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유원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오히려 아빠랑 엄마가 저한테 설명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이서연은 손가락을 꽉 움켜쥐었다.잠시 침묵한 뒤에야 입을 열었다.진지하고 무거운 목소리였다.“유원아, 이제 너도 연지아가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봐야 해. 너는 그 애가 지금도 널 사랑한다고 생각하니?”“정말 너를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이혼증명서 한 장이 무슨 상관이겠어. 네가 그렇게 오랫동안 행방불명이었는데도 바로 돌아와 버렸잖아. 네가 병원에 있을 때도 찾아오지도, 묻지도 않았고.”“마음속에 네가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그렇게 매정하게 굴 수는 없어. 그런 여자랑 혼인신고가 되어 있다고 해서 무슨 의미가 있니? 엄마는 네가 여자 하나 때문에 또 이렇게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을 뿐이야.”성유원의 얼굴빛이 더욱 차갑게 가라앉았다.성한민도 말했다.“유원아, 네 엄마 말이 전혀 틀린 건 아니다. 지금 네 모습을 봐. 그 여자 때문에 네가 어떻게 됐는지. 너답지 않아.”“...”김미현은 두 사람의 말을 듣고 있었지만 입을 열지는 않았다.그 순간.성유원이 갑자기 냉소를 흘렸다.웃음에는 짙은 비꼼이 담겨 있었다.“그러니까 이게 다 저를 위해서 한 일이란 거예요?”성한민과 이서연은 무거운 표정으로 아들을 바라보았다.“저를 위한다는 명분만 내세우면 제 인생을 마음대로 결정해도 되는 겁니까? 제 의사는 무시하고요? 대체 지아의 뭐가 그렇게 불만이에요? 엄마 아빠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게 그렇게 싫어요? 그렇게 마음에 안 들었으면, 애초에 저랑 지아가 혼인신고할 때는 뭐 하셨어요?”성유원이 부모 앞에서 이렇게 노골적으로 감정을 드러내며 따진 것은 처음이었다.당시 성한민과 이서연이 두 사람의 결혼을 받아들인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었다.한편으로는 김미현이 내린 결정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 더 중요한 이유가 있었다.그 이전에도 두 사람은 성유원에게 어울리는 혼처를 여러 차례 골라준 적이 있었다.집안이든 외모든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 최고의 조건을 갖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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