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넉넉한 편은 아니었지만 노르웨이 북부는 사람이 드물어 항공편도 많지 않았다. 설령 북부의 큰 도시에 도착하더라도 다시 렌터카를 빌려 오로라를 볼 수 있는 마을까지 이동해야 했다. 전체 이동 시간을 따져 보면 오히려 직접 차를 몰고 가는 편이 더 빠를 수도 있었다. 결국 두 사람은 지난번에 탔던 SUV를 몰고 가기로 했다.시간을 아끼기 위해 시후는 저녁 식사를 마치자마자 길을 나섰다. 열 시간 정도 달리면 다음 날 정오쯤 목적지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링엔은 이미 북극권과 매우 가까운 곳이었다. 아직 극야가 시작된 것은 아니었지만 낮의 길이는 거의 의미가 없을 정도로 짧았다. 언제 도착하든 큰 차이는 없었다. 하루 대부분이 밤이나 다름없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출발하기에 앞서 시후는 먼저 헬레나를 찾아가 앞으로 며칠 간의 일정을 설명한 뒤 안산과 제이크 한, 나훈구 등을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헬레나는 시후가 릴리를 데리고 노르웨이 북부로 오로라를 보러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적잖이 놀랐다. 그녀는 시후가 왜 항상 곁에 있는 17~18 살가량의 소녀를 그렇게까지 세심하게 챙기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게다가 중요한 일에도 언제나 그녀를 데리고 다니는 것 같았다. 헬레나는 두 사람의 관계가 단순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지만, 릴리의 어려 보이는 외모를 떠올리자 자신이 괜한 생각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그래서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은시후 씨, 걱정하지 마세요. 다른 분들은 저와 왕실 식구들이 잘 모시겠습니다.”잠시 뒤 헬레나가 다시 말을 이었다.“아, 그리고 노르웨이 왕실은 링엔에 별장을 하나 가지고 있습니다. 제 할머니의 아버지께서 할머니가 어릴 적 지어 주신 곳인데, 오로라를 보기에는 그보다 더 좋은 장소가 없습니다. 주변 수십 킬로미터가 모두 왕실 소유라 방해 받을 일도 없고, 지금까지 계속 관리해 와서 상태도 아주 좋습니다. 괜찮으시다면 릴리 씨와 그곳에 머무셔도 좋습니다. 집도 깨끗하고, 추우면 벽난로만 피우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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