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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새장 속의 첫날 밤

ผู้เขียน: 비밀
last update วันที่เผยแพร่: 2026-07-08 13:45:50

황제의 침실은 황궁 동쪽 탑의 꼭대기에 있었다.

창이 넓어 밤하늘이 통째로 방 안에 걸려 있는 것 같았다.

벽난로에서는 장작이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붉은 혀를 날름거렸다.

그 온기가 엘로라에게는 목을 죄는 털목도리처럼 답답했다.

"저는 제 방에서 자겠습니다."

"방금 내가 한 말, 못 들었나."

"들었으니까 드리는 말씀이에요."

"그럼 대답도 들었겠군."

칼리안은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고 망토를 벗어 의자에 던졌다.

엘로라가 문 쪽으로 반걸음 물러서자, 문밖에서 갑옷이 철컥 부딪쳤다.

기사가 서 있었다.

방 한구석에는 그녀의 짐 보따리까지 이미 옮겨져 있었다.

"도망친 죗값이다. 하룻밤에 두 번 놓칠 만큼 멍청하진 않아서."

"제가 어딜 가요. 유모가 감옥에 있는데."

"그러니까 확실히 해두는 거지."

그가 침대 한쪽에 걸터앉아 장화를 벗었다.

가죽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묵직했다.

엘로라는 침대 반대편 끝에 서서, 그 침대가 끓는 기름 솥이라도 되는 것처럼 노려보았다.

"폐하."

"아무 짓도 안 해."

"……네?"

"그 얼굴. 칼 겨눴을 때보다 더 질렸어."

"그럼 베개라도 하나 더 주세요."

"베개는 왜."

"가운데 놓게요."

"성벽이라도 쌓겠다?"

"네."

칼리안이 말없이 베개 하나를 던졌다.

엘로라는 그것을 침대 한가운데 세로로 길게 눕혔다.

보잘것없는 성벽이었다.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나았다.

결국 두 사람은 같은 침대 위에서 서로 등을 돌린 채 누웠다.

침대가 넓어 둘 사이에 사람 둘은 더 누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도 등 뒤의 체온이 이불을 타고 건너오는 것처럼 뜨뜻했다.

홑이불에서 낯선 삼나무 향이 났다.

엘로라는 천장의 그림자를 셌다.

선황은 다정한 아버지가 아니었다.

그녀를 무릎에 앉혀준 적도, 이름을 불러준 적도 손에 꼽았다.

그녀를 볼 때면 늘 그녀의 어깨 너머 어딘가를 보았다.

그녀 뒤에 서 있는 다른 누군가를 보는 것처럼.

그래도 그 사람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앞을 막아섰다.

귀족들이 반푼이 황녀를 수도원에 보내라 했을 때도, 혼처라는 이름으로 늙은 백작에게 팔아넘기려 했을 때도.

'이제 막아줄 사람이 없어.'

베개를 쥔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렸다.

등 뒤에서 이불이 살짝 꺼질 때마다 어깨가 움찔 솟았다.

지금 그녀의 목숨은, 저 등 하나의 기분에 달려 있었다.

"잠이 안 오나."

낮은 목소리가 등 뒤에서 울렸다.

엘로라는 흠칫 어깨를 움츠렸다.

"……네."

"긴장 풀어. 오늘 밤은 아무것도 안 한다니까."

"오늘 밤은, 이요?"

"말꼬리 잡는 버릇이 있군."

"폐하가 꼬리를 남기시니까요."

"자꾸 잡으면 잘라버린다."

"꼬리를요, 제 혀를요?"

대답은 없었다.

대신 등 뒤에서 짧게 숨을 내쉬는 소리가 들렸다.

웃음 같기도 했고, 한숨 같기도 했다.

장작이 무너지며 불티가 튀었다.

엘로라는 눈을 감았다.

잠들 수 있을 리 없었지만, 잠든 척이라도 해야 이 밤을 견딜 수 있을 것 같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창문 쪽에서 빗장이 들리는 소리가 났다.

아주 작은, 쇠와 쇠가 스치는 소리였다.

엘로라는 눈을 떴다.

달빛이 비스듬히 들이치는 창가에, 검은 천으로 얼굴을 가린 그림자 하나가 소리 없이 내려서고 있었다.

그 손에 들린 단검이 달빛을 받아 하얀 선을 그었다.

비명을 지를 틈도 없었다.

등 뒤에서 이불이 걷혔다.

다음 순간 묵직한 것이 그녀의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갔다.

둔탁한 소리.

짧은 신음.

엘로라가 몸을 일으켰을 때, 그림자는 이미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칼리안이 그 위에 서 있었다.

맨발로.

침대 머리맡에 세워두었던 검을 한 손에 늘어뜨린 채.

카펫 위로 검붉은 것이 번져 나왔다.

엘로라의 발끝 바로 앞까지.

비릿한 쇠 냄새가 삼나무 향을 덮었다.

칼리안이 검을 털며 그녀를 돌아보았다.

붉은 눈이 어둠 속에서 한 번 느리게 깜빡였다.

"봤으면, 이제 공범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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