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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8화 죽은 활자의 부활(1)

Author: 유리구슬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7-12 11:03:04
신호 두 개를 지난 뒤, 도진은 도로변의 어두운 갓길에 차를 세웠다.

이번에는 분노 때문에 멈춘 것이 아니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문장들이 운전보다 빨랐다.

도진은 휴대전화를 꺼내 음성 메모를 켰다.

화면에 붉은 녹음 표시가 뜨자 그는 조금 전까지 관찰한 장면을 감정이 아니라 순서로 분리하기 시작했다.

"붉은 조명. 레이스 커튼. 매트리스. 서아의 오른손은 이안의 어깨. 처음에는 밀어냈고, 나중에는 붙잡았다."

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

사실과 해석을 섞지 않으려는 습관 때문이었다.

"여기까지는 내가 본 것."

다음 문장은 전혀 다른 목소리로 나왔다.

"여자는 자신이 지키던 질서를 깨뜨리는 순간에야 살아 있다고 느낀다."

도진의 눈이 가늘어졌다.

이제 그것은 관찰 기록이 아니라 소설의 문장이었다.

그는 메모 화면을 내려다보며 항목을 세 개로 나눴다.

본 것.

아직 확인하지 못한 것.

소설에서 바꿔 쓸 것.

첫 번째 항목에는 최대한 건조한 사실만 넣었다.

창문의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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