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대신······." 한대령이 말을 이었다. "조건이 있다."
수려는 침을 삼켰다.
"일본으로 가라."
"······일본?"
"료칸으로."
"료칸이요? 갑자기 왜······."
"5년." 한대령이 말을 끊었다. "5년 안에 그곳에서 일하면서 모두에게 인정을 받고 오너라."
"······5년이나요?"
"손님을 직접 상대하고, 청소하고, 음식을 나르고, 객실을 관리해라."
수려는 황당한 표정으로 할아버지를 바라봤다.
"할아버지."
"회장님이라고 불러라."
"······네. 회장님."
"거기서 최고의 서비스가 무엇인지 배워라.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도."
"왜 하필 료칸이에요?"
한대령이 잠시 수려를 바라봤다.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
돈? 아니다. 경영 지식? 그것도 아니다."
목소리가 낮아졌다.
"사람이다. 사람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고, 사람을 이끌겠느냐."
수려의 표정이 조금씩 달라졌다.
"료칸은 손님이 원하는 것을 먼저 알아야 하는 곳이다. 말하지 않아도 불편한 것을 찾아내고, 필요한 것을 먼저 내어놓고, 마지막까지 상대를 기억하는 곳이지."
한대령이 수려를 똑바로 바라봤다.
"너는 지금까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법만 배웠다. 이제는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는 법을 배워라."
수려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리고 모두에게 인정을 받을 때."
한대령이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돌아와라. 그때 네가 배우를 하든 아이돌을 하든 회사의 후계자가 되든, 내가 기회를 주겠다."
짧은 침묵이 흘렀다.
직업을 잃었다. 숙소도 잃었다. 사람들의 신뢰도 잃었다.
그런 자신에게 처음으로 누군가가 새로운 길을 내밀고 있었다.
"······제가 잘할 수 있을까요?"
"모르지." 한대령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래서 보내는 거다."
"정말 할아버지답네요."
한대령이 비서를 불렀다.
"위 비서. 시모우라 그룹에 연락해."
"알겠습니다."
이미 비서는 전화를 걸고 있었다.
"잠깐만요. 너무 빨리 진행되는 거 아니에요?"
"어차피 한국에 있어도 할 일이 없지 않느냐."
수화기 너머로 비서의 일본어가 들려왔다.
"모시모시. 오히사시부리데스."
'······진짜 가는 건가.'
그때 위 비서의 목소리가 한 톤 낮아졌다.
"네, 네. ······그 건 말씀이십니까?"
위 비서가 한대령을 흘낏 보더니 등을 돌려 목소리를 낮췄다. 대화 내용은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뭐지?'
수려가 물으려는 순간, 한대령이 먼저 말을 끊었다.
"됐다. 넌 가서 짐이나 챙겨라."
"할아버지, 방금 무슨······."
"회장님."
"······회장님. 방금 무슨 얘기예요?"
한대령은 대답 대신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별거 아니다."
수려는 그 표정에서 익숙한 위화감을 느꼈다.
어릴 적, 할아버지가 저런 얼굴을 할 때는 늘 무언가를 숨기고 있었다.
회장실을 나온 수려는 복도를 걷다가 걸음을 멈췄다.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얼굴 — 석준이었다. 몇 년 만이었다.
"석준이 형."
석준은 아무 말 없이 지나치려다 걸음을 멈췄다.
"······료칸이라고?"
'나보다 먼저 알고 있다니.'
석준이 낮게 웃었다.
"거기, 아무 데나 보내는 게 아니야."
"그게 무슨 소리야?"
석준은 더 대답하지 않고 회장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문이 닫혔다.
'방금 그 말은······ 무슨 의미지?'
집으로 돌아가는 길. 지갑 안에는 현금 몇 장뿐이었다.
'돈도 거의 다 떨어졌네.'
택시를 잡으려다 포기하고 그냥 걸었다. 그때 뒤쪽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저 사람······ 한수려 아니야?"
"학폭 아이돌."
휴대전화가 하나둘 올라왔다. 예전 같았으면 모자를 눌러쓰고 고개를 숙인 채 도망쳤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그러지 않았다.
수려는 오히려 등을 펴고 고개를 든 채 사람들을 잠시 바라본 뒤, 아무 말 없이 다시 걸었다.
'그래. 마음대로 생각해. 어차피 내 인생은 내가 사는 거니까.'
그날 밤, 짐을 챙기던 수려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모르는 국제전화 번호였다.
"여보세요······?"
낯선 일본어 억양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한수려 씨 되시죠? 저는 시모우라 료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목소리가 뚝 끊겼다. 통화 시간, 1초.
'뭐야, 방금······.'
다시 전화를 걸려던 순간, 화면에 문자 한 통이 떴다. 발신자 표시 없음.
〔료칸에는 오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고등학교 1학년.한수려는 국내 3대 기획사 중 하나인 네버그린 기획사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학업과 연습생 생활을 병행하며 아이돌을 준비하던 시절.수려에게 학교는 공부하는 곳이기도 했지만,친구들과 웃고 떠드는 평범한 일상이 남아 있는 유일한 공간이기도 했다.그리고 고등학교 2학년이 된 어느 봄날.봄비가 내리고 있었다.교실 안.담임 선생님이 교탁에 기대어 아이들을 바라봤다."자~ 공부할 사람은 공부하고, 놀 사람은 공부하는 사람 방해하지 말고."아이들은 선생님의 말씀에도 불구하고 시끄럽게 떠들고 있었다."그렇게 1년 잘 지내보자."선생님이 교실을 한 바퀴 둘러보다가 수려를 발견했다."특히 수려 너!""······네?""학교 빠지지 마!""제가 왜요?""아이돌인가 뭔가 하는 것도 좋은데 학업 분위기는 방해하지 마. 내가 그건 용서 못 한다.""제가 아이돌 하는 거랑 학업이 무슨 상관입니까?""상관 있지!""제가 나중에 성공하면 선생님이셨다고 자랑이나 하지 마세요."순간 교실이 조용해지고선생님이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뱉었다."잘되면 당연히 내가 선생이라고 자랑해야지.""안 되거나 사고 치면 당연히 모른 척할 거고!""하하하하!"아이들이 웃음을 터뜨렸다.수려는 괜히 머리를 긁적였다."아······ 진짜."그때였다.수려의 시선이 교실 한쪽에 멈췄다.창가에 한 여자아이가 앉아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긴 생머리.반듯한 자세.치마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창밖의 봄비를 바라보고 있었다.오똑한 콧날과 깨끗한 피부.누가 봐도 한 번쯤 뒤돌아볼 만큼 예쁜 얼굴이었다.'전학생인가? 한번도 못봤는데'그런데 보면서도 이상했다.예쁜 사람은 많았다.수려가 다니는 기획사 연습실만 해도 저 정도 외모를 가진 아이들은 얼마든지 있었다.그런데 왜 저 아이는 자꾸 눈에 들어오는 걸까.수려는 자신도 모르게 계속 바라봤다.그러다 여자아이가 고개를 돌렸다.눈이 마주치자수려의 심장이 순간 크게 뛰었다.여자아이는 아무
이쁜 사람이면 좋겠는데······.'"자, 들어오세요!"문이 활짝 열리고 한 남자가 들어왔다. 수려는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가, 멈췄다.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저 얼굴을 잊을 리 없었다.일본으로 오기 전, 자신의 인생이 무너지는 시작점에 서 있던 얼굴.숨이 턱 막혔다. 남자도 수려를 바라봤다.눈이 마주친 순간, 남자의 입꼬리가 아주 조금 올라갔다. 마치 이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하지만 그것도 잠시, 남자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하지메마시떼. 재준 데쓰.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분명했다. 자신과 같은 고등학교를 나왔고, 학교폭력 피해를 주장했던 남자.그 사건으로 수려의 모든 것을 빼앗아간 사람 — 재준이었다.재준은 아무렇지도 않게 자기소개를 이어갔다."제가 일본에서 처음 일하는 거라 여러분들의 많은 도움 부탁드립니다." 윙크."참고로 저는 여기서 먼저 일하고 있는 수려와 같은 고등학교를 나왔습니다. 굉장히 오래된 친한 친구고요." 재준이 수려 쪽으로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수려야, 잘 지냈어? 이렇게 다시 보니까 진짜 반갑다."수려는 대답하지 않았다. "수려 친구래~" 직원들이 수군거렸다.수려는 그 시선들을 보며 속이 뒤틀렸다."취미는 건담이랑 세일러 문 커스텀 모으기입니다."아베를 바라보며 덧붙였다."그리고 이번 기회에 일본 생활에 잘 적응해서 일본 여자친구도 꼭 만들어보고 싶습니다!""재준상은 부끄럼 없이 당당하게 말을 참 잘 하네요." 오카미상이 웃으며 말했다. "앞으로 재준상도 수려상처럼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모든 스태프들의 도움 잘 부탁해요."직원들이 다시 박수를 쳤다. "간바레!""아, 그리고 수려상." 오카미상이 수려를 바라봤다."재준상 기숙사 안내랑 료칸 시스템은 수려상이 잘 가르쳐 주세요.""······네."기숙사로 향하는 길, 한동안 두 사람 사이에는 아무 말도 없었다.수려가 먼저 입을 열었다."······너. 니가 나한테 어떻게 했는데 여길 왔냐? 이
료칸 정문.오카미상은 오늘도 입구 한쪽에 앉아 꽃을 가꾸고 있었다.수려는 한동안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오카미상은 꽃을 정말 좋아하시나 봐요. 처음 뵀을 때도 꽃을 가꾸고 계셨는데."오카미상은 손에 묻은 흙을 털어내며 미소를 지었다."꽃은 직접적인 말은 안 하지만, 표현은 확실하거든요."그녀는 라일락의 작은 꽃송이를 손끝으로 살짝 만졌다."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도 품위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죠. 살아 있는 건 다 그래요."잠시 말을 멈춘 오카미상이 수려를 바라봤다."수려상, 이 라일락의 꽃말 알아요?""꽃말이요?""봄의 시작."오카미상이 환하게 웃었다."수려상도 이 라일락처럼, 봄처럼 새롭게 시작해보는 거 어때요?"수려는 라일락을 바라봤다.'다시 시작이라······'그동안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모든 게 끝났다고만 생각했다.하지만 정말 끝난 걸까.'난 아직 젊잖아.'수려가 천천히 미소 지었다.'다시 시작할 기회가 온 거야.'그리고 그제야 알 것 같았다.오카미상은 자신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왜 일본까지 도망쳐 왔는지.그저 말없이 곁에 있어줬다.표현하지 않았을 뿐, 어쩌면 자신이 힘들어하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수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오카미상······ 제가 가끔 엄마라고 생각해도 될까요?"오카미상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끔요?""네······""난 이미 수려상 엄마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수려상은 아니었나 봐요?""아, 아니에요!"수려가 황급히 손을 저었다."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타쿠야도 있고, 왠지 허락은 받아야 할 것 같아서······"오카미상이 웃음을 터뜨렸다."농담이에요, 농담. 수려상이 언제쯤 오사카식 농담을 받아들일지 정말 궁금하네요."수려도 피식 웃었다.그 순간만큼은 마음이 따뜻했다.그런데 오카미상이 갑자기 말했다."아, 맞다.""네?""오늘
다음 날 아침, 수려는 머리가 깨질 듯한 두통과 함께 눈을 떴다."······으. 아······무우울!!!!." 이내 료칸 기숙사인 걸 깨달았다. 어제 얼마나 마신 건지, 중간부터는 필름이 아예 끊겨 있었다.'설마 사람들한테 실수한 건 없겠지.'기숙사 방문이 열리고 유코가 다급하게 들어왔다. 표정이 묘했다."수려상, 괜찮아요?""숙취가 좀 있는데 괜찮아요." 잠시 망설이다 물었다. "혹시······ 어제 제가 실수한 건 없었죠?"유코가 눈치를 보더니 조심스럽게 말했다."그게······ 아베상한테 얼른 가서 사과하세요. 잘못하면 일본 뉴스에 날지도 몰라요!""네????""이렇게 껴안고 난리였어요. 계속 '지수! 지수!' 하면서요. 한 백 번은 부른 것 같은데요? 아베상을 지수라고 부르면서 매달리고 울고······."수려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술 먹고 일본인 직원을 붙잡고 난동 부린 한국 아이돌 출신.' 이거 기사라도 나면 제목이 뭐가 될까.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저······ 혹시 또 다른 실수는 안 했나요?""그거 말고는 딱히 없었어요. 아, 그리고 계속 미안하다고 했어요." 유코의 표정이 조금 진지해졌다. "지수 씨라는 사람한테 엄청 미안했나 봐요."수려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저의 첫사랑이었어요."그때 기숙사 복도 끝으로 아베가 지나갔다."아베상! 잠시 이야기 좀 할 수 있습니까?"아베는 잠시 고민한 끝에 고개를 끄덕였다.기숙사 뒤편, 조용한 복도.수려가 90도로 허리를 굽혔다."유코 선배한테 이야기 들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평소에는 술을 마셔도 필름이 끊기거나 실수하는 편이 아닌데······." 머뭇거리다 갑자기 무릎을 꿇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정말 큰 실수를 했습니다."아베의 눈이 커졌다. 한동안 바라보다 조용히 물었다."어제 일······ 기억나요?""정확하게는 기억이 안 납니다만, 아베상이 저를 업고 방까지 데려다주신 건 희미하게 기억나요. 무거웠을 텐
근무가 끝나고, 기숙사로 돌아가려는 수려를 레스토랑 담당인 모토무라가 불렀다."수려 상 오늘 다 같이 환영회 겸 파티 하려고 하는데 같이 한잔하죠. 오늘 주인공인데."“네 씻고 바로 가겠습니다”기숙사 방테이블 위에는 편의점 안주와 일본 술, 맥주가 가득했다. 모토무라가 잔을 들었다."저희 달빛 료칸에 새로운 가족이 한 명 늘었습니다.""수려상! 건배!"잔이 부딪혔다. 오랜만이었다, 이런 분위기는. 국적도 언어도 다른 사람들인데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했다."그럼 자기소개부터!" 코즈키가 벌떡 일어났다. "나는 부조리장 코즈키! 그리고······ 곧 조리장을 달 예정이며 곧 이혼도 세 번을 달성할 예정입니다.""또?""이번엔 진짜야!"사방에서 웃음이 터졌다.다음은 모토무라였다."오키나와 출신이고, 키가 보시다시피 작습니다. 그런데 키가 작아서 좋은 점도 있어요. 손님보다 낮은 자세로 움직이거든요. 그래서 접대는 제가 최고입니다."수려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 사람······ 서비스에 진심이다.'"그리고 수려 상, 키 큰 건 서비스할 때 별로 도움이 안 됩니다."폭소가 터졌다. 수려도 결국 웃었다.신스케가 손을 들었다."나는 신스케. 편하게 신이라고 불러. 이불 담당입니다. 손님들이 식사하러 가면 이불을 펴고, 아침에는 정리합니다." 잠시 뜸을 들였다. "가끔 이상한 것도 발견하지만, 그것도 제 업무의 일부니까요.""뭘 발견하는데요?""그건······." 잠시 침묵. "신비로 남겨두죠."다시 웃음이 터졌다.그리고 모두의 시선이 한쪽으로 향했다. 아베, 혼자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아베상! 자기소개!""······." 아베는 맥주만 한 모금 마셨다.코즈키가 장난스럽게 말했다."자기소개 안 하면 나랑 결혼하는 거야.""싫어요."순간 방 안이 조용해졌다가, 폭소가 터졌다."오! 아베가 대답했다! 오늘 역사적인 날인데?"아베는 한숨을 내쉬었다."저 먼저 들어갈게요."만류에도 그대로 방을 나갔다.
"유코 선배, 혹시······ 저 사람은 누구예요?"수려가 남자를 가리켰다."저 사람이요? 우리 료칸 사장님 아들이에요." 유코가 씨익 웃었다. "잘생겼죠?""······네. 뭐, 그럭저럭."유코가 웃음을 터뜨렸다."그런데 혹시 몰라요? 저 사람도 일본에서 유명한 아이돌인데요. 수려상하고도 오사카 공연 때 같은 무대에 섰어요." 목소리를 낮췄다. "익스트림이라고, 진짜 몰라요?"수려가 되묻다가 문득 입을 다물었다. '설마!!.'"······타쿠야?""맞아요."익스트림. 일본에서 손꼽히던 인기 그룹이었다. 멤버들이 직접 작사·작곡을 하며 활동했고, 빌보드 차트에도 이름이 오르내리던 팀. 그 중심에는 언제나 타쿠야가 있었다. 수려가 아이돌이던 시절, 무대 위에서 경쟁해보고 싶었던 사람이었다."그런데 그 사람이 왜 여기 있어요?"유코가 잠시 타쿠야를 바라보다 미묘한 미소를 지었다."그건······ 직접 물어보세요."말을 남기고 로비 안으로 사라졌다.'뭐야? 왜 저렇게 말하지?'그때 타쿠야가 고개를 돌렸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 아무 말 없이, 괜히 입을 다물었다.'뭐지. 내가 먼저 말을 걸어볼까. 아니, 내가 왜. 그래도 나도 KKB 리더였는데.'타쿠야가 먼저 말을 걸어오길 기다렸지만 반응이 없었다. 수려의 자존심이 슬슬 상하기 시작했다.'······나 무시하나?'그때 멀리서 손님 두 명이 걸어왔다. 둘 다 손님을 발견했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서로를 슬쩍 바라볼 뿐이었다.'네가 가라.' '신입인 네가 가야지.''뭐야. 이건 또 무슨 경쟁인데?'먼저 움직이는 사람이 지는 거라는 이상한 자존심이 동시에 발동했다.휙! 아베가 두 사람 사이를 지나가 자연스럽게 손님의 짐을 받아 들었다."여기는 무대가 아닙니다." 말없이 한숨을 내쉬며 두 사람을 바라봤다. "손님이 오면 먼저 움직이세요. 두 분 다.""알겠습니다." 타쿠야가 고개를 끄덕였다.수려는 멋쩍게 머리를 긁적였다. ······쪽팔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