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도시 / 달콤한 복수는 이렇게 / Chapter 71 - Chapter 80

All Chapters of 달콤한 복수는 이렇게: Chapter 71 - Chapter 80

110 Chapters

71화. 덫으로 유인하는 뱀의 노래

호텔 스위트 룸의 조명은 숨이 막힐 긋이 붉고 낮게 낄려 있었다.시아는 거울 앞에 서서 입술을 덧칠했다.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이 낯설었다.복수를 위해 영영 죽은 줄 알았던 여자를 다시 불러내 연기하는 기분은 기묘했다.하지만 그 기묘함보다 더 강렬한 것은 가슴 깊은 곳에서 차오르는 서늘한 유열이었다."똑똑하게 굴어야 해. 정세찬은 자만심에 눈이 멀었을 때가 가장 취약하니까."등 위에서 서늘한 기운이 느껴졌다. 서우였다.그는 시아의 블라우스 위에 도청기와 소형 카메라가 달린 브로치를 직접 달아주던 손을 멈추었다.그의 손가락 끝이 시아의 쇄골 근처에 닿자, 시아의 몸이 가볍게 떨렸다.지난 밤의 키스 이후, 두 사람 사이에는 차마 말로 할 수 없는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지금이라도 중단해. 아버지의 경호원들이 그 놈을 납치애서 자백을 받아낼 수도 있어. 굳이 당신이 그 쓰레기랑 한 공간에 있을 필요 없잖아.""아니요. 내 손으로 직접 무너뜨려야 해요. 정세찬이 여전히 날 지배하고 있다고 믿고 있을 때, 그 때가 가장 완벽한 추락의 타이밍이에요."시아는 단호했다.그녀의 머릿속에는 정세찬 뿐만 아니라 차수빈의 얼굴도 떠오르고 있었다.시아는 서우가 준비해 온 특수 카메라의 앵글을 확인하며 입술을 깨물었다.이제 곧, 잠든 정세찬의 알몸 사진이 수빈의 휴대폰으로 전송될 것이다.과거, 정세찬과 차수빈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를 자신이 입양해 키운 것을 알았을 때,죽도록 맞아 정신이 오락가락한 자신의 옆 방에서 그 짓거리를 했을 때그 때 느꼈던 그 짐승 같은 절망감. 숨이 쉬어지지 않아 가슴을 쥐어 뜯으며 병원으로 실려가던 그 밤의 비참함을 .이제 수빈이도 똑같이 맛봐야 했다.그것도 가장 행복하다고 믹고 있는 임신 중에...'수빈아, 네가 가졌던 그 가짜 천국이 얼마나 쉽게 무너지는지 똑똑히 봐. 네가 뺏은 남자가 얼마나 추악한지 네 눈으로 확인해.'시아의 눈에 서린 잔혹한 빛에 서우는 혀를 차면서도,그녀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5-28
Read more

72화. 무너지는 가면과 욕망의 끝

와인 잔을 비운 세찬은 금세 혀가 꼬이기 시작했다.그는 소파에 깊숙이 몸을 묻으며 시아의 치마자락을 만져댔다."시아야... 너 정말 예뻐졌다. 진작 이렇게 좀 꾸미지 그랬어.그럼 내가 수빈이, 저 여우... 불여우에게 눈 안 돌렸을 거 아냐."추악한 변명이었다.시아는 구역질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참으며 녹음 버튼이 활성화 된 브로치를 확인했다."수빈이가 무섭지도 않아? 아들까지 가졌다며?""수빈이? 하, 걔는 그냥 장인어른 백 때문에 사는 거야.애 낳으면 빌딩 한 채 더 준다길래 참아주는 거야."세찬이 손이 시아의 맨 다리를 만지기 시작했다.시아는 서우가 당장 쳐들어 올까봐 세찬의 손을 잡았다."수빈이, 계 성격이 얼마나 괴팍한 줄 알아? 너처럼 고분고분 하지가 않아. 난 여전히 네가 제일 편해."세찬은 자신의 범죄와 다름없는 과거의 행적들을 무용담처럼 늘어 놓았다.시아를 처음 범했던 날은 물론, 시아를 속여 수빈의 아이를 입양하게 했던 일까지.또 장인어른의 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만든 일까지도.술기운과 약기운에 취한 그는 시아가 파놓은 함정에 제 발로 기어 들어가 모든 비밀을 쏟아 냈다."시아야, 이제 서우 버리고 나한테 와. 내가... 강남에 네 이름으로 된 오피스텔... 하나 해 줄게.... 거기서... 우리.... 예전처럼...."세찬의 고개가 툭 꺾였다. 약효가 나타난 것이다.시아는 무표정한 얼굴로 세찬의 손길을 뿌리쳤다.잠시 후, 대기하고 있던 서우가 마스터키를 이용해 방으로 들어왔다.서우는 소파에 널브러진 세찬은 경멸 섞인 눈으로 내려다 보았다."이 쓰레기 처리하는 데 너무오래 걸렸군."서우는 곧바로 준비해온 장갑을 끼고 세찬이 옷을 하나 둘 벗기기 시작했다.마치 외과 수술을 잡도하듯, 차갑고 정교한 움직임이었다.그는 세찬을 침대 위에 뉘어 놓고 ,마치 누군가와 정사를 치른 듯한 연출을 마쳤다.그 사이 시아는 자기의 컵에 약을 타고, 서우가 세찬의 지문을 묻하고 건넨 새 약병을 세찬의 쟈켓 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5-28
Read more

73화. 광기의 추격자.

한편, 호텔 로비에 정차한 검은 세단에서 수빈이 내렸다.그녀의 눈은 이미 초점을 잃은 상태였다.임신으로 인해 예민해진 신경에 세찬의 외도는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정세찬....네가 감히... 내 뒤통수를 쳐? 네가 가진 모든 것이 다 누구 덕인데!"설마설마하며 호텔로 향했는데.... 뒤이어 보내온 익명의 사진... 침대에 널브러진 세찬의 나체 사진..수빈은 경악했다. 엘리베이터의 숫자가 바뀔 때마다 그녀의 숨소리는 거칠어 졌다.7층 문이 열리고 복도에 들어서자마자 복도 반대편 방에서 들려온, 희미한 시아의 비명소리.."안 돼! 이거 놓으라구요! 살려주세요!"수빈은 심장이 터질 듯 뛰었다.비명소리는 분명 이시아의 것이었다.수빈이 그 방까지 닿기도 전에 시아가 맞은 건지 빨갛게 부어오른 뺨으로 찢어진 옷을 잡고 소리를 지르며 뛰쳐 나왔다. 여기저기서 방문을 열고 나와 쳐다보는 사람들.수빈은 검은 옷을 입은 건장한 남자들이 서 있었지만서슴치 않고 복도를 단숨에 달려갔다.방 앞으로 뛰어간 수빈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참혹했다.찢어진 옷을 붙잡고 뛰쳐나온 시아를 뒤쫓아 나온 나체의 세찬이 휑한 눈으로 시아의 팔을 붙잡고 자신을 보고 있었다.약에 취한 듯 휘청이며 떨고 있는 시아.수빈의 눈에는 그 모든 상황이, 세찬이 시야를 강간하려다 실패한 장면으로 보였다." 이... 이 더러운 것들이!"수빈의 비명과 함꼐 그녀가 품고 있던 칼이 허공을 갈랐다.하지만 그녀의 타겟은 시아만이 아니라 자신을 배신한 남편 세찬이기도 했다.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변수...수빈이 이렇게 금방 달려와 이런 짓을 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수빈 본인 조차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5-28
Read more

74화. 붉은 낙인, 엇갈린 비명

수빈의 눈은 이미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광기에 젖어 허공을 가르는 칼날은 차가운 금속음을 내며 시아를 향해 쇄도했다.놀라서 시아를 밀치는 세찬과 달리 본능적으로 몸을 던진 서우.약물에 약한 시아는 이미 혼자 중심을 잡고 잘 서있지도 못하는 상태였다."안 돼!"서우의 외침과 함께 시아를 감싸안은 그의 팔 위로 날카로운 통증이 스쳐 지나갔다.하지만 칼 끝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서우의 팔을 스친 칼날은 그대로 시아의 옆구리를 깊게 그어 버렸다."아악!"시아의 단말마 같은 비명이 호텔 복도에 울려 퍼졌다. 하얀 원피스가 순식간에 붉은 핏물로 젖어 들었고, 시아의 몸이 맥없이 바닥으로 고꾸라 졌다.서우는 자신의 손등에서 솟구치는 피를 느낄 새도 없이,창백해진 시아를 받쳐 안아 들었다."시아, 이시아! 정신 차려!"곧이어 들리는 남자의 비명소리.."안 돼."수빈의 눈에는 이미 이성 따위는 없었다.자신의 모든 것이라 믿었던 세찬의 배신은 임신한 그녀를 광기어린 포식자로 만들었다."너만은, 너만은 나한테 이러면 안 되는 거였어."수빈의 절규와 함께 허공을 가른 칼날이 세찬의 얼굴을 향해 비스듬히 쫒혔다."아아악."세찬의 비명이 온 호텔안을 찢었다.평소 자신의 외모를 훈장처럼 여기며 무기로 삼았던 그 잘난 얼굴이,미간 왼쪽부어 오른 턱끝까지 길게 찢어졌다.선혈이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지켜보던 사람들의 비명소리로 호텔이 시끄러웠다.서우가 미리 데리고 온 기태주 회장의 전담 경호팀 - 특수부대 출신들로 구성된 -그들은 단 1초 만에 광기에 날뛰던 수빈의 손목을 꺾어 제압했고비명을 지르며 얼굴을 움켜 쥔 세찬은 바닥에 내동댕에 쳤다.바닥은 세 사람의 피로 흥건햇다.아수라장 속, 서우의 눈에는 오직 하얗게 질린 시아 뿐이었다.서우의 눈이 뒤집혔다. "비켜, 다 비켜!"그는 비명에 가까운 고함을 지르며 달렸고, 자신의 손등의 피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시아의 상처 부위를 자신의 셔츠를 찢어 압박하는 서우.소란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5-29
Read more

75화. VIP 응급실

VIP 응급실 앞,DS그룹 기태주 회장이 대동한 경호원들과 함꼐 나타났다.평생 감정을 드러내지 않던 철의 여인 같던 그가,피범벅이 되어 아내를 안고 나타난 아들의 모습에 지팡이를 꽉 쥐었다.VIP 병동은 기태주 회장의 서슬 퍼런 위압감에 숨소리조차 내기 힘들었다.수술실 앞에 주저앉은 서우의 몰골은 처참했다.피범벅이 된 셔츠와 감각이 무뎌진 손.하지만, 그는 제 손의 아픔보다 수술실 문 너머의 시아를 부르며 울부 짖었다."형, 이게 다 무슨일이야? 형.. 형 손은? 그리고 형수님은?"헐레벌떡 달려온 기서연이 물었다."... 몰라... 나 때문에.. 나 때문에 다쳤어.""형, 형수님은 내가 책임지고 살려낼게. 내 로봇 수술팀 불렀어. 형수님은 걱정말고...형, 그 손.... 빨리..."서연과 기 회장의 말도 듣지 않고 시아의 수술실 앞에 꼼짝 않는 서우 때문에수술실 앞 대기실로 의사들과 장비들이 하나, 둘 오기 시작했다.시아가 무사한 것을 확인하기 전까진 꼼짝 않겠다는 서우의 고집 때문이었다.사진을 찍고, 그의 손은 마취도 없이... 그의 손은 VIP수술실 앞 보호자 대기실에서 소독되고 꿰매어 졌다.손의 통증 따위 마음의 통증 때문에 느껴지지 않는 서우였다.거짓으로 시작된 가족이었지만, 이제 그 거짓이 시아를 지키기 위한 유일한 진실이 되어 가고 있었다.자신의 의사 생명이 끝날지도 모른다는 공포보다 ,시아의 허리에 깊게 패인 상처가 더 아프게 느껴지는 서우였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5-29
Read more

76화. 한 걸음씩 치유

병원 침대 옆으로 쏟아지는 새벽 달빛이시아의 눈꺼풀 위에서 잘게 부서졌다.무거운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옆구리를 찌르는 날카로운 통증, 그리고 손등을 덮는 커다랗고 온기어린 큰 손이었다.시아는 고개를 돌려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잠든 서우를 발견했다.서우의 오른쪽 손등과 팔목은 두툼한 붕대로 감겨 있었고,그 사이로 스며든 핏자국이 시아의 심장을 덜컥 내려앉게 했다."서우 씨..."시아의 갈라진 목소리에 서우가 번쩍 눈을 떴다.그는 깨어나자마자 자신의 아픔은 안중에도 없는지 시아의 얼굴부터 살폈다."시아, 정신이 들어? 어디 봐요. 목소리가...잠시만, 의사 불러 올게요.""손... 서우 씨 손은... 왜 이러고 있어요?"말을 할 때마다 참기 힘든 목과 허리의 통증이 몰려 왔지만,시아의 시선은 그의 붕대 감긴 손에 머물러 있었다.서우는 움찔하며 손을 등 위로 숨겼다.외과의사인 그는 신경이 끊어지는 감각,손가락 끝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미세하게 떨리는 그 절망적인 신호를,누구보다 정확히 알고 있었다.하지만 서우는 시아를 향해 세상에서 가장 다정하고 밝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별거 아니야, 그냥 살짝 스친 거예요. 미안해요, 내가 시아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어..""거짓말..피가 이렇게 많이 나는데...""나, 의사잖아. 정말 괜찮아. 금방 나아요. 그보다 시아, 많이 아프죠?""그 손... 제대로 치료 받은 거 맞아요?""그럼, 정말. 몇바늘 꿰맨것 뿐이예요.. 시아가 무사한게 나한테는 제일 큰 치료약이야. 나 봐요. 이렇게 웃고 있잖아."서우는 왼손으로 시아의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닦아 주었다.그의 눈동자에는 거짓말처럼 고통의 기색이 없었다.오직 시아가 살아있다는 것에 대한 안도 뿐이었다.따끔거리는 목의 통증에 시아가 마른 기침을 하자, 허리에 통증이 느껴졌다.서우는 곧바로 의사를 불렀다.큰 수술이었기에 바로 물을 마실 수 없자 서우는 거즈를 적셔 시아의 입을 축여 주었다.시아의 상처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5-29
Read more

77화. 가족이라는 울타리

다음 날,기태주 회장은 며느리를 문병 왔다가 의사에게 시아의 상태를 브리핑 받았다.시아의 상태를 들은 기 회장은....서우와 시아가 영국으로 떠나기 전.시우에게 동생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과거의 자신을 원망했다.병실 밖에서 한 참을 마음을 잡고 있는데, 둘째 아들 서연이 다가왔다.눈물이 글썽인 기 회장님을, 아버지를 보고 서연도 울컥해 졌다.두 사람은 그렇게 고개를 숙이고 잠시 시간을 보냈다.멀리서 쿵쾅거리며 뛰어오는 구두소리에 두 사람이 동시에 고개를 들어 보니막내 기서안이 뛰어오고 있었다.어느 나라에 있다 온 것인지 혼자만 다른 계절의 옷 차림인 것이 급하게 비행기를 타고 온 것이 분명했다.가쁜 숨을 몰아쉬는 서안의 호흡이 안정 되자,세 사람이 나란히 병실로 들어갔다.이번에도 어김없이 서안은 시아의 품으로 달려 들려고 했다.하지만 서우가 가로 막았다."안 돼. 시아 아파. 안기 금지야."서안은 눈물이 나오려다 들어간 애매한 표정으로 서우를 째려 보다서우의 붕대감긴 팔을 보고 눈이 동그래졌다."큰 오빠...손... 그 팔....뭐야? "아무래도 서안은 시아의 이야기만 듣고 서우의 이야기는 전해 듣지 못했나 보다.서우는 시아의 눈치를 살피며"시아 씨를 제대로 보호도 못하고, 칼에 살짝 스친거야.."말을 마치고 서우가 더이상 수선 떨지말라는 듯 매섭게 서안을 째려 보았다.그제야 시아의 손을 잡고 울먹이는 서안...서안이 시아의 시선을 다 뺏은 그 시간,서연이 형 서우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서안이랑 아버지 계시니 지금 빨리 치료 좀 받자, 형.""그래도....""형, 이러는 거 나중에 형수님한테 더 못할 짓인거 알지? 형때문에 형수가 죄책감에 빠져 있기를 원하느거야, 바라는거야?"서우의 가슴이 뜨끔했다.지금 자신이 느끼는 이런 감정을 시아가 갖게 할 수는 없었다.서연은 베테랑 전담 간호사를 호출해 서우를 안심시키고 서우를 데리고 갔다.정밀 검사 결과 역시나 신경이 손상 되어 있었다.서우는 제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5-29
Read more

78화. 강철의 형제애, 강철 속에 갇힌 온기.

기서연의 개인 연구소는 며칠째 불이 꺼지지 않았다.세계가 주목하는 IT영재이자(특허 소유자), 수술 로봇의 권위자인 서연이었지만,지금 그의 눈앞에 놓인 것은 거대 기업의 프로젝트가 아니었다.그것은 형 서우의 망가진 신경을 대신할 미세 재활 보조 기구였다.'형, 고작 그런 쓰레기들 때문에 형 인생을 걸어? 바보같이.'서연은 붉게 충열된 눈으로모니터 속 서우의 MRI 영상과 신경전도 검사 결과를 대조했다.정중신경과 척골신경이 날카롭게 손상된 상태.외과의사에게는 사형선고나 다름 없었다.서연은 개발 중이던 범용 수술 로봇의 알고리즘을 전부 뒤엎기 시작했다.오직 한 사람, 차서우의 손 근육과 반응 속도에만 최적화된맞춤형 재활 웨어러블 로봇으로의 개조였다.서연의 손가락이 키보드 위를 신들린 듯 움직였다.형은 늘 무뚝뚝했지만, 서연이 천재라는 무게에 짓눌려 방황할 때마다말없이 등을 두드려 주던 유일한 버팀목이었다.'내가 형, 다시 메스 잡게 해줄게. 내 로봇은 틀린 적이 없으니까.' 서연은 자신의 전공인 나노 기술을 접목해, 신경 자극을 실시간으로 보정하는 초정밀 센서를 기구에 이식했다.형제라는 이름의 유대가0.001mm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강철의 신경망으로 재탄생하고 있었다. 병원 VIP 재활실,서우의 오른팔에는 서연이 밤을 새워 만든 은색의 기구가 장착되어 있었다.기구는 서우의 팔 근육과 연결되어,미세한 전기 신호를 읽어내 손가락의 움직임을 강제로 보조했다."자, 형. 천천히. 검지부터 굽혀봐."서연의 지시에 따라 서우가 미간을 찌푸리며 집중했다.금속 관절이 하는 낮은 가계음을 내며 돌아갔다.서우의 이마에는 굵은 땀방울이 맺혔고,왼쪽 손은 시트를 하얗게 질리도록 움켜쥐고 있었다.시아는 유리창 너머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매끄럽게 사람의 심장을 살려내던 그 섬세한 손이,이제는 고작 작은 구슬 하나를 옮기기 위해 온 몸을 떨고 있었다.'나 때문이야. 저 남자의 빛나던 미래를 내가 앗아갔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5-30
Read more

79화. 무너진 우상, 일그러진 괴물.

세수 종합미용병원, 성형외과 VIP 병동.정세찬은 사흘째 제 얼굴을 덮은 붕대를 풀지 못하게 발악했다.하지만 염증 수치를 확인해야 한다는 의료진의 강권에결국 붕대가 한 겹씩 벗겨졌다.마지막 거즈가 떨어져 나가는 순간,세찬은 떨리는 손으로 옆에 놓인 수갑모양의 거울을 집어 들었다."아... 아니야. 이건, 내가 아니야."거울 속에는 그가 그토록 자랑스러워하던 얼굴,은 없었다.미간에서 시작해 뺨을 가로질러 턱 끝까지 이어진 흉측한 붉은 선.수빈의 분노가 남긴 칼자국은 세찬의 피부를 울퉁불퉁하게 뒤틀어 놓았다.잘생긴 외모를 무기로 수많은 여자를 탐닉하고 시아를 기만했던 그 오만한 얼굴은이제 보는 것만으로도 소름 끼치는 괴물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차수빈... 그 미친년이! 내 얼굴을... 내 인생을...!"세찬은 거울을 바닥에 내 던졌다.파편이 사방으로 튀었지만,화가 풀리지 않는지 병실에 놓인 화분과 의료기기들을 닥치는 대로 부수기 시작했다."이 얼굴로 어떻게 환자를 봐? 이 얼굴로 어떻게 사람들 앞에 서냐고!"그는 자신의 외모가 곧 권력이고 돈줄임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이제 그 권력은 영원히 사라졌다.성형괴과 의사가 얼굴에 지울 수 없는 흉터를 가진 채환자의 얼굴을 고치겠다는 것은 슬픈 코미디였다.그때, 병실 문이 열리고 차수빈의 변호사, 디에고가 들어왔다.디에고는 세찬의 난동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서류 한 장을 내밀었다."차수빈 씨가 보내신 이혼 청구 및 위자료 소송 소장입니다. 아이의 양육권은 물론, 정 원장님 명의의 병원과 아파트에 대한 가처분 신청도 이미 완료 되었습니다."세찬은 익숙한 변호사의 얼굴을 보고 실성한 듯 웃음을 터뜨렸다.얼굴이 일그러질 때마다 흉터가 붉게 달아오르며 꿈틀거렸다."당신, 디에고 변호사? 잘 들어. 하... 이혼? 위자료? 내 얼굴을 이 꼴로 만든 년이 감히! 내가 그년 평생 저주할 거야. 그리고 그 애쌔끼... 우리집 4대 독자인데 ,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5-30
Read more

80화. 흩어진 퍼즐의 완성.

수빈과 함께 잡혀 들어 갈 줄 알았던 세찬은아버지 정만수 사장과 장인 차국환 회장의 기를 쓴 노력으로벌금과 집행유예로 또 풀려났다.시아의 병실에 그녀의 든든한 조력자 친구들이 집결했다.대학동기들인 경찰 윤서, 검찰청 수사관 민찬, IT보안 전문가 강우.그리고 중고등 동창인 사립타정 도진, 기자 세오까지.세찬과 이혼할 수 있도록 돕던 그 시절부터 시아의 복수를 위해은밀히 움직였던 이들의 얼굴은 어느 때 보다 무거웠다.더 놀라야 할 일이 남아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 시아가,그들의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시아야, 마음 단단히 먹고 들어."윤서가 노란 서류 봉투를 내밀었다. 경찰인 윤서가 우연히 발견한 작은 단서로 시작된 그들의 협동 조사의 결과가 거기 있었다.수사관 민찬이 수사망을 좁히고 IT보안 전문가인 강우가 삭제된 데이터를 복구하며,탐정인 도진이 목격자를 일일히 찾아 발로 뛴 결과물이었다.15년 전, 시아의 부모님을 앗아간 뺑소니 교통사고. 당시 범인을 잡지 못해 미제로 남았던 그 사건의 진범이 다름 아닌 정세찬의 아버지, 정만수 라는 것이다."정만수 사장이 당시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 사고를 냈고, 돈으로 목격자를 매수해 사건을 덮었어.""당시 정만수의 차량 수리 내역과 매수된 목격자의 자백 영상이 그 증거야."민찬과 윤서가 시아의 안색을 살피며 말했다.시아는 떨리는 손으로 서류를 쥐었다.자신의 부모를 죽인 원수의 아들과 결혼해 아이 까지 키웠다는 사실에 시아는 온 몸의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다."내가... 내 부모를 죽인 놈의 아들과 결혼을 했었다는 거야? 그런거야?"거의 울부짖는 시아의 목소리에 다들 눈물이 글썽해졌다.분노로 하얗게 질린 시아의 곁에서,서우가 그녀의 떨리는 차가운 손을 꽉 움켜 쥐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5-30
Read more
PREV
1
...
67891011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