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미리 준비해 둔 집이야. 원래는 친척들 오면 머물게 하려고 했던 곳인데 마침 잘됐네.”육민성은 짐을 들어 주며 집을 소개했다.“침실은 이쪽이고. 예린이 방은 일부러 공주방으로 꾸며 놨어. 마음에 들 거야.”주예린은 자기 방으로 들어가자마자 분홍색 벽지와 하얀 공주 침대, 책장 가득 놓인 그림책과 장난감을 보고는 신이 나서 펄쩍 뛰었다.“엄마, 삼촌, 이것 좀 봐요! 너무 예뻐요!”최수빈은 육민성을 돌아보더니 진심 어린 눈빛으로 말했다.“선배, 정말 고마워요.”...은산시, 저녁 무렵.이혜정은 앞치마를 두른 채 부엌에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냄비 안에서는 갈비찜이 보글보글 끓고 있었고 달콤한 향이 창을 타고 마당까지 퍼졌다.최수빈은 주예린의 손을 잡고 집 안으로 들어섰다. 곧 짐을 내려놓자마자 이혜정이 다가와 그녀를 위아래로 살폈다.“살이 빠졌네. 그동안 밥 제대로 못 먹었지?”“엄마, 저 괜찮아요.”최수빈은 웃으며 달래더니 곧바로 뒤에 서 있던 육민성을 소개했다.“이분은 육민성, 제 친구예요. 이번에 돌아온 것도 다 이 사람 덕분이었어요.”육민성은 바로 앞으로 나서 정중히 인사했다.“안녕하세요, 아주머니. 육민성이라고 합니다. 수빈이한테서 아주머니 얘기 많이 들었어요.”그는 손에 들고 있던 영양제 몇 상자를 거실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작은 마음이니 부담 갖지 마세요.”이혜정은 그의 단정한 태도를 보며 금세 미소를 숨기지 못하더니 이내 손을 잡아 소파로 이끌었다.“뭘 이런 걸 다... 얼른 앉아. 우리 수빈이랑 예린이, 그동안 많이 신경 써 줬겠네.”그러고는 최수빈을 향해 눈을 찡긋한 뒤 목소리를 낮춰 물었다.“네가 말하던 그 친구가 이 사람이야? 보통 친구 같진 않은데... 혹시 내 새 사위 될 사람 아니야?”최수빈은 얼굴이 붉어지며 급히 손을 내저었다.“엄마, 그런 말 하지 마요. 그냥 친구예요.”그때 송미연이 씩씩하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손에는 케이크 상자가 들려 있었다.“이모! 수빈아, 예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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