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아직 재판도 받지 않았는데, 영상 속에서는 이미 범죄자였다.아침 일곱 시.정애의 휴대전화가 계속 울렸다.동네 사람.농협.복숭아를 받아 가던 가게.아무도 안부부터 묻지 않았다.“형님, 그 농약 진짜 재문 형님 창고에서 나온 거예요?”“아주머니, 올해 복숭아는 검사 결과 나오기 전까지 좀…….”정애가 전화를 끊었다.연희는 이유를 곧 알았다.온라인에 영상 하나가 퍼지고 있었다.[ 수십 년 불법 농약? 피해자 행세한 농민의 두 얼굴 ]첫 장면은 경찰에게 끌려가는 재문이었다.다음은 금지 농약병.그다음은 불탄 과수원.영상은 전혀 다른 사건을 한 줄로 묶었다.[ 불법 농약 보관 ][ 의료폐기물 발견 ][ 거액 보상 요구 ]그리고 화면이 연희로 바뀌었다.난임센터 앞에서 기자들을 지나가는 모습.법원 계단.도율과 서류를 확인하는 장면.자막이 그 위에 붙었다.[ 병원 상대로 거액 소송 중인 딸 ][ 가족 땅까지 개발 예정지 ][ 진짜 목적은 피해 회복인가, 보상금인가 ]정애가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다.“그만 봐.”연희는 놓지 않았다.“끝까지 봐야 해.”영상은 재문을 불법 농민으로 만들고 있었다.연희는 그런 아버지를 이용해 돈을 받아내려는 딸이 돼 있었다.사실과 거짓이 절반씩 섞였다.그래서 더 악질적이었다.댓글은 이미 수천 개였다.[ 역시 돈 때문이었네. ][ 농약 쓰던 집에서 병원 탓? ][ 아버지 감옥 가니까 딸이 피해자 코스프레. ]연희는 댓글을 닫았다.사람들이 뭐라고 욕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누가 이 영상을 만들 수 있었는지가 중요했다.영상을 처음부터 다시 돌렸다.그러다 2분 13초에서 멈췄다.재문이 집 뒤 수도에서 장화를 씻고 있었다.카메라는 아주 가까웠다.재문이 화면 밖 사람에게 말했다.“거기 서 있지 말고 이쪽도 좀 찍어.”그때는 과수원 화재 다음 날이었다.보험에 제출할 사진이 필요하다며 친척 한 명이 집 안까지 돌아다녔다.연희가 화면을 멈췄다.정애도 알아봤다.“
Zuletzt aktualisiert : 2026-08-16 Mehr le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