, 나처럼 비서실로 발령 난 직원들에게 옷을 맞춰주기 위해 그런가 보다 싶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과해도 너무 과했다.어쨌든 딱 봐도 고급스러운 명품이라, 이 회사에 합격하길 정말 잘했다는 탄성이 절로 흘러나왔다.나에게는 감사하기 짝이 없는 선물이었다.사실 입을 만한 번듯한 옷도 없고 미적 감각도 부족해서, 회사의 얼굴이자 대표의 이미지라 할 수 있는 비서 역할을 어떻게 수행해야 하나 막막했기 때문이다.물론 연봉을 턱턱 쥐여주었으니 앞으로는 내가 직접 사서 입어야겠지만, 오늘 배달된 이 옷도 정말 마음에 쏙 들었다.“그래도 뭔가 이상하네.”의아한 마음에 어서 출근하고 싶어 밥도 먹는 둥 마는 둥 서둘러 집을 나섰다.***C호텔 25층 스위트룸.차준호는 씻고 나와 간단히 오믈렛을 먹은 뒤, 입가심으로 맛은 없지만 제 몸에 좋다는 생녹즙 잔을 들고 거실로 들어섰다.오전 8시의 정적을 깨고 스피커폰 너머로

  • 치명적인 거짓말(The Dearest Lie)   #302. [완전무결 대표님의 유별난 복지]

    나는 CH-컴퍼니의 대표, 차준호의 개인 비서다.그리고 지금은 손에 테이크아웃 바닐라 라테를 쥐고 종횡무진 그의 뒤를 바짝 쫓아다니는 중이다.내 안에서 터져 나온 신기함과 감탄은 차준호라는 남자가 움직이는 매 순간마다 전혀 다른 차원의 서사로 연결되었다.고급 호텔 프라이빗 룸에서 열린 신작 게임 론칭 연회장에서도, 세계적인 바이오 기업의 외국인 고위 임원들과 마주한 엄중한 자리에서도.차준호는 특유의 서늘한 우아함과 도도함으로 좌중을 단숨에 압도하는 독보적인 오라를 가감 없이 내뿜었다.조각처럼 다듬어진 서늘하고 수려한 이목구비에 어울리는 매너 있는 손짓과 교양 넘치는 말투. 그는 완벽한 오너의 형상 그 자체로 당당하게 거대 비즈니스를 주무르고 있었다.카메라 프레임 속에나 존재할 법한 연예인 이상의 비주얼은 자리에 모인 모두의 시선을 일시에 사로잡았다.그는 독보적인 품격으로 분위기를 완벽하게 리드했다. 상대가 날카롭고 계산적인 질문을 던질 때마다, 차준호는 살짝 입꼬리를 비틀어 여유로운 미소를 머금으면서도 한 치의 오차 없는 사업적 통찰력으로 상대를 가차 없이 압박했다.절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낮고 부드러운 음성에 실어 던지는 그의 모습은, 젠틀함이라는 비단으로 감싼 칼날 그 자체였다.옆에서 숨을 죽인 채 그 광경을 바라보던 나는 소름이 오싹 돋을 지경이었다.‘신기한 사람이네. 진짜 경영이라는 건 저런 사람이 하는 거구나.’이어진 행보는 더욱 놀라웠다. 이번엔 방송국 음악 프로그램 대기실이었다. CH-컴퍼니가 야심 차게 준비한 신인 연예인이 올해 데뷔 무대를 갖는다며 직접 현장을 찾은 것이었다.기획사 대표가 이런 음악 방송 현장까지 직접 챙기는 게 맞나 싶어 솔직히 의구심이 들었다.하지만 차준호의 저돌적인 추진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그는 대기실을

  • 치명적인 거짓말(The Dearest Lie)   #301. [사람 착각하게 만들기는]

    순간 시간이 정지한 듯 나는 멍하니 서서 그만 바라보고 있었다.완벽하게 맞춘 슈트 핏에, 시선이 닿는 것만으로도 오한이 들 만큼 위험하고 매혹적인 아우라를 지닌 남자가 서 있었다.키가 큰 그를 올려다보는 순간, 당황으로 가득 찬 머릿속이 새하얗게 질려 버렸다.옷을 내려 주어서 고맙다고 해야 할지, 파격적인 대우에 감사하다고 해야 할지 말문이 턱 막혔다. 그리고 무엇보다, 왜 게임 개발팀이 아닌 비서실인 건지.도대체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굳어 있는데, 뒤에서 활기찬 목소리가 정적을 깨며 불쑥 앞으로 나섰다.“입사하자마자 초록 ID 카드라니! 벌써 승진이라도 한 겁니까? 하하! 반갑습니다, 나는 허기찬 비서실장이에요! 후임이 오다니, 이제 살았네요. 하하!”“말씀 편하게 하세요. 허 실장님.”유쾌한 인상의 2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사내가 환하게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나는 멍하니 그의 가슴팍을 바라보았다. 그에게 걸린 사원증은 파란색 테두리였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니, 로비를 가득 채우며 바쁘게 출근하는 수많은 직원들의 사원증은 전부 흰색 테두리였다.초록색 사원증은 승진을 거친 대리에게만 주어지는 색이라는 사실을 깨닫자 등골이 저릿해졌다.‘왜 나한테만 이런 파격적인 대우를······.’의문이 꼬리를 물었다.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차준호를 바라보았다.하지만 그는 내 혼란스러운 눈빛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듯, 무심한 눈빛으로 나를 천천히 훑어 내릴 뿐이었다.그의 짙은 눈동자가 내 입술과 목선, 그리고 몸에 딱 맞춰진 원피스의 라인을 따라 아주 천천히 내리꽂혔다. 살갗을 노골적으로 문

  • 치명적인 거짓말(The Dearest Lie)   #300. [그 남자의 세상 속으로 한 발 들어서며]

    차준호가 대체 나에게 퀵을 왜 보내지?주소는 또 어떻게 안 건가 싶어 의아함에 고개를 갸웃거렸다.‘아, 입사 지원서에 거주지를 적어 넣긴 했었지.’하긴, 어제 회사에 방문해 서둘러 연봉 계약서를 작성할 때도 내 손으로 똑똑히 주민등록상 주소와 급여 계좌번호를 적어 놓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입사 전날 대표이사라는 사람이 지원자의 집에 뜬금없이 기습 배달을 보낼 줄이야.당황스러움과 기묘한 의문은 일단 잠시 뒤로 밀어둔 채, 나는 서둘러 좁은 거실을 가로질러 현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우리 집 대문은 어차피 오랫동안 고장 나서 마당 안쪽까지 훤히 들여다보이는 터라, 현관문을 열자마자 담장 너머의 배달 기사님과 바로 눈이 마주쳤다. 나한테 올 택배나 배달이 뭐가 있다고 이렇게 서두르시는 걸까.현관문을 열고 나가자 골목길 어귀에 세워둔 오토바이의 시동 소리가 탈탈탈, 하고 요란한 진동을 울리고 있었다. 배달 기사님은 내게 사람 몸통만 한 커다랗고 네모난 명품 브랜드 쇼핑백을 묵직하게 건넸다.“신하늘 씨 맞으시죠? 여기 서명 부탁합니다.”“아, 네. 감사합니다. 그런데 배송지가 CH-컴퍼니로 되어 있던데······ 이게 뭔가요?”내가 엉겁결에 볼펜을 받아 들고 인수증에 서명을 남기자, 배달 기사님은 송장을 슬쩍 훑어보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무심한 투로 대꾸했다.“CH-컴퍼니 차준호 대표님이 보낸 옷이랑 신발, 가방입니다. 비싼 거니까 잘 확인해 보세요.”세상에, 옷이랑 신발이랑 가방이라니?기사님이 떠난 뒤, 나는 방 한가운데에 커다란 박스를 내려놓고 떨리는 손으로 서서히 상자를 열었다. 그 순간, 상자 틈새로 흘러나오는 압도적인 고급스러움

  • 치명적인 거짓말(The Dearest Lie)   #299. [그 잘난 남자를 자꾸 상상했잖아]

    슬레이트 소리와 함께 도국은 강소희의 손목을 억세게 낚아채며 그녀를 세트장 벽으로 밀어붙였다.이 여자가 거슬리게. 자신도 모르게 그는 눈에 감정이 실리게 되었다.거친 숨결이 두 사람 사이의 좁은 간격을 가파르게 채웠다. 대사를 뱉는 도국의 목소리에 서슬 푸른 힘이 실렸다.“내가 말했잖아. 당신······ 거슬린다고.”원래 대사는 '거슬린다'가 아니라 '좋아한다'였던가. 하지만 감독은 NG를 외치지 않았다.도국의 거친 어조와 위압적인 태도가 오히려 극의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단숨에 끌어올린 덕분이었다. 강소희의 동공이 미세하게 흔들리는 완벽한 타이밍에 맞춰, 도국은 그녀의 입술을 향해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너······ 저리 가!”“그 입 좀 다물어.”카메라 앵글이 두 사람의 얼굴을 타이트하게 잡아채기 시작한 바로 그 순간이었다. 자기가 생각해도 어지간히 으르렁거리는 목소리였다.'이것도 괜찮은 건가' 하는 의문이 스칠 때, 도국은 강소희가 아닌 전혀 다른 누군가의 얼굴을 떠올려야만 이 거짓된 접촉을 견뎌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수많은 스태프와 수십 대의 카메라 조명이 다양한 각도에서 자신을 매섭게 쏘아보고 있었다.도국은 그저 감정을 지워낸 텅 빈 눈으로 강소희를 내려다보았다. 그런데 이상했다. 강소희의 깊은 눈동자 속에서도 감정이 흔적도 없이 싹 비워져 있었다."난······ 지금 솔직하지 못한 상태야. 항상·····

  • 치명적인 거짓말(The Dearest Lie)   #6. 천하의 나쁜 남자

    기자를 상대하는 동안 나 자신도 성장하고 있었다.카메라 앞에서 당당해지고, 브리핑하거나 질문에 응답하는 순간에도 능숙 능란해져 있었다.차분한 척, 완벽한 듯, 긴장감이 첫날보다는 옅어졌다. 사람은 역시 학습의 동물이라고 무슨 아나운서가 된 양 나는 그리 기자들을 상대했다. -차준호 대표님이 대화가 가능하다던데. 확실히 강소희와 사귀는 사이가 맞는지 확인하셨습니까? 답변 부탁드립니다!“차준호 대표님께서는 일체 사생활에 대하여 언급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회사 측에서도 이번 사건은 아는 바가 없습니다.”-언제 CH에서는 공식

  • 치명적인 거짓말(The Dearest Lie)   #7. 완벽한 타인의 숨결

    사람들의 입을 통해 끊임없이 유령처럼 떠돌던 이름의 실체.신하늘, 신 비서. 차준호는 누워 있는 내내 의식의 수면 아래에서 울리던 그 이름이 내심 신경 쓰였다.하지만 드디어 눈앞에 나타난 실체를 마주한 순간, 관자놀이가 끊어질 듯 욱신거리며 지독한 두통이 밀려왔다.그녀의 이름 세 글자가 왜 이토록 심장 가장 깊은 곳을 거슬리게 긁어내리는 걸까. 기묘한 일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졸졸 쫓아다녀 철벽만 치기 바빴던 강소희랑 같이 사고가 났다니. 하지만 아무런 감정의 동요도, 한 톨의 아쉬움도 일지 않았다.대신 눈앞의 신하늘

  • 치명적인 거짓말(The Dearest Lie)   #5. 뒤틀린 소유욕: 폭풍 전야

    종일 정신 없다가 이제는 머리가 하얗게 비어버린 것 같았다.커피에 의지해온 탓일까. 카페인의 날카로운 자극이 현기증을 부추겼다.그가 왜 하필 기억을 잃은 걸까.3년치 기억만 사라지다니. 비극 같으면서도 우습게 느껴졌다.빌어먹게도 나는 잊혀진 존재가 되어버린 것 아닌가.카메라 군단이 다시 몰려들었다. 간신히 버티던 나는 기계적인 목소리로 답변했다.그런데 병실 안에서 흘러나오는 고미주와 강진욱의 대화에 일순 어깨가 흠칫거려졌다.[강 박사님, 차 대표는 언제 일반 병동으로 이동하나요?][네, 최종 검사가 끝나는 대로 오늘

  • 치명적인 거짓말(The Dearest Lie)   #4. 폭풍의 눈이 열리다

    이아준은 통화 도중, 수면 위로 떠오르는 신하늘과 도국과의 옛 기억 속에 깊게 잠겼다.화려한 마천루가 즐비한 강남의 이면, 세종동 서쪽 끝자락에는 시간이 멈춘 듯한 빈민가가 있었다. 그곳에 위치한 ‘하늘 보육원’은 세 사람의 유년이 뿌리내린 곳이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고 나이도 제각각이었지만, 그들은 서로에게 유일한 세계이자 가족이었다.이아준은 태어나자마자 차가운 보육원 앞마당에 버려진 신세였다. 그러나 운명은 잔인하고도 변덕스러웠다. 뒤늦게 그가 국내 최고 재벌가인 L그룹의 잃어버린 혈통임이 드러났고, 하루아침에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