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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5화

Author: 일설연우
봉구안은 확신했다. 단회욱은 죽었다고.

그의 시신은 그녀가 직접 묻었다.

단정은 그녀의 반응을 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그는 비웃으며 말했다.

“뭐야, 기쁘지 않은거야?”

“형님이 아직 살아있다는 소식을 듣고 당황했나 봐? 그를 대면할 용기도 없어진 거야?”

“역시 너 같은 여자가 다른 남자랑 얽히고설킨 상태에서 무슨 면목으로 내 형을 보겠어…”

봉구안은 그의 쓸데없는 말에 귀를 닫았다. 그녀의 눈빛은 엄숙하고 차가웠지만, 그 속에는 불안한 불길이 타올랐다.

“정말 살아 있는 거야? 단정, 진실을 말해!”

단정은 턱을 치켜들며 말했다.

“진실은 이거야. 내 형은 살아 있어! 너도 그 ‘5년 약속’이라는 걸 알고 있지? 잘 생각해봐. 만약 내 형이 죽었다면, 천룡회가 무슨 근거로 그 약속을 지키겠어? 그들이 바보도 아니고 말이야.”

봉구안의 가슴이 갑자기 쿵 내려앉았다.

그 ‘5년 약속’이 존재한다면 무엇이 그 약속을 보장할 수 있겠는가? 결국, 구두로 합의한 약속은 당사자 중 한 명이 죽으면 아무 의미가 없어진다. 특히, 천룡회 같은 자들에게는 말이다…

그래서 단회욱이 정말 살아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봉구안의 내면은 복잡해지기 시작하였다.

한편으로는 믿고 싶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천룡회가 자신을 제거하기 위해 단정을 보내 흔들려는 계략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었다.

그 순간, 단정은 더욱 방자하고 거칠게 웃으며 마치 사냥감을 완벽히 제압한 사냥꾼처럼 즐겼다. 그는 유혹하듯 말했다.

“형님이 어디 있는지 알고 싶어? 그럼 어서 그 개 같은 황제를 죽여. 그러면 알려줄게.”

봉구안은 그에게 다가가 그의 옷깃을 움켜쥐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정말 단회욱이 살아 있다면, 왜 나를 찾아오지 않은 거지?”

“그가 정말 살아 있다면, 넌 왜 이제 와서야 나를 찾아온 것이지?”

“말해! 이유가 뭐야?”

단정은 그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뭐야? 벌써 초조해진 거야?”

“정말 알고 싶으면 내가 말한 대로 황제를 죽여. 아니면 설마… 네가 그를 좋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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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5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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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5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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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5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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