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인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더니 갑자기 연채린을 향해 연달아 큰 재채기를 퍼부었다.“에취! 에취!”그녀는 한 걸음, 또 한 걸음 연채린에게 다가갔고 거의 얼굴이 맞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멈춰 섰다.“에취!”연채린은 기겁한 표정으로 몸을 굳혔다.그런데 강혜인은 어느 순간 연채린의 옷깃을 덥석 잡더니 당황한 척 입과 코 주변을 그 옷자락으로 닦기 시작했다.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미안하다는 듯 어설프게 웃었다.“미, 미안해. 네 몸에서 냄새가 너무... 에취! 너무 심해서 나도 모르게... 에취!”연채린은 화가 치밀어 오르며 옷자락을 확 낚아챘다. 그런데 그 위에 정체불명의 끈적한 액체가 묻어 있었고 그걸 본 순간, 그녀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가 퍼렇게 질렸다.“악, 더러워!”연채린이 손을 털자 그 소리에 맞춰 교실 안에 폭소가 터졌고 학생들은 코를 막으며 킥킥거렸다. 심지어 그녀와 함께 온 무리까지 슬금슬금 코를 가리며 거리를 두면서 의심스럽고 조심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봤다.“진짜 냄새나는 거 아니야?”“어? 나도 맡은 것 같아...”연채린은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른 채 숨을 헐떡였다.“아니라고! 나 안 냄새나!”그러고는 더는 못 견디겠다는 듯 몸을 홱 돌려 사람들 틈을 밀치고 뛰쳐나갔다.서현주는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봤는데 연채린이 달려가다가 말고 의심스러운 듯 자기 팔 냄새를 슬쩍 맡는 장면까지 보였다.그 순간, 교실 안에 또 한 번 웃음이 터졌고 서현주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왔다.그런데 이 순간 그녀는 묘하게 가슴이 따뜻해졌다. 예전의 그녀는 언제나 혼자였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제 그녀의 곁엔 이렇게 함께 웃어주는 친구들과 그녀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생겼다.그리고 이렇게 된 건 전부 강혜인의 덕이었다. 전생에서도, 지금 이 생에서도, 강혜인은 언제나 그녀의 삶에 빛을 가져다주었다.서현주는 문득 생각했다. 연지훈보다 먼저 강혜인을 붙잡은 건 비열했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다행이었다.야간 자습이 끝난 후, 두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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