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차에서 누군가가 내렸다.다리에 힘이 풀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던 순간, 서은주는 누군가의 품에 안겼다.익숙한 단향에 서은주는 순간 고개를 들었다.“강, 강민 씨?”육강민은 한 손으로 서은주의 허리를 감싸안고, 다른 한 손으로 서은주의 이마에 흩어진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며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내가 잠깐 자리를 비웠다고 이렇게까지 엉망이 된 거야?”그 말에 서은주의 손에 힘이 풀렸다.쥐고 있던 접이식 칼이 쨍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서은주의 눈가가 순식간에 촉촉히 젖어 들었다.“이제 내가 왔으니, 괜찮아.”육강민은 서은주를 더 깊이 품에 안았다.서은주가 울음을 터뜨리는 순간, 육강민의 마음도 함께 저려 왔다. 그사이, 놈들도 차 앞까지 쫓아왔다.그들은 육강민을 알아보지 못한 채 고함을 질렀다.“괜히 끼어들지 말고 꺼져!”“뭐라고?”그때, 반대편 차 문이 열리며 한 남자가 내렸다.흰 셔츠에 검은 바지. 조금 긴 머리가 눈썹을 가릴 듯 말 듯 드리워져 있었고, 피부는 유난히 희고, 외모는 눈에 띄게 잘생겼다.나른함과 퇴폐미가 몇 분씩 뒤섞인 그 남자는, 온몸에서 자유분방하면서도 오만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사람 말이 그렇게 어렵냐?”놈들이 계속 고함쳤다.“꺼지라잖아!”그중 한 명이 서은주에게 다가가 손을 뻗는 순간, 육강민이 움직였다.그는 기다란 다리를 휘둘러 그대로 상대의 가슴팍을 세차게 걷어찼다.“억!”놈은 비명을 지르며 그대로 날아가 바닥에 나뒹굴었고, 가슴을 부여잡고 몸을 웅크린 채,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했다.이는 육강민의 또 다른 모습이었다. 건장한 사내가 한순간에 바닥에 쓰러져 꼼짝도 못 하는 광경을 보자, 간담이 서늘해졌다.“다 덤벼!”대머리가 소리치자, 놈들이 한꺼번에 달려들었다.그때, 아까 내린 잘생긴 남자가 말했다.“육지성, 우리도 가자.”하지만 운전석에서 내린 육지성이 고개를 저었다.“주헌 도련님, 혼자서도 거뜬합니다.”“머릿수에서 밀리는데도?”“스스로를 믿으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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