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e Kapitel von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Kapitel 231 – Kapitel 240

640 Kapitel

제231화

조권은 급히 달려들어 뒤에서 육가희를 껴안았다.“뭐 하는 거야! 안 놔?”육가희는 분노에 차 소리쳤다.하지만 그 순간 서은주는 또다시 육가희의 뺨을 몇 번이고 날려버렸고 흰 피부는 금세 부어올랐다. “이건 리정이 대신 갚아주는 거야.”서은주는 눈빛은 싸늘했다.육가희는 난생처음 연달아 뺨을 맞았다.얼굴은 거센 충격에 얼얼했고 정성 들여 손질한 머리는 닭장처럼 난장판이 돼 있었다.평소의 거만한 태도는 흔적도 없었다.“내가 너 죽여버릴 거야!”“다시 내 친구를 건드리면 절대 이 정도로 넘어가지 않을 거야.”서은주는 몸을 돌려 떠나려 했다.“어디가! 거기 서지 못해!”육가희는 고래고래 소리치며 조권의 제압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쳤다.“원본도 다 가져갔잖아! 내 사진은? 빨리 내놔!”그 사진들이 유출되면 육가희는 끝이었다.진백현에게도 필요 없는 존재가 될 거고, 밖에 나설 면목도 없었다.“서은주, 내 사진 내놔!”다급한 외침 소리에 서은주는 뒤돌아 그녀를 바라보았다.“내가 사진을 돌려주겠다고 한 적 있나? 내가 그런 말 했다고?”“너…”육가희는 분노로 입술이 떨렸다.“내가 그랬나?”서은주가 조권에게 되물었고, 잠시 멈칫하던 조권이 답했다.“아닙니다.”육가희는 온몸을 떨며 외쳤다.“감히 나를 가지고 놀아!”“어쩌라고?”서은주는 육가희의 알몸을 훑어보며, 그 위에 남은 흔적들을 가볍게 비꼬았다.“근데 정말 의외네. 넌 진짜 안 가리는구나. 발정 난 짐승들과 다를 게 없네.”육가희는 완전히 폭발해 버렸다.빨갛게 부은 얼굴은 불에 타는 듯 욱신거리고, 입술은 터져 피 맛이 입안에 가득했다.“너야말로 짐승만도 못하잖아, 게다가 배 속에 잡종까지...”육가희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밖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잡종? 한마디만 더 해봐.”육강민이었다.차갑고 날카로운 목소리가 공기를 찢었다.몸을 움찔하던 육가희는 재빨리 입을 다물었다.‘작은… 작은 아빠도 여기 있다고? 이 미친년 데려온 거야?’그래서 서은주가 조
Mehr lesen

제232화

서은주의 말에 육가희는 고개를 홱 들어 올렸다.확장된 눈동자에 놀람과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뒤섞였다.“타인의 침실 사진 따위엔 관심 없거든. 그런 걸 내 핸드폰에 두는 것조차 더럽혀지는 느낌이라.”육가희는 몸을 격하게 떨렸다.“그걸 리가 없어…”“믿기지 않는다면, 나도 어쩔 수 없지. 경찰에 신고해서 조사하든지.”하지만 육가희는 절대 신고할 수 없었다.만약 손리정을 함정에 빠뜨린 사실이 드러나면, 서은주는 별 탈 없을지 몰라도, 자신이 먼저 망하게 될 것이 분명했다.그래서 이 일은 꾹 참고 삼켜야만 했다.서은주, 이 미친년은 틀림없이 자신에게 손쓸 여지를 남겨두고, 그래야 나중에 마음대로 협박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만약 사진을 찍지 않았다고 해도 오늘 밤 일은 단순히 함정을 꾸민 게 아니라 일부러 자신을 농락한 것이 된다.사진을 찍었든 안 찍었든, 서은주는 너무나 독한 년이었다.“은주야?”서은주는 환하게 웃어 보이자, 육강민은 그녀의 어깨를 감쌌고, 두 사람은 그렇게 방을 나섰다.그리고 그들의 대화 소리가 간간이 들려왔다.“괜찮아?”육강민은 그녀가 걱정되어 함께 들어가려 했었다.하지만 서은주는 직접 해결하겠다고 했다.게다가 작은 아빠 입장에서는 침대에서 구르는 조카를 보게 되는 상황은 상당히 역겨울 수 있었다.“괜찮아요, 그냥 좀 속이 울렁거릴 뿐이에요.”“어린 것이 너무 버릇없었나?”“…”두 눈이 빨갛게 충혈된 육가희와 여전히 겁에 질린 조권만 방에 남게 되었다.“바닥이 차서 일어나시는 게 어떻습니까?”“꺼져, 이 망할 놈아! 네가 아니었으면, 내가 이런 꼴을 당하지도 않았어!”서은주에게 화풀이를 할 수 없었던 육가희는 조권을 향해 소리쳤다.바닥에서 몸을 일으킨 그녀는 조권을 침대 위로 밀어 쓰러뜨리고, 뺨을 후려쳤다.“짝짝!” 요란한 소리와 함께 그녀의 입에서는 입에 담기 조차 거북스러운 욕설들이 난무했다. 조권은 비록 몸 파는 일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한 인간이었다.오늘 밤 일은 그도 원치 않았던
Mehr lesen

제233화

서은주는 그 모습에 웃음을 터뜨렸다.하지만 육강민은 재빨리 손으로 그녀의 눈을 가리며 말했다.“계속 볼 거야?”“너무 웃기지 않아요.”“아까 다 본 거야?”“별로 볼 것도 없었어요.”“그럼 나는?”“…”이 상황에 질투를 하는 육강민이 서은주는 너무 어이가 없었다. 그녀는 손을 떼고 육강민을 바라보며 물었다.“당신이 기자들을 부른 거예요?”“내가 왜?” 육강민이 가볍게 웃었다.“그건 육가희가 불러온 사람들이잖아.”육강민도 스스로를 착한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육가희가 기자를 불러왔으니, 빈손으로 돌려보낼 수는 없지 않은가.게다가 육가희는 서은주를 괴롭히려 했으니, 육강민은 그걸 최대한 활용한 것뿐이다.한편, 무방비 상태로 조권의 발길에 차여 바닥에 떨어진 육가희는 갑자기 들이닥친 기자들의 카메라 앞에서 완전히 당황했다. “육가희 씨, 아까 그 남자는 누구인가요?”“진백현 씨께서 다른 남자랑 방 잡으신 거 아시나요?”“…”너무 자극적인 장면이라, 그냥 지나칠 리 없었던 기자들은 카메라를 그녀의 코앞까지 들이밀 기세였다. 육가희는 황급히 담요로 겨우 몸을 가리며 허둥지둥 뒤로 물러났다.“꺼져, 당장 나가!”이건 마치 쥐를 본 고양이처럼 절대 놓칠 수 없는 특종이다.“내가 나가라고 했잖아! 사진이라도 퍼뜨리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뒤로 물러나면서 으름장을 놓고 있던 육가희는 갑자기 발끝에 극심한 통증이 몰려왔다.아까 자신이 깨뜨린 와인잔 파편을 밟은 것이다.참을 수 없는 고통에 육가희는 중심을 잃고 몸이 휘청거렸고 그대로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깨진 유리 조각이 허벅지와 등 뒤를 찔렀다.“악!”비명이 터져 나왔고, 육가희는 거의 기절할 것만 같았다.날카로운 유리 파편이 피부를 뚫고 들어오자, 영혼까지 모조리 뽑힐 뜻 고통스러웠다. 이어 여지없이 뒤틀리며 경련을 일으키는 육가희의 모습에 놀란 기자들이 숨을 죽였다.“뭐야? 갑자기 왜 저러는 거야?”“동생이 정신질환 있잖아. 혹시 간질병으로 알고 있는
Mehr lesen

제234화

방주헌은 원래 남의 일에 관심 많았기에 즉시 사람을 동원했고, 최대한 빠르게, 대대적으로 이 소식을 퍼뜨렸다.기자들은 아직 조심스러웠지만, 육가희 사진은 모자이크 처리가 되었음에도, 댓글 창에는 분석가들이 이미 등장했고, 그녀의 매니큐어 색만 보고도 “이건 육가희다”라며 단정 지었다.게다가 조권과 육가희 모두 몸에 심한 상처들이 남아 있었다.댓글 창은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이 여자 특이한 취향 있는 거 아냐? 격하게 즐겼나 보군…][따귀에, 엉덩이까지?][진백현 완전 불쌍… 전 세계가 배신 당했다는 거 다 알겠네.][영 별로라 육가희가 밖에서 해소하고 다니는 거 아냐?][…]뉴스를 접한 진백현의 얼굴이 새파래졌다.머릿속이 하얘진 그는 그냥 휴대폰을 부숴버리고 싶은 기분이었다.둘은 이미 헤어지자고 했지만, 완전히 정리된 건 아니었다.육광진의 오랜 세월 쌓아 온 인맥 때문에 진백현은 그를 완전히 적으로 돌리고 싶지도 않았고, 서은주와 약혼을 파기하고 육가희를 만난 거라 또 헤어지게 되면 자신의 명성에도 좋지 않았다.두 사람 관계는 그렇게 팽팽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육가희가 밖에서 남자를 만났다는 건, 그의 얼굴에 침을 뱉는 것이나 다름없었다.게다가 네티즌들은 진백현이 너무 못해서 만족할 수 없었던 육가희가 밖에서 해소하고 있다고 했다. 육광진는 격분했다.즉시 사람을 시켜 뉴스를 강제로 내리려 했지만, 담당자는 퍼지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통제할 수 없다며 그들도 어쩔 수 없다고 했다.육광진 역시 화가 난 얼굴로 병원으로 달려갔다.육가희는 침대에 엎드린 채, 의사가 핀셋으로 등 뒤 유리 파편을 제거하고 있었다.그녀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울부짖고 있었다.“아, 아빠…”“이런 부끄러운 짓을 하고, 감히 나를 ‘아빠’라고 부르는 거야? 이 몰상식한 년아!”육광진은 당장이라도 그녀를 두드려 패고 싶은 심정이었다.“흑흑흑…” 육가희는 억울함을 삼키며 흐느꼈다.“아빠, 이건 모함이에요.”자신이 먼저 서은주를 협
Mehr lesen

제235화

손리정은 육지성과 함께 맥주를 마시며 양꼬치를 구워 먹고 있었다.서은주: “…”‘자신이 환자라는 걸 잊은 건가?’손리정은 서은주를 보고 환하게 웃으며 손짓했다.“은주야, 빨리 와. 지성 씨가 추천한 이 집, 양꼬치 진짜 맛있어!”서은주는 손리정의 지나치게 뛰어난 회복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평소 육강민을 따라다니며 육지성이 접한 부유층 사모님이나 아가씨들은 천천히 곱씹으며 맛을 음미하고 했지, 이렇듯 대범하게 양꼬치를 먹어 치우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서은주와 손리정은 완전히 극과 극이었다.이렇게 다른 두 사람이 어떻게 친구가 될 수 있는지 상상이 안 갔다.육가희 사건은 이미 경성을 들썩이게 했고 손리정도 가십 뉴스를 보고 상황을 알고 있었지만, 서은주가 이렇게 독할 줄은 몰랐다. 사진이 학교 사이트에 퍼질 뻔했을 때, 손리정은 너무나 힘들었다.이제야 가슴을 짓누르고 있던 큰 돌덩이가 내려간 기분에, 맛있는 것들로 불안했던 시간을 보상받고 싶었다. 육가희가 지금 이렇게 된 건, 결국 자업자득이었다.서은주는 오늘 밤 있었던 모든 일을 이야기했다.“그래서, 사진 찍었어?”손리정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묻자, 서은주는 웃으며 답했다.“아니.”“속인 거야?”“그년이 자초한 일이야.”손리정은 혀를 찼다.“강민 씨랑 사귀고 나서부터 점점 독종이 되어가는 것 같아.”한쪽에 있던 육강민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지만,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서은주는 손리정을 돌봐 주려 했지만, 그녀가 거절했다.임신한 몸을 생각해서였다.결국 육강민이 육지성을 남겨두고 돌아갔다.술기운에 잠이 오지 않았던 손리정은 병상에 다리를 꼬고 앉아 육지성에게 말을 걸었다.“이미 아이가 있겠죠?”“없습니다.”“아직 결혼 안 했나요?”“여자 친구도 없습니다.”“아, 그렇군요.” 손리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왜 안 사귀세요?”“너무 바빠서.”육지성은 육강민의 비서로서 늘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기에 연애할 틈이 없었다.손리정은 다리를 꼬고 앉아 턱을
Mehr lesen

제236화

손리정은 다음 날 바로 퇴원할 생각이었지만, 서은주는 걱정된다며 병원에 며칠 더 머물며 관찰하도록 했다.그리고 서은주와 육강민이 병원에 다시 방문했을 때, 예상치 못하게 방주헌이 나타났다.어디서 소식을 들었는지, 과일을 들고 찾아온 것이었다.그렇게 손리정, 육지성과 함께 세 사람은 병실에서 카드놀이를 하고 있었다.“경성에서 나름대로 이름 있는 분이신데 카드 실력은 너무 형편없네요.” 손리정이 참지 못하고 방주헌을 나무랐다.“리정 씨가 환자라서 일부러 져주는 겁니다. 우리 한 판 더 하죠.”끝까지 인정하지 않는 방주헌은 전형적인 실력 없는 도박광의 모습을 보였다.그 광경에 육강민이 서은주에게 속삭였다.“내가 말했었지. 쟨 그냥 똥멍청이라고.”서은주는 웃음을 터뜨렸다.“은주야, 와서 앉아.” 손리정이 서은주를 침대로 불렀다.“방금 명한 선배도 왔었어.”“벌써 간 거야?”서은주는 엄명한에게 늘 감사한 마음뿐이었다.그의 친구가 학교 포럼 관리자라, 손리정의 사진이 퍼질 뻔한 일을 막을 수 있었다.USB에 있던 사진도 모두 삭제됐다.이 사건은 그렇게 일단락됐다.“내년이면 박사 졸업이라 논문 때문에 머리가 터질 거야. 박사가 논문 때문에 졸업이 연기되는 건 너무 흔한 일이지.”손리정은 턱을 괴며 말을 이었다.“내 일은 학교에서 다 알고 있으니, 앞으로 연애할 때는 쓰레기 같은 놈은 다시 만나지 말라고 선배가 그러더라.” 방주헌은 카드 섞으며 농담했다.“그럼, 어떤 스타일 좋아해요? 내 주변에 솔로들이 많아서 소개해줄 수도 있어요. 귀여운 미소년부터 나이 든 아저씨까지 없는 게 없다고요.”그러자 손리정은 고개를 저었다.“이젠 사랑 같은 거 포기했고 내 모든 정력을 위대한 의학 연구에 바치기로 했어요. 아직 풀지 못한 의학적 난제들을 생각하면, 연애할 마음이 안 생겨요.”그럴듯한 그녀의 말에 육지성이 난데없이 끼어들었다. “자신의 변비부터 해결하시죠.”손리정은 잠시 멈칫했다.‘변비 같은걸,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말하다니…
Mehr lesen

제237화

“왔어요?” 서은주는 동작을 멈추고 미소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육강민은 아무 말 없이 다가와 그녀를 품에 안았고, 손이 그녀의 허리선을 따라 스치며 열기를 더했다.트레이너는 바로 연습실을 빠져나갔다.육강민 집으로 개인 레슨을 하게 된 첫날부터 꽤 많이 궁금했다. 외부에서는 서은주에 대한 소문이 무성했지만 연일 쏟아지는 달달한 부부의 일상뿐이었다. 하여 매번 집에 돌아와 자기 남편과 육강민을 비교할 수밖에 없었고, 한탄이 멈추지 않았다.‘같은 하늘 아래 남자들인데도 이렇게나 다를 수가 있구나!”서은주는 손을 뻗어 육강민의 목을 부드럽게 감싸안았다.조금만 고개를 숙여도 코끝이 맞닿을 거리, 서로의 숨결이 뒤엉키며 뜨겁게 스며들었다.육강민은 머리를 살짝 기울여 그녀의 입술에 부드럽게 입을 맞췄다.살짝 닿는 온기와 짧은 입맞춤이, 놀라울 정도로 관능적이었다.“의사가 석 달 지나면 마음껏 해도 된대…” 육강민의 거칠어진 목소리가 그녀를 자극했다.서은주의 작은 얼굴은 금세 달아올랐다.“갈수록 뻔뻔하네요?” 서은주는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육강민은 아이를 배려해, 깊게 탐닉하지는 못했다.그저 서은주가 조금 더 편안하도록, 인내하며 천천히 마음을 쏟았고 오랜만에 느껴보는 낯선 감각이었지만, 그만큼… 황홀했다.사랑하는 사이, 서로를 감싸는 방법은 무수히 많았다.한바탕 거친 호흡이 잦아들고, 육강민은 그녀의 귀에 다가가 속삭였다.“어때?”볼이 발그스름한 채로 그를 지그시 바라보고 있는 서은주는 투정 어린 말투로 애교를 부렸다. 그녀의 저돌적인 시선이 육강민의 심장을 간질였다.“난 성인군자는 아니야. 이렇게 계속 쳐다보면, 오늘 밤, 진짜 참을 수 없을지도 몰라.”그러자 서은주는 급히 그의 품에서 빠져나왔다.육강민은 낮게 웃으며 그녀의 목덜미에 입술을 내린 뒤 샤워실로 향했다.차가운 물로 샤워를 끝낸 그는, 목욕 가운을 두르고 수건으로 머리를 닦았다.그리고 또다시 주얼리 책자를 뒤적이는 서은주의 모습을 보며 물었다.“주얼
Mehr lesen

제238화

주말에 주얼리 전시회가 열렸다.한주미는 원래 서은주와 함께 가려 했지만, 육남혁의 소개팅 때문에 약속이 잡혀 있었다.큰아들의 미래가 더 급한 법이었다.육남혁은 어머니와 함께 집을 나서며 서은주의 응원을 받았다.“힘내세요!”육남혁은 얼굴이 굳어졌다.한편, 육남혁이 예쁜 누나를 만나러 간다는 말에 육민찬이 눈을 반짝였다.“할머니, 저도 예쁜 누나 보러 갈래요!”“안 돼, 큰아빠는 소개팅 가는 거야.” 한주미는 눈살을 찌푸리며 덧붙였다.“네가 있으면 분위기를 잡을 수 없지.”“데이트예요?”아이에게 설명하기가 애매해진 한주미는 적당히 얼버무렸다.“뭐 그렇다고 할 수 있지.”“큰아빠, 예쁜 누나랑 뽀뽀하고 안기도 하고, 번쩍번쩍 들기도 할 거예요?”작은 얼굴에 천진난만한 호기심이 가득했다.하지만 육남혁은 얄밉게 재잘거리는 조카의 입을 당장이라도 막고 싶었다.한편, 서은주가 혼자 전시회에 가는 걸 걱정하고 있던 육강민은 혹시라도 챙겨줄 사람이 없을까 봐, 미리 임주에게 연락했다.“걱정 마세요. 제가 잘 모시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임주는 동료에게 슬쩍 털어놓았다.“이렇게까지 세심하게 챙길 줄은 몰랐어요. 함께 할 수 없어, 이렇게 부탁까지 하시네요. 완전 딸처럼 애지중지하신다니까요.”“지난번에 집 방문했을 때도, 부부 사이가 좋아 보이긴 했고, 소문처럼 아이 때문에 결혼하려는 것 같지는 않았어요.”“하지만 제가 할 일이 많아서 제대로 챙길 수 있을지 걱정이에요.”그때, 강정한이 나타났다.임주는 순간 민망했다. 고객을 뒷담화하고 있는 걸 들킬 뻔했기 때문이었다.변명이라도 해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 강정한이 담담하게 말했다.“전시회 중에는 네 일 해. 서은주 씨 쪽은 내가 챙길게.”모두: “…”이번 전시회는 경성에서 손꼽히는 대형 전시관에서 열렸다. 서은주가 안내 데스크로 향하자, 그곳에 강정한이 서 있었다. 서로 가볍게 목례한 후, 서은주는 “강 대표님”이라 정중히 불렀다.“안으로 모시겠습니다.” 강정한이 그녀를
Mehr lesen

제239화

서은주는 통역사를 바라보았다.그녀의 목소리는 다소 냉정해서 초가을 바람처럼 얼굴을 스치는 시원함 속 가시지 않은 잔열과도 같았다.깔끔한 정장 차림에 곧게 뻗은 어깨와 다리는 마치 고전 소설 속 여인처럼 부드럽고 우아한 아우라를 풍겼다.서은주는 속으로 감탄했다.‘고급 주얼리 전시회답게 통역사도 전문적이고 게다가 예쁘기까지 하네.’아름다운 여성은 이성만 보는 게 아니다. 동성에게도 저절로 눈길이 가는 법이다.서은주의 시선이 통역사에게 머물러 있는 동안, 강정한의 시선은 서은주에게 향했다.닮은 얼굴을 가진 사람은 수없이 많아도 분위기까지 닮은 경우는 서은주가 처음이었다.고객에게 설명을 마친 통역사는 강정한을 보고 다가왔다.“무슨 일 있으신가요?”“아니요.” 강정한은 서은주에서 시선을 거두며 말했다.“설명이 아주 좋았습니다.”“감사합니다.” 통역사는 웃으며 서은주에게도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세 사람은 나란히 걸었다.전문 통역 덕분에 서은주는 설명을 놓치지 않고 집중할 수 있었다.간간이 대화를 나누다 보니, 아르바이트로 나온 통역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서은주는 드물게 먼저 말을 꺼냈다.“연락처를 알 수 있을까요? 가끔 외국어 자료를 확인해야 하는데 혼자 번역하기 어려워서요.”의학 논문 번역은 더 정확한 표현이 필요했다.통역사는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그럼요.”서은주는 경성에 친구가 거의 없어, 이렇게 마음 맞는 사람을 만나면 더 이야기하고 싶었다.하지만 곧 일에 방해될까 봐 주저했다.통역사가 자리를 떠난 후, 서은주는 강정한을 바라보았다.그제야 그의 시선이 조금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강정한은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죄송합니다. 제가 또 무례했네요.”“괜찮아요.” 서은주는 담담하게 웃었다.“혹시, 전에 말씀하신 그분과 정말 그렇게 닮았나요?”“아주 닮았다기보다는…” 강정한은 말을 고르고 있었다.“아마 느낌이 비슷한 거겠죠.”“대표님이 말씀하신 그분을, 저도 한번 만나 보고 싶네요.”“그건
Mehr lesen

제240화

전시를 보러 오는 사람들이 점점 늘면서 강정한도 슬슬 볼일이 생겼다. 그는 서은주를 챙길 직원을 부르려 했지만, 그녀는 정중히 거절했다.천방지축 세 살짜리 아이도 아닌데 그 정도로 걱정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게다가 육강민도 곧 올 때가 되었다. “혼자 온 거야? 육강민은 안 따라오셨다고?”“그분은 이런 공개 행사 자체를 별로 안 좋아하시잖아. 정말 무슨 수로 육씨 가문에 발을 들였는지 모르겠다니까. 사람들이 사모님이라고 불러 준다고 해서, 진짜로 인정하는 건 아니지.”“지방 출신 양녀가 육강민 침대까지 기어올랐으니, 절대 보통이 아니지.”“…”귀에 거슬리는 말들이 끊임없이 흘러들었지만, 서은주는 신경 쓰지 않았다.그녀가 잠시 자리를 잡고 쉬고 있는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형수!”방주헌이었다.그는 오늘 웬일인지 화려한 꽃무늬 셔츠를 입고 있었다.아이 이름을 ‘육만수’라 지을 때부터, 서은주는 그의 취향이 독특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지나치게 잘생긴 얼굴에 요란한 꽃무늬는 어딘가 불미스러운 일을 하는 날라리 같았다. “여긴 어쩐 일이에요?” 서은주가 조금 놀랐다.“어머니께서 목걸이 하나 좀 봐달라고 하셔서 온 건데 여기서 형수를 만나게 될 줄은 몰랐네요.”방주헌은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두 사람은 별 의미 없는 대화를 띄엄띄엄 나누고 있었다.그러다 육강민이 모습을 드러냈다. 오늘 고객과의 만남으로 차림새가 무척 격식 있었다. 흰 셔츠에 검정 슬랙스. 무심하게 말아 올린 셔츠 소매 위 걸쳐진 재킷까지. 단정하면서도 세련되고 위엄 있는 모습이었다.그가 나타나자,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그에게로 쏠렸다.큰 키를 앞세워 전시장을 한 바퀴 훑어보던 육강민은 서은주를 발견하고, 곧바로 그녀에게 다가갔다.그의 시선은 한순간도 흔들리지 않았다.마치 그녀만 보이는 듯했다.서은주 앞에 멈춰 선 육강민은 눈매를 부드럽게 누그러뜨리며 말했다.“저쪽 일정이 방금 끝났어. 둘러보느라 힘들진 않았어?”그저 혼자 있으니, 조금 심심할 뿐이었
Mehr lesen
ZURÜCK
1
...
2223242526
...
64
CODE SCANNEN, UM IN DER APP ZU LESEN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