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해요. 둘 다 왜 이상한거로 힘빼고 그래요? 당신은 로하공주나 찾지. 여기까진 왜 온거죠?” 일그러진 첸 장군의 표정을 살핀 라임 장군이 우리 둘 사이에 서서 나를 다그쳤다. 그 때 느껴지는 불쾌함과 가슴 한 켠에 저림이 내 심술의 이유를 대변했으나 난 애써 외면하며 말했다. “공주에게 전해. 적당히 기다리게 하라고.”“당신이 날 그렇게까지 기다리고 있을줄은 몰랐네요.” 뒤에서 음습한 기운과 함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맞은편에 있던 첸 장군과 라임 장군은 각자 다른 표정을 띄며 한 쪽 무릎을 꿇고 뒷 편을 향해 말했다. “제느 로하를 뵙습니다.” 뒤를 돌자 반짝이는 후광에 눈이 절로 감겼다. 오랜만에 본 그녀의 모습은 평소와 달랐다. 어디 파티라도 다녀온 행색이었다. 평소에도 외모 때문에 화려한 편이었지만, 오늘은 세상에서 가장 화려하기라도 작정한 듯 머리부터 발 끝까지 반짝이는 것들로 한껏 치장되어 있었다. 그녀가 입은 드레스는 한 치의 수수함도 용납할 수 없다는 듯 촘촘히 보석들이 박혀있었고, 온갖 악세사리로 하얀 살결을 뒤덮고 있었다. “이제야 보네요.” “친구를 사귀느라 바빠서 날 기다리고 있을거라 생각은 못했는데. 제가 무신경했네요.”친구를 사귀느라 바빠서… 라니. 이번엔 또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거야? 떠보는 말일 수도 있지만, 캥기는 것이 있는 입장에서 저 말은 뒷덜미가 서늘해질 말이었다. 그녀는 내 코 앞까지 다가왔고, 무릎을 꿇었던 두 장군도 몸을 일으켰다. 그들과 나, 우리 네 사람은 묘한 기류 속에 서로를 번갈아 쳐다봤다.신기한 일이었다. 네 사람 모두, 서로 다른 사람을 보고 있다니.나는 라임 장군을 보고, 라임 장군은 첸 장군을 본다. 첸 장군은 로하 공주를, 그리고 로하 공주는 나를. 마치 각자 다른 방향으로 뻗은 평행선 같았다. 같은 공간에 서 있으면서도 전혀 다른 곳을 향하고 있는 느낌. 이 선들은 끝내 겹쳐지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하기 어려운 씁쓸함이 스쳤다. “혹시 싸우고 있던 건 아니죠?
Huling Na-update : 2026-08-10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