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범은 신하늘이 방금 전 제출한 보고서를 들여다보며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도움 없이 혼자서 이 모든 걸 척척 해내다니, 입가에 절로 감탄이 스쳤다.비서실이 아니라 진작 게임 개발실에서 3년 동안 굴렀다면 벌써 어마어마한 성과를 냈을 인재였다. 신하늘이 과장으로 합류한 이후 눈에 띄게 진척되는 업무 속도를 보며, 최기범은 내심 안도했다.하지만 고생 끝에 그녀가 앓아누웠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상사로서 미리 챙기지 못했다는 부채감이 못내 마음을 찔렀다. 오늘도 저녁까지 굶어가며 모니터에 매달려 있을 그녀의 모습이 눈에 훤해, 미리 초밥부터 주문해 둔 참이었다.똑똑.정갈한 노크 소리와 함께 사무실 문이 열렸다. 안으로 걸어 들어오는 신하늘을 확인한 순간, 최기범은 흐음- 하고 저도 모르게 탄식을 흘렸다.지금 차준호와 함께 다시 지내다 왔노라고 온몸으로 티를 팍팍 내고 있었다. 심지어 옷 스타일마저 예전 병원에서 스치듯 보았던 그 화사한 모습으로 돌아가 있자, 이성이 작동하기도 전에 엉뚱한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갔다.“신 과장, 차준호 용서한 겁니까?”자신이 그녀의 남자 친구도 아니면서, 이런 사적인 질문을 던지다니. 멋대로 놀아난 입술에 스스로도 당혹스러웠다.아니나 다를까, 그 한마디에 신하늘의 얼굴이 단숨에 화르르 달아올랐다. 그녀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흐트러진 호흡을 가다듬더니 짐짓 퉁명스럽게 말문을 열었다.“용서는 무슨요. 오해하지 마세요. 아, 오해하셔도 뭐 상관은 없지만요. 저는 떳떳하니까요.”역시나 날이 바짝 선 반응이었다.수고했다고, 많이 아팠냐고, 저녁이나 같이 먹자고 평범하게 운을 뗐어야 했는데. 괜히 이상한 분위기를 조성해 상황을 민망하게 꼬아버렸다. 스스로 멍청한 소리를 내뱉었다 생각하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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