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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4 화

Author: 양순이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13 09:24:03
"봤어, 하륜? 평생 내 그림자로 살던 충견이, 고작 계집 하나에 눈이 멀어 제 목을 긋고 뒈지는 꼴을."

"……."

"감히 날 기만해. 그 연심 따위가 뭐라고 내 눈을 가려?"

연호의 흑요석 같은 눈동자에 깊고 탁한 상실감이 소용돌이쳤다. 옥좌 아래 그림자처럼 서 있던 하륜이 차분하게 고개를 숙였다.

"고정하십시오, 폐하. 어찌 됐든 폐하께선 오늘 우상의 목을 치고 황실의 기강을 바로 세우셨습니다."

그때였다. 닫혀 있던 대전 문밖으로 환관의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폐하, 귀비 마마께서 오셨습니다."

"들여라."

스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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