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인의 시점.아이들이 한 살을 넘기고 아장아장 걷기 시작하자, 이동현은 우리를 여러 곳으로 데려가 주기 시작했다. 청운 산장의 정원을 벗어나 조금 떨어진 고원의 공원으로 가기도 하고, 때로는 차로 편도 몇 시간이나 걸리는 수족관이나 동물원까지 발걸음을 옮기기도 했다.전속 운전사가 있긴 했지만, 휴일마다 일부러 운전을 부탁하는 건 마음이 쓰였다. 무엇보다 이동현과 함께 있는 편이 나도 더 편안했고, 조수석에 앉아 그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즐거워 그의 호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그가 운전하는 차의 뒷좌석에서 한결과 한비가 신나게 웃고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 깊은 곳이 따뜻해졌다.“해인 씨, 지난번에 말했던 그 빵집 들러 갈까요? 맛집으로 소문이 자자해요.”“한결아, 한비야, 저기 봐. 저쪽에 귀여운 양이 있어!”이동현은 언제나 우리를 가장 먼저 생각하며 움직였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장소를 찾아 주고, 내가 무심코 했던 말을 기억했다가 깜짝 방문을 준비해 주는 등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흘러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그는 가끔 백미러로 아이들을 살폈다.“해인 씨, 뒤 좀 봐요. 한결이랑 한비 완전히 잠들었어요.”“정말이네요. 너무 편하게 자고 있네요.”“그죠? 참 예쁘네요.”그 순간, 나는 마치 ‘가족’이 함께 외출한 듯한 따뜻함을 느끼고 있었다.청운 산장에는 방문객이 머물 수 있는 객실이 몇 개 있었다. 먼 길을 달려오는 이동현이 당일치기로 돌아가는 것이 힘들 것 같아 내가 먼저 제안했고, 그 후로는 숙박을 하며 머무는 날도 많아졌다. 그가 청운 산장에 묵는 밤이면, 평소와는 다른 안도감이 나를 감쌌다. 아이들이 잠든 뒤 거실에서 둘이 마주 앉아 차를 마시며 나누는 대화는 내게 가장 큰 위로였다. 세상과 단절되어 있다는 고독감도 옅어졌고, 텅 비어 있던 마음이 서서히 채워지는 것을 느꼈다. 이동현은 어느새 주말에 찾아오는 의사가 아니라, 우리 가족의 일부가 되어 가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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