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 군주는 표정을 굳힌 채, 세차게 요동치는 심장을 좀처럼 가라앉히지 못했다.왕부 안의 무겁고 숨막히는 분위기는 진작부터 눈치채고 있었다.사실, 처음 어머니가 큰불 속에서 목숨을 잃었을 때, 신왕비와 몇몇 부인들은 속으로 한동안 쾌재를 불렀었다.나중에 황성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신왕비만 함께 따라오게 되자, 그분은 드디어 부왕과 단둘이 있을 수 있게 되었다며 더욱 기뻐했다.그런데 그 후, 유소영이 나타났다.그녀는 아직도 그날을 기억하고 있었다. 자신과 신왕비가 황성에 도착해 새 왕부로 발을 들였던 날.잔뜩 들뜬 마음으로 들어섰을 때, 부왕이 어머니의 생전 모습과 놀랍도록 닮은 젊은 여인을 데리고 있었다.그 순간, 신왕비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버리는 것이 눈에 역력했다.그 여인이 부왕이 새로 들인 수양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도, 신왕비의 의심을 잠재울 수는 없었다.부왕이 유소영에게 쏟는 것이 진심 어린 부성애라 할지라도, 그 얼굴 자체가 이미 말해주고 있었다. 세상을 떠난 어머니가 부왕의 마음속에서 여전히 깊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지난 일 년 동안, 신왕비는 양주에 있을 때보다 한층 더 말수가 줄고 바깥출입을 삼갔다.유소영을 대할 때는 특히나 더더욱 좋은 낯빛을 보인 적이 없었다……장영 군주는 누군가에게 목덜미를 움켜잡힌 듯 숨이 턱 막혔다.지금 신왕비가 자신에게 유소영을 처리하라 암시한 건, 분명 그녀를 앞세워 제 손은 더럽히지 않고 유소영을 신왕부에서 몰아내려는 속셈이었다.하지만 유소영은 아무 잘못도 없었다.그저 우연히 어머니와 닮은 얼굴로 태어났을 뿐인데.장영 군주는 그런 짓을 할 마음이 없었다.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그녀는 늘 선한 사람으로 살아왔다.양주 백성들의 눈에 그녀는 하늘이 내려보낸 선녀였고, 굶주림과 고통 속에서 그들을 구해준 존재였다.그런 자신이 사사로운 욕심을 위해 유소영에게 해를 끼칠 수는 없었다.장영 군주는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마음속에 싹튼 나쁜 생각을 애써 떨쳐냈다……선나라.사씨 저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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