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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마음의 거리

Author: 데이지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6-17 17:35:34

유리는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국자를 손에서 놓을까 말까 고민하다 결국 꽉 움켜쥔 채 말했다.

“싫…지는 않아요. 근데요, 진상님, 저 그런 거에 흔들릴 사람 아니에요.”

그 말에 이현은 짧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다 보여요.”

유리는 순간 어깨가 움찔했고, 그 말을 부정하기 위해

뭐라도 내뱉으려 했지만, 입술 끝에서 말이 맴돌다 결국 목 안으로 삼켜졌다.

그날 저녁, 조용한 가게 문이 또각또각 울렸다.

길게 늘어진 실루엣, 완벽하게 다듬어진 정장 차림,

그리고 그 특유의, 어딘가 서늘한 미소.

은별이었다.

“오늘도 오셨네요, 회장님.”

은별은 이현을 향해 얇게 웃으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이렇게까지 매일 찾아오시면, 사람들 눈에 좀 띌 텐데요.”

이현은 무표정한 얼굴로 은별을 바라보다가, 잠시 눈길을 조유리 쪽으로 돌렸다.

“괜찮아요. 신경 안 씁니다.”

짧지만 단호한 목소리였다.

유리는 그 말 한마디에 심장이 순간적으로 뛰어올랐다가,

곧장 쿵 떨어지는 기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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