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택은 자기 인생에 대해 비교적 정확한 기준을 가진 사람이었다.수지는 이겸이 훌륭한 사람이라는 걸 부정하지 않았다.하지만 은택 역시 그에 못지않았다.무엇보다 은택은 수지의 감정을 먼저 살폈다.방금 전에도 한 지인이 수지를 곤란하게 만들려 하자, 은택은 그 사람에게 체면을 세워주지 않았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수지는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은택 씨, 나는요... 솔직히 재미없는 사람이에요. 아이도 있고, 내 모든 시간을 은택 씨한테 쏟을 수는 없어요.”“내 무심함에 익숙해져야 할지도 몰라요. 만약 언젠가 내가 힘들어지면... 그땐 이혼하자고 얘기해도 돼요. 나는 괜찮아요.”쪽, 쪽, 쪽.은택은 수지의 손을 꽉 잡아 입술에 가져가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 연달아 가볍게 입을 맞췄다.“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아요? 우리 결혼하는 날이에요. 이런 날에 이혼 얘기가 왜 나와요. 내 인생에 이혼이라는 단어는 없습니다.”그 순간, 수지는 마음 한쪽이 조금 불편해졌다.처음부터 은택과 수지는 결혼을 대하는 태도가 달랐다.‘나도 좀 바뀌어야 하는 걸까?’수지는 얼굴을 은댁의 어깨에 살짝 기댔다.“은택 씨, 나도... 노력할게요. 잘 지내볼게요.”은택은 수지의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그럼 됐어요. 정략결혼이 무서운 게 아니라 같이 가겠다는 마음이 없는 게 무서운 거죠.”수지는 살짝 웃으며 앞을 바라봤다.하객들은 이미 예식장에 모두 모여 있었다.수지는 웨딩드레스로 갈아입기 위해 자리를 떴고, 은택은 부모와 함께 입구에서 하객을 맞이하고 있었다.그때 강준과 별아가 들어오는 게 보였다.은택이 빠르게 다가갔다.“하 대표님, 이렇게 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와 수지 씨의 결혼식에 와 주시다니, 큰 영광입니다.”“수지도 제 동생이나 마찬가지예요.”강준이 말했다.“원 대표님은 진짜 수지에게 잘해야 해요.”은택은 환하게 웃었다.“그럼요. 제 아내인데요. 제가 잘하지 않으면 누가 잘하겠습니까?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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