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라는 흥분해서 침대맡에 앉으려다 하마터면 송남지를 누를 뻔했다.그러자 곽지민이 질겁하며 한마디 했다.“야, 조심 좀 해! 지금 남지는 감기일 뿐인데 네가 깔고 앉아서 다치게라도 하면 어쩌려고!”오지훈이 곽지민의 어깨를 두드렸다.“지민아, 남지 걱정 너무 대놓고 하지 마. 이제 정훈이 돌아왔으니까 그거 보면 또 너랑 틀어질지도 몰라. 요즘 변호사 사무실 일이 너무 잘 풀려서 좀 꼬였으면 좋겠다 싶으면 계속하던가.”곽지민은 머쓱한 듯 입을 다물었다.최보라는 신이 나서 물었다.“하정훈이 어젯밤에 온 거야? 병실에서 같이 잔 거야? 대박이다! 원래 떨어져 있다가 만나면 깨가 쏟아진다는데, 어젯밤에 분명히 아주...”최보라가 속사포처럼 말을 내뱉었다.“그런데 이 좁은 침대에서 둘이 어떻게 같이 잤대?”지금 최보라 혼자 침대 모서리에 앉아 있기에도 비좁게 느껴지는 정도였다.송남지는 멍하니 주위를 둘러보았다.확실히 하정훈과 둘이 눕기엔 턱없이 좁아 보였지만 어젯밤 그는 분명히 곁을 지켰었다.송남지는 문득 뭔가가 떠오른 듯 천천히 입을 뗐다.“동남아 일이 꽤 까다로웠나 봐. 정훈 씨, 이번에 돌아왔는데 살이 정말 많이 빠졌더라고.”그 말을 들은 최보라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대꾸했다.“살이 빠졌다고? 얘 좀 봐, 너보다 더 빠진 사람이 어딨니? 일주일 만에 족히 5킬로는 빠졌을걸. 여기서 더 빠지면 큰일 나.”송남지가 미간을 찌푸리며 대꾸했다.“언니, 정훈 씨 이번엔 진짜 심각하게 빠졌다니까.”곽지민이 눈썹을 까닥이며 장난스럽게 거들었다.“바쁜 게 문제가 아니라, 아마 떨어져 있는 동안 남지가 보고 싶어서 애가 탄 거겠지. 그래서 하 대표가 그렇게 홀쭉해진 거야.”한 15분쯤 대화가 오갔을 무렵, 송남지는 최보라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섰다.꽃을 본다는 핑계로 창가에 선 그녀의 시선은 은근히 하정훈을 찾고 있었다.나간 지 한참이나 지났으니 슬슬 올 시간이 된 것이다.투명하게 빛나며 떨어지는 눈꽃을 바라보며 송남지가 차분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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