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가 되자, 당유화가 가을 복숭아를 선물하기 위해 직접 찾아왔다.당 부인은 강남 사람으로, 그곳에는 입추에 복숭아를 먹는 풍습이 있었다. 다 먹은 복숭아씨를 모아두었다가 섣달그믐에 태우면, 일 년 내내 병과 재난 없이 무사히 보낼 수 있다고 믿었다.“설아야, 널 위해 특별히 크고 붉은 복숭아로 골라 왔어. 이걸 먹으면 일 년 내내 아프지 않을 거야.”소설아는 사람을 시켜 복숭아를 가져가게 한 뒤, 그중 두 개를 씻어 먹기 좋게 썰어 오라고 일렀다.“이렇게 더운 날씨에 어찌 직접 왔어? 관사를 시켜 보내는 편이 수월했을 텐데.”당유화와 소명준은 이전에 정혼한 사이였다. 파혼한 마당에 더욱 오해를 살 만한 행동은 피해야 했다.당유화는 입술을 꾹 다물었지만, 그녀의 두 눈은 호기심으로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그녀는 소설아의 귓가로 바짝 다가와 목소리를 한껏 낮췄다.“너희 위원후부에 큰일이 났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정말이야?”소설아는 입가에 미소를 띠며 대답했다.“위원후부에 일어난 큰일이야 한두 가지가 아니지. 그중 어떤 일이 궁금할까?”당유화는 찻잔을 들어 가볍게 한 모금 축였다.“세자 저하께서 후사를 볼 수 없게 되었다던데, 그게 사실이야?”“응, 사실이야.”소설아가 고개를 끄덕였다.전생에 당유화는 회임을 하기 위해 그 쓴 약을 수도 없이 들이켰다. 어의가 처방해 준 약부터 떠돌이 의원이 지어준 약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세 사발씩 마셔대는 바람에 얼굴이 누렇게 뜰 정도였다.어의의 처방이야 몸을 따뜻하게 보하고 기력을 다스리는 약재라 괜찮았지만, 떠돌이 의원들의 처방은 그야말로 기상천외했다. 무근수(無根水: 땅에 닿지 않은 빗물이나 눈), 두꺼비 껍질, 관음토(觀音土: 식용이 가능한 흙의 일종), 과부집 문 앞의 흙에 월경혈을 섞은 것 등등…처음에는 도저히 넘기지 못해 약만 보면 구역질을 해댔다. 허나 나중에는 펑펑 눈물을 흘리면서도 그 끔찍한 약을 다 삼켰다.민씨는 겉으로는 자애로운 척하면서 뒤에서는 매일같이 당유화를 괴롭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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