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결은 그 말을 듣고 눈물 연기하는 것도 잊은 채 정다슬의 앞을 가로막았다.“그래, 아빠 말이 맞아.”정한결은 당당하게 말했다. “누나, 사람이 너무 이기적으로 살면 안 돼.”똑 닮은 부자의 뻔뻔한 낯을 보니 정다슬은 기가 막혀 웃음이 터져 나올 지경이었다.하지만 정작 웃음이 나오진 않았다.이 두 뻔뻔한 남자 중 하나는 그녀의 아버지였고 다른 하나는 남동생이었다.순간 숨조차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다.대체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런 사람들을 가족으로 만났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정다슬은 힘껏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서둘러 떠나지도 않고 몸을 돌려 정세종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오랫동안 일했지만 제 손에 돈이 있는지 없는지, 가족들에게 속 좁게 구는 건지 잘 아시지 않나요?”그러고는 김미옥을 돌아보며 말했다.“아버지가 모른다고 해도 어머니는 잘 아시잖아요.”일을 시작한 이후로 매달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변함없이 김미옥에게 100만 원을 송금했다.거기에 명절이나 몸이 아플 때를 생각하면 지난 몇 년간 평범한 그녀로선 엄청난 금액을 쏟아부은 셈이었다.그 돈을 대체 어디에 썼는지는 한 번도 묻지 않았다.김미옥은 정다슬이 이 이야기를 꺼낼 줄은 생각지도 못했는지 양심의 가책을 느낀 듯 시선을 피하며 얼버무렸다.“다슬아, 나, 난 당연히...”김미옥이 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정세종은 병상에서 벌떡 일어나려 했다. “무슨 소리야?”정세종은 이를 악물고 김미옥에게 따져 물었다.“저 망할 년이 몰래 당신한테 돈을 줬어?”정세종은 정말로 모르고 있었다.이건 정다슬의 예상 밖이기도 했다.김미옥이 정세종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고 숨겨왔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이번에는 정말로 웃음이 터져 나왔다.“줬죠, 그것도 꽤 많이. 돈 주기 전에 김 여사님과 이미 약속했어요. 모든 건 미리 주는 부양비고 이번 달이 마지막이라고요.”정다슬은 정세종이 또다시 난동을 부리기 전에 덧붙여 말했다.“계약서 작성했으니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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