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e Kapitel von 여자친구의 조카를 사랑했다.: Kapitel 1 – Kapitel 7

7 Kapitel

1화 : 눈발 같은 여자.

“진짜 나도 가?”“안 가도 돼.”채영이 피식 웃더니 안전벨트를 고쳐 매며 덧붙였다.“대신 이번 달은 당신 돈만 쓰도록 해.”경쾌한 협박에 나는 헛웃음 쳤다.“아이고, 무서워라. 얌전히 따라가겠습니다. 마마님.”“그렇지.”나는 휴대폰을 거치대에 끼웠다.방금까지 보고 있던 건 네튜브 댓글 창이었다.구독자 527명의 내 채널.알고리즘을 탄 덕분에 조금 터져준 영상.좋아요 1.7천댓글 312개- 손 때문에 영상 끝까지 봤어요.- 브이로그도 찍어 주세요.- 얼굴 공개 더 해주세요.한숨이 나왔다.‘피규어 얘기는 없네.’나는 화면을 끄고 네비를 켰다.“규현 씨.”“응?”“어째, 조형에 대한 평가보다 외모 평가가 더 많은 거 같은데?”“아냐, 제작 문의도 있어.”채영이 창밖을 힐끗 보며 내게 말했다.“당신도 알겠지만, 재능만으론 안 굴러가. 세상은.”나는 대답하지 못했다.그녀의 말이 맞았으니까.피규어 외주 몇 개를 긁어모아도 월 백만 원 남짓.그 돈으로는 혼자 먹고사는 것도 빠듯했다.반면 채영은 비싼 집의 방 하나를 작업실로 쓰라며 내어주고, 한도조차 알 수 없는 블랙 카드를 내게 쓰라며 주는 사람이었다.그녀가 창밖에 두었던 시선을 옮겨 날 바라봤다.“혹시라도, 댓글 남긴 여자들 따로 만나기만 해.”“하하, 질투하는 거야?”“질투?”채영이 피식 웃더니 덧붙였다.“한 번 만나보던가.”그녀는 장난스럽게 웃었지만, 나는 조금 굳었다.그녀는 늘 그랬다.사람을 편하게 안아주듯 감싸놓는 거 같지만,어딘가 조금 무서울 때가 있었다.“당신을 두고 내가 왜 다른 여자를 만나.”내 대답이 만족스럽다는 듯 채영이 내 오른손을 운전대에서 떼어 자기 쪽으로 가져갔다.“그래도 당신 손은 정말 예뻐. 정말 좋겠어, 이 손으로 만든 걸 선물 받는 사람은.”***여섯 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폐업을 앞둔 오래된 예식장이었다.팔순 잔치 현수막.촌스러운 조명.왁자지껄한 웃음소리.예식장 문을 열자마자 음식 냄새와 사람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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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 김치통.

그날 이후 이상할 정도로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다.이유를 알 수 없지만, 눈을 감으면 ‘그녀’가 떠올랐다.봄볕은 따뜻했지만, 유진이 스치고 간 시골의 밤공기가 아직도 남은 것만 같았다.그런 내 속도 모르고 채영은 친구들과 일본으로 여행을 갔다.그녀는 공항 출국장에서 내 손을 장난스럽게 만지면서도, 서늘한 눈빛으로 경고했다.“나 없는 동안 딴생각하면 알지?술 많이 먹고 이상한 데 가기만 해, 땅콩 띤다.”채영의 비행기가 이륙했다는 메시지를 받자마자 친구들에게 전화를 돌렸다.“나 오늘부터 일주일간 자유다! 지금 바로 나와.”오늘 끝까지 달릴 생각이었다.그래야 마음속의 이상한 기분이 비워질 것 같았다.집으로 돌아와서 준비를 마쳐가던 그때였다.띵동ㅡ.정적을 깨는 초인종 소리에 움찔했다.택배가 올 게 있었나 싶은 마음에 인터폰도 확인하지 않은 채 현관으로 달려갔다.현관문이 열리는 찰나 훅 느껴졌다.시골에서의 그 기운이.“……어?”택배가 아니었다.여자친구의 조카였다.***그녀는 나를 보고 당황한 듯 눈을 깜빡였다.나 역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어, 안녕하세요. 이모는요?”“네? 아, 채영 씨 친구들이랑 여행 갔는데…….”“아, 그렇군요.”유진의 시선이 내 화려한 외출복에 머물렀다.잠시 흐른 정적 속에서 유진의 손에 들린 김치통이 눈에 들어왔다.“같이 사시는 줄 몰랐어요. 실례했습니다.이거 엄마가 이모 갖다주라고 하셔서요.”유진은 김치통을 문 앞에 조심스레 내려두고는 꾸벅 고개를 숙이곤 뒤돌았다.사라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유진이 떠난 자리에는 김치통만 덩그러니 남았다.김치통을 김치냉장고 깊숙이 밀어 넣으며 생각했다.‘나랑 동갑이라고 했나.’냉장고 냉기 사이로 아까 마주친 유진의 눈동자가 자꾸만 눈에 아른거렸다.ㅡ그날 저녁, 나는 예정대로 친구들을 만났다.왁자지껄한 강남의 클럽.평소라면 즐거웠을 그 공간이 즐겁지 않았다.“야, 이규현! 너 왜 그래? 채영 누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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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 주인 없는 집.

왜 밥을 먹자고 했지.김치통만 건네주고 보내도 됐는데.나는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어제오늘 김치 때문에 고생하셨고, 제가 채영 씨 대신 밥 한 끼 정도는 살 수 있잖아요. 하하.”유진이 멋쩍은 내 웃음을 지켜보던 그때, 초인종이 또다시 울렸다.인터폰 화면엔 헬멧을 쓴 배달 기사가 서 있었다.‘아차, 배달.’유진이 말했다.“배달시키신 거 아녜요?”“아! 그러긴 했는데! 마침 오셨으니까!”“배달 음식은 어쩌려고요?”“이따 저녁에 먹으면 되죠!”그래, 그저 정상적인 호의일 수 있었다.하지만 비정상적으로 뛰는 심장 소리가 내 귀에까지 들리는 것 같아 아찔했다.유진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이내 현관으로 향하며 말했다.“배달은 제가 받을게요. 준비하세요.”***나는 화장실로 들어가 황급히 씻었다.거울 속의 나는 잔뜩 긴장한 채 상기되어 있었다.옷을 갈아입기 위해 옷장을 뒤졌다.채영의 취향이 가득한 옷들 사이에서 가장 무난한 옷을 꺼내 입었다.거울 앞에 서자 헛웃음이 나왔다.흰 티셔츠에 청바지라니.ㅡ집을 나서자, 완연한 봄기운이 끼쳐왔다.길가에는 노란 개나리가 흐드러졌고,벚나무 가지 끝에는 당장이라도 터질 듯 꽃봉오리들이 맺혀 있었다.나란히 걷는 우리 사이에 1미터 남짓한 거리가 있었지만,그 공간은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 찬 거 같았다.계속되는 정적에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할 거 같았다.그래서 어렵게 말했다.“곧 벚꽃이 피겠네요. 저 봉우리들이 다 터져서 울창해지면… 생각만 해도 좀 설레지 않아요?”유진은 대답 없이 앞만 보고 걸었다.내 발소리와 그녀의 발소리가 불규칙하게 섞이는 정적 속에서 나는 미칠 것만 같았다.몇 초의 정적 끝에 유진이 무심하게 입을 열었다.“설레서 좋으시겠어요. 그 꽃, 이모랑 보러 가실 테니.”“그건… 뭐, 그렇겠죠.”“예쁘긴 하겠네요. 분홍 꽃잎 아래서 두 분이 웃고 있으면.”유진이 고개를 돌려 날 바라보았다.봄볕을 받은 그녀의 눈동자가 빛났다.시골에서 보았던 그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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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 삼촌?

기억나지 않느냐니, 무슨 소리지.유진은 나를 빤히 응시하다가 이내 피식 짧게 웃음을 터뜨렸다.“그래요, 기억 안 나면 어쩔 수 없죠. 억지로 떠올리진 마세요. 무서운 기억일 수도 있으니까.”유진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뒤돌았다.어제 무슨 일이 있었단 말인가.ㅡ“앉으세요.”유진이 차려준 해장국 앞에 앉았을 때, 혼란을 깬 건 내 휴대폰 진동이었다.채영에게서 걸려 온 전화에 심장이 떨어지는 기분과 함께 허둥지둥 휴대폰을 들었다.“어, 응.”“잘 잤어? 나 지금 친구들이랑 온천 왔어. 여기 너무 좋다. 조만간 같이 오자.”“으응.”“당신 목소리가 이상한데?”눈앞에 앉은 유진은 조용히 날 바라보고 있었다.그 시선에 서둘러 통화를 마무리했다.“아냐, 좀 피곤해서 더 잘게. 재밌게 놀고 이따 전화해요.”통화를 마치자, 유진이 숟가락을 들었다.식탁 위로는 수저 소리만 계속됐다.이해되지 않는 것들 투성이었다.난 간신히 입을 열었다.“그, 어제 우리 너무 취했나 봐요.”나는 비겁한 질문을 했다.결론에 가린 질문을.“같은 침대에서 자고…. 정말 미안해요. 내가 다른 방에서 잤어야 했는데, 필름이 끊겨서.”유진의 손이 멈췄다.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나를 보았다.맑다 못해 시린 눈동자로 날 보던 그녀는 비웃듯 입을 열었다.“필름이 끊기면, 사람이 바뀌나 봐요.”유진이 낮게 다시 읊조렸다.“어제 삼촌은, 지금처럼 그렇게 죄지은 표정 아니었는데.”그녀는 숟가락을 내려놓고 상체를 내 쪽으로 살짝 기울였다.거리가 가까워지자, 향기가 훅 끼쳤다.이 집 어디에도 없어야 할 향기가.“이모는 삼촌이 착해서 좋대요. 잘생기고, 고분고분하고, 말 잘 듣고.”유진이 손을 대리석 식탁 위에 올리며 덧붙였다.“근데 어제 삼촌은 전혀 안 착했어. 내 얼굴을 조각하듯이 훑으면서, 이건 이모한테는 없는 선이라고….”기억나지 않는다.하지만 이상하게도 가슴이 뜨거웠다.유진은 내 표정을 감상하듯 조용히 보다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내 안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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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 소주잔.

거북해야 마땅한데, 두려워야 마땅한데 심장은 오히려 미친 듯이 쿵쾅거렸다.이성과 경고등이 머릿속을 시끄럽게 두드렸지만, 나는 피하지 못했다. 아니, 처음부터 피할 마음 따위는 없었던 걸지도.끈적한 기분이었다.심장까지 그 감각에 잠긴 것 같았다.나도 모르게 비닐봉지를 더 꽉 쥐었고 비닐봉지 안에서 소주병들이 소리를 냈다.신호가 바뀌고 걸었다.유진이 자연스럽게 내 옆으로 붙었다.서로의 팔이 스칠 듯 가까워졌다.“이렇게 있어야 자연스러워 보여요.”나는 아무 말도 못 했다.유진이 나를 이끄는 곳은 여전히 채영의 아파트였지만, 나는 이미 그녀에게 끌려가고 있었다.아파트 입구에 들어서자, 경비 아저씨가 인사를 건넸다.“어? 사모님 오늘은 분위기가 많이 다르시네요?”당황스러웠다.평소라면 채영의 남자친구로서 당당하게 고개를 숙였겠지만, 지금 내 곁에는 채영의 원피스를 입은 그녀의 조카가 내 팔에 붙어 있었다.“아, 그게ㅡ”그때였다.유진이 경비 아저씨에게 말했다.“네, 오늘은 좀 다르게 꾸몄거든요.”경비원은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한 번 더 쳐다봤다.난 애써 시선을 피했는데, 유진은 아무렇지 않게 날 이끌었다.ㅡ“하하! 경비 아저씨 얼굴 봤어요?!”그럼 봤지, 뭐지 하는 표정.우리는 서둘러 엘리베이터 탑승했다.“진짜 재밌다. 히히.”엘리베이터 거울 속에 채영의 원피스를 입은 유진이 웃고 있었다.그 옆에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내가 서 있었다.“이모가 여기 있으면 아마 기절할 거야.”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우리는 채영의 집으로 들어갔다.***현관문이 닫히는 소리가 정적을 가르며 묵직하게 울렸다.뒤이은 잠금장치 소리는 세상으로부터 우리를 격리하는 기분이었다.집 안은 여전히 그대로였다.채영이 고심해서 고른 디퓨저의 향기.각도까지 맞춰 정리된 신발장.먼지 하나 허락하지 않는 타일 바닥.이 집의 모든 구석구석은 채영이 구축해 놓은 완벽한 질서의 산물이었다.하지만 그 질서의 중심에 서 있는 우리는 전혀 질서정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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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 사람을 홀리는 손.

도화선이었다.유진이 내뱉는 말의 의미를 모를 만큼 나는 둔하지 않았다.심장이 뛰었다.나는 소주잔을 내려놓고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유진 씨.”그녀가 나를 바라봤다.나는 한 번 숨을 고르고 입을 열었다.“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왜 이러는지 모르겠다.왜 자꾸 선을 넘으려는지도 모르겠다.하지만 적어도 하나만큼은 분명히 해야 했다.“난 채영 씨 남자친구예요.”잠깐의 정적이 흘렀다.유진은 아무 말 없이 나를 바라보더니 천천히 몸을 기울였다.그리고 느닷없이 뻗어온 그녀의 검지가 내 입술 가까이에서 멈췄다.“그래서.”그녀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이어졌다.“이건 아니라고 말하려고 하는 거예요?”입이 떨어지지 않았다.분명 그 말을 하려고 했다.그런데, 왜인지 그 한마디가 막혀 버렸다.유진이 피식 웃었다.“난 그냥 친해지고 싶었던 건데.”친해지고 싶다는 사람의 거리라고 보기엔 너무 가까웠다.그녀가 덧붙였다.“웃기네요. 우리가 뭐 했어요?”그 말에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분명 이상했다.그런데 더 이상한 건 그녀보다 아무 말도 못 하는 나였다.유진이 내 표정을 가만히 들여다보다가 말했다.“잊었어요?”“......?”“피규어 제작 구도 잡힐 때까진 나가지 말라고 해놓고. 삼.촌.이.”순간 기억이 스쳤다.'완성'이 아니라 '구도’그 정도라면 정말 내가 했을 법했다.유진이 조용히 물었다.“왜요. 지금이라도 나갈까요?”그래요. 그 한마디면 끝이었는데도 다른 대답이 튀어나왔다.“…아뇨. 그럴 필요까진 없어요.”유진이 아주 작게 웃었다.“그럼 된 거네요.”난 도대체 뭘 어쩌고 싶은 걸까.왜, 이 여자에게 이렇게까지.그리고, 그녀는 여전히 느닷없었다.“삼촌, 손 좀 보여줄래요.”“손은 왜ㅡ”유진은 거침없이 내 손을 잡고는 뒤집었다.조금 부끄럽기까지 했던 나와는 달리 그녀는 작품이라도 감상하듯 손을 바라봤다.“…왜요?”내 질문에 유진이 아주 작게 웃었다.“이러니까 사람들이 좋아하지.”그녀의 시선은 여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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