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문이 열리는 소리는 이제 낯설지 않았다.초인종도 벨소리도 없이 가게 문이 천천히 열릴 때면,유리는 마음속으로 먼저 ‘그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었다.이번에도 그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남자는 아무런 말 없이 들어섰고, 눈인사 대신 짧은 고개 끄덕임 하나로 인사를 대신했다.그가 앉는 자리는 언제나 같았다.창가, 햇살이 가장 부드럽게 드리우는 자리.그곳에 앉아 그는 조용히 물잔을 들어 입을 적셨다.유리는 그 모습을 보며 말없이 주방으로 향했다.오늘의 식사는 알려줄 필요가 없다는 듯 그녀의 손은 익숙하게 움직였다.무언가를 묻지 않아도 되는 거리.그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서로가 가장 편안하게 숨쉴 수 있는 간격이었다. 오늘의 메뉴는 마늘 간장에 조린 달걀,갓 데친 시금치 나물, 그리고 구수한 보리차 한 잔.특별하지 않지만, 매일이 고단한 사람에게 따뜻하게 다가갈 수 있는 그런 식사.그녀는 조용히 상을 차려 그의 앞에 놓았다.“오늘은 말 없이 드셔도 돼요.”그녀가 작게 말했다.“제가, 그런 날을 준비한 거니까요.”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젓가락을 들었다.식사가 진행되는 동안 그들은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그 침묵 속에서 서로의 손끝 움직임,숨결의 깊이, 눈길이 머무는 시간을 조용히 읽어내고 있었다.달걀을 반으로 자를 때 그가 흘린 짧은 숨.시금치의 짠맛이 혀끝에 닿았을 때 유리의 눈동자에 잠시 맴돌던 웃음기.그 모든 미세한 파동들이 말 없이 테이블을 건너갔다.어쩌면, 그들은 지금 가장 깊은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지도 몰랐다.식사를 마친 그는 천천히 젓가락을 내려놓고 보리차를 한 모금 마셨다.그리고 고개를 들어 유리를 바라보았다.그 시선 속엔 감사도, 위로도, 그 어떤 강요도 없었다.그저 ‘여기 있어줘서 고맙다’는 아주 조용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유리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그 시선을 정면으로 받아들이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가 떴다.그 침묵은 무언의 약속 같았다.‘서로를 알기 위해 모든 것
파리의 겨울은 깊어질수록 더 조용해진다.소음조차 얇은 이불을 덮은 듯 사그라들고,가게 유리창 너머로 들어오는 햇살마저 마치 머뭇거리듯 천천히 번져왔다.유리는 익숙하게 식재료를 정리하고 있었다.손끝에 전해지는 감촉들, 무를 썰 때의 묵직함,두부를 자를 때의 부서질 듯한 부드러움,간장을 푸는 작은 나무 숟가락의 결 그것들은 하나하나 그녀를 고요하게 만들었다.문득, 가게 문이 조용히 열렸다.그 남자였다.어제와 비슷한 코트, 비슷한 표정. 그리고 어제와 다르지 않게,조용히 눈인사를 건넨 뒤 창가 자리로 걸음을 옮겼다.유리는 아무 말 없이 그의 자리에 물을 내어두고, 잠시 후 오늘의 메뉴를 작은 메모지에 적어 건넸다.“오늘은 무들깨국과 따뜻한 보리차입니다.”남자는 메모지를 보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좋네요. 오늘 같은 날씨에 딱 어울려요.”그 말은 마치 날씨가 아니라 그녀의 마음을 읽는 말처럼 들렸다.하지만 그 어떤 질문도, 이름도,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도 둘 중 누구도 요구하지 않았다.그건 둘 사이의 조용한 약속 같았다.유리는 국을 끓이며 문득 생각했다.‘어떤 사람들은, 이름보다 먼저 마음으로 기억되는구나.’그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고, 그녀 역시 그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다.그렇기에 그들의 식탁은 오히려 말보다 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었다.따뜻한 들깨향이 퍼질 때쯤, 유리는 접시를 들고 그의 자리로 다가갔다.그는 그녀가 국을 내려놓자 작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이렇게 향이 부드러울 수 있나요?”그리고,“이 국, 꼭 ‘괜찮다’는 말을 속삭이는 것 같아요.”그 말에 유리는 처음으로 소리 내어 웃었다.그는 깜짝 놀란 듯 그녀를 바라보다가, 이내 자신도 조용히 웃었다.그 웃음은 무엇 하나 정해진 것이 없는데도, 무언가 충분히 나눴다고 느끼게 하는 순간이었다.식사를 마치는 동안 둘 사이엔 대화가 거의 없었다.하지만 조용한 시선, 숟가락을 놓는 리듬,뜨거운 국을 식히는 숨결 속에서 서로를 알아가는 감각이 조용히
그날은 이른 오후부터 비가 내렸다.파리의 비는 서울과 달리 누군가가 마음을 가만히 쓸어내리듯,천천히, 그리고 지그시 땅을 적신다.우산을 든 행인들의 발걸음은 조용했고, 가게 창가 유리에는 가느다란 빗줄기들이 줄을 그었다.유리는 비가 내릴 때마다 요리 속 간장의 농도를 조금 더 높였다.햇살이 있는 날보다 짙은 맛이 그날의 공기와 더 잘 어울렸기 때문이다.점심 시간이 막 지나고, 작은 가게 안엔 적막이 감돌고 있었다.그런 시간이었다. 문이 조용히 열리며 한 남자가 들어왔다.검은색 코트, 회색 니트.촉촉하게 젖은 머리카락을 가볍게 털며 남자는 가게 안으로 조심스럽게 발을 들였다.유리는 그 순간, 설명하기 어려운 낯섦을 느꼈다.그는 분명 처음 보는 사람이었지만,그의 표정이나 걸음걸이 어딘가에서 묘하게 익숙한 무언가가 느껴졌다.“안녕하세요.”그가 먼저 말을 걸었다.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웠다.“혹시... 혼자 와도 괜찮을까요?”“네, 물론이죠.”유리는 자연스럽게 대답했다.“편하신 자리에 앉으세요.”그는 창가 가까운 자리에 앉았고, 메뉴판을 한참 들여다보다메모장에 적힌 오늘의 요리를 가리켰다.“이거, 된장 가지무침. 이걸로 부탁드릴게요. 왠지, 날씨에 잘 어울릴 것 같아서요.”그 말투, 조금은 느리고 단정한 말의 배치. 유리는 순간 멈칫했다.그건 아주 오래전 누군가의 말버릇과 묘하게 닮아 있었다.하지만 곧, 그녀는 다시 조리대 앞으로 향했다.다른 생각은 그릇을 준비하고, 칼끝에 집중하며 흐려졌다.요리를 내놓을 때,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고 그녀를 바라보았다.“여기, 원래 이렇게 조용한 분위기인가요?”그의 눈빛은 웃고 있었지만 그 속엔 무언가 알고 싶다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유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음식이 말을 대신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요. 식사는… 조용할수록 더 깊어지니까요.”그 말에 남자는 잠시 고개를 끄덕이다가 이내 젓가락을 들었다.된장 가지무침 한 입,그리고 차가운 두부를 조심스럽게 맛본 후 그는 작
조용한 오후였다. 바람은 없었고, 창밖의 풍경은 마치 멈춘 듯오래된 그림엽서처럼 조용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햇빛은 유리창을 통해 식탁 위에 얇은 커튼을 드리웠고, 그 그림자 위로 한 권의 노트가 조용히 펼쳐져 있었다.하얀 속지. 어디에도 아직 글자가 쓰이지 않은 공간.유리는 그 여백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 천천히 펜을 들었다.요리를 기록하는 일은 맛을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그때의 온도를, 그때의 마음을 자신에게 남기는 작업이었다.그래서 그녀는 조심스럽게 펜촉을 페이지 위에 내렸다.#1. 따뜻한 들기름 된장 가지무침누군가를 떠나보낸 다음 날,혼자만의 식탁을 위해 만든 첫 요리.가지 2개, 된장 1스푼, 들기름 약간,다진 마늘, 그리고 고수 한 줄기.가지는 얇게 저며 부드럽게 데치고,된장과 들기름을 섞은 소스를 따뜻할 때 조심스레 무친다.마지막에 고수를 아주 약하게 얹어 낯설지만 어딘가 익숙한 향을 더한다.이 요리를 먹던 날,민우에게서 엽서가 도착했다.“당신의 식탁은 지금 어떤 향이 나고 있나요?”내 대답은,“아직은 조금 외로운 맛이지만 조금만 더 기다리면 천천히 그리운 맛이 될 것 같아요.”유리는 한 줄, 한 줄을 쓰며 그날의 식재료를 떠올렸다.가지를 자르던 감촉, 소스를 조합하던 순서,접시에 올려놓기 전 자신의 숨결이 섞이던 온도까지.그 모든 것이 글자 사이에 고스란히 새겨지고 있었다.그건 단지 레시피가 아니라 그녀의 하루, 그녀의 마음,그녀의 고요한 결정들이었다.노트를 덮고, 유리는 조용히 창문을 열었다.파리의 공기는 늘 그렇듯 묵직하면서도 맑았다.낯선 향과 익숙한 거리의 소리가 함께 스며들었고,그 안에서 그녀는 자신만의 자리 하나를 다져가고 있었다.식당 한쪽 벽엔 작은 선반이 놓여 있었고,그 위엔 첫 번째 요리의 재료들이 조용히 자리 잡고 있었다.유리는 그 선반을 작은 성소처럼 느꼈다. 과거를 묻는 공간이 아니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담는 자리.그날 밤, 하루를 마무리하며 그녀는 조용히
작은 식탁 하나를 놓기엔 충분할 만큼 넓고 조명을 달기엔 조금 낮은 천장이었다.유리는 오래전부터 눈여겨봤던 그 빈 공간에 조심스럽게 ‘자신만의 부엌’을 들이기 시작했다.큰 간판도 없었다. 그저 문 앞 유리창에 흘림체로 써둔 메모 하나.“오늘은 가지된장무침과 차가운 두부를 준비했습니다. 천천히 드시고, 마음도 함께 따뜻해지시길.”손님이 언제 올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그녀는 그저 다시 요리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누구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서도,누군가에게 선택받기 위해서도 아닌 스스로의 마음을 따라 손끝을 움직이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아침 준비를 마치고 잠시 숨을 고르려던 찰나,문 아래로 조용히 밀려든 한 장의 엽서.유리는 몸을 굽혀 엽서를 천천히 집어 들었다.앞면엔 흐릿하게 번진 도쿄의 야경,뒷면엔 낯익은 손글씨로 적힌 한 문장.“유리 씨의 식탁은, 지금 어떤 향이 나고 있나요?”그 아래엔 민우의 이름이, 그리고 짧은 안부가 적혀 있었다.“저는 여전히 바쁩니다. 하지만 여전히, 당신이 만든 그 국물의 온도를 문득문득 떠올리곤 해요.”그녀는 엽서를 쥔 손끝에 서서히 따뜻함이 번지는 것을 느꼈다.어느 도시의 밤 속에서도 그가 자신을 떠올려 주고 있다는 사실이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그날, 식당엔 한 명의 손님이 들어왔다.흰색 코트를 입은 프랑스 여성.조용히 메뉴를 보고, 가지된장무침과 따뜻한 현미차를 주문했다.유리는 오랜만에 누군가를 위한 접시를 준비했다.정확히 같은 재료였지만 이날의 가지는 어제보다 조금 더 부드러웠고,된장의 깊이는 한층 더 짙어져 있었다.그녀는 식탁에 요리를 올리고 작게 인사했다.“Bon appétit.”그 말엔 한국에서의 기억과,파리에서의 다짐과, 지금 이 순간을 준비한 모든 시간이 고요히 담겨 있었다.식사를 마친 손님은 천천히 입가를 닦고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이 음식엔… 뭔가 그리움 같은 게 있어요. 어머니와 함께 있던 어느 여름밤이 문득 떠올랐어
파리의 바람은, 종종 기억을 흔든다.그날도 그랬다. 하늘은 높지도 낮지도 않았고 구름은 잿빛도 아니고 흰빛도 아니었다.그 모든 것이 애매하고 중간쯤에 머무는 날,유리는 오래된 시장 골목을 천천히 걷고 있었다.바구니 하나를 어깨에 걸치고, 뭔가를 사려는 마음보다 그저 걷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다.그래서 손끝은 느슨했고, 눈길은 자주 멈추었다.그녀는 길모퉁이 작은 채소 가게 앞에 멈췄다.줄지어 놓인 작은 가지들,조심스레 쌓인 토마토 상자,파슬리와 고수가 바람에 흔들리며 조용한 향기를 뿜어내고 있었다.그때, 바로 옆에서 낯선 한국어가 들려왔다.“이거… 고수 맞죠? 음… 향이 꽤 진하네.”고개를 돌리자, 편안한 셔츠 차림에 낯익은 표정의 남자가 한 손엔 고수를,한 손엔 스마트폰을 들고 있었다.유리는 순간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입술을 가렸다.그는 마치 향기와 싸우는 사람 같았다.그리고 그 모습은 지극히 인간적이었고, 의외로 따뜻했다.남자는 고개를 들고 유리와 눈이 마주치자 당황한 듯 눈을 깜빡였다.“혹시… 한국 분이세요?”유리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맞아요. 고수 처음 드셔보세요?”“예. 여행 중인데… 이거 뭔가 맛있다면서도 무섭달까…요리에 도전해보려고요.”유리는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그럼… 고수는 조금만 사세요. 많으면 요리 버릴 수도 있어요.”그 말에 남자는 활짝 웃었다.“감사합니다. 혼자서 이런 시장 돌아다니는 게 조금 쓸쓸했는데… 덕분에 기분 좋아졌어요.”그 말은 그녀의 마음에 부드럽게 닿았다.낯선 이의 다정함은 때때로 익숙한 위로보다 더 깊게 남는다는 걸 그녀는 알고 있었다.남자와 헤어진 뒤, 유리는 자신의 바구니에 고수를 몇 줄기 담았다.그리고 문득, 오래전 자신이 만들었던 레시피 하나를 떠올렸다.‘들기름 가지볶음에 바질을 올려볼까?’‘된장소스에 레몬을 넣으면 어떨까?’‘한국의 장과 프랑스의 허브를 섞는다면…’그녀는 갑자기 종이에 무언가를 적고 싶어졌다.시장을 빠져나와 조용한 카페에 앉아 메모
밤공기가 차갑게 식어가는데도,유리는 어딘가 온몸이 달아오른 듯 잠시 가게 문 앞에 멈춰 서서바람에 흔들리는 간판 소리를 들으며 혼자 속삭였다.“…나… 이러면 안 되는데.”유리는 오늘따라 평소보다 더 분주히 움직였다.주방 안을 바삐 오가며 냄비 뚜껑을 열어보고, 칼을 쥔 손끝을 재촉했지만,그럴수록 마음 한편은 더 조급하게 요동치는 느낌이었다.주방 창가로 스며드는 한 줄기 햇살에 눈이 시리도록 부딪힐 때마다,그 골목 어귀로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그 사람의 모습이 떠올랐다.‘오늘은 안 올 거야. 그럴 리 없지. 근데,
이현은 문 안으로 들어서며 느긋하게 웃었다.유리는 순간 칼을 내려놓고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쥘 뻔했다.“진상님… 진짜 왜 이렇게 매일 와요. 그만 좀 와요.”“싫은데요?”이현은 짧게 웃으며 턱을 살짝 들어 올렸다.“보고 싶어서 왔는데요.”조유리는 입술을 꾹 깨물고, 뒤돌아서 주방으로 들어갔다.그런데 거울에 비친 자신의 뺨이 빨갛게 달아오른 걸 보고 두 손으로 얼굴을 꾹 눌렀다.‘조유리, 이러지 마… 진짜, 정신 차려…’그날 저녁, 은별은 가게 문턱을 조용히 넘었다.“회장님, 식사 시간이 이렇게 중요하셨나요?”은별
은별의 미소 속엔 알 수 없는 날카로움이 숨겨져 있었다.“회장님이 뭐가 그리 맛있다고 매일 이곳에 오시는지.”이현은 짧게 한숨을 내쉬며“비서님, 일은 일이고, 제 사생활은 좀 놔두시죠.” 라고 말했다.유리는 재빨리 고개를 숙였다.그들의 말 속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기류가 한순간 식당 안 공기를 차갑게 만들었다.가게 정리 중, 유리는 문을 닫으려다 또 골목 끝에 서 있는 이현을 발견했다.“진상님, 진짜… 오늘은 왜 안 가세요.”이현은 주머니에서 손을 꺼내며 잠시 그녀를 바라봤다.“그냥… 보고 가려고요.”유리는 한숨을
“조유리 씨, 다른 사람한테도 이렇게 신경 많이 쓰세요?”그 말에 유리는 순간 멈칫했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휙 돌리며“손님 관리 열심히 하는 게 잘못인가요?” 하고 받아쳤다.이현은 피식 웃었다.“잘못은 아닌데요, 굳이 그렇게 변명하실 필요는 없잖아요.”유리는 국자로 찌개를 휘젓다 턱 끝까지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그 와중에도 심장이 자꾸만 빨리 뛰는 게 더 화가 났다.문득 식당 문이 열리고, 또각또각 구두 소리가 울렸다.조은별이었다.완벽한 정장 차림, 미소를 얹은 얼굴,그러나 그 안에서 번뜩이는 눈빛은 누구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