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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경찰청 프로파일러

Author: 6jay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21 16:11:28

병원 로비를 빠져나오자 초여름의 뜨거운 공기가 폐부 깊숙이 밀려들었다.

윤수안은 길게 숨을 내쉬었다.

지난 생, 권도현의 연구실에 갇혀 햇빛조차 제대로 보지 못했던 수련의 시절의 족쇄가 비로소 산산이 부서져 내린 기분이었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택시에 올라타 경찰청으로 향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

“어서 오십시오, 윤수안 경위님. 본청에서 모셔 온 특채 프로파일러라는 소문이 자자합니다.”

강력계 베테랑 형사들이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전생의 기억을 바탕으로 이미 모든 역량 검증을 마친 상태였다. 수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회의실 중앙으로 걸어 들어갔다. 화이트보드에는 최근 도심을 공포로 몰아넣은 '연쇄 납치 살인 예고 사건'의 현장 사진들이 빼곡했다.

“용의자는 무작위 살인을 가장하고 있지만, 피해자들의 공통점은 명확합니다. 극도의 통제욕을 가진 자가 타인의 결핍을 이용해 유인한 뒤 살해하는 전형적인 소시오패스 패턴입니다.”

수안의 차분하고 날카로운 분석에 형사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범인의 심리 기제와 동선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짚어내는 모습은 압도적이었다.

회의실 한쪽에서 피해자 동선을 띄운 화면이 바뀌었다. 수안은 각 사진의 시간표와 진술 요약을 빠르게 훑었다. 전생에도 이 사건은 있었지만, 그때의 자신은 권도현이 정한 틀 안에서 자료만 정리했다. 이번에는 먼저 경고하고, 먼저 움직일 수 있었다. 낯선 제복 깃이 목에 닿는 감각이 그 차이를 또렷하게 알려 주었다.

“다음 연락이 오기 전까지 피해자 주변부터 다시 확인해 주세요. 범인은 자기 손으로 모든 것을 조종한다고 믿는 쪽일 테니까요.”

형사 한 명이 메모를 멈추고 물었다. “그럼 다음에도 같은 방식으로 접근할 거라고 보십니까?”

“사람을 고르는 기준보다, 그 사람이 흔들리는 순간을 찾는 기준이 더 분명할 겁니다.”

수안의 요청에 형사들이 동시에 움직였다.

같은 시각, 한성대병원 연구실.

콰직!

권도현은 손에 쥐고 있던 만년필을 책상 위로 거칠게 내던졌다. 책상 위에는 수안이 던지고 간 사직서가 구겨져 있었다. 그는 수화기를 들고 학회 인사들에게 전화를 돌렸지만, 돌아온 대답은 절망적이었다.

“권 교수, 몰랐나? 윤수안 선생 이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채로 임용 완료됐어. 자네 병원 손을 완전히 떠났다고.”

“……뭐라고?”

도현의 손끝이 잘게 떨렸다.

자신의 손안에서 굴러가야 할 피험자가, 감히 자신의 통제를 벗어나 국가기관의 칼날이 되었다. 그때, 삐이이- 하는 날카로운 이명이 도현의 고막을 찔렀다.

‘당신의 관찰 대상 노릇은 여기까지예요.’

수안의 서늘한 목소리가 뇌간을 파고들며 시야가 검붉게 일렁였다. 도현은 책상을 짚으며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그 시각, 경찰청 회의실.

“윤 경위, 수사 완성도를 위해 자문위원을 한 명 더 모셨네. 국내 최고 권위자라더군.”

“한성대병원 권도현 교수 말입니다.”

예상했던 수순이었다. 수안은 입꼬리를 가볍게 올렸다.

“좋습니다. 아주 흥미로운 대면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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