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예는 정원의 오솔길을 따라 걸어갔다. 어둠 속에서 인영들이 이쪽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사예니? 사예 맞아?"맞은편에서 누군가 조심스레 물었다."어머니, 접니다."조사예는 생모의 목소리를 단번에 알아듣고 걸음을 재촉했다."정말 우리 사예구나! 집에 왔으면 내 처소부터 들를 일이지, 여기엔 어쩐 일이냐. 본채 사람들이 알려주지 않았다면 네가 온 줄도 모를 뻔했구나."이씨는 딸의 손을 덥석 잡았다. 말은 꾸짖는 듯했지만 목소리에는 애정이 듬뿍 담겨 있었다."어머니……."조사예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고개를 숙였다.도경진에게 시집간 후, 그녀는 참으로 많은 일을 겪었다.이제야 진정으로 자신을 아껴주는 사람은 어머니뿐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진국공부에서 지내던 시절, 삶이 완벽하지는 않았어도 부족함 없이 편안하게 살았었다.하지만 지금 도씨 가문에서는 부군인 도경진에게 홀대받는 것도 모자라, 시어머니인 도 부인이 혼수와 재물까지 몽땅 틀어쥐고 있었다.물건 하나 사려 해도 일일이 허락을 받아야 했다. 그야말로 숨이 턱 막히는 나날들이었다."일단 내 처소로 가서 얘기하자꾸나."이씨는 조사예의 손을 이끌고 발길을 돌렸다.그렇게 두 사람은 이씨의 처소로 돌아왔다.처소로 돌아온 이씨는 조사예가 내려놓은 선물을 보며 의아한 듯 물었다."이 선물은 누구 주려고 사 온 것이냐? 소심은 어디 가고 혼자 왔어? 네 시어머니 곁에만 찰싹 붙어서 이젠 네 시중은 아예 들지도 않는다더니, 정말 널 혼자 보냈단 말이냐?"조사예는 고개를 숙인 채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도경진의 부탁으로 강유영이 두 달 동안 어디 있었는지 염탐하러 왔다고 차마 말할 수가 없었다.소심은 진작에 시어머니의 전담 시녀로 전락해 버린 지 오래였다.어느 것 하나 속 시원히 털어놓을 수 없는 처지였다."안채는 그쪽이 아닌데, 인적도 드문 곳에서 오다니. 설마 강유영을 만나러 간 것이냐?"눈치 빠른 이씨는 단번에 딸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물었다.조사예는 말없이 눈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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